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아내라는 이름으로...

박영숙2004.09.02
조회802

       

┃니가 나를 너의 아내라는 이름을 가지게 만들었던 그날이후로
너의 아내라는 이름으로...


┃단 한번, 단 한순간이라도 내가 행복하도록 만들어준 적 있느냐?

┃돈을 졸라 많이 벌어다줘서 돈독이 오르게 해준적이 있나?


┃너무너무 다정하게 대해줘서 닭살이 올라 대패질을 하게 해준적이 있나? 너의 아내라는 이름으로...


┃그도저도 아니면

┃밤에 힘이나 팍팍! 써써 너의 아내라는 이름으로...


┃심장마비로 응급실 실려가게 해줘본 적 있나?

┃집이랍시고 으리번쩍한데 살게해줘서

┃천날만날 그 넓은 집구석 청소하고

┃허리뻐근하게 해줘본적 있나? 너의 아내라는 이름으로...


┃자신없으면 처가집에나 알랑방귀
뿡뿡~껴 장인장모 사랑이나 받았나? 너의 아내라는 이름으로...


┃땀 삐질 흘려가며 된장찌게에다 김치볶음에다 저녁밥상 다리부러지게 너의 아내라는 이름으로...


┃차려주면 입다물고 반찬타박 안하고 주는대로 먹기를 했냐?

┃나 살쪘다고 헬스 클럽 티켓이나 한장 끊어줘봤냐? 너의 아내라는 이름으로...


┃나 술마시고 싶을 때 하다못해 참이슬 한병이라도 사들고


┃손가락 빨며 같이 마시자고 닭살떨기를 해봤냐? 너의 아내라는 이름으로...


┃썰렁한 삼행시나 유머하나 건져서 낄낄대며 알려줄 때 아무생각없이

┃그저편하게 웃어주길했냐? 너의 아내라는 이름으로...


┃허구헌날 댕기던 국내외출장 다녀올 때 흔한 선물하나 던져줘봤냐?

┃각종 기념일에 하다못해 장미꽃 한송이라도 침대 옆에 놓아두길 했냐? 너의 아내라는 이름으로...


┃상가집가서 밤샘하며 고스톱쳐서 잃었는지 땄는지 보고까지는 안바래도 너의 아내라는 이름으로...


┃그나마 돈땃다고 짱깨라도 하나 시켜주며 미안한 마음표현하기나 했냐?

┃시집식구 대가족이랑 같이 부대끼고 사는 마누라 고생한다고

┃어깨나 토닥여줘 봤냐?



┃오늘 아침에 니네 엄마 아빠한테 문안인사
┃제대로 안했다고 성질부리고 나가면서

┃그러는 넌 울엄마 아빠한테 먼저 안부전화나
┃한번 해본적 있냐말이다!!!! 너의 아내라는 이름으로...


┃명절이나 생신때 니네집엔 온갖 비싼선물
바리바리 싸들고 봉투가 찢어지게

┃배추이파리 집어넣고 나는 며칠을
┃허리도 못펴고 찌짐 부치느라 노력봉사할때 너의 아내라는 이름으로...




┃처가집에다 꽁치 대가리라도 보내며
당신딸 우리집 하녀로

┃부리게해줘서 고맙다고 인사라도 했냐? 너의 아내라는 이름으로...


┃니가 나 꼬드겨 결혼 하자할때 니가 씨부렁거린 말 생각이나 나냐?

┃"세상 누구보다는 아니지만 내가 할 수있는 한 너를 행복하게 해줄께."

너의 아내라는 이름으로...


┃지랄떨구 자빠졌네... 너의 아내라는 이름으로...


┃지금 하는게 니가 할 수 있는 한계냐?

┃지나가는 개가 웃을 일이다 흐흥!! 너의 아내라는 이름으로...


┃왜 허구헌날 인상 찌그리고 공포 분위기 조성하면서

┃집안 썰렁하게 만들고
너의 아내라는 이름으로...


┃아들놈한테 어버이날 편지 받아보고 쪽 팔려 고개를 못들게 하냐?

┃너 그 편지 내용 기억나냐?

┃"엄마 아빠 제발 싸우지마세요. 나는 싸우는거 너무 싫어요.

┃엄마 아빠 사랑하며 사세요."
┃엄마 아빠의 아들 올림너의 아내라는 이름으로...


┃그거 지네 담임 선생에게 검사 받느라고 보여줬단다. 너의 아내라는 이름으로...


┃어이고 쪽 팔려서 내가 고개를 못든다

┃내가 돈을 펑펑쓰고 댕겨서 니가
┃내 통장 빵꾸난거 메꾸고 살도록 하길했냐? 너의 아내라는 이름으로...


┃한달 화장품값이 10만원이 넘어가는 내 친구들처럼

┃얼굴에 떡칠하느라

┃신제품 나오믄 기를쓰고 사재기를 했냐?

┃비싼옷 좋아해서 한벌에 기십만원하는거 사다놓기만 하고 안입고 처박아두길 했냐? 너의 아내라는 이름으로...

┃멍청해서 니가 어려운 말 하는거 못 알아들어
┃눈만 껌벅거리길 했냐?
┃유머감각 없어서 하루종일 있어봤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