醜面游龍 (60)

솔아2004.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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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림경내에 경종소리가 요란하게 퍼지고 있었다.

강시들을 앞세운 유혼교의 침습은 한곳으로 집중된 게 아니라 산발적으로 벌어지고 있었다.

“아미타불..... 오늘 살계를 범해야 할까봅니다...... 나무 관세음....”

“수련중인 108나한과 9동인을 전부 동원하라.”

“아미타불... 명을 받겠습니다.”

“소림의 정예들이 속속 전장으로 투입되자 그들의 강맹한 내공에 의하여 밀려나던 수비벽이 되살아나고 일진일퇴의 공방이 계속되었으나 유혼교의 암격에 당하여 쓰러지는 승려들의 수가 늘어만 갔다.

결국 연아와 일행들 모두가 전장에 뛰어들어 이들을 돕게 되었지만 죽음을 도외시하는 강시들의 공격은 점점 거세지고 철통같은 나한진 마저도 서서히 그 힘을 잃고 우왕좌왕하기 시작하였다. 나한진이 흐트러지자 연아의 활동범위가 넓어지기 시작하였고 그렇게 되자 연아는 진운에 내력을 최대한 주입한 채 검과 일체가 되어 전장을 날아다니며 강시들을 양단하기 시작하였다. 잠깐 동안의 활약으로 진내에 들어온 강시들을 전부 처단하자 밖으로 나와 유혼교도들을 향하여 무자비한 공격을 감행하였다. 원종대사 역시 자비심을 뒤로한 채 삼갑자가 넘는 무시무시한 공력으로 권장을 휘두르며 선장으로 먼 곳의 유혼교도까지 공격하니 삽시간에 일대의 유혼교도들이 생을 달리하게 되었다. “하아!” 하늘을 찌르는 창룡음이 터지며 연아의 진운검이 비산하자 사장밖에 있던 강시마저 머리가 몸통과 분리되어 튀어 오르고 연아는 산문 밖으로 뛰어나가 유혼교의 수뇌부를 공격하기 위하여 허공중에서 멀리 수뇌부들이 모여 있는 곳을 찾아보았다. 수많은 생명을 구하기 위하여 더 이상의 자비심이 필요치 않은 것으로 판단하여 자신이 펼칠 수 있는 가장 극렬한 수법만 골라서 무자비하게 도륙하며 지휘부가 있음직한 곳으로 짓쳐들어 갔다. 마치 대쪽을 가르는 듯한 기세로 유혼교의 진중을 갈라나가자 당황한 유혼교도들은 분분히 흩어졌다가 다시 모여들고 연아는 순식간에 유혼교의 진중을 돌파하여 결국 유혼교의 호법과 핵심인물들이 모여 있는 곳까지 다가섰다.

“내 오늘 당신들의 암계들 깨끗하게 청소해드릴 터이니 어디 한번 막아낼 수 있는지 시험해 보시기 바라오.”

잠시 숨을 고른 연아는 무서운 기세로 이들이 모여 있는 곳을 향하여 빛살처럼 쏘아져 갔다.

“저놈을 막아라! 호법들이 소리치며 명령하자 벌 떼처럼 달려들며 연아의 공격을 막아보았지만 이미 크게 살계를 벌이기로 작정한 연아는 자신에게 어떤 위험이 닥치더라도 속전속결하는 게 더 이상의 무고한 살상을 피하는 것이라 생각되자 살을 내어주고 뼈를 깎아 내겠다는 마음으로 온몸에 크고 작은 상처가 생기는 것을 도외시하고 무시무시한 속도로 치고 들어갔다. 이제 전장은 지옥도 그 자체가 그려지고 있었다. 비록 혼자의 몸이지만 일기당천의 기세에 밀려 흩어지는 유혼교도들의 가운데에 피가 내를 이루어 흐를 정도의 상황이 그려졌으니 그들의 공포는 더 이상 명령을 따를 수도 없는 극한 공황의 상태를 보인 것이다.

“이 악독한 놈들 내 더 이상의 무모한 살상을 피하려 하였지만 이제는....” 입술을 깨물며 자신이 보일 수 있는 최대의 무공을 펼쳐 내자 극강한 강기가 주변에 펼쳐지고 연아를 향해 날아오던 암기나 도검류가 되날아가 던진 자들을 살상하며 거대한 강기의 덩어리가 되어 마치 둑 터진 물이 구르듯 호법들이 버티고 서있는 곳까지 들이쳤다. 이들도 온힘을 다하여 되받아치자 천지가 뒤집어지는 듯한 폭발음과 함께 호법들과 지휘부의 중심이 흩어지고 연아도 십여장 밖으로 튕겨져 나갔다. “울컥”연아는 넘어오는 피를 겨우 되삼키고 다시 전신의 힘을 검에 실어 이대호법이 밀려간 자리를 향하여 검과 함께 날아갔다. 유혼교 수뇌부의 합격에 의하여 이미 내상을 입었지만 지금 그 내상을 두려워하다가는 더욱 위험한 지경에 빠질 수 있다 생각되자 속이 뒤틀리는듯한 아픔을 참고 방비할 시간 없게 짓쳐들어 갔다. “카캉!” “콰르릉”거대한 폭음과 쇠와 쇠가 부딪치는 소리가 들리고 “우왁!” 참고 참았던 피를 한 사발 가량 토해내는 연아는 오히려 속이 시원한 것 같았다.

유혼교의 이대호법은 더욱 참담하였으니 하나는 어깨까지 잘려나간 팔이 용두괴장을 안 놓고 부들부들 떨고 있었으며 또 하나는 양쪽 어깨까지 전부 탈골되었는지 양팔이 옷자락처럼 흐느적거리고 있었다.

연아도 겨우 진운검을 지팡이 삼아 버티고 섰으나 온몸의 진기가 한줌도 안 모아지는 그런 상황이었다. 하지만 연아가 보인 그 무지막지한 공력에 지레 겁을 먹고 함부로 공격치 못하고 잠시 대치하는 상황이 벌어져 연아에게 약간의 시간을 준 것이다. 만일 이 사실을 유혼교도들이 알았다면 그 결과는...... 잠깐의 시간이지만 운공요상을 하자 근력이 모아지기 시작하였고 이미 전신의 모든 혈맥을 통한 연아는 그 진기의 흐름이 거침이 없었으므로 삼성 정도의 진력을 회복하였다. 그들에게 이런 사실이 알려지는 것이 두려운 연아는 진운검을 고쳐 쥐고 검에 남은 진력을 모두 쏟아 넣었다. 그러자 다시 검기가 뻗쳐나가고 이를 본 유혼교도들은 마치 바다가 갈라지듯 연아가 움직이는 곳에 따라 피하느라 흩어지고 있었다. 이런 틈을 이용하여 연아는 검기에 몸을 실어 몇 번의 도약 만에 소림 경내까지 돌아올 수 있었지만 이미 자신의 심맥이 끊어진 것을 느낀 연아는 유선과 영충을 불러 쓰러지지 않게 기대어 있을 뿐 아무런 행동을 할 수 없었다.

소림 경내에서는 연아에 의하여 유혼교의 수뇌들이 크게 다쳤다는 것을 알게 된 유혼교도들이 먼저 빠져나가려 전장을 마구 이탈하게 되고 이틈을 이용하여 소림의 제자와 육룡이 힘을 내어 자신들의 절기를 펼쳐내니 경내에 들어온 유혼교도들은 절반도 못나가고 경내에서 괴멸되었다.

마치 썰물 빠져나가듯 유혼교도들이 빠져나가자 소림경내와 밖은 아비규환의 지옥도가 펼쳐진 것 같았다. 수많은 강시들의 주검과 유혼교도의 시신 그리고 소림승려들의 시신까지 일주문에서 장경각에 이르는 모든 통로와 공간에는 발 디딜 틈 없이 시신으로 덮여버리고 말았다.

“아미타불..... 눈까지 붉어진 원종대사의 두 손은 녹옥불장을 쥔 채 부들부들 떨고 지객당의 원력은 강시들의 공격에 의하여 이미 온몸이 독조에 긁혀 형체를 알아볼 수도 없게 산화하였다.

이번 유혼교의 공격에 의하여 소림이 입은 피해는 심각하여 원종대사의 두 사제가 즉사하였고 108나한의 절반이상이 죽거나 심한 부상으로 쓰러졌으며 많은 승려들이 희생되었던 것이다.

연아도 겨우 지탱하고 서있었지만 온몸의 진기가 고갈된 상태여서 눈동자의 초점마저 흐려져 옆에서 살피던 유선은 덩달아 정신을 못 차리고 어쩔 줄 몰라 했다.

“주대협을 우선 방장실로 옮기시고 주변을 살펴주시오. 내 이곳을 어느 정도라도 정리하고 달려가겠소이다.”

“알겠습니다.”유선이 급한 마음에 영충에게 연아를 부축하게 하여 둘이서 연아를 끌고 소림 방장실에 들어섰다. “육룡은 어떤 사람도 이곳에 들이지 말고 두시진 이상 막아내야 합니다. 그리고 연대가의 상태가 심각한 것이 외부에 알려지면 안 되니 더욱 신경 쓰셔야 합니다.” 

“알겠습니다. 죽기로 막아낼 것이니 안심하시고 요상하시기 바랍니다.”

“영충은 방문 앞을 한 치도 비켜주지 마세요.”

“알겠습니다.” 이들이 전부 나가 주위에 흩어졌다. 유선은 얼른 연아의 옷을 벗기고 온몸의 상처를 보니 한심한 지경이었다. 크고 작은 자상으로 온몸에는 피가 안 흐르는 곳이 없고 내상도 심하여 맥이 끊어질 듯 이어지고 아직 제거되지 않은 암기와 비도 그리고 부러진 검 날이 곳곳에 박혀있었다.

유선은 이를 악물고 연아의 품속에 보관되어있는 소환단을 꺼내어 입에 넣어 잘게 부수고 침으로 녹여 연아의 입에 흘려 넣었다. 그리고는 온몸의 크고 작은 자상을 물로 닦아내고 금창약으로 싸매고 박혀있는 각종 무기를 제거 하려는데 눈물이 앞을 가려 시야가 흐려지니 손마저 떨린다. 겨우 마음을 추슬러 암기등을 제거하니 다시 솟구쳐 오르는 연아의 피로 목욕을 하다시피 하였다.

연아의 옷을 모두 찢어서 제거하자 자신의 옷을 전부 벗어 버리고 도인법으로 연아의 몸을 덥히려 시도하였다. 하지만 도인법은 어느 정도의 의식이 있어야 효력을 발휘할 수 있었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였으니 유선의 안타까움은 극에 달하여 본신의 진기를 연아에게 불어넣었으나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으로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린다. 온몸에서 흐른 땀으로 침상이 젖을 정도였으나 연아의 의식은 돌아오지 않고 오히려 손 발끝에서부터 차가운 기가 중심으로 번져 들어오기 시작하자 유선은 미칠 듯 연아의 몸을 주물러 댔다.

그때 밖에서 인기척이 나더니 무족신의가 귀신처럼 들어오는 게 아닌가? 유선은 자신이 발가벗었다는 생각도 못하고 무족신의에 매달려 “제발 연대가를 살려주세요.” 라고 하며 울부짖는다.

“정신 차려라! 아직 죽은 것이 아니니 우선 정신을 차리고 옷부터 입어라.” 그제야 유선도 자신이 벌거벗었다는 것을 깨닫고 겉옷을 걸쳤다. 무족신의는 만홍루주의 전갈을 받고 급하게 소림으로 지원 왔는데 그 시점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진 것이다. 아직은 연아의 할일이 너무 많았음일까? 무족신의는 급하게 금침을 꺼내어 연아의 주요 사혈에 찔러 넣었다. 일반 의리에는 맞지 않는 사혈을 제압하는 무족선사의 손이 약간 떨리는 것으로 보아 심각한 상태인 것은 분명한데 걱정 말라며 조용히 있으라 하니 뛰는 가슴은 천둥소리를 내고 온몸은 물먹은 솜인 듯 천근만근 나락으로 떨어지는 듯한 느낌에 유선은 그만 주저앉아 버리고 말았다.

한 시진 정도 침을 연아의 전신 대혈에 찔러 넣던 신의가 “휴우” 한숨을 내쉰다.

“이제 겨우 기혈이 들끓는 것을 안정시켰다.”

“그럼 깨어날 수 있나요?”

“당연히 깨어나지. 하지만 많은 시련을 겪어야 할게다.”

“어떤 시련인가요?”

“심맥이 여러 토막으로 끊어져 스스로 잇기에는 힘이 부치고 최소한 삼 갑자 이상의 내력을 지닌 두 사람의 도움이 필요한데 이곳에 그런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구나.”

“원종대사의 공력이 삼갑자를 상회한다고 했습니다.”

“그래 그럼 어서 원종대사를 모셔라.” 유선이 밖으로 나가 영충에게 어서 원종대사를 오시도록 하라고 말하자 영충이 급하게 달려 나가고 유선이 걱정되어 안으로 들어오자 무족신의는 뭔가를 꺼내어 유선의 입에 흘려 넣었다. “마지막 남은 공청석유인 데.... 네놈이 마저 먹으려 남았었나보다.” 향긋한 냄새가 온 방안을 감도는 것이 귀한 것임에는 틀림이 없었다. 유선은 “이제 좀 낳았나요?”

“이런, 우물가에서 차를 찾으면 차가되겠느냐?  끓여서 달여야 차가되는 법이니 기다려야지...”

“아미타불...신의께서 부르셨다고 하여 급히 왔습니다.”

“잘 오셨소이다. 이놈의 상세가 위중하여 내 우선 기혈을 안정시켰으나 치료하려면 삼갑자 이상의 공력을 지닌 절정고수 두 사람 이상이 도와주어야 하는데 우선 이 자리에 없으니 방법이 없겠소?”

“미력하지만 제가 삼갑자는 상회하고 제 사숙조님이신 정심대사께서 면벽하고 계시온데 지금 급히 청해 보겠습니다.”

“그분이 살아 계시다고요? 잘 되었습니다. 어서 청해 주십시오.”

“알겠습니다.”

한식경 정도가 지나자 정심대사와 원종대사가 방장실에 들어섰다. “무족신의 살아계셨구료?”

“어서 오십시오. 이렇게 또 도움을 청하게 되었소이다.”

“도움이라니요. 이건 우리 소림의 안위에 관한 문제오이다. 당연히 노납이 나서야지요.”

“그럼 이제 빨리 대법을 시행하겠소.”

“먼저 두분 대사께서 왼쪽에 좌정하시고 격체전공 하실 준비를 해 주십시오. 그리고 유선이 오른쪽에서 준비하여라.”

 

요즘 많이 바빠서 힘이드는군요. 다행히 새로운 글이 많이올라오고있네요.

글쓰시는 분들이 많아져서 정말 다행입니다. 즐겁게 읽으시고 성원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