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도 여름. 그해 6월에는 4강 신화를 이룬 월드컵이 한참이였죠. 저는 당시 LG전자 고객센타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고 성수기다보니 에어컨 상담건에 냉장고, 게다가 월드컵 덕에 TV건까지 한몫 더해서 아주 난리가 아니였습니다. 일주일에 두번은 9시까지 근무가 있었고 일주일에 기껏해야 하루정도만 제시간에 출근을 하고 퇴근을 할정도로 바빴습니다. 월급이 쎈건 사실이였지만 내가 뭣하러 여기 앉아서 고객들의 온갖 불평불만들을 들어주며 자존심 상하고 속이 상해야 하는지 알수가 없었죠. 그러던 어느날.......그날도 9시까지 근무를 하는 날이였습니다. 8시쯤 되어 한아줌마가 전화를 하셨는데 무슨일이냐고 물어도 서럽게 울기만 하셨습니다. 무슨 큰문제가 났나싶어 나중에는 정말 걱정이 되기 시작했더랬죠. 한참후 마음을 조금 가다듬으신듯 힘겹게 말씀을 하시는데 저는 너무나 황당해서 뒤로 넘어갈뻔했습니다. "냉장고가.......우리집 냉장고가........회사를 갔다왔는데......" "고객님......울지 마시고 차그차근 말씀해 보세요" "글쎄.....냉장고가......냉장고가 울어요." 뜨악!!! 아니 이게 왠 뚱딴지 같은 소리냔 말입니까? 이 아줌마가 더위를 먹었나 안그래도 바빠죽겠는데 순간 황당하고 어이가 없어서 따지고싶기까지 했습니다. 그래도 고객에게 화를 낼수는 없으니 최대한 친절하게 이리저리 냉장고 증상을 여쭙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냉장고가 우는건 둘때치고 아주머니부터가 너무 서럽게 울어대시니 질문을 하는것 자체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무조건 그냥 냉장고가 너무 슬프게 운다고 하시니 이거야 원~~~ 무려 30분을 소비하고 나서야 냉장고에서 물이 새는 즉 냉장고 누수건인걸 알았습니다. 냉장고는 얼음이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곤 하는데 배수관으로 물이 흐를때 얼음이 녹지 않고 있으면 배수관으로 물이 흐르지 못하고 막히기 때문에 냉장고 내벽을 타고 물이 흘러나와 냉장고 밖으로 물이 고일때가 있답니다. 이럴때는 기사가 나가서 얼음을 녹여주는 작업을 하는것이 가장 빠른 해결책이죠. 하지만 저녁 8시가 넘어 저희도 퇴근을 할때가 다된 마당에 당장은 센타 기사분들도 퇴근을 한뒤고....... 빨라도 내일 오전으로 접수를 잡아드려야 했지만 아주머니가 너무 서럽게 울어대시니 할수 없잖겠어요~ 결국 센타에 전화를 해서 소장님 한분께 사정 설명을 드렸고 소장님도 고객이 냉장고가 운다며 슬퍼하신다는 제 요청에 황당하신지 한참동안을 웃이시곤 "냉장고가 운다는데 가서 달래줘야죠뭐~" 라고 하셨습니다. 사건은 그렇게 마무리 지어졌죠. 다음날 센타 소장님께 전화를 걸어 요즘 센타 바쁜거 뻔히 아는데 너무 죄송하고 감사하다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소장님은 되려 "친철한 고객님이시던데요~그런 고객님들만 있으면 하루 종일 이리뛰고 저리 뛰고 일해도 할만할거 같아요" 라고 하셨습니다. 해피콜 전담은 아니였지만 오후에 특별히 아주머니께 제가 수리는 잘 받으셨는지 직접 해피콜을 드렸습니다. 아주머니는 또 우시는듯한 목소리로 계속 고맙다는 말을 반복하셨습니다 바빠서 힘도 들었고 이상하고 예의없는 고객들도 참 많았지만 보람을 느낄수 있었던 계기였습니다. 그해 8월말 저는 방학이 끝나 일을 그만 두었고 정말 힘들게 경험했던 고객센타 아르바이트였음에도 이런저런 추억도 많고 인생 경험이 많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감성이 너무 풍부하셨던 그 아주머니도 냉장고 고치시고 지금은 잘살고 계시겠죠?^^
* "냉장고가 울어요~"
2002년도 여름. 그해 6월에는 4강 신화를 이룬 월드컵이 한참이였죠.
저는 당시 LG전자 고객센타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고 성수기다보니
에어컨 상담건에 냉장고, 게다가 월드컵 덕에 TV건까지 한몫 더해서
아주 난리가 아니였습니다.
일주일에 두번은 9시까지 근무가 있었고 일주일에 기껏해야 하루정도만
제시간에 출근을 하고 퇴근을 할정도로 바빴습니다.
월급이 쎈건 사실이였지만 내가 뭣하러 여기 앉아서 고객들의 온갖
불평불만들을 들어주며 자존심 상하고 속이 상해야 하는지 알수가 없었죠.
그러던 어느날.......그날도 9시까지 근무를 하는 날이였습니다.
8시쯤 되어 한아줌마가 전화를 하셨는데 무슨일이냐고 물어도 서럽게
울기만 하셨습니다.
무슨 큰문제가 났나싶어 나중에는 정말 걱정이 되기 시작했더랬죠.
한참후 마음을 조금 가다듬으신듯 힘겹게 말씀을 하시는데 저는 너무나
황당해서 뒤로 넘어갈뻔했습니다.
"냉장고가.......우리집 냉장고가........회사를 갔다왔는데......"
"고객님......울지 마시고 차그차근 말씀해 보세요"
"글쎄.....냉장고가......냉장고가 울어요."
뜨악!!! 아니 이게 왠 뚱딴지 같은 소리냔 말입니까?
이 아줌마가 더위를 먹었나 안그래도 바빠죽겠는데 순간 황당하고 어이가
없어서 따지고싶기까지 했습니다.
그래도 고객에게 화를 낼수는 없으니 최대한 친절하게 이리저리 냉장고
증상을 여쭙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냉장고가 우는건 둘때치고 아주머니부터가 너무 서럽게 울어대시니
질문을 하는것 자체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무조건 그냥 냉장고가 너무 슬프게 운다고 하시니 이거야 원~~~
무려 30분을 소비하고 나서야 냉장고에서 물이 새는 즉 냉장고 누수건인걸
알았습니다.
냉장고는 얼음이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곤 하는데 배수관으로 물이
흐를때 얼음이 녹지 않고 있으면 배수관으로 물이 흐르지 못하고 막히기
때문에 냉장고 내벽을 타고 물이 흘러나와 냉장고 밖으로 물이 고일때가
있답니다.
이럴때는 기사가 나가서 얼음을 녹여주는 작업을 하는것이 가장 빠른
해결책이죠.
하지만 저녁 8시가 넘어 저희도 퇴근을 할때가 다된 마당에 당장은 센타
기사분들도 퇴근을 한뒤고.......
빨라도 내일 오전으로 접수를 잡아드려야 했지만 아주머니가 너무 서럽게
울어대시니 할수 없잖겠어요~
결국 센타에 전화를 해서 소장님 한분께 사정 설명을 드렸고 소장님도
고객이 냉장고가 운다며 슬퍼하신다는 제 요청에 황당하신지 한참동안을
웃이시곤 "냉장고가 운다는데 가서 달래줘야죠뭐~" 라고 하셨습니다.
사건은 그렇게 마무리 지어졌죠.
다음날 센타 소장님께 전화를 걸어 요즘 센타 바쁜거 뻔히 아는데 너무
죄송하고 감사하다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소장님은 되려 "친철한 고객님이시던데요~그런 고객님들만 있으면 하루
종일 이리뛰고 저리 뛰고 일해도 할만할거 같아요" 라고 하셨습니다.
해피콜 전담은 아니였지만 오후에 특별히 아주머니께 제가 수리는 잘
받으셨는지 직접 해피콜을 드렸습니다.
아주머니는 또 우시는듯한 목소리로 계속 고맙다는 말을 반복하셨습니다
바빠서 힘도 들었고 이상하고 예의없는 고객들도 참 많았지만 보람을
느낄수 있었던 계기였습니다.
그해 8월말 저는 방학이 끝나 일을 그만 두었고 정말 힘들게 경험했던
고객센타 아르바이트였음에도 이런저런 추억도 많고 인생 경험이 많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감성이 너무 풍부하셨던 그 아주머니도 냉장고 고치시고 지금은 잘살고
계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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