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에 아르헨티나 도착하면 시간 관념이 없으니 그 씨에스타를 전혀 염두에 두지않고 무얼 사러간다. 아...닫아있는 가게를 보며 돌아오기 일쑤다.
씨에스타는 오후 한시부터 다섯시까지 낮잠을 즐기는 아르헨티나 풍습이다.
첨엔 그 낮잠자는 습관이 없어서 괴로왔다. 그 시간에 뭘 좀 사놓고 싶어도 문 열 때까지 기다려야한다. 하다못해 미장원도 문을 닫는다. 그 볶던 머린 어카고 다들 사라지는지 암튼 그 시간엔 거리가 쥐죽은 듯 조용하다. 그 시간에 떠들고 돌아다니면 돌멩이 날라오기 쉽상이기 때문이다.
설마 이런 가게는 문을 열겠지 하고 간 약국도 닫혀 있을 때는 넘 당황했었다. 그래도 순번제로 당번을 정해서 사람이 있는 약국이 있었는데 그런 약국은 밖에 자기가 문 열고 있는다고 빨갛게 '뚜르노'라고 써놓았다. 아마도 동네에서 오늘은 누가 열고 내일은 누가 여나 하는 순서가 있는듯했다.
아르헨티나 저녁 시간은 먼젓번 언급했지만 저녁 아홉시나 되어야 레스토랑이 장사할 준비를 한다. 그리고 밤 12시가 되면 그 가게는 꽉 찬 손님들로 정신이 하나없는 피크가 된다. 그렇게 새벽 세시쯤까정 먹고 마시고 즐기던 사람들은 가서 한숨 자고 일찍 일어나서 일을 나가는 사람은 다섯시면 일어나서 일하러 가고 좀더 자는 사람들은 아침 여덟시면 그래도 정확하게들 출근들을 한다.
와우~ 어케 저만큼만 자고 사람들이 일을 할 수 있단 말인가. 난 잠이 많아서 절대로 저케는 몬산다. 근데 그렇게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나와 일할 수 있는 비결이 그 씨에스타에 있던 것이다. 그들은 점심 12시반에 먹고 한시부터 다섯시까진 자유롭게 자고 쉬고 그랬는데 대부분 그 시간엔 집에들 가서 한숨 자고들 나왔다.
근데 우리처럼 아가를 키우는 사람은 그게 좀체로 안된다. 아가가 그 시간에 맞춰서 낮잠을 주무셔 주면 얼마나 좋을까만 아가들은 원체 지맘대로 하는 동물들이라서 놀아달랜다.
집에서 노는 사람들은 그 씨에스타가 별 의미가 없지만, 나중에 장사를 해보니 후훗~ 그거 참 괜찮은 관습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 시간엔 문 닫고 가서 밥도 먹고 잘 수도 있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일을 하지만 오후에 내 시간이 생긴다는 의미이다.
어쨌든 그 시간에 쉴 수 있는 사람들은 오후 다섯시쯤에 티타임을 갖는다.
간단한 과자와 홍차나 커피를 마시거나 이 나라 애들이 즐겨 마시는 마떼를 돌아가며 마신다. 마떼...그건 맛이 참 좋다.
주먹만한 쇠나 도기로 된 호리병에 마떼잎가루를 쑤셔넣고 밑에 동그란 부분만 구멍이 송송 뚫린 빨대를 꽂아 쭈욱 빨아먹는거다.
아버님은 거기 꿀을 한수저 넣고 드셨는데 그 본래의 쌉싸름한 맛을 즐기려면 아무것도 안넣고 마시는게 제맛이 난다. 동생에게 그걸 몇 번 보내줬는데 아직도 그 맛을 못잊고 맨날 그걸 구해서 보내 달라고 난리다. 여기 페루에선 그게 수입품이 돼나서 비싸구먼.
마떼는 잎가루만 모아놓은 고운 마떼와 줄기도 섞여있는 마떼가 있다. 물론 잎가루만 모아놓은 것이 고급품으로 쳐서 값도 더 비싼데, 난 줄기가 듬성듬성 들어있는 거친 마떼가 더 쌉싸름한 맛이 짙어 그걸 더 즐겼다. 아버님은 잎이 많은게 향이 짙어서 좋으신지 그걸 즐겼기에 언제나 집엔 두 종류의 마떼를 구비해놓았다.
그 마떼는 친한 사람에겐 한 입 빨아먹으라고 주는게 예의고 그걸 맛있게 빨아먹는 것은
'그래 나도 너랑 친할 용의가 있어. 우리 친하게 지내자꾸나'
하는 의미가 담겨있는 행동이다.
아...난 그걸 빨아먹는걸 정말 싫어했다. 물론 나 혼자서 내꺼로 먹음 기분좋고 맛있고 상쾌한 느낌마저 들어서 그리고 씨에스타 때 잠깐 졸았던 상태에서 몸을 깨어나게 하길래 좋았지만... 보통 아저씨들이나 나이먹은 아짐마들이 즐기는 마떼차라서 그걸 먼저 먹는 사람이 그 아저씨 내지는 할아버지 할머니니깐두루 그 자기가 빨던걸 권유하니 곤욕스럽다..그걸 그들은 물을 붓고 그 다음 사람이 빨아 마시고, 또 물을 붓고 그 다음 사람이 같은 빨대로 빨아마시는거다.
아르헨티나 할아버지가 그 마떼를 정성스럽게 꼭꼭 눌러담아 물을 붓고 자기가 한 입 쪼옥 빨아먹은 다음 수염을 움직이며 내게 상냥하게 권하면...아 죽을 맛이다. 그 빨대로 나도 빨아먹어야 한다는게 넘 싫어서 임신부 때는 입덧을 핑계로, 평상시는 아이를 돌본다는 핑계로 나도 아들하고 뗘댕겼다. 그래도 다른 핑곗거리가 없음 어쩌겠나 나두 눈 질끈 감고 쭈욱 빨아먹을 수 밖에.
암튼 그래서 난 그 시간에 다른 집에 잘 안갔다. 마떼 줄까봐. 하긴....근데 도시에서나 그 시간에 마시지. 시골에 갔더니 거긴 시도때도 없이 마시더라.
<아르헨티나, 아르헨티나> 11. 씨에스따와 마떼
아르헨티나에 가면 한국인이면 누구나 황당하다고 생각할 일이 그 '씨에스타'를 하는 거다.
첨에 아르헨티나 도착하면 시간 관념이 없으니 그 씨에스타를 전혀 염두에 두지않고 무얼 사러간다. 아...닫아있는 가게를 보며 돌아오기 일쑤다.
씨에스타는 오후 한시부터 다섯시까지 낮잠을 즐기는 아르헨티나 풍습이다.
첨엔 그 낮잠자는 습관이 없어서 괴로왔다. 그 시간에 뭘 좀 사놓고 싶어도 문 열 때까지 기다려야한다. 하다못해 미장원도 문을 닫는다. 그 볶던 머린 어카고 다들 사라지는지 암튼 그 시간엔 거리가 쥐죽은 듯 조용하다. 그 시간에 떠들고 돌아다니면 돌멩이 날라오기 쉽상이기 때문이다.
설마 이런 가게는 문을 열겠지 하고 간 약국도 닫혀 있을 때는 넘 당황했었다. 그래도 순번제로 당번을 정해서 사람이 있는 약국이 있었는데 그런 약국은 밖에 자기가 문 열고 있는다고 빨갛게 '뚜르노'라고 써놓았다. 아마도 동네에서 오늘은 누가 열고 내일은 누가 여나 하는 순서가 있는듯했다.
아르헨티나 저녁 시간은 먼젓번 언급했지만 저녁 아홉시나 되어야 레스토랑이 장사할 준비를 한다. 그리고 밤 12시가 되면 그 가게는 꽉 찬 손님들로 정신이 하나없는 피크가 된다. 그렇게 새벽 세시쯤까정 먹고 마시고 즐기던 사람들은 가서 한숨 자고 일찍 일어나서 일을 나가는 사람은 다섯시면 일어나서 일하러 가고 좀더 자는 사람들은 아침 여덟시면 그래도 정확하게들 출근들을 한다.
와우~ 어케 저만큼만 자고 사람들이 일을 할 수 있단 말인가. 난 잠이 많아서 절대로 저케는 몬산다. 근데 그렇게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나와 일할 수 있는 비결이 그 씨에스타에 있던 것이다. 그들은 점심 12시반에 먹고 한시부터 다섯시까진 자유롭게 자고 쉬고 그랬는데 대부분 그 시간엔 집에들 가서 한숨 자고들 나왔다.
근데 우리처럼 아가를 키우는 사람은 그게 좀체로 안된다. 아가가 그 시간에 맞춰서 낮잠을 주무셔 주면 얼마나 좋을까만 아가들은 원체 지맘대로 하는 동물들이라서 놀아달랜다.
집에서 노는 사람들은 그 씨에스타가 별 의미가 없지만, 나중에 장사를 해보니 후훗~ 그거 참 괜찮은 관습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 시간엔 문 닫고 가서 밥도 먹고 잘 수도 있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일을 하지만 오후에 내 시간이 생긴다는 의미이다.
어쨌든 그 시간에 쉴 수 있는 사람들은 오후 다섯시쯤에 티타임을 갖는다.
간단한 과자와 홍차나 커피를 마시거나 이 나라 애들이 즐겨 마시는 마떼를 돌아가며 마신다.
마떼...그건 맛이 참 좋다.
주먹만한 쇠나 도기로 된 호리병에 마떼잎가루를 쑤셔넣고 밑에 동그란 부분만 구멍이 송송 뚫린 빨대를 꽂아 쭈욱 빨아먹는거다.
아버님은 거기 꿀을 한수저 넣고 드셨는데 그 본래의 쌉싸름한 맛을 즐기려면 아무것도 안넣고 마시는게 제맛이 난다. 동생에게 그걸 몇 번 보내줬는데 아직도 그 맛을 못잊고 맨날 그걸 구해서 보내 달라고 난리다. 여기 페루에선 그게 수입품이 돼나서 비싸구먼.
마떼는 잎가루만 모아놓은 고운 마떼와 줄기도 섞여있는 마떼가 있다.
물론 잎가루만 모아놓은 것이 고급품으로 쳐서 값도 더 비싼데, 난 줄기가 듬성듬성 들어있는 거친 마떼가 더 쌉싸름한 맛이 짙어 그걸 더 즐겼다. 아버님은 잎이 많은게 향이 짙어서 좋으신지 그걸 즐겼기에 언제나 집엔 두 종류의 마떼를 구비해놓았다.
그 마떼는 친한 사람에겐 한 입 빨아먹으라고 주는게 예의고 그걸 맛있게 빨아먹는 것은
'그래 나도 너랑 친할 용의가 있어. 우리 친하게 지내자꾸나'
하는 의미가 담겨있는 행동이다.
아...난 그걸 빨아먹는걸 정말 싫어했다.
물론 나 혼자서 내꺼로 먹음 기분좋고 맛있고 상쾌한 느낌마저 들어서 그리고 씨에스타 때 잠깐 졸았던 상태에서 몸을 깨어나게 하길래 좋았지만...
보통 아저씨들이나 나이먹은 아짐마들이 즐기는 마떼차라서 그걸 먼저 먹는 사람이 그 아저씨 내지는 할아버지 할머니니깐두루 그 자기가 빨던걸 권유하니 곤욕스럽다..그걸 그들은 물을 붓고 그 다음 사람이 빨아 마시고, 또 물을 붓고 그 다음 사람이 같은 빨대로 빨아마시는거다.
아르헨티나 할아버지가 그 마떼를 정성스럽게 꼭꼭 눌러담아 물을 붓고 자기가 한 입 쪼옥 빨아먹은 다음 수염을 움직이며 내게 상냥하게 권하면...아 죽을 맛이다. 그 빨대로 나도 빨아먹어야 한다는게 넘 싫어서 임신부 때는 입덧을 핑계로, 평상시는 아이를 돌본다는 핑계로 나도 아들하고 뗘댕겼다. 그래도 다른 핑곗거리가 없음 어쩌겠나 나두 눈 질끈 감고 쭈욱 빨아먹을 수 밖에.
암튼 그래서 난 그 시간에 다른 집에 잘 안갔다. 마떼 줄까봐.
하긴....근데 도시에서나 그 시간에 마시지. 시골에 갔더니 거긴 시도때도 없이 마시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