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왔습니다. 시조 한 수 읽어 봅시다. 여류들의 시조 작품 23수와 멋스러운 우리 시조 34수를 모아 보았습니다. 남녀칠세 부동석이니, 여필 종부이니, 칠거지악이니 하는 억압된 유교적 봉건 질서에서의 여인의 활동 무대란, 불모지대였는데, 거기에서 어떻게 시조 문학이라는 꽃이 피었을까요? 가을이 왔습니다. 가을을 흔히 독서의 계절이라 합니다. 이 가을에 우리 시조 한 수 쯤은 알고 계셔야겠죠 ^^* 김 명 수 이화우 흩뿌릴 제 울며 잡고 이별한 님 추풍 낙엽에 저도 날 생각는가 천리에 외로운 꿈만 오락가락 하노라<계랑> 장송으로 배를 무어 대동강에 띄어 두고 유일지 휘어다가 굳이굳이 매었는데 어디서 망녕엣것은 소에 들라 하나니 <구지> 앞못에 든 고기들아 뉘라서 너를 몰아다가 넣거늘 든다 북해 청소를 어디 두고 이곳에 와 든다 들고도 못 나는 정은 네오내오 다르랴 <궁녀> 북두성 기울어지고 경오점 잦아간다 십주가기는 허랑타 하리로다 두어라 번우한 님이니 새워 무슴하리요 <다복> 매화 예 등걸에 봄철이 돌아오니 옛 피던 가지에 피엄직도 하다마는 춘설이 난분분하니 필동말동 하여라 <매화> 죽어 잊어야 하랴 살아 그려야 하랴 죽어 잊기도 어렵고 살아 그리기도 어려웨라 저 님아 한말씀만 하소라 사생결단 하리라 <매화> 꿈에 뵈는 님이 신의 없다 하건마는 탐탐히 그리울 제 꿈 아니면 어이 보리저 님아 꿈이라 말고 자주자주 뵈소서<명옥> 상공을 뵈운 후에 사사를 믿자오매 졸직한 마음에 병들까 염려러니 이리마 저리차 하시니 백년동포 하리이다 <소백주> 당우를 어제 본듯 한당송을 오늘 본듯 통고금 달사리하는 명철시를 어떻다고 저 설 데 역력히 모르는 무부를 어이 좇으리 <소춘풍> 솔이 솔이라 하니 무슨 솔만 여기는다 천심절벽에 낙락장송 내 긔로다 길 아래 초동의 접낫이야 걸어 볼 줄 이시랴 <송이> 한양서 떠 온 나비 백화총에 들었구나 은하월에 잠깐 쉬어 송대에 올라 앉아 이따금 매화춘색에 흥을 계워하노라 <송춘대> 철이 철이라커늘 섭철만 여겻더니 이제야 보아하니 정철일씨 분명하다 내게 골풀무 있으니 녹여볼까 하노라 <진옥> 산촌에 밤이 드니 먼데 개 짖어 온다 시비를 열고 보니 하늘이 차고 달이로다 저 개야 공산 잠든 달을 짖어 무엇하리요 <천금> 어이 얼어 자리 무스일 얼어 자리 원앙침 비취금을 어디두고 얼어 자리 오늘은 찬비 맞았으니 녹아잘까 하노라 <한우> 묏버들 가려 꺾어 보내노라 님의손대 자시는 창밖에 심어 두고 보소서 밤비에 새잎 곧 나거든 날인가도 여기소서 <홍낭> 울며 잡은 소매 떨치고 가지 마소 초원 장제에 해 다 져 저물었네 객창에 잔등 돋우고 새워 보면 알리라 <홍장> 한송정 달 밝은 밤에 경포대에 물결 잔 제 유신한 백구는 오락가락 하건마는 어떻다 우리의 왕손으 가고 아니 오는고 <홍장> 내 언제 무신하여 님을 언제 속였관데 월침삼경에 온 뜻이 전혀 없네 추풍에 지는 잎 소리야 낸들 어이하리요 <황진이> 동짓달 기나긴 밤을 한 허리를 베어 내어 춘풍 이불 안에 서리서리 넣었다가 어론 님 오신 날 밤이어든 굽이굽이 펴리라 <황진이> 산은 예산이로되 물은 옛물이 아니로다 주야에 흐르르니 옛물이 잇을소냐 인걸도 물과 같도다 가고 아니 오노매라 <황진이> 어져 내 일이여 그릴 줄을 모르더냐 이시라 하더면 가랴마는 제 구태여 보내고 그리는 정은 나도 몰라 하노라 <황진이> 청산리 벽계수야 수이 감을 자랑 마라 일도창해하면 다시 오기 어려웨라 명월이 만공산하니 쉬어 간들 어떠리 <황진이> 청산은 내 뜻이요 녹수는 님의 정이 녹수 흘러간들 청산이야 변할손가 녹수도 청산을 못 잊어 울어 예어 가는고 <황진이> 국화야 너는 어이 삼월동풍 다 지내고 낙목 한천에 네 홀로 피었는다 아마도 오상고절은 너뿐인가 하노라 <이정보> 나비야 청산 가자 범나비 너도 가자 가다가 저물거든 꽃에 들어 자고 가자 꽃에서 푸대접하거든 잎에서나 자고 가자 <정두경> 짚방석 내지 마라 낙엽엔들 못 앉으랴 솔불 혀지 마라 어제 진 달 돋아 온다 아이야 박주 산챌망정 없다 말고 내어라 <한호> 십년을 경영하여 초당 한간 지어내니 반간은 청풍이오 또 반간은 명월이라 청산은 들일 데 없으니 한데 두고 보리라 <정태화> 술아 너는 어이하여 달고도 쓰돗더니 먹으면 취하고 취하면 줄겁고야 인간의 번우한 시름을 다 풀어볼까 하노라 <이명한> 술 먹지 마자 하고 중한 맹세 하였더니 잔 잡고 굽어보니 맹세 둥둥 떴다 아이야 잔 가득 부어라 맹세풀이 하리라 <이명한> 보리밥 풋나물을 알맞추 먹은 후에 바위 끝 물가에 슬카지 노니노라 그남은 여남은 일이야 부럴 줄이 있으랴 <윤선도> 벽오동 심은 뜻은 봉황을 보려터니 내 심은 탓인지 기다려도 아니 오고 밤중에 일편명월만 빈가지에 걸렸에라 <김창업> 벼슬을 저마다 하면 농부할 이 뉘 있으며 의원이 병고치면 북망산이 저러하랴 아이야 잔가득 부어라 내뜻대로 하리라 <김창업> 산 밑에 사자 하니 두견이도 부끄럽다 내 집을 굽어 보며 솥 적다 우는고야 저 새야 세간사보다는 그도 큰가 하노라 <이정보> 앞내에 고기 낚고 됫뫼에 산채 캐어 아침밥 좋이 먹고 초당에 누었으니 지어미 잠깨어 이르되 술맛 보라 하더라 <조준성> 오동에 듣는 빗발 무심히 듣건마는 내 시름 하니 잎잎이 수성이로다 이후야 잎 넓은 나무를 심을 줄이 이시랴 <김상용> 추강에 밤이 드니 물결이 차노매라 낚시 드리치니 고기 아니 무노매라 무심한 달빛만 싣고 빈배 저어 오노라 <월산대군> 청량산 육륙봉을 아는 이 나와 백구 백구야 헌사하랴 못 믿을손 도화로다 도화야 따가지 마라 어주자 알까 하노라 <이 황> 청산도 절로절로 녹수도 절로절로 산절로 수절로 산수간에 나도 절로 이 중에 절로 자란 몸이 늙기도 절로절로 <김인후> 초생에 비친 달이 낫같이 가늘다가 보름이 돌아오면 거울같이 두렷하다 아마도 인지성쇠가 저러한가 하노라 <김진태> 추산이 석양을 띠고 강심에 잠겼는데 일간죽 둘러메고 소정에 앉았으니 천공이 한가히 여겨 달을 조차 보내돠 <유자신> 청강에 비 듣는 소리 그 무엇이 우읍관데 만산홍록이 휘드르며 웃는고야 두어라 춘풍이 몇 날이리 우울대로 우어라 <효종> 나 보기 좋다 하고 남의 님을 매양 보랴 한 열흘 두 닷새에 여드레만 보고지고 그 달도 설흔날이면 또 이틀을 보리라 <김상용> 간밤에 꿈 좋더니 님에게서 편지 왔네 그 편지 받아 백 번이나 보고 가슴 위에 얹고 잠을 드니 구태여 무겁지 아니해도 가슴 답답 <김천택> 내 사랑 남 주지 말고 남의 사랑 탐치 마소 우리의 두 사랑에 잡사랑 행여 섞일쎄라 평생에 이 사랑 가지고 백년동락 하리라 <신흠> 마음아 너는 어이 매양에 젊었는다 내 늙을 적이면 넌들 아니 늙을소냐 아마도 너 좇아다니다가 남우일까 하노라 <서경덕> 바람도 쉬어 넘는 고개 구름이라도 쉬어 넘는 고개 산지니 수지니 해동청 보라매라도 다 쉬어 넘는 고봉 장성령 고개 그 너머 님이 왔다 하면 나는 한번도 아니 쉬어 넘으리라 <유희춘> 시비에 개 잦거늘 님 오시나 반겼더니 님은 아니 오고 잎 지는 소리로다 저 개야 추풍낙엽을 짖어 날 놀랠 줄 이시랴 <정 철> 추월이 만정한데 슬피 우는 저 기럭아 상풍이 일고하면 돌아가기 어려우리 밤중만 중천에 떠 있어 잠든 나를 깨우는고 <김두성> 시절도 저러하니 인사도 이러하다 이러하거니 어이 저러 아니하리 이렇다 저렇다 하니 한숨겨워 하노라 <이항복> 술도 먹으려니와 덕 없으면 난하나니 춤도 추려니와 예 없으면 잡되나니 아마도 덕례를 지키면 만수무강 하리라 <윤선도> 말하기 좋다 하고 남의 말을 말을 것이 남의 말 내 하면 남도 내 말 하는 것이 말로써 말이 많으니 말 말음이 좋왜라 <송 인> 세상 사람들이 입들만 성하여서 제 허물 전혀 잊고 남의 흉만 보는구나 남의 흉 보거라 말고 제 허물을 고치과저 <송 인> 흥망이 유수하니 만월대도 추초로다 오백년 왕업이 목적에 붙였으니 석양에 지나는 손이 눈물겨워 하더라 <원천석> 꽃이 진다 하고 새들아 슬허 마라 바람에 흩날리니 꽃의 탓 아니로다 가노라 희짓는 봄을 새워 무엇하리요 <송 순> 칠곡은 어디메고 풍암에 추색이 좋다 청상이 엷게 치니 절벽이 금수로다 한암에 혼자 앉아서 집을 닞고 있노라 <이 이> 추산이 석양을 띠고 강심에 잠겼는데 일간죽 둘러메고 소정에 앉았으니 천공이 한가히 여겨 달을 조차 보내도다 <유자신> 청산은 어찌하여 만고에 푸르르며 유수는 어찌하여 주야에 그치지 않는고 우리도 그치지 마라 만고상청 하리라 <이 황> 2004 09 06 김 명 수
가을이 왔습니다
여류들의 시조 작품 23수와 멋스러운 우리 시조 34수를 모아
보았습니다.
남녀칠세 부동석이니, 여필 종부이니, 칠거지악이니 하는
억압된 유교적 봉건 질서에서의 여인의 활동 무대란,
불모지대였는데,
거기에서 어떻게 시조 문학이라는 꽃이 피었을까요?
가을이 왔습니다.
가을을 흔히 독서의 계절이라 합니다.
이 가을에 우리 시조 한 수 쯤은 알고 계셔야겠죠 ^^*
김 명 수
이화우 흩뿌릴 제 울며 잡고 이별한 님 추풍 낙엽에 저도 날 생각는가 천리에 외로운 꿈만 오락가락 하노라<계랑>
장송으로 배를 무어 대동강에 띄어 두고 유일지 휘어다가 굳이굳이 매었는데 어디서 망녕엣것은 소에 들라 하나니 <구지>
상공을 뵈운 후에 사사를 믿자오매 졸직한 마음에 병들까 염려러니 이리마 저리차 하시니 백년동포 하리이다 <소백주>
당우를 어제 본듯 한당송을 오늘 본듯
통고금 달사리하는 명철시를 어떻다고
저 설 데 역력히 모르는 무부를 어이 좇으리
<소춘풍>
솔이 솔이라 하니 무슨 솔만 여기는다
천심절벽에 낙락장송 내 긔로다
길 아래 초동의 접낫이야 걸어 볼 줄 이시랴
<송이>
한양서 떠 온 나비 백화총에 들었구나
은하월에 잠깐 쉬어 송대에 올라 앉아
이따금 매화춘색에 흥을 계워하노라
<송춘대>
철이 철이라커늘 섭철만 여겻더니
이제야 보아하니 정철일씨 분명하다
내게 골풀무 있으니 녹여볼까 하노라
<진옥>
산촌에 밤이 드니 먼데 개 짖어 온다
시비를 열고 보니 하늘이 차고 달이로다
저 개야 공산 잠든 달을 짖어 무엇하리요
<천금>
어이 얼어 자리 무스일 얼어 자리
원앙침 비취금을 어디두고 얼어 자리
오늘은 찬비 맞았으니 녹아잘까 하노라
<한우>
묏버들 가려 꺾어 보내노라 님의손대
자시는 창밖에 심어 두고 보소서
밤비에 새잎 곧 나거든 날인가도 여기소서
<홍낭>
울며 잡은 소매 떨치고 가지 마소
초원 장제에 해 다 져 저물었네
객창에 잔등 돋우고 새워 보면 알리라
<홍장>
한송정 달 밝은 밤에 경포대에 물결 잔 제
유신한 백구는 오락가락 하건마는
어떻다 우리의 왕손으 가고 아니 오는고
<홍장>
내 언제 무신하여 님을 언제 속였관데
월침삼경에 온 뜻이 전혀 없네
추풍에 지는 잎 소리야 낸들 어이하리요
<황진이>
동짓달 기나긴 밤을 한 허리를 베어 내어
춘풍 이불 안에 서리서리 넣었다가
어론 님 오신 날 밤이어든 굽이굽이 펴리라
<황진이>
산은 예산이로되 물은 옛물이 아니로다
주야에 흐르르니 옛물이 잇을소냐
인걸도 물과 같도다 가고 아니 오노매라
<황진이>
어져 내 일이여 그릴 줄을 모르더냐
이시라 하더면 가랴마는 제 구태여
보내고 그리는 정은 나도 몰라 하노라
<황진이>
청산리 벽계수야 수이 감을 자랑 마라
일도창해하면 다시 오기 어려웨라
명월이 만공산하니 쉬어 간들 어떠리
<황진이>
청산은 내 뜻이요 녹수는 님의 정이
녹수 흘러간들 청산이야 변할손가
녹수도 청산을 못 잊어 울어 예어 가는고
<황진이>
국화야 너는 어이 삼월동풍 다 지내고
낙목 한천에 네 홀로 피었는다
아마도 오상고절은 너뿐인가 하노라
<이정보>
나비야 청산 가자 범나비 너도 가자
가다가 저물거든 꽃에 들어 자고 가자
꽃에서 푸대접하거든 잎에서나 자고 가자
<정두경>
짚방석 내지 마라 낙엽엔들 못 앉으랴
솔불 혀지 마라 어제 진 달 돋아 온다
아이야 박주 산챌망정 없다 말고 내어라
<한호>
십년을 경영하여 초당 한간 지어내니
반간은 청풍이오 또 반간은 명월이라
청산은 들일 데 없으니 한데 두고 보리라
<정태화>
술아 너는 어이하여 달고도 쓰돗더니
먹으면 취하고 취하면 줄겁고야
인간의 번우한 시름을 다 풀어볼까 하노라
<이명한>
술 먹지 마자 하고 중한 맹세 하였더니
잔 잡고 굽어보니 맹세 둥둥 떴다
아이야 잔 가득 부어라 맹세풀이 하리라
<이명한>
보리밥 풋나물을 알맞추 먹은 후에
바위 끝 물가에 슬카지 노니노라
그남은 여남은 일이야 부럴 줄이 있으랴
<윤선도>
벽오동 심은 뜻은 봉황을 보려터니
내 심은 탓인지 기다려도 아니 오고
밤중에 일편명월만 빈가지에 걸렸에라
<김창업>
벼슬을 저마다 하면 농부할 이 뉘 있으며
의원이 병고치면 북망산이 저러하랴
아이야 잔가득 부어라 내뜻대로 하리라
<김창업>
산 밑에 사자 하니 두견이도 부끄럽다
내 집을 굽어 보며 솥 적다 우는고야
저 새야 세간사보다는 그도 큰가 하노라
<이정보>
앞내에 고기 낚고 됫뫼에 산채 캐어
아침밥 좋이 먹고 초당에 누었으니
지어미 잠깨어 이르되 술맛 보라 하더라
<조준성>
오동에 듣는 빗발 무심히 듣건마는
내 시름 하니 잎잎이 수성이로다
이후야 잎 넓은 나무를 심을 줄이 이시랴
<김상용>
추강에 밤이 드니 물결이 차노매라
낚시 드리치니 고기 아니 무노매라
무심한 달빛만 싣고 빈배 저어 오노라
<월산대군>
청량산 육륙봉을 아는 이 나와 백구
백구야 헌사하랴 못 믿을손 도화로다
도화야 따가지 마라 어주자 알까 하노라
<이 황>
청산도 절로절로 녹수도 절로절로
산절로 수절로 산수간에 나도 절로
이 중에 절로 자란 몸이 늙기도 절로절로
<김인후>
초생에 비친 달이 낫같이 가늘다가
보름이 돌아오면 거울같이 두렷하다
아마도 인지성쇠가 저러한가 하노라
<김진태>
추산이 석양을 띠고 강심에 잠겼는데
일간죽 둘러메고 소정에 앉았으니
천공이 한가히 여겨 달을 조차 보내돠
<유자신>
청강에 비 듣는 소리 그 무엇이 우읍관데
만산홍록이 휘드르며 웃는고야
두어라 춘풍이 몇 날이리 우울대로 우어라
<효종>
나 보기 좋다 하고 남의 님을 매양 보랴
한 열흘 두 닷새에 여드레만 보고지고
그 달도 설흔날이면 또 이틀을 보리라
<김상용>
간밤에 꿈 좋더니 님에게서 편지 왔네
그 편지 받아 백 번이나 보고 가슴 위에 얹고 잠을 드니
구태여 무겁지 아니해도 가슴 답답
<김천택>
내 사랑 남 주지 말고 남의 사랑 탐치 마소
우리의 두 사랑에 잡사랑 행여 섞일쎄라
평생에 이 사랑 가지고 백년동락 하리라
<신흠>
마음아 너는 어이 매양에 젊었는다
내 늙을 적이면 넌들 아니 늙을소냐
아마도 너 좇아다니다가 남우일까 하노라
<서경덕>
바람도 쉬어 넘는 고개 구름이라도 쉬어 넘는 고개
산지니 수지니 해동청 보라매라도 다 쉬어 넘는 고봉
장성령 고개
그 너머 님이 왔다 하면 나는 한번도 아니 쉬어 넘으리라
<유희춘>
시비에 개 잦거늘 님 오시나 반겼더니
님은 아니 오고 잎 지는 소리로다
저 개야 추풍낙엽을 짖어 날 놀랠 줄 이시랴
<정 철>
추월이 만정한데 슬피 우는 저 기럭아
상풍이 일고하면 돌아가기 어려우리
밤중만 중천에 떠 있어 잠든 나를 깨우는고
<김두성>
시절도 저러하니 인사도 이러하다
이러하거니 어이 저러 아니하리
이렇다 저렇다 하니 한숨겨워 하노라
<이항복>
술도 먹으려니와 덕 없으면 난하나니
춤도 추려니와 예 없으면 잡되나니
아마도 덕례를 지키면 만수무강 하리라
<윤선도>
말하기 좋다 하고 남의 말을 말을 것이
남의 말 내 하면 남도 내 말 하는 것이
말로써 말이 많으니 말 말음이 좋왜라
<송 인>
세상 사람들이 입들만 성하여서
제 허물 전혀 잊고 남의 흉만 보는구나
남의 흉 보거라 말고 제 허물을 고치과저
<송 인>
흥망이 유수하니 만월대도 추초로다
오백년 왕업이 목적에 붙였으니
석양에 지나는 손이 눈물겨워 하더라
<원천석>
꽃이 진다 하고 새들아 슬허 마라
바람에 흩날리니 꽃의 탓 아니로다
가노라 희짓는 봄을 새워 무엇하리요
<송 순>
칠곡은 어디메고 풍암에 추색이 좋다
청상이 엷게 치니 절벽이 금수로다
한암에 혼자 앉아서 집을 닞고 있노라
<이 이>
추산이 석양을 띠고 강심에 잠겼는데
일간죽 둘러메고 소정에 앉았으니
천공이 한가히 여겨 달을 조차 보내도다
<유자신>
청산은 어찌하여 만고에 푸르르며
유수는 어찌하여 주야에 그치지 않는고
우리도 그치지 마라 만고상청 하리라
<이 황>
2004 09 06
김 명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