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주의 차에 탄 하연은 힐끔힐끔 옆자리의 곤주를 보았다. 자신이 잘 아는 곳으로 가겠노라고 말한 다음 아무 말도 없이 운전만 하고 있는 그녀였다. 그렇다고 운전에만 몰두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무언가 골똘한 생각에 잠겨 있는 듯 했다.
지난번 모임 때도 느꼈지만 작고 몸이 무척 약했던 어린시절의 모습과는 사뭇달랐다.오늘은 몸에 촥 달라붙는 원피스에 스카프를 두르고 큼직한 귀걸이를 하였는데 아름다움과 도도함이 어우러져 그녀만의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진짜 많이 예뻐진 것 같다. 어렸을 때는 맨날 눈물을 그렁그렁 달고 언니언니하며 다녔는데 말야. 기억나니?"
하연은 웃으며 곤주에게 말을 건냈다. 솔직히 차 안의 분위기가 너무 어색해 몸이 오그라드는 느낌까지 들었다. 침묵을 깨기 위해 어색하지만 말을 건낸 것이었으나 곤주의 말은 의외였다.
"태민이나 태윤오빠는 추억 속의 언니를 현재도 인정하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별로 그러고 싶은 마음이 없어요. 그러니까 부담스럽게 대하지는 말아주세요."
하연은 너무도 머쓱하여져 그만 입을 다물었다. 화려한 시내 한중간 까페로 들어선 두 사람은 창가 자리에 앉았다. 자주 오는 곳인듯 곤주는 익숙하게 주문까지 마치고 하연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당당한 자세에, 아름다운 외모. 하연은 청바지에 티 한장을 입고, 운동화를 신고 백팩을 맨 자신의 모습이 문득 초라하게 느껴져 가슴이 움츠러드는 듯했다.
"무슨 얘기를 하려고 이곳까지 온거야?"
하연은 침착하자 라고 가슴 속으로 외며 말을 건냈다. 꼭 조사를 받으러 경찰서에 따라온 피의자 같았다.
"어제 학교에서 있었던 일 들었어요."
하연은 괜히 죄나 지은 것 처럼 움찔했다. 곤주의 눈빛은 좀더 단단해졌다.
"언니는 오빠를 어떻게 생각하나요? 언니는 오빠에게 뭔가요?"
"............어린 시절 친구잖아......네가 아는 것 외에는 없어."
"어린시절..... 그래요. 그러면 지금은요? 언니에게는 오빠가 진심으로 그 이상의 의미가 없나요?"
하연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곤주는 다리를 꼬아 앉으며 말을 건냈다.
"자존심이 상하기는 하지만 언니이기 때문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이 이야기를 하려고 해요."
곤주는 이윽고 길고 긴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태윤아, 곤주 또 아프대. 얼른 집에 가자."
짧은 단발 머리에 멜빵 청바지를 입은 작고 하얀 어린 하연이 새파랗게 질린 얼굴을 한 까맣고 긴 머리에 예쁜 원피스를 입은 곤주를 부축하고 있었다.
"어디가 아픈데? 그러길래 따라오지 말지."
곤주는 알고 있었다. 늘 그렇게 퉁명스러운 말을 건내지만 태윤이 자신을 부축해주고 집에 데려다 줄것이며, 또 조르면 밤새 자신을 지켜주리라는 것을...
"오빠 곤주 배가 너무 아파. 업어줘요."
"안돼. 내가 부축해줄께. 걸어가자."
까만 머리에 크고 검은 눈동자, 어린아이임에도 불구하고 잘생긴 얼굴을 한 태윤이 곤주를 부축해주었다. 그렇지만 태윤의 눈은 어린동생 태민의 손을 잡고 노래를 부르고 있는 하연에게로 향해 있다는 것을 곤주는 알았다.
"오빠... 왜 나는 한번도 안업어줘요? 한번도 한번도 안업어주었잖아. 저번에 하연언니는 넘어져서 막 울 때도 업어줬고, 바닷가에 갔을 때 잠들었을 때도 오빠가 업어주었잖아요.
하연언니가 곤주보다 더 언니고 더 큰데 왜 곤주는 안 업어주고 하연언니만 업어줘요?"
태윤은 잘생긴 입꼬리를 약간 끌어올리며 하연을 뒤돌아보며 웃었다.
"하연이는 오빠의 공주님이야. 왕자님은 공주님만 업어주고 사랑해줘야해. 아니면 공주님이 슬퍼해."
하연이의 왕자인 태윤을 곤주는 그렇게 어린시절부터 사랑하게 되었다.
"오빠 방학 때 내가 꼭 갈께. 곤주 잊으면 안돼요."
태윤 12살, 곤주 10살. 태윤이네 가족은 아버지의 사업 때문에 일본으로 건너가게 되었다. 최소한 5년 동안은 돌아오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곤주는 출발이 결정된 날부터, 공항에서 출발하는 태윤을 마지막으로 보는 순간까지 눈물을 흘렸다.
태윤의 공주님 하연은 공항에 나오지 않았다. 공항에 나온 하연의 아버지 말로는 어제밤부터 심하게 열이 나서 일어서지도 못한다고 했다. 새벽에 응급실까지 다녀왔다는 말에 안그래도 어두워져있던 태윤의 검은 눈동자는 한결 더 깊어졌고, 하연이누나 보러 가자고 보채던 8살짜리 태민이는 울다가 거의 넘어갈 지경이었다.
그렇게 갑작스레 태윤이 떠나고 곤주는 하연도 거의 만나지 않았다. 아니 아버지의 사업이 급작스레 쇠퇴 일로를 걷게 되어 지방으로 이사를 가야했고, 하연과도 만날 수가 없었다.
어려운 집안형편 때문에 지방생활도 영 적응을 할 수가 없었다. 태윤의 아버지 도움을 받아 아버지가 다시 일을 하게 되면서 서울로 돌아올 수는 있었지만 일본으로 태윤을 만나러 갈 수는 없었다.
많은 남자들이 접근해왔지만 곤주는 태윤을 잊을 수가 없었다. 근면한 샐러리맨이 될 수는 없었던 아버지가 사채업에 손을 대면서 급작스레 집은 다시끔 부유해졌고 곤주는 2년간 태윤이 있는 일본으로 건너가 유학생활을 하게 되었다.
정상적인 학교생활이나 대학보다 곤주에게는 태윤이 더욱 중요했다. 비록 태윤의 집에서는 계획도 없이 건너온 곤주를 그다지 달가워하지는 않았지만 곤주는 태윤의 옆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기뻤다. 게다가 하연과 태윤이 전혀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소식도 얼마나 기뻤던지.
2년 동안 곤주는 최선을 다해 태윤의 마음을 잡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태윤은 키도 크고 얼굴과 몸매도 아름다워진 자신을 바라보지 않았다. 가끔 여자들을 만나기는 했지만, 모두 키가 작고 눈이 동그란 얼굴이 하얗고 귀여운... 하연을 닮은 여자들 뿐이었다.
2년 뒤 태윤은 K대로 진학하게 되었고, 태윤의 가족과 함께 곤주도 귀국하였다. 어머니에게 하연도 K대에 입학했다는 말을 들은 곤주는 속이 바싹바싹 타들어갔다. 그러던 어느 날 태윤이 술에 취해 자신을 찾아왔다.
"곤주야..........하연은 도대체 어디 있는 것일까."
술에 취한 것이 아니라 절망에 취한 듯한 태윤의 표정이 곤주의 마음을 후벼팠다.
"오빠............"
"나 하연을 어린시절처럼 영원히 지켜주고 싶었어. 그런데 이렇게 찾기가 힘든 걸 보면, 하연이 나를 찾지 않는 것을 보면 우리 그저 어린시절 친구일 뿐일까. 친구들의 말처럼 과거는 과거일 뿐일까."
"......................나는 안돼요?"
"...................................."
그날 결국 술에 취한 태윤과 곤주는 밤새도록 함께 있었고 곤주는 태윤의 애인이 되었다.
"언니도 성인이니까 알죠? 우리 3년 넘도록 손만 잡고 잔 거 아니예요. 그날 밤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나 오빠 애인이니까 언니한테 이런 말 자격있죠?
나 진짜 어렵게 오빠 마음을 잡았고, 오빠는 언니를 과거로 인정했어요.
그러니까 오빠 마음을 흔들지 말아주세요.
오빠가 설사 언니에게 어떤 행동을 한다해도 그건 흔히 얘기하는 남자들의 첫사랑에 대한 아련함 때문이예요.
언니도 착각하면 마음 다치게 되고 나도, 오빠도 힘들어지잖아요."
"........................."
하연은 인정도 하지 않은 자신의 감정 떄문에 곤주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은 것이 속상했고, 곤주와 태윤이 사귄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은 자신을 발견하고 기분이 묘했다.
"우리 아버지 뭐하시는지 얘기했죠? 시작할 때는 오빠네 아저씨의 도움을 많이 받았지만 지금은 대주주로 영향력도 행사하세요.
게다가 나 무서운 삼촌도 많아요. 언니가 내가 이제껏 원해온 그 한가지를 탐낸다면 삼촌들이 화를 낼지도 몰라요."
"...........그거 협박이니? 네가 아무리 윤이를 좋아한다지만....."
"좋을대로 생각하세요. 어떤 경우라도 태윤오빠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나는 무슨 짓이라도 할꺼니까요. 언니가 현명한 사람이기를 나는 바래요.
앞으로 오빠나 나에게 혼란을 주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나중에 약혼식 때는 정식으로 초대할께요."
곤주는 계산서를 집어들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태민이가 언니 많이 좋아하는 거 알아요? 그 애는 오빠와 다르죠. 과거의 언니도 지금의 언니도 많이 좋아해요. 태민이 언니를 너무 보고싶어해서 일본에서 잠시 동안 우울증을 앓기도 했었어요.
별로 내키진 않지만 윤씨집안 며느리로 우리 만날 수도 있겠네요. 그럼 조심해서 가세요."
하연은 멍하니 앉아 걸어나가는 곤주의 뒷모습을 보고 있었다. 그녀의 또각또각 걸음소리가 하연의 가슴에 정확하게 찍히고 있었다.
*************글을 끊기가 좀 어정쩡해서 두편으로 올립니다. 써놓은 것이 거의 없어서 내일은 못올리지도 몰라요. 많이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왕자님과의 로맨스 [6] 그녀의 이야기
곤주의 차에 탄 하연은 힐끔힐끔 옆자리의 곤주를 보았다. 자신이 잘 아는 곳으로 가겠노라고 말한 다음 아무 말도 없이 운전만 하고 있는 그녀였다. 그렇다고 운전에만 몰두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무언가 골똘한 생각에 잠겨 있는 듯 했다.
지난번 모임 때도 느꼈지만 작고 몸이 무척 약했던 어린시절의 모습과는 사뭇달랐다.오늘은 몸에 촥 달라붙는 원피스에 스카프를 두르고 큼직한 귀걸이를 하였는데 아름다움과 도도함이 어우러져 그녀만의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진짜 많이 예뻐진 것 같다. 어렸을 때는 맨날 눈물을 그렁그렁 달고 언니언니하며 다녔는데 말야. 기억나니?"
하연은 웃으며 곤주에게 말을 건냈다. 솔직히 차 안의 분위기가 너무 어색해 몸이 오그라드는 느낌까지 들었다. 침묵을 깨기 위해 어색하지만 말을 건낸 것이었으나 곤주의 말은 의외였다.
"태민이나 태윤오빠는 추억 속의 언니를 현재도 인정하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별로 그러고 싶은 마음이 없어요. 그러니까 부담스럽게 대하지는 말아주세요."
하연은 너무도 머쓱하여져 그만 입을 다물었다. 화려한 시내 한중간 까페로 들어선 두 사람은 창가 자리에 앉았다. 자주 오는 곳인듯 곤주는 익숙하게 주문까지 마치고 하연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당당한 자세에, 아름다운 외모. 하연은 청바지에 티 한장을 입고, 운동화를 신고 백팩을 맨 자신의 모습이 문득 초라하게 느껴져 가슴이 움츠러드는 듯했다.
"무슨 얘기를 하려고 이곳까지 온거야?"
하연은 침착하자 라고 가슴 속으로 외며 말을 건냈다. 꼭 조사를 받으러 경찰서에 따라온 피의자 같았다.
"어제 학교에서 있었던 일 들었어요."
하연은 괜히 죄나 지은 것 처럼 움찔했다. 곤주의 눈빛은 좀더 단단해졌다.
"언니는 오빠를 어떻게 생각하나요? 언니는 오빠에게 뭔가요?"
"............어린 시절 친구잖아......네가 아는 것 외에는 없어."
"어린시절..... 그래요. 그러면 지금은요? 언니에게는 오빠가 진심으로 그 이상의 의미가 없나요?"
하연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곤주는 다리를 꼬아 앉으며 말을 건냈다.
"자존심이 상하기는 하지만 언니이기 때문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이 이야기를 하려고 해요."
곤주는 이윽고 길고 긴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태윤아, 곤주 또 아프대. 얼른 집에 가자."
짧은 단발 머리에 멜빵 청바지를 입은 작고 하얀 어린 하연이 새파랗게 질린 얼굴을 한 까맣고 긴 머리에 예쁜 원피스를 입은 곤주를 부축하고 있었다.
"어디가 아픈데? 그러길래 따라오지 말지."
곤주는 알고 있었다. 늘 그렇게 퉁명스러운 말을 건내지만 태윤이 자신을 부축해주고 집에 데려다 줄것이며, 또 조르면 밤새 자신을 지켜주리라는 것을...
"오빠 곤주 배가 너무 아파. 업어줘요."
"안돼. 내가 부축해줄께. 걸어가자."
까만 머리에 크고 검은 눈동자, 어린아이임에도 불구하고 잘생긴 얼굴을 한 태윤이 곤주를 부축해주었다. 그렇지만 태윤의 눈은 어린동생 태민의 손을 잡고 노래를 부르고 있는 하연에게로 향해 있다는 것을 곤주는 알았다.
"오빠... 왜 나는 한번도 안업어줘요? 한번도 한번도 안업어주었잖아. 저번에 하연언니는 넘어져서 막 울 때도 업어줬고, 바닷가에 갔을 때 잠들었을 때도 오빠가 업어주었잖아요.
하연언니가 곤주보다 더 언니고 더 큰데 왜 곤주는 안 업어주고 하연언니만 업어줘요?"
태윤은 잘생긴 입꼬리를 약간 끌어올리며 하연을 뒤돌아보며 웃었다.
"하연이는 오빠의 공주님이야. 왕자님은 공주님만 업어주고 사랑해줘야해. 아니면 공주님이 슬퍼해."
하연이의 왕자인 태윤을 곤주는 그렇게 어린시절부터 사랑하게 되었다.
"오빠 방학 때 내가 꼭 갈께. 곤주 잊으면 안돼요."
태윤 12살, 곤주 10살. 태윤이네 가족은 아버지의 사업 때문에 일본으로 건너가게 되었다. 최소한 5년 동안은 돌아오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곤주는 출발이 결정된 날부터, 공항에서 출발하는 태윤을 마지막으로 보는 순간까지 눈물을 흘렸다.
태윤의 공주님 하연은 공항에 나오지 않았다. 공항에 나온 하연의 아버지 말로는 어제밤부터 심하게 열이 나서 일어서지도 못한다고 했다. 새벽에 응급실까지 다녀왔다는 말에 안그래도 어두워져있던 태윤의 검은 눈동자는 한결 더 깊어졌고, 하연이누나 보러 가자고 보채던 8살짜리 태민이는 울다가 거의 넘어갈 지경이었다.
그렇게 갑작스레 태윤이 떠나고 곤주는 하연도 거의 만나지 않았다. 아니 아버지의 사업이 급작스레 쇠퇴 일로를 걷게 되어 지방으로 이사를 가야했고, 하연과도 만날 수가 없었다.
어려운 집안형편 때문에 지방생활도 영 적응을 할 수가 없었다. 태윤의 아버지 도움을 받아 아버지가 다시 일을 하게 되면서 서울로 돌아올 수는 있었지만 일본으로 태윤을 만나러 갈 수는 없었다.
많은 남자들이 접근해왔지만 곤주는 태윤을 잊을 수가 없었다. 근면한 샐러리맨이 될 수는 없었던 아버지가 사채업에 손을 대면서 급작스레 집은 다시끔 부유해졌고 곤주는 2년간 태윤이 있는 일본으로 건너가 유학생활을 하게 되었다.
정상적인 학교생활이나 대학보다 곤주에게는 태윤이 더욱 중요했다. 비록 태윤의 집에서는 계획도 없이 건너온 곤주를 그다지 달가워하지는 않았지만 곤주는 태윤의 옆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기뻤다. 게다가 하연과 태윤이 전혀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소식도 얼마나 기뻤던지.
2년 동안 곤주는 최선을 다해 태윤의 마음을 잡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태윤은 키도 크고 얼굴과 몸매도 아름다워진 자신을 바라보지 않았다. 가끔 여자들을 만나기는 했지만, 모두 키가 작고 눈이 동그란 얼굴이 하얗고 귀여운... 하연을 닮은 여자들 뿐이었다.
2년 뒤 태윤은 K대로 진학하게 되었고, 태윤의 가족과 함께 곤주도 귀국하였다. 어머니에게 하연도 K대에 입학했다는 말을 들은 곤주는 속이 바싹바싹 타들어갔다. 그러던 어느 날 태윤이 술에 취해 자신을 찾아왔다.
"곤주야..........하연은 도대체 어디 있는 것일까."
술에 취한 것이 아니라 절망에 취한 듯한 태윤의 표정이 곤주의 마음을 후벼팠다.
"오빠............"
"나 하연을 어린시절처럼 영원히 지켜주고 싶었어. 그런데 이렇게 찾기가 힘든 걸 보면, 하연이 나를 찾지 않는 것을 보면 우리 그저 어린시절 친구일 뿐일까. 친구들의 말처럼 과거는 과거일 뿐일까."
"......................나는 안돼요?"
"...................................."
그날 결국 술에 취한 태윤과 곤주는 밤새도록 함께 있었고 곤주는 태윤의 애인이 되었다.
"언니도 성인이니까 알죠? 우리 3년 넘도록 손만 잡고 잔 거 아니예요. 그날 밤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나 오빠 애인이니까 언니한테 이런 말 자격있죠?
나 진짜 어렵게 오빠 마음을 잡았고, 오빠는 언니를 과거로 인정했어요.
그러니까 오빠 마음을 흔들지 말아주세요.
오빠가 설사 언니에게 어떤 행동을 한다해도 그건 흔히 얘기하는 남자들의 첫사랑에 대한 아련함 때문이예요.
언니도 착각하면 마음 다치게 되고 나도, 오빠도 힘들어지잖아요."
"........................."
하연은 인정도 하지 않은 자신의 감정 떄문에 곤주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은 것이 속상했고, 곤주와 태윤이 사귄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은 자신을 발견하고 기분이 묘했다.
"우리 아버지 뭐하시는지 얘기했죠? 시작할 때는 오빠네 아저씨의 도움을 많이 받았지만 지금은 대주주로 영향력도 행사하세요.
게다가 나 무서운 삼촌도 많아요. 언니가 내가 이제껏 원해온 그 한가지를 탐낸다면 삼촌들이 화를 낼지도 몰라요."
"...........그거 협박이니? 네가 아무리 윤이를 좋아한다지만....."
"좋을대로 생각하세요. 어떤 경우라도 태윤오빠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나는 무슨 짓이라도 할꺼니까요. 언니가 현명한 사람이기를 나는 바래요.
앞으로 오빠나 나에게 혼란을 주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나중에 약혼식 때는 정식으로 초대할께요."
곤주는 계산서를 집어들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태민이가 언니 많이 좋아하는 거 알아요? 그 애는 오빠와 다르죠. 과거의 언니도 지금의 언니도 많이 좋아해요. 태민이 언니를 너무 보고싶어해서 일본에서 잠시 동안 우울증을 앓기도 했었어요.
별로 내키진 않지만 윤씨집안 며느리로 우리 만날 수도 있겠네요. 그럼 조심해서 가세요."
하연은 멍하니 앉아 걸어나가는 곤주의 뒷모습을 보고 있었다. 그녀의 또각또각 걸음소리가 하연의 가슴에 정확하게 찍히고 있었다.
*************글을 끊기가 좀 어정쩡해서 두편으로 올립니다. 써놓은 것이 거의 없어서 내일은 못올리지도 몰라요. 많이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왕자님과의 로맨스 [6] 그녀의 이야기](https://bbs.nate.com/img/mark/theme_icon_02.gif)
오늘도 추천, 답글 많이많이 주세요~![왕자님과의 로맨스 [6] 그녀의 이야기](https://bbs.nate.com/img/mark/theme_icon_05.gi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