<정략 결혼>제18회-조각난 사랑-

쟈스민2004.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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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진은  30분이 지나도 오지 않는 은우 땜에 불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녀는 흔쾌히 OK 했는데도 왠지 철진은 초조한 마음을 달랠수가 없었다.

 

"제기랄 ,도대체 언제까지 기다리라는 거지?"

 

예술의 전당 앞에는 어느새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했고,그사람들은

전당안으로 속속들이 들어가고 있었다.

철진은 애꿎은 계단 난간을 발꿈치로 차고 있었다.

그가 핸드폰을 꺼내들어 단축키 1번을 눌렀고,그녀의 핸드폰 신호음이

떨어지자 그제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듯 했다.

신호는 여러번 울렸지만 정작 건너편에서는 받을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철진은 내심 집에서  무슨 일이 있는것 같다는 생각에 집으로 전화를

돌렸다.

네,다섯번의 신호음이 떨어지자  진경이 숨을 헐떡이며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매우 신경질적으로 받는 진경이었다.

 

"나야,그사람좀 바꾸줘"

 

'다짜고짜,니 처부터 찾니?몰라...밖에 다녀 오니 없더라

대체 어디간거니?배고파 죽겠는데..'

 

"알았어"

 

철진은 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끊어 버렸다.

그때부터 철진은 마음이 불안해 지기 시작했다.

다른사람이라면 약속시간이 30분정도는 늦어도 이해를 하지만,

그녀는 달랐다.

처음부터 약속하나는 칼같이 지키는 그녀인줄을 알았기에 철진은 다시한번

핸드폰으로 전화를 해댔다.

하지만,이번에는 좀전과는 다르게 전화가 꺼져 있었다.

철진은 순식간에 별의별 생각이 다 지나갔다.

다급해야할 이유도,불안해 해야할 이유도 없었건만 철진의 마음은 갈피를

통 잡지 못하고 있었다.

무슨일이 있을거라 생각한 철진은 생각나는곳으로 발길을 옮겼다.

그가 거칠게 차를 몰고 도착한 곳은 형우 가계 앞이었다.

그녀가 여기있을런가는 만무 했지만,그래도 지금 그녀가 연락 두절 상태라

철진은 지금현재 자신의 눈앞에 보이지 않는 은우 때문에 미쳐버릴것만 같았다.

너무나도 다급했다.

철진은  무작정 망설일 틈도 없이 가계 안으로 들어갔다.

그를 본 형우가 섬칫 놀랜다.

 

"무슨 일이십니까?"

 

"윤은우씨 여기 오지 않았습니까?"

 

형우의 얼굴은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안왔습니다.

당신,와이프를 왜 여기와서 찾으시죠?"

 

철진은 가계안을 스윽 눈으로 한번 둘러보더니,룸으로 보이는 곳에 커텐이

쳐져 있어,그곳으로 차근차근 발길을 돌렸다.

그쪽 앞에 까지 온 철진은 망설이지도 않고 숨도 돌리지 않은 상태에서 커텐을

열어 재꼈다.

그의,시야에 들어온건,미니 소파에 은우가 쪼그리고 자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땀으로 흥건히 젖은 철진의 얼굴이 그새 일그러 졌다.

그는,누워 있는 은우를 쳐다보고 나서 고개를 돌릴새도 없이 형우에게로 다가가

거세게 주먹을 휘둘렀다.

무방비 상태로 맞은 형우는 그대로 뒤쪽으로 나가 떨어졌다.

철진은 숨을 헐떡이고 있었고,형우는 손으로 입가에 난 피를 닦아내며 뚫어져라

철진을 쳐다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런거였습니까?

당신의 사랑법이란 사람을 고통스럽게 ,하는게 사랑입니까?

참 당신이란 사람 나쁜사람이군요.당신의 여자는 저렇게 힘들게 마음고생하며

나날이 버텨가고 있는데..당신은 뭡니까"

 

철진은 이를 악물고 형우에게로 다가가 멱살을 거칠게 잡았다.

 

"니가 뭘알지?니가 뭔데,나한테 훈계를 하려 하는거야?우습군! 당신이 저여자

서방이라도 되는거야?!!"

 

"지금의 남편보단 낫죠"

 

철진은 다시 주먹을 들어 형우의 안면에 주먹을 가했다.

형우의 얼굴은 피가 줄줄 흐르고 있었다.

형우가 자신의 얼굴에 난 피자국을 손으로 만져본후 이대로 당할순 없는지

이에 뒤질새라 형우도 철진의 얼굴에 주먹을 과격했다.

그제서야 은우는 부은눈을 비비며 일어났다.

 

"철진씨?"

 

서로의 멱살을 부여잡고 있을때,그들의 눈은 일제히 은우한테로  향해 있었다.

철진은 형우의 멱살을 신경질적으로 뿌리치고는 그녀에게로 무작정 걸어갔다.

 

"날 가지고 노는 건가?"

 

은우는 철진의 헝클어진 모습을 보고는 놀래다가,그를 노려 보았다.

 

"지금 뭐하자는 거지?당신 이런사람이었어?이렇게 상식밖에 행동을 하는

사람이었어?"

 

"당신이야말로 지금 뭐하는 짓이에요?남의 가계에서 소란을 피워놓고는

 되려 잘했다고 큰소리 치는거예요?"

 

철진은 한쪽입술을 치켜 세우고는 어이없어 했다.

 

"나와 약속한건 잊으셨나?당신이 흔쾌히 오케이 한걸로 알고 있는데..

아니었나?"

 

철진의 샤프하고 강렬한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다.

그는 다시 머리를 거칠게 슬어 넘기고는 최대한 부드러운 어조로 얘기 했다.

 

"일어나! 당신이 여기 있어야할 이유라도  있나?"

 

철진은 그녀의 팔을 잡아,그녀를 일으켜 세우려 들자,팔을 세차게 뿌리친 은우가

떨리는 어조로 그에게 쏘아부쳤다.

 

"그 더러운손 치워요"

 

철진은 그녀의 입밖에 나온 소리를 잘못 들은거라 생각하고는 다시 그녀의 팔을

잡았다.

 

"놔요! 당신 그 이중적인 성격 정말 무서 워요"

 

철진은 그녀가  자신의 대해서 무슨 오해를 하고 있는듯 싶어서 그녀에게

화를 내지 않고 나즈막히 얘기 했다.

 

"집에 가서 얘기하지"

 

은우는 그를 노려 보았다.

은우는 떨고 있었고,온몸에는 한기가 나는 것처럼느껴져 그녀가 자신의

 팔로 몸을 휘감고 있었다.

 

"혼자 가세요,전 안가요!"

 

철진은 눈을 한번 지그시 감은후 다시 천천히 뜨고는 그녈 삼켜버릴듯 쳐다봤다.

 

"왜그래,왜 갑자기 변한거지?

....그녀 때문인가?"

 

은우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이미 끝난일이야..당신 그렇게 속이 좁은 사람이었나?"

 

"이미 끝났다구요?"

 

"그래!끝났다구,무슨소릴 더 듣고 싶은거지?"

 

"그녀가 가지고갈 상처는 어떻게 하실건가요,그녈 사랑하지 않았나요?"

 

철진은 대답을 하지 않았다.

 철진은 생각했다.지금 은우에게는 그 어떤말도 통하지 않을거라는걸

잘 알고 있었다.

 

"난 그녈 사랑하지 않았어.."

 

"사랑하지도 않는 여자하고 잠자리를 할수 있는건가요?당신 정말 뻔뻔

하군요"

 

철진은 한숨을 깊게 들이 쉬었다.

 

"더이상 아무말도 하지 않겠어..."

 

"그래요..아무말도 하지 마세요..당신은 그럴자격도 없는 사람이니까"

 

갑자기 은우가 흐느껴 울었다.

철진의 가슴은 미어지는것 같았다.

다른사람도 아닌,은우란 여자가 철진이 앞에서 울고 있다는건 철진의 가슴을

갈기 갈기 찢기는것과 똑같았다.

그가,은우의 어깨를 감싸려 들자,은우가 다시한번 그를 쎄차게 뿌리쳤다.

 

"당신과..살고 싶지 않아요.....헤어져요!"

 

철진은  극도로 흥분된 은우를 어떻게든 진정시키려 해야만 했다.

그녀곁에 좀더 다가가 그녀의  얼굴과 맞닿을수 있을만큼 그녀에게 다가갔다.

은우는 그런 철진의 얼굴을 외면해버렸다.

 

" 이제..그만해..."

 

철진은 지쳐보인듯 했고, 한계에 다다른듯 했다.

 

"고작 한여자  때문에 이런다면 나도 당신같은 여자랑 살마음 추호도 없어!"

 

철진은 은우를 뚫어져라 쳐다보고는,분노에 찬 눈으로 형우와 은우를 번갈아

바라보며 맨주먹으로 단단한 벽을 거세게 치고는 힘없이 가계안을 빠져 나갔다.

그런그를 형우가 쫓아 가려 하자,은우가  조용한 어조로 말을 한다.

 

"갈필요 없어요...이제 다 끝났으니까"

 

"왜 말을 하지 않았죠?"

 

"이제와서 무슨말을요....어차피 알게 될건데..."

 

은우는 두손을 얼굴로 가져가 흐르는 눈물을 손으로 문지르고 있었다.

형우는 은우에게 다가가 그녀의 어깨를 가만히 토닥여 줬다.

 

"이젠 그집에 가지 말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