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촌동생에게 잘 해줘야 하는 이유...?

여자로 태어난 죄인?2004.09.11
조회15,540

우리 할머니는 2남 6녀를 두셨다.

그 중 장남이 울 아빠이시고...

제일 막내가 울 삼촌이시다...

 

고모들은 결혼해서 아들이고 딸이고

2~3명씩...혹은 4명 낳은 고모들도 있는데...

할머니의 아들들(아빠랑 삼촌)께선 하나씩 밖에 못 낳으셨다.

그것도 아빠는 딸이다...그 딸이 나다...

내가 11살 때 삼촌 애기가 태어났다...

아들이다...

할머니...덩실덩실 어깨춤을 추시고 동네 잔치까지 하셨다.

14년이 지난 지금도 기억이 생생하다.

 

울 엄마...

내가 생각해도 참 불쌍하다...

아무 것도 가진 것 없는...동생들만 줄줄이 7명이나 딸린 집에

시집 와서...돈 벌랴...살림 하랴...

시부모 모시랴...시누이들 뒤치닥거리하랴...

아들 못 낳는다고 할머니한테 맨날 구박 받고...

 

능력 없는 아빠 덕분에(?) 늘 공장일을 다니셔야 했고

딸이 아닌 며느리라는 이름이기에

집에서 노는 손들(시누이...울 고모들...)이 몇인데도

집안 살림 혼자 다 해야 했고...

아빠가 첫째이시고 동생들과는 나이차이가 몇년씩 터울이 있어

엄마가 시집올 때 학교 다니는 고모들도 많았는데...

학교 다닐 때 새벽에 일어나 도시락 두 개씩...세 개씩...싸 준 건

싹 다 까먹어버리고 돈 좀 모인다 생각하면 시집갈 거라고 여섯씩...

아니...삼촌까지 일곱이나...통장에 있는 돈 다 가져가버리고...

울 엄마는 아직도 돈 모으는 게 무섭다고 하신다...

돈 좀 모아놓으면 꼭 시집간다고 내 놓으라고 그러고....

뭐한다고 그러고...빌려달라 그러고...그러면서 갚지도 않고...

돈이 조그만 모여도 인간들이(?) 억지로 통장 뺏아 간다고...

시누들한테 준 돈만 모아도 집을 10채는 더 샀다고....

 

그러면서도 맨날 울 집 못 산다고 무시하고...ㅡ.ㅡ

할머니...할아버지...못 모신다고 울 엄마 구박하고...ㅡ.ㅡ

그게 그렇게 마음에 걸리면...

울 집보다 훨씬 좋은 자기 집에서 편하게 모시면 되지...

할머니가 딸래미 보고 싶다고 어쩌다 한 번 놀러 가면 안 되겠냐고 하면

정색을 하면서 집이 불편할 지도 모른다나? 참 나...

시모도 아니고 친정 엄마가 놀러 간다는데도 그렇게 정색하는

딸들은 세상에 첨봤네 그려...

 

 

아참참...얘기가 딴 데로 빠졌군...

이 얘기를 하려고 했던 건 아닌데.......

 

내가 생각해도 울 엄마 넘 불쌍한 것 같아서

잘 해 드리고 싶고 편하게 살게 해 드리고도 싶은데...

그래...그거야...내가 돈 벌어서....

아빠랑 같이 제주도도 보내드리고...해외여행도 보내드리고....

맛난 것도 사 드리고...시장에서 1장에 5천원하는 바지가 아닌...

백화점 가서 예쁜 옷도 사드리고 하면 되는데...

살아 계실 땐 내가 얼마든지 잘 해 드리면 되는데....

그러면 되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할머니랑 울 고모들...내가 삼촌네 아들래미...

그 사촌동생한테 잘 해야 한단다...

 

물론...나도 그 애랑(지금 중학생) 잘 지내고 싶다.

아니...친형제만큼은 아니라도 꽤 친하게 잘 지낸다...

명절 때 한번 씩 오면 집에 먹을 꺼 잔뜩 있어도

먹고 싶다는 피자도 사 주고 영화도 보여주고 용돈도 주기고 하고...

그리고 그 녀석도 나를 편하게 참 잘 따른다...

 

근데...잘 해 줘야 한다고 말하는 이유가 웃긴다.

울 엄마 아빠 제사를 누가 모실거냐한다.....@.@

 

할머니...할아버지는 상관이 없단다...

아빠도 있고 삼촌도 있고 고모들도 많고 하니 괜찮은데...

울 아빠 엄마 하나 밖에 없는 딸래미 시집 가 버리고

돌아가시면 제사밥은 누가 챙겨 주냐한다.

 

내가...내가...챙길 거라고 했다...

울 엄마 아빠 내가 챙겨야지 누가 챙기냐고 반문했다.

고모들...웃으신다...

그게 니 마음대로 되는 일인 줄 아냐고...

여자가...딸이...지 부모 제사 모시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인 줄 아냐고......

 

시부모 제사는 꼭 모셔야 하고.....

딸은 자기 부모 제사 못 챙기면....그럼...딸만 가진 사람들은

제사밥 얻어먹을 생각 꿈에도 하지 말아야 하나?

 

그리고 이건 내 생각이긴 한데...

딸이 부모 제사 모시는 것 보다

울 사촌이 큰아빠 큰엄마 제사 모시는 게 더 웃긴 일이 아닌가???

지 부모도 아니고......

1년에 몇 번 만나지도 않는...

그렇다고...부모가 없어 울 엄마가 대신 키워준 것도 아닌....

사촌누나 부모님 제사를 왜 모시냐고요......

 

안 그래도...울 할머니...

당신이랑 할아버지랑 돌아가시면...

일단은 울 아빠가 제사 지내겠지만....

울 아빠마저 돌아가신다면...당신네들 제사밥 니가 챙겨야한다고....

걔 만날 때마다 신신당부를 하시는데...

 

그러면 걔는...

설에...추석에...지 부모 제사에...

할아버지 할머니 제사에...울 엄마 아빠 제사에...

도대채 1년에 제삿상을 몇 번을 차려야 하는 거야??

걔 와이프가 그거 다 챙기기는 한데?

 

정말로 정말로 몰라서 묻는 건데요........

딸은 자기 부모 제사 못 모시나요??

결혼해도 울 집에 제사상 차려 놓고 사위랑 절하면 안 되나요?

저 같은 경우 정말로 꼭 제 사촌이 울 부모님 제사 모셔야 해요??

그런 건 아닐 것 같은데.......

 

그리고 사촌동생이 울 부모님 제사 모신다고 말한 것도 아닌데

(그런다고 해도 내가 싫지만....)

울 할머니...고모들...꼭 걔가 울 부모님 챙기는 것처럼

걔한테 항상 고마워해야하고...무조건 잘해줘야한다면서...

나중에 니 부모 제사밥 먹여줄 애라면서....

참 나...기가 막혀서....

나중에 걔 와이프가 남편 사촌누나 부모님 제사를 챙기려고나 할까?

생각이나 하고 말을 해야지...적어도 어른이라면.......

 

저처럼 혼자이신 여자분들...아님...자매들로만 이루어진 분들중에

부모님이 돌아가신 분들은 제사 어떻게 하나요?

딸이 제사 지내요? 아님...그냥...안 지내요?

안 그럼...웃기게도...남자사촌동생이 지내나요? <---이런 집 정말 있을라나....

 

여자로 태어난 게.......

울 할머니 말씀대로...고추 하나 못 달고 나온 게.....

정말 죄가 되는 것만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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