礎律(초율) 4화

피바다2004.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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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으....허....허...헉..으...윽..."

 사방을 둘러봐도 온통 어둠 뿐이었고 습한 곰팡내가 진동을 하는 그 곳에서 누군가 끊어질 듯 힘없는 신음을 뱉어내고 있었다.

 "으...으아아악!"

 고통을 참아내던 유일한 생물은 결국 귀를 찢는 듯 날카로운 비명을 축축한 어둠 속으로  터뜨리고 말았다. 암흑이 전부인 그 곳에서 거친 숨결을 내쉬며 꿈틀대는 유일한 생명체-300년 전, 용서받지 못할 대죄를 짓고 천황성 지하 감옥에 갇혀 버린 비운의 황자 초율이었다.

  천제의 제 4황자라는 영예를 얻으며 태어났지만, 태어나는 순간부터 부모로부터 철저하게 외면당한 채 그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했던 황자.

  끔찍한 괴물 취급을 받으며 사람들의 눈총 속에 숨어 살다 기어이 아버지의 저주 섞인 말을 끝으로 영원히 추방 당한 존재.

 죄의 대가로 초율은 빛이 새어들지 않는 천황성 최하층의 지하 감옥에 갇혀버렸다. 천제를 비롯한 최고위직만이 알고 있는 비밀스러운 지하감옥이었다. 그 속에서 초율은 천제의 정신으로 태어나 형체도 없이 단지 공격만 할 뿐인 피조물들에게 매일 살을 뜯기고 피를 흘리는 형벌을 받으며 지겹도록 목숨을 부지하고 있었다. 자신의 저주받은 재생력으로 하루가 지나면 상처는 아물었고 다음 날이면 고통은 지독하리만치 선명하게 다시 닥쳐오는 그런 나날을 버티면서 살아왔던 것이다.

 "아아악!"

 간격을 두고 형체도 냄새도 없는 피조물들이 다시 초율에게 달라들어 살을 후비어 팠고 초율은 참지 못하고 다시 비명을 질렀다. 200년을 한결같이 당했지만 결코 적응이 안되는 지독한 고통이 온몸을 훑고 지나갔다. 피부를 타고 흐르는 뜨거운 피의 흐름을 느끼며 초율은 이를 꽉 물었다.

  그 순간 초율은 그 지독한 고통 속에서도 왼쪽 가슴이 불에 덴 듯 뜨거워 지는 걸 느꼈다.. 그건 200년간 받아오던 고통과는 분명히 다른 느낌이었다. 초율은 자신의 몸에 일어나고 있는 변화를 알아차렸다. 몸 속을 흐르던 피의 흐름이 빨라지면 심장 박동수가 높아졌다. 몸 속 세포 하나하나가 전율하면서 거대한 변화를 일으키고 있었다. 초율이 고개를 번쩍 든 순간 그의 눈에서 붉은 빛이 발했다. 초율은 예전보다 더 명확하게 자신을 둘러싸고 흐르는 공기의 흐름까지 뚫어볼 수 있을 것 같았다.

 결코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이 저주받은 제황성의 지하감옥에서 벌어지고 있음을 누구도 알지 못했다. 천제도, 초율 그 자신조차도.

 다시금 피조물들이 달려들어 초율의 몸을 할키고 지나갔다.

 다섯명의 젊은 황족과 왕족들이 아미산의 성스러운 호수에 몸을 담가 성스러운 문양을 얻어내고 있는 그 때, 비운의 제 4 황자 초율의 성인식은 그 습한 감옥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천계의 운명은 그 때부터 폭풍 속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