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문제 풀수 있을까??

ㅁㅁ2007.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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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11월, 중국 관영 텔레비전 CCTV는 15억 중국인들의 시선을 끄는 다큐멘터리를 방영했다. 시리즈의 이름은 대국굴기(大國崛起), 세계무대를 주름잡던 동서양의 ‘수퍼 파워’들이 어떻게 대국으로 우뚝 설 수 있었는지에 관한 기록이었다.

 


예로부터 중국인들에게 中國은 역사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언제나 세계의 중심이었다. 그런 중국에서 그것도 관영 TV를 통해 타국의 흥망성쇠를 다루는 프로가 방영되었다는 것은 무척 이례적이다. 이는 중국이 대국굴기를 단순한 희망사항으로서가 아니라 이를 실천할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지금, 세계는 초강대국 미국의 위력을 인정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21세기 새로운 세계질서의 핵으로 급부상하는 중국을 주목하고 있다. 세계는 중국의 고도 경제성장과 더불어 급격하게 증대하는 경제력과 군사력에 대해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보내고 있다.

 


중국은 지난 25년간 연평균 9.4%의 고도 경제성장을 달성하였다. 군사비 증가율은 최근 6년간 13% 수준을 유지하면서 군사현대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03년 4월 독일 도이치방크가 발표한 보고서는 중국이 향후 10년간 약 7% 이상의 경제성장을 지속할 경우 2017년에는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였다.

 


중국은 2050년경 선진국 수준의 경제력을 확보한다는 ‘삼보주(三步走)’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1인당 국민소득을 21세기 첫 10년까지 현재의 2배로 증가시키고, 다음 10년까지 또다시 2배로 증가시키며, 건국 100주년이 되는 2050년경에는 선진국 수준으로 도약한다는 구상이다.

 


중국은 2002년 제16차 당대회에서 21세기 초반 20년이 전면적인 샤오캉(小康: 의식주가 해결된 중등생활) 사회 건설을 이룰 수 있는 ‘중요한 전략적 기회’의 시기로 인식하고, 중국이 추구해야 할 3대 역사적 임무를 ‘현대화 건설 추진’, ‘중국의 통일 완성’, ‘세계평화의 수호와 공동발전 촉진’으로 규정한 바 있다.

 


2002년 후진타오 체제 등장 이후 중국의 대외정책은 원칙적으로 1990년대의 외교정책을 지속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일정한 차이점도 보이고 있다. 중국은 현재의 국제질서를 ‘일초다강(一超多强)’ 체제로 인식한다. 아니 그렇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한 분석이다.

 


중국은 동북아 질서가 미국에 의해 일방적으로 주도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그렇다고 미국과의 전면적 경쟁을 바라지도 않는다. 중국의 경제 발전에 미국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미국과의 관계를 유지하면서, 이 지역에서 미국의 주도권 독점을 억제하고 자신의 영향력을 높이는 양면전략을 추구한다. 중국은 다극적 동북아 질서가 중국의 성장과 영향력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 기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중국은 미국이 중앙아시아와 중동으로 영향력을 확장하는 것을 보고 중국의 배후가 포위된 형국이 아닌가 우려하고 있다. 이에 중국은 탈냉전 이후 미국이 동아시아 지역의 안보질서를 주도해 나가는 전략 구상에 도전하면서 역내 영향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이 이라크와 아프간 사태 등에 대외적 노력을 집중하고 있는 사이, 중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대한 영향력 확대에 나섰다. 동시에 중국은 역내 협력을 증진하여 자신의 위상과 역할을 높이고 지역적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해 다각적인 대외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러시아와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 발전, 상하이협력기구(SCO)의 활성화, ASEAN과의 협력 강화, 인도 및 서남아시아 국가들과의 협력 증진, 심지어 아프리카까지 쓸어 담고 있다.

 


중국의 급부상과 중국의 공격적인 대외 행보는 미국과 일본을 비롯한 국제사회에서 중국경계론을 다시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금껏 중국은 미국이 주도하는 反테러전쟁에 성실히 협조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부시행정부와의 갈등관계 해소에 주력해 왔다. 그럼에도 미국과 일본은 중국에 대한 경계를 거두지 않고 있다.

 


그동안 중국은 미국과 협력적 파트너 관계를 구축하여 당분간 미국과 불필요한 갈등구조를 만들지 않고 평화적으로 국력을 신장시켜 나간다는 ‘평화적인 부상’, 곧 ‘화평굴기(和平崛起)’의 외교노선을 채택하였다. 최근에는 후진타오(胡錦濤) 주석 등 제4세대 지도부의 새로운 외교원칙으로 ‘화해세계(和諧世界)’가 부상하면서, 2006년에는 ‘화자위선(和字爲先)’을 새로운 외교노선으로 제시하였다.

 


중국 정부는 마오쩌뚱(毛澤東) 시대의 ‘평화공존 5원칙’을 시발로 ‘도광양회(韜光養晦: 재능을 숨기고 은거해 때를 기다린다)’와 ‘불대두(不擡頭: 머리를 쳐들지 않는다)’, ‘화평굴기(和平崛起)’ 등으로 시대상황과 자국의 역량에 따라 외교원칙을 바꾸어 왔다. 도광양회와 불대두는 중국이 경제발전과 현대화를 추진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채택한 것이라면, 화평굴기는 중국의 국력에 합당한 지위와 영향력을 확보하고 국제사회에서 보다 적극적이고 책임있는 강대국으로서의 이미지를 심으려는 의도를 담은 것이다.

 


‘화해세계’의 개념은 후진타오 주석이 2005년 9월 유엔창립 60주년 정상회의에서 “평화, 공동번영의 화해세계 건설을 위해 노력하자”는 연설을 하면서 공식적으로 등장하였다. ‘화해세계’는 그동안 축적된 국력을 바탕으로 대외관계의 대립과 경쟁보다는 조화로운 국가관계 형성에 주력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內治분야의 국정이념인 和諧社會(사회집단간 갈등과 분쟁을 최소화한 사회) 개념을 대외전략으로 연장한 것이다. 또한 ‘화평굴기’에서 ‘평화’보다는 중국의 ‘부상(浮上)’이 더욱 부각돼 중국위협론이 연상되는 현실로 인해 후진타오는 새로운 외교노선으로 ‘화자위선’을 제시하였다. 

 


‘화자위선’ 노선은 경제가 성장함에 따라 국내적으로 파생되는 사회·경제적 문제들이 자칫 중국의 정치적 안정을 위협하고 국제적 갈등을 야기할 위험성을 미연에 방지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이다. 중·미 사이의 실력차를 분명히 인정하는 가운데, 대만문제와 같은 중국의 핵심적 이익에 대해서는 단호한 입장을 취하지만 국제적 갈등요인들은 피하고 중국이 국제적 신뢰를 얻는데 노력하겠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한마디로, 후진타오 외교는 현실적인 조건과 민족주의적 감성이라는 상이한 정향(定向) 사이에서 타협을 시도한 것이다.

 


그러면, 중국의 급성장은 과연 우리에겐 기회일까, 위기일까? 그 답은 우리 스스로 창조적인 국가전략을 갖고 있느냐 아니냐에 달려 있다. 현실적으로 보면, 우리는 중국에 치우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특히 경제관계로만 보면 중국으로의 편입 가능성은 더욱 높다.

 


문제는 편입이냐, 대등한 협력관계냐에 있는 것이 아니다. 누가 누구를 더 필요로 하느냐가 핵심이다. 솔직히 말해서, 양적 측면으로만 보면 우리가 중국을 더 필요로 하지, 중국이 우리를 더 필요로 할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질적 측면으로 보면 그렇지 않을 수 있다. 중국이 필요로 하는 것을 우리가 가지고 있거나 만들어낼 때 대등한 관계가 유지될 수 있다. 그렇게 못하면 거대한 중화(中華)의 용광로 속에 빨려 들어갈 수밖에 없다. 그것이 중화의 역사적 경험이다.

 


경제적으로 편입되면 정치적 편입 또한 상당히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이다. 지금 북한경제의 급속한 對중국 의존이 우려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대로 가면 남북한이 모두 중국에 편입될 가능성이 높다. 이를 방지하려면 우리는 중국이 필요로 하는 비교우위 분야를 최소한 갖고 있어야 한다. 그렇게만 되면 중국이 성장할수록 우리 경제는 중국에 편입되지 않고 더욱 발전할 기회를 맞게 될 것이다.

 


그러면, 중국에게 우리를 필요로 하는 부분을 우리가 반드시 갖고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해답은 솔루션(solution,해법), 노하우 제공에 있다. 중국은 우리가 겪었던 대로 산업화도 겪고 도시화도 겪고 민주화도 겪게 될 것이다. 우리는 짧은 기간 이 과정을 다 겪었기 때문에 여기서 봉착하는 문제들 또한 최소한 우리는 예상 가능하다. 물론 시행착오를 통하여 확보한 솔루션도 있다. 문제를 알고 있으니 해답을 아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중국이 직면할 문제들에 대한 솔루션을 우리가 제공할 수 있는 것이다. 상품, 서비스, 정치, 경험, 지식, 교육, 문화 등등이 모두 포함된다.

 


더 나아가, 중국이 앞으로는 필요로 할 것이지만 지금은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부분을 우리가 미리 찾아낼 수도 있다. 이를 위해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 막연히 친숙하다고 해서 그리고 경제적으로 중요하다고 해서 親中하면 다 풀릴 것으로 기대해선 결코 안된다. 미국과 일본의 첨단기술을 쉽게 또 지속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우리와 미·일과의 관계가 원만해지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미국과 일본과 한국 사이에 기술 및 경제협력관계가 긴밀하게 유지돼야 하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경제적 이익의 공유만으로 가능한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서로간의 믿음이 뒷받침돼야 한다. 그래서 미일동맹이 중요하고 한일관계가 중요한 것이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북한의 핵실험으로 새로운 동북아 안보환경 출현이 현실화됐다. 북한이 2차 핵실험을 감행한다면 동북아 국제질서의 급변 가능성은 대단히 높아질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가 경험해보지 못한 상황과 마주치게 된다는 의미다. 이는 국가관계에 있어 ‘믿음’이 결정적으로 중요하게 되는 현실로 직결될 것이다. 만약 그런 상황이 도래한다면 우리는 미국을 선택할 것인가, 중국을 선택할 것인가와 같은 정말로 심각한 선택을 강요당하는 현실에 직면할 수 있다. 이번 대선이 중요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가 뽑을 대통령은 이 문제를 ‘지혜롭게’ 풀 수 있는 해결사여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야 대한민국의 선진화도 한반도의 평화도 통일도 기대할 수 있다.

 

출처 : 프리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