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각은 자유

onlyone2004.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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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각은 자유


신이 인간을 창조하면서 여러 가지 기능들을 부여하였는데 그중 가장 고마운 것이 망각이라는 것이라면 궤변일까요?

허지만 누구나 동의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변하고 싶지만 실은 망각만큼 인간을 행복하게 만드는 기능은 없습니다.

생각해보면 알겠지만 살면서 일어나는 모든 것을 컴퓨터처럼 다 기억한다면 하루도 못살고 미쳐 죽게 된다는 사실을 우린 알지 못합니다.

삶이란 것이 언제나 즐거운 것만 있지 않듯이 삶속에 일어나는 모든 것을 기억해야한다면 정말 힘들고 괴로워서 빨리 잊고 싶은 일을 잊지 못한다면 그 얼마나 고통스럽겠습니까.

온건하게 여생동안 편히 살 수 있도록 신이 배려한 최고의 선물이 바로 망각이고 그 망각의 기능을 부여한 신이 그래서 위대하다는 얘깁니다.ㅋㅋㅋ

사람에게는 누구나 착각하는 무언가가 있지요.

어느날 사워를 하다말고 내 자신에 대한 착각을 한 적이 있답니다.

그것은 나이였어요. “어 아직도 쓸만한 몸매를 가졌고 마음은 청춘인 것 같은데 언제 누가 나에게 이렇게 많은 세월을 덤태기 씌워 개수를 몽땅 올렸지” 하고 중얼거린 적이 있답니다.

나이를 보통은 잘 기억하지도 않지만 그것이 어떤 의미인도 모른 체 그냥 세월감에 하루 하루 즐겁고 유쾌하게 살면서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생활인이었는데 우연히 바라본 얼굴에 하나 둘씩 늘어간 주름살을 보고 벌써 이렇게 많이도 먹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거지요.

그런데 그 주름진 모습을 거울을 통해 보지 않고 내가 아직도 청춘인 듯 착각하는게 늙어감이 싫어서 혹은 세월감이 무서워서 자꾸만 단지 숫자일뿐이라고 강변하고 싶은 것은 아닌지요.

참 무섭게 흘러가네요. 세월이

엊그제 청춘인듯 하였건만 벌써 인생의 반을 훨씬 더 살아 죽음을 향해 치닫고 있으니 얼마나 허망합니까?

사람이 자신이 죽을 날을 정확하게 안다면 여러 가지 변화가 많이 생긴다고 합니다.

그것은 이생에서 정리하여야 할 일들을 좋게 마무리하고 싶은 생각도 있겠지만 그 짦은 순간이 아쉬워서 허둥대는 자아 또한 발견할 수 있다고 합니다.

우린 누구나 자신이 언제 죽을지 모르는 착각속에 살기 때문에 스피노자의 말처럼 내일 지구가 멸망한다 해도 한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심정으로 열심히 살지만 만약 당신이 내일 몇 시에 죽게 된다는 사실을 안다면 과연 그 사과나무를 심을 생각을 할 수 있을까요.

난 분명히 내일 내가 죽는다면 절대로 사과나무는 심지 않을겁니다.

그것은 사과나무를 심어야하는 의미가 나에게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 아니고 그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을 시간동안 더 의미있는 일을 하고 싶어서지요.

사람들은 삶을 영위하면서 참으로 아웅다웅하면서 삽니다.

그것은 언제 죽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이고 그 죽음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생각하려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들 사이에 회자되는 얘기중에 늙은 사람이 빨리 죽고 싶다는 얘기는 3대 거짓말 중에 하나인데 그것은 실은 죽고자 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지요.

허지만 인간은 언젠가는 꼭 가게 되어있는데도 100년도 채 못사는 생을 살면서 온갖 걱정과 고민을 하는 것을 보면 인생이란 것이 착각의 연속됨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네요.

내가 하는 착각도 또한 같은 이치지요

아직 모든 것은 쓸만한데 괜히 세월이 덧씌워져서 덤태기로 나이를 먹었다고 강변하는 것도 하나의 틀림없는 착각에 해당되는 것이랍니다.

허지만 우린 착각해야 행복한건 사실이예요.

내가 몇 살을 먹었다고 인지한다면 아니 몇 년 후면 죽을거라는 상상을 한다면 정말 신나는 일이 없을 것 같기에 아직도 난 청년이고 해야 할 일이 많다는 착각을 하기에 행복하고 의욕이 샘솟는 것이니까요.

오늘도 난 착각에 사로잡힙니다.

멋있는 내 인생의 끝은 없고 언제나 ING일뿐라고.

내일 아침 일어남이 힘들어할 것이 분명함에도 또 새로운 하루에 대한 막연한 기대도 한낱 착각임에도 느낌없이 그냥 열심인체로 살고 싶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