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고단수인 우리 엄마다. 아마도 나한테 그냥 설거지를 시켰다면 안하고 내뺐을게 분명하니깐.... 오늘도........당했다.
“날씨한번 좋다!!!!!”
옆집으로 마실나간 엄마는 한참 고스톱에 열을 올리고 있을 시간에, 나는 한가로이 하늘을 올려다 보고 있었다.
백조의 기본 옵션이 무엇인가?!
바로 발로 채일만큼 널널한 시간이 아니던가?! 바삐 발걸음을 옮기며 1분 1초라도 늦으면 큰일이라도 나는 듯 비장한 표정으로 걸어다니는 회사원들과는 차원이 다른....
마치 다른세상에 살고있는듯한 사람, 백조와 백수
크앗!! 어째 백조가 되고 나서부터는 시인의 기질이 쪼매 보이기 시작한다. 할일이 없어서 그런가?!
어쨌든 빨래 널꺼는 뒤로 놔둔채 하늘을 떠다니는 구름을 보다가 거실바닥에 대자로 뻗어 잠이 들었다.
어디론가 한참을 걸어가고 있었다.
하늘은 파래서 구름한점 없고, 마치 바다가 하늘인양, 하늘이 바다인양 그렇게 서로 맞부딧히는 곳에 내가 서있었다.
-우와! 풍경하나는 쥑이는군!
그때, 저쪽에서 누군가의 그림자가 보였다. 터벅 터벅 최고급 수제 구두처럼 보이는 그 멋진 구둣소리의 주인공의 얼굴은 애석하게 보이지 않는다.
-꿈이란 이래서 낭패야! 가장 중요한게 얼굴이라고!
라고 큰 소리로 외치고 싶지만, 꿈은 내 뜻대로 되는게 아니다.
어쨌든 이럴때는 기다리는게 상책! 백조생활에 기다림의 미학까지 깨우치는 나는 필시 백조세계에서는 우등생일 것이다.
조금씩 그 사람과 나와의 간격이 좁혀지고, 그 사람의 얼굴이 보이는 순간!
“으악!!!!!!!!!!!!!!!”
집안을 울릴만큼 커다란 목소리로 소리를 지르며 나는 어둠이 스르륵 깔린 차가운 거실 바닥에서 잠이 깨었다.
“이눔이 기집애가 널라는 빨래는 안널고 거실바닥에서 처 자더니 갑자기 왠 비명이야!”
“엄마.....”
“응?! 왜?!”
“아주 재수없는 녀석을 봤어...꿈에서말야.....”
“참! 너 전화왔더라! 무슨 대일기업인가?! 거기서 전화해달라고 하던데...전화번호가....”
“대일기업?! 거기 나 전에 면접봤던 곳인데?!”
“빨리 전화해 봐라!”
오호라! 면접봤던 회사라고 하니깐 엄마의 목소리톤이 달라지는걸?!
역시 우리엄마는.....내공이 어마어마 하시다니깐?! 떨리는 마음으로... 이번에도 떨어지면 엄마한테 맞아 죽을지도 모른다는 어마어마한 부담감을 안고, 띡띡 번호를 누르자, 아주 상냥한(그러나 나는 그런 목소리만 들으면 소름이 돋는다) 어쨌든 그분이 담당자를 바꾸어 주겠단다.
그 담당자라는 사람은
-박찬유씨 본인 맞죠?!
라고 간단히 내 이름을 묻더니, 대뜸 내일부터 출근을 하랜다. 갑작스런 합격통보에 웃을지 울을지 애매모호한 표정을 짓는 나를 빤히 쳐다보는 엄마를 향해...
★★앙큼한 이야기★★(1) 운수 좋은 날
★★앙큼한 이야기★★
(1) 운수 좋은 날
내 이름은 박찬유!
지금 내 팔목에 매달려 있는 검정색 봉다리 안에는 하나뿐인 딸래미 보다 더 중요한 간장이란 녀석이 들어있다.
머리는 산발, 곤색 고딩 츄리닝 바지차림으로 산들거리며 동네를 후비고 있는 나는......
백조 생활 8개월차 사회 낙제생이다.
우리 엄마는 항상 나를 사회 낙제생이라고 부른다.
낙제생...
사전적 의미로 성적이 나빠서 시험에 떨어지거나 진급을 하지 못한 사람...일정한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말이다.
어쩜 엄마의 말처럼 나는 사회 낙제생일지도 모른다. 번듯히 대학 졸업하고 나서도 8개월동안 어느 한곳에서 조차 연락이 없으니 말이다.
처음 졸업을 할때는 세상이 다 내것만 같았다. 취직 대란?! 뭐 그런건 신경조차 쓰지도 않았다. 근데 한두번 면접보는 횟수가 늘어가고 쓰디쓴 패배의 고잔을 마시면 마실수록 사람이 단념이란게 생기더란 말이다.
이젠 아예 취직은 생각지도 않는다.
후비적 거리며 계단을 올라 초록색 대문을 뻥하니 발로 톡 차서 안으로 들어가자 마자, 엄마의 기차홧통 삶아 먹은듯한 목소리가 흘러져 나온다.
“간장사러 공장까지 다녀왔냐?! 갔다오라고 한지가 언제인데 이제 기어들어와!”
현관문을 들어가려는 나를 보지도 않고 발걸음 만으로도 누구인지 가늠하는 내공 8단의 우리 엄마! 한성란 여사이다.
“등꼴 빼먹게 공부시켜놨더니....집에서 방구들이나 지고 있고...에휴!”
우리엄마의 18번 레파토리가 저것이다. “등꼴 빼먹게.....”에서부터 시작하는 저 레파토리는 하루에 한번도 거르지 않고 내 귓가에 스며든다. 저 말이 들리지 않는날은, 엄마가 외출한 날이거나, 엄마가 아픈날 둘 중 하나이다.
8개월동안 백수생활 해봐라. 저런 소리는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려버리는 내공이 자연적으로 생기게 된다. 자랑은 아니지만, 8개월동안 백조생활을 하고 있으면서 내가 얻은거라고는 내가 필요한 말만 듣는 능력! 바로 그것이다.
“씻지도 않고 밥먹으러 앉아?!!”
“응!”
엄마의 날카로운 말에 무덤덤 식탁에 앉아 하얀 쌀밥을 우걱 우걱 집어넣고 있는 내가 안타까웠던지 어느새 엄마는 내 옆에 앉아 반찬을 얹어주고 있었다.
어쨌든 나는 우리집 하나뿐인 딸래미니깐 자부심을 갖고 살자!
“요즘 취직 못한 여자들이 많아서 취집인가?! 간다고 하더라...”
“취직대신 결혼하는거?!”
“그래...너도 이참에 취집인가?! 뭐신가 해보는게 어떠냐?!”
취집이라.....어째 하면 될 것도 같은 묘한 기분이 든다. 하지만... 취집이란 자고로 살림에도 솜씨가 좀 있고, 좀 다소곳하고 현모양처가 될 스타일이 취집을 하는게 아닐까?!
그런 면에서 본다면 난 취집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다.
“엄마도 알다시피 엄마 딸래미는 할줄 아는게 하나도 없어서...아무도 안델꾸가...”
“그래서 하는말인데, 오늘부터 해봐! 집안일이라는게 하면 늘게 되어있거든! 엄마 옆집에 갔다올테니깐, 청소랑 빨래랑 설거지 해놔라!”
역시 고단수인 우리 엄마다. 아마도 나한테 그냥 설거지를 시켰다면 안하고 내뺐을게 분명하니깐.... 오늘도........당했다.
“날씨한번 좋다!!!!!”
옆집으로 마실나간 엄마는 한참 고스톱에 열을 올리고 있을 시간에, 나는 한가로이 하늘을 올려다 보고 있었다.
백조의 기본 옵션이 무엇인가?!
바로 발로 채일만큼 널널한 시간이 아니던가?! 바삐 발걸음을 옮기며 1분 1초라도 늦으면 큰일이라도 나는 듯 비장한 표정으로 걸어다니는 회사원들과는 차원이 다른....
마치 다른세상에 살고있는듯한 사람, 백조와 백수
크앗!! 어째 백조가 되고 나서부터는 시인의 기질이 쪼매 보이기 시작한다. 할일이 없어서 그런가?!
어쨌든 빨래 널꺼는 뒤로 놔둔채 하늘을 떠다니는 구름을 보다가 거실바닥에 대자로 뻗어 잠이 들었다.
어디론가 한참을 걸어가고 있었다.
하늘은 파래서 구름한점 없고, 마치 바다가 하늘인양, 하늘이 바다인양 그렇게 서로 맞부딧히는 곳에 내가 서있었다.
-우와! 풍경하나는 쥑이는군!
그때, 저쪽에서 누군가의 그림자가 보였다. 터벅 터벅 최고급 수제 구두처럼 보이는 그 멋진 구둣소리의 주인공의 얼굴은 애석하게 보이지 않는다.
-꿈이란 이래서 낭패야! 가장 중요한게 얼굴이라고!
라고 큰 소리로 외치고 싶지만, 꿈은 내 뜻대로 되는게 아니다.
어쨌든 이럴때는 기다리는게 상책! 백조생활에 기다림의 미학까지 깨우치는 나는 필시 백조세계에서는 우등생일 것이다.
조금씩 그 사람과 나와의 간격이 좁혀지고, 그 사람의 얼굴이 보이는 순간!
“으악!!!!!!!!!!!!!!!”
집안을 울릴만큼 커다란 목소리로 소리를 지르며 나는 어둠이 스르륵 깔린 차가운 거실 바닥에서 잠이 깨었다.
“이눔이 기집애가 널라는 빨래는 안널고 거실바닥에서 처 자더니 갑자기 왠 비명이야!”
“엄마.....”
“응?! 왜?!”
“아주 재수없는 녀석을 봤어...꿈에서말야.....”
“참! 너 전화왔더라! 무슨 대일기업인가?! 거기서 전화해달라고 하던데...전화번호가....”
“대일기업?! 거기 나 전에 면접봤던 곳인데?!”
“빨리 전화해 봐라!”
오호라! 면접봤던 회사라고 하니깐 엄마의 목소리톤이 달라지는걸?!
역시 우리엄마는.....내공이 어마어마 하시다니깐?! 떨리는 마음으로... 이번에도 떨어지면 엄마한테 맞아 죽을지도 모른다는 어마어마한 부담감을 안고, 띡띡 번호를 누르자, 아주 상냥한(그러나 나는 그런 목소리만 들으면 소름이 돋는다) 어쨌든 그분이 담당자를 바꾸어 주겠단다.
그 담당자라는 사람은
-박찬유씨 본인 맞죠?!
라고 간단히 내 이름을 묻더니, 대뜸 내일부터 출근을 하랜다. 갑작스런 합격통보에 웃을지 울을지 애매모호한 표정을 짓는 나를 빤히 쳐다보는 엄마를 향해...
“나 내일부터 출근 하래는데?!”
이말 한마디에 그날 저녁! 난 간만에 고기와 친구가 됐다. 푸하하핫!
이 박찬유! 드디어! 백조생활 8개월만에 직장인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