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아아!!! 드디어 시험 끝났다!!!!" 수정이의 우렁찬 외침에 하연과 미라는 쿡쿡 웃으며 한보따리를 챙겨왔었던 프린트물 뭉치를 쓰레기통으로 골인을 시켰고, 현재는 들고있던 책으로 수정이의 머리를 툭툭쳤다. 찝찝한 곤주와의 만남 이후로 하연은 기말시험에 최선을 다했다. 사범대는 내신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번 학기의 성적이 꽤 중요했다. 1, 2학년 때 논다고 잘 받지 못했던 과목의 재이수까지 해야했기 때문에 매우 힘든 한학기였다. "누나!" "엇! 윤태민!!!" 하연보다 미라가 먼저 알아보고 소리를 질렀다. 오토바이를 세운 태민은 하연의 책을 받아들며 고개를 꾸벅해 인사를 했다. "잘 지내셨어요? 오늘 하연이누나 좀 빌려갈께요." "고럼고럼~ 근데 잘생긴 형님은 안오시니?" 흐뭇한 표정으로 태민을 보던 수정이가 말을 건내자 태민의 얼굴이 약간 흐려지더니 다시끔 환한 미소를 지었다. "형은 지금 친구들이랑 강원도 가있어요. 며칠 더 있어야 올 껄요." "태윤이 강원도에 왜 갔어?" "일찍 방학해서 밴드 친구들이랑 연습간다고 하던데..." "흐음.. 그렇구나." 하연은 자신도 모르게 조금 실망한 표정을 지으며 아이스크림을 한입 베어 물었다. "곤주 누나도 같이 갔는데...." 모르는 척, 심술맞은 얼굴로 태민은 신발 뒷축을 차며 말을 했다. 하연은 멈칫하다 다시 아무렇지도 않게 말을 했다. "둘이 사귄다면서... 하하.. 난 그것도 모르고 말야. 저번에 곤주한테 들었는데 깜짝 놀랐어. 언제부터 둘이 그렇게 된거야?" 애써 웃어보이는 하연을 보고 태민은 가만히 하연을 손을 꼬옥 쥐었다. "..........우리도 형 보러 갈까?" "태윤이 보러 간다구? 왜?" "누나 지금 형 보고 싶은 거 아니야?" "남의 애인을 왜 내가 보고싶어하니?" 하연은 다 먹은 아이스크림의 남은 종이를 쓰레기통으로 확 집어던지더니 활기차게 기지개를 켰다. "흐아!!! 이제 방학이다!!! 오늘은 푹 자야지~" "에게~ 대학생이 방학했는데 기껏 낮잠이나 자?" "원래 어른들은 생활이 바빠서 남는 시간에는 잠을 자는거야." 하연은 한쪽 팔을 태민의 어깨에 척 올리고 한 손으로는 태민의 코를 살짝 쥐고 흔들며 짐짓 어른인 척 말했다. 태민은 그런 하연을 보고 활짝 웃으며 손을 잡아 끌었다. "그러지 말고 오늘 나랑 놀아. 쇼핑도 하고 맛난 것도 먹고 영화도 봐." 시내를 함께 돌아다니는 동안 하연은 또 한번 깨달았다. 태민이 무척 멋진 남자라는 것을.. 함께 다니는 동안 뭇여자들의 부러움의 시선을 한껏 느꼈고, 태민의 장난스러우면서도 세심한 배려 덕분에 기분이 무척 좋아졌다. "근데 너 이렇게 돈 많이 써도 돼? 요즘 회사 별로 안좋다던데..." 비싸서 그냥 가자는데 굳이 태민은 하연이 예쁘다고 칭찬한 흰색에 비즈로 미키마우스가 수놓인 티를 사주었다. 게다가 그 자리에서 갈아입는 바람에 졸지에 바닷가 여행 이후로 두번째 커플티 아닌 커플티가 되어버렸다. "누나가 좋아하잖아. 자주 그런 것도 아닌데 뭐. 그리고 아저씨 덕분에 요즘 아빠가 얼마나 든든해 하시는데." 기말고사가 시작될 무렵 하연의 아버지는 오랫동안 망설였지만 태윤의 아버지와 회사를 합병하기로 결심했다. 말이 합병이지 태윤의 아버지 회사가 워낙 커서 아버지가 회사 식구들을 데리고 태윤의 아버지 밑으로 들어간 셈이었다. 하지만 하연의 아버지 회사 규모와는 상관없이 태윤의 아버지는 재무이사 자리를 내어주었고 회사 내에서도 거의 자신과 같은 급의 대우를 해주었다. 덕분에 하연은 아버지의 얼굴을 일주일에 두 세번밖에 볼 수가 없었다. "그래도 두 분 다 회사일 때매 너무 바쁘신 것 같아서 걱정돼. 아프시기라도 하면 어떡해." 하연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떨구자 태민은 말없이 하연의 어깨에 팔을 두르며 꽉 안아주었다. "괜찮을꺼야. 두분 다 강하신 분이잖아. 두분이 함께 계시면 천하무적이라고!!!" 모습은 어른이지만 하는 행동은 어린아이같은 귀엽고 대견한 태민이. 하연은 태민의 위로에 활짝 웃어보였다. "햐아.. 피곤해." 바래다 주겠다는 태민을 과외시간 맞춰가라고 억지로 보내주고 하연은 지하철을 타고 터덜터덜 올라왔다. "매일 이렇게 늦게 다녀?"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강원도 갔다고... 어떻게 여기있어?" "소문 빠르네." 태윤은 담배를 끄며 하연의 손에 들려진 짐을 받아 들었다. "태민이 만났어?" "응. 어떻게 알았어?" "그 녀석 네 옷 사준다고 돈 모으고 있었거든. 아르바이트까지 해가며.. 이 옷 태민이가 사준거지?" ".........!!!!!........." 하연은 깜짝 놀랐다. 아저씨 집이 잘 산다고 태민이가 사주는 것은 다 아저씨 돈인줄만 알았는데... 태민의 마음이 기쁘게 그리고 무겁게 다가왔다. "나한테도 시간 내줄 수 있어?" "............응?" "함께 가고 싶은 곳이 있어." 두 형제를 차례로 만나고 다닌다고, 남의 남자와 한밤중에 여행을 간다고 남들이 비난할 말들이 차례로 머릿 속에 떠올랐지만 하연은 결국 태윤의 차에 올라탔다. 태민의 친근함과 그 감정의 버거움. 그리고 태윤의 망설임과 이끌림. 하연은 말없이 창밖을 내다보며 고민에 빠져있다가 이내 잠이 들었다. "하연아, 이하연 일어나봐." 어느새 깊은 잠에 빠졌던 하연의 귓가에 조심스러운 태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귓가를, 마음을 간질간질하게 만드는 그 목소리에 하연은 잠에서 깨어나 앞을 바라보았다. 차 앞 유리창 앞으로 깜깜한 어둠을 뚫고 붉은 빛이 환하게 올라오고 있었다. "와아~ 해뜨는 거다. 진짜 아름답다." 하연은 자신도 모르게 그 장엄한 광경에 놀라 태윤의 손을 꼭 잡았다. 하연은 풍경에 취해 태윤이 일출이 아니라 자신의 옆 얼굴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도, 자신의 손을 잡은 태윤의 손에서 따뜻한 온기가 전해지고 있다는 것도 몰랐다. "TV에서 봤던 것 보다 훨씬 아름답다. 진짜 아름다워." 얼굴이 바알갛게 상기되어 태윤 쪽으로 고개를 돌린 하연은 그때서야 태윤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게 되었다. 한없이 빨려들어갈 듯한 검은 눈동자, 남자다운 콧날과 턱선. 하연은 갑자기 심하게 가슴이 뛰는 것을 느꼈다. 숨막힐 듯한 정지상태를 깨뜨리며 천천히 태윤의 손이 자신에게로 다가왔다. 태윤의 길고 강인한 손가락이 약간 떨리며 하연의 머리칼과 콧등, 그리고 입술에 차례대로 닿았다. 그리고 그 손은 조심스레 하연의 어깨를 자신에게로 끌어당겼다. 하연은 심장이 입밖으로 나올 것만 같아서 애써 숨을 쉬지 않으려 노력했다. 다시 만났던 날처럼 머리를 아찔하게 만드는 태윤의 향기. 어린시절처럼 따뜻하고 강하고 부드러운 윤이. "이제 다시 돌아가는 거야?" 한참동안을 그렇게 차 안에서 포옹하고 있던 두 사람은 어색해하며 아침을 먹고 있었다. 눈도 마주치지 못하고 숟가락만 움직이던 하연의 조심스러운 물음에 태윤이 하연을 보았다. "근처에 우리 어렸을 때 갔었던 별장이 있는데 하루 더 놀다가 갈래?" 누구 앞에서나 당당했던 태윤이 아니라 붉어진 얼굴로 약간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건내는 수줍은 태윤의 모습에 하연은 배시시 웃으며 열심히 고개를 끄덕였다. 내려올 때 자신을 지배했었던 안좋은 생각들은 어디론가 날아가고 없었다. 두 사람은 정말 어디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무척 행복해보이고 잘 어울리는 한쌍일 뿐이었다. 강원도의 맑은 공기와 푸른 나무들. 어느새 손을 잡는 것은 자연스러워졌다. 하연은 태윤의 손이 참 기분좋다고 생각했다. 다시 만난 이후로 잘 웃지 않던 태윤도 하연의 손을 꼭 잡은채로 활짝 잘 웃었다. 태윤이 하연의 손을 놓을 때는 풍경 속에서 활짝 웃고 있는 하연의 모습을 사진에 담을 때 뿐이었다. "여기 우리 어렸을 때 왔던가?" 단층으로 된 나무별장에 들어선 하연은 한참을 두리번거렸다. 태윤의 말로는 여름마다 왔다는데 여전히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여기도 기억이 안나?" 태윤의 가족을 대신해 관리해주시는 아저씨가 채워놓으셨는지 가득차 있는 냉장고에서 태윤이 쥬스를 꺼내 건내주며 되물었다. "응. 나는 왜 이렇게 어린시절이 기억이 안나는걸까?" 태윤은 말없이 샤워 후 좋은 향기가 나는 하연을 뒤에서 안았다. 하연은 다시 가슴이 두근두근대는 것을 느꼈다. "그럼 이건 기억나? 하연아, 아프지마. 내가 어른이 되면, 아빠처럼 크고 강한 남자가 되면 꽃다발을 들고 양복을 입고 빨간 차를 타고 너를 데리러 올께. 그러니까 아프지말고 내가 올 때까지 좋았던 거 나빴던 거 다 그냥 잊고 있어. 내가 어른이 되어 너를 데리러 가면 우리 결혼해서 평생 헤어지지 말고 행복하게 살자. 이건 기억나니?" 등뒤에서 온몸으로 귓가로 들려오는 태윤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하연은 온몸의 힘이 빠지고 아득해지는 것 같았다. ".....흑흑... 윤아 윤아 가지마. 하연이가 다시는 화도 안내고 밥도 잘 먹고 아프지도 않을께. 가지마.." 열에 들떠서 온얼굴과 몸까지 붉어진 어린 하연이 태윤을 잡고 울고 있었다. 어린 태윤은 그런 하연을 자리에 눕히며 말했다. " 하연아, 아프지마. 내가 어른이 되면, 아빠처럼 크고 강한 남자가 되면 꽃다발을 들고 양복을 입고 빨간 차를 타고 너를 데리러 올께. 그러니까 아프지말고 내가 올 때까지 좋았던 거 나빴던 거 다 그냥 잊고 있어. 내가 어른이 되어 너를 데리러 가면 우리 결혼해서 평생 헤어지지 말고 행복하게 살자." "정말이지? 진짜 하연이 데리러 올꺼지?" "응. 꼭 올께. 어른이 되면 다시 찾으러 올께. 그러니까 아프지말고 다 까먹고 얼른 자." "... 태윤아...." 하연은 뒤돌아 태윤을 보고 마주섰다. 태윤은 하연의 얼굴을 손으로 안으며 말했다. "생각해보면 어릴 떄부터 남의 말을 무척 잘 믿고 따르던 바보같은 아이였어. 네가 내 말대로 나를 잊고 있었던 것은 당연한데 나는 서운해했어, 바보처럼 말이야." 강하기만 했었던 태윤의 눈에 비친 하연이 일렁이고 있었다. 하연의 얼굴을 감싸쥔 태윤의 손에 힘이 들어가며 뜨거운 태윤의 입술이 하연에게로 다가왔다. 불에 데인 것처럼 하연의 입술이 뜨겁게 태윤의 입술로 젖어들었다. 조심스럽게 더욱 가까이 다가오는 태윤의 입술에 하연은 자신도 모르게 더욱 태윤에게 매달렸다. 뜨겁고 촉촉한 하연의 안으로 태윤이 들어와 더욱 두 사람은 서로에게 가까이 가까이 다가서려했다. 멀어지고 가까워지고 정신이 아득해지는 듯한 느낌이 자꾸만 들었다. 키스가 이렇게 감미로울 수 있다는 것을, 키스로도 이렇게 하남됨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두 사람은 절실하게 서로를 통해 느끼고 있었다. ***********아~ 중요한 부분인 것 같은데 너무 허접하게 쓴 것 같아서 맘에 안들어요. 그래도 잼있게 읽어주시고 답글, 추천 많이 부탁드려요. 꾸준히 읽어주시는 분들, 그리고 답글로 힘 주시는(바른생활 소녀님, 숲 님, 후^^님, 소설사랑 님, 임경옥 님, 블루 님, 꽃송이 님, 채련 님) 분들 모두모두 감사드립니다. 기분 좋은 하루 되세요. (내일은 진짜 못올릴지도 몰라요. ㅡㅡ;;)
왕자님과의 로맨스 [7] 사랑해도 될까요
"으아아!!! 드디어 시험 끝났다!!!!"
수정이의 우렁찬 외침에 하연과 미라는 쿡쿡 웃으며 한보따리를 챙겨왔었던 프린트물 뭉치를 쓰레기통으로 골인을 시켰고, 현재는 들고있던 책으로 수정이의 머리를 툭툭쳤다.
찝찝한 곤주와의 만남 이후로 하연은 기말시험에 최선을 다했다. 사범대는 내신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번 학기의 성적이 꽤 중요했다. 1, 2학년 때 논다고 잘 받지 못했던 과목의 재이수까지 해야했기 때문에 매우 힘든 한학기였다.
"누나!"
"엇! 윤태민!!!"
하연보다 미라가 먼저 알아보고 소리를 질렀다. 오토바이를 세운 태민은 하연의 책을 받아들며 고개를 꾸벅해 인사를 했다.
"잘 지내셨어요? 오늘 하연이누나 좀 빌려갈께요."
"고럼고럼~ 근데 잘생긴 형님은 안오시니?"
흐뭇한 표정으로 태민을 보던 수정이가 말을 건내자 태민의 얼굴이 약간 흐려지더니 다시끔 환한 미소를 지었다.
"형은 지금 친구들이랑 강원도 가있어요. 며칠 더 있어야 올 껄요."
"태윤이 강원도에 왜 갔어?"
"일찍 방학해서 밴드 친구들이랑 연습간다고 하던데..."
"흐음.. 그렇구나."
하연은 자신도 모르게 조금 실망한 표정을 지으며 아이스크림을 한입 베어 물었다.
"곤주 누나도 같이 갔는데...."
모르는 척, 심술맞은 얼굴로 태민은 신발 뒷축을 차며 말을 했다. 하연은 멈칫하다 다시 아무렇지도 않게 말을 했다.
"둘이 사귄다면서... 하하.. 난 그것도 모르고 말야. 저번에 곤주한테 들었는데 깜짝 놀랐어. 언제부터 둘이 그렇게 된거야?"
애써 웃어보이는 하연을 보고 태민은 가만히 하연을 손을 꼬옥 쥐었다.
"..........우리도 형 보러 갈까?"
"태윤이 보러 간다구? 왜?"
"누나 지금 형 보고 싶은 거 아니야?"
"남의 애인을 왜 내가 보고싶어하니?"
하연은 다 먹은 아이스크림의 남은 종이를 쓰레기통으로 확 집어던지더니 활기차게 기지개를 켰다.
"흐아!!! 이제 방학이다!!! 오늘은 푹 자야지~"
"에게~ 대학생이 방학했는데 기껏 낮잠이나 자?"
"원래 어른들은 생활이 바빠서 남는 시간에는 잠을 자는거야."
하연은 한쪽 팔을 태민의 어깨에 척 올리고 한 손으로는 태민의 코를 살짝 쥐고 흔들며 짐짓 어른인 척 말했다.
태민은 그런 하연을 보고 활짝 웃으며 손을 잡아 끌었다.
"그러지 말고 오늘 나랑 놀아. 쇼핑도 하고 맛난 것도 먹고 영화도 봐."
시내를 함께 돌아다니는 동안 하연은 또 한번 깨달았다. 태민이 무척 멋진 남자라는 것을.. 함께 다니는 동안 뭇여자들의 부러움의 시선을 한껏 느꼈고, 태민의 장난스러우면서도 세심한 배려 덕분에 기분이 무척 좋아졌다.
"근데 너 이렇게 돈 많이 써도 돼? 요즘 회사 별로 안좋다던데..."
비싸서 그냥 가자는데 굳이 태민은 하연이 예쁘다고 칭찬한 흰색에 비즈로 미키마우스가 수놓인 티를 사주었다. 게다가 그 자리에서 갈아입는 바람에 졸지에 바닷가 여행 이후로 두번째 커플티 아닌 커플티가 되어버렸다.
"누나가 좋아하잖아. 자주 그런 것도 아닌데 뭐. 그리고 아저씨 덕분에 요즘 아빠가 얼마나 든든해 하시는데."
기말고사가 시작될 무렵 하연의 아버지는 오랫동안 망설였지만 태윤의 아버지와 회사를 합병하기로 결심했다. 말이 합병이지 태윤의 아버지 회사가 워낙 커서 아버지가 회사 식구들을 데리고 태윤의 아버지 밑으로 들어간 셈이었다.
하지만 하연의 아버지 회사 규모와는 상관없이 태윤의 아버지는 재무이사 자리를 내어주었고 회사 내에서도 거의 자신과 같은 급의 대우를 해주었다. 덕분에 하연은 아버지의 얼굴을 일주일에 두 세번밖에 볼 수가 없었다.
"그래도 두 분 다 회사일 때매 너무 바쁘신 것 같아서 걱정돼. 아프시기라도 하면 어떡해."
하연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떨구자 태민은 말없이 하연의 어깨에 팔을 두르며 꽉 안아주었다.
"괜찮을꺼야. 두분 다 강하신 분이잖아. 두분이 함께 계시면 천하무적이라고!!!"
모습은 어른이지만 하는 행동은 어린아이같은 귀엽고 대견한 태민이. 하연은 태민의 위로에 활짝 웃어보였다.
"햐아.. 피곤해."
바래다 주겠다는 태민을 과외시간 맞춰가라고 억지로 보내주고 하연은 지하철을 타고 터덜터덜 올라왔다.
"매일 이렇게 늦게 다녀?"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강원도 갔다고... 어떻게 여기있어?"
"소문 빠르네."
태윤은 담배를 끄며 하연의 손에 들려진 짐을 받아 들었다.
"태민이 만났어?"
"응. 어떻게 알았어?"
"그 녀석 네 옷 사준다고 돈 모으고 있었거든. 아르바이트까지 해가며.. 이 옷 태민이가 사준거지?"
".........!!!!!........."
하연은 깜짝 놀랐다. 아저씨 집이 잘 산다고 태민이가 사주는 것은 다 아저씨 돈인줄만 알았는데... 태민의 마음이 기쁘게 그리고 무겁게 다가왔다.
"나한테도 시간 내줄 수 있어?"
"............응?"
"함께 가고 싶은 곳이 있어."
두 형제를 차례로 만나고 다닌다고, 남의 남자와 한밤중에 여행을 간다고 남들이 비난할 말들이 차례로 머릿 속에 떠올랐지만 하연은 결국 태윤의 차에 올라탔다.
태민의 친근함과 그 감정의 버거움. 그리고 태윤의 망설임과 이끌림. 하연은 말없이 창밖을 내다보며 고민에 빠져있다가 이내 잠이 들었다.
"하연아, 이하연 일어나봐."
어느새 깊은 잠에 빠졌던 하연의 귓가에 조심스러운 태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귓가를, 마음을 간질간질하게 만드는 그 목소리에 하연은 잠에서 깨어나 앞을 바라보았다.
차 앞 유리창 앞으로 깜깜한 어둠을 뚫고 붉은 빛이 환하게 올라오고 있었다.
"와아~ 해뜨는 거다. 진짜 아름답다."
하연은 자신도 모르게 그 장엄한 광경에 놀라 태윤의 손을 꼭 잡았다. 하연은 풍경에 취해 태윤이 일출이 아니라 자신의 옆 얼굴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도, 자신의 손을 잡은 태윤의 손에서 따뜻한 온기가 전해지고 있다는 것도 몰랐다.
"TV에서 봤던 것 보다 훨씬 아름답다. 진짜 아름다워."
얼굴이 바알갛게 상기되어 태윤 쪽으로 고개를 돌린 하연은 그때서야 태윤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게 되었다.
한없이 빨려들어갈 듯한 검은 눈동자, 남자다운 콧날과 턱선. 하연은 갑자기 심하게 가슴이 뛰는 것을 느꼈다.
숨막힐 듯한 정지상태를 깨뜨리며 천천히 태윤의 손이 자신에게로 다가왔다. 태윤의 길고 강인한 손가락이 약간 떨리며 하연의 머리칼과 콧등, 그리고 입술에 차례대로 닿았다.
그리고 그 손은 조심스레 하연의 어깨를 자신에게로 끌어당겼다. 하연은 심장이 입밖으로 나올 것만 같아서 애써 숨을 쉬지 않으려 노력했다.
다시 만났던 날처럼 머리를 아찔하게 만드는 태윤의 향기. 어린시절처럼 따뜻하고 강하고 부드러운 윤이.
"이제 다시 돌아가는 거야?"
한참동안을 그렇게 차 안에서 포옹하고 있던 두 사람은 어색해하며 아침을 먹고 있었다. 눈도 마주치지 못하고 숟가락만 움직이던 하연의 조심스러운 물음에 태윤이 하연을 보았다.
"근처에 우리 어렸을 때 갔었던 별장이 있는데 하루 더 놀다가 갈래?"
누구 앞에서나 당당했던 태윤이 아니라 붉어진 얼굴로 약간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건내는 수줍은 태윤의 모습에 하연은 배시시 웃으며 열심히 고개를 끄덕였다.
내려올 때 자신을 지배했었던 안좋은 생각들은 어디론가 날아가고 없었다. 두 사람은 정말 어디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무척 행복해보이고 잘 어울리는 한쌍일 뿐이었다.
강원도의 맑은 공기와 푸른 나무들. 어느새 손을 잡는 것은 자연스러워졌다. 하연은 태윤의 손이 참 기분좋다고 생각했다. 다시 만난 이후로 잘 웃지 않던 태윤도 하연의 손을 꼭 잡은채로 활짝 잘 웃었다.
태윤이 하연의 손을 놓을 때는 풍경 속에서 활짝 웃고 있는 하연의 모습을 사진에 담을 때 뿐이었다.
"여기 우리 어렸을 때 왔던가?"
단층으로 된 나무별장에 들어선 하연은 한참을 두리번거렸다. 태윤의 말로는 여름마다 왔다는데 여전히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여기도 기억이 안나?"
태윤의 가족을 대신해 관리해주시는 아저씨가 채워놓으셨는지 가득차 있는 냉장고에서 태윤이 쥬스를 꺼내 건내주며 되물었다.
"응. 나는 왜 이렇게 어린시절이 기억이 안나는걸까?"
태윤은 말없이 샤워 후 좋은 향기가 나는 하연을 뒤에서 안았다. 하연은 다시 가슴이 두근두근대는 것을 느꼈다.
"그럼 이건 기억나?
하연아, 아프지마. 내가 어른이 되면, 아빠처럼 크고 강한 남자가 되면 꽃다발을 들고 양복을 입고 빨간 차를 타고 너를 데리러 올께. 그러니까 아프지말고 내가 올 때까지 좋았던 거 나빴던 거 다 그냥 잊고 있어.
내가 어른이 되어 너를 데리러 가면 우리 결혼해서 평생 헤어지지 말고 행복하게 살자.
이건 기억나니?"
등뒤에서 온몸으로 귓가로 들려오는 태윤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하연은 온몸의 힘이 빠지고 아득해지는 것 같았다.
".....흑흑... 윤아 윤아 가지마. 하연이가 다시는 화도 안내고 밥도 잘 먹고 아프지도 않을께. 가지마.."
열에 들떠서 온얼굴과 몸까지 붉어진 어린 하연이 태윤을 잡고 울고 있었다. 어린 태윤은 그런 하연을 자리에 눕히며 말했다.
" 하연아, 아프지마. 내가 어른이 되면, 아빠처럼 크고 강한 남자가 되면 꽃다발을 들고 양복을 입고 빨간 차를 타고 너를 데리러 올께. 그러니까 아프지말고 내가 올 때까지 좋았던 거 나빴던 거 다 그냥 잊고 있어.
내가 어른이 되어 너를 데리러 가면 우리 결혼해서 평생 헤어지지 말고 행복하게 살자."
"정말이지? 진짜 하연이 데리러 올꺼지?"
"응. 꼭 올께. 어른이 되면 다시 찾으러 올께. 그러니까 아프지말고 다 까먹고 얼른 자."
"... 태윤아...."
하연은 뒤돌아 태윤을 보고 마주섰다. 태윤은 하연의 얼굴을 손으로 안으며 말했다.
"생각해보면 어릴 떄부터 남의 말을 무척 잘 믿고 따르던 바보같은 아이였어. 네가 내 말대로 나를 잊고 있었던 것은 당연한데 나는 서운해했어, 바보처럼 말이야."
강하기만 했었던 태윤의 눈에 비친 하연이 일렁이고 있었다. 하연의 얼굴을 감싸쥔 태윤의 손에 힘이 들어가며 뜨거운 태윤의 입술이 하연에게로 다가왔다.
불에 데인 것처럼 하연의 입술이 뜨겁게 태윤의 입술로 젖어들었다. 조심스럽게 더욱 가까이 다가오는 태윤의 입술에 하연은 자신도 모르게 더욱 태윤에게 매달렸다.
뜨겁고 촉촉한 하연의 안으로 태윤이 들어와 더욱 두 사람은 서로에게 가까이 가까이 다가서려했다. 멀어지고 가까워지고 정신이 아득해지는 듯한 느낌이 자꾸만 들었다.
키스가 이렇게 감미로울 수 있다는 것을, 키스로도 이렇게 하남됨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두 사람은 절실하게 서로를 통해 느끼고 있었다.
***********아~ 중요한 부분인 것 같은데 너무 허접하게 쓴 것 같아서 맘에 안들어요.![왕자님과의 로맨스 [7] 사랑해도 될까요](https://bbs.nate.com/img/mark/theme_icon_10.gif)
그래도 잼있게 읽어주시고 답글, 추천 많이 부탁드려요.
꾸준히 읽어주시는 분들, 그리고 답글로 힘 주시는(바른생활 소녀님, 숲 님, 후^^님, 소설사랑 님, 임경옥 님, 블루 님, 꽃송이 님, 채련 님) 분들 모두모두 감사드립니다.
기분 좋은 하루 되세요.
(내일은 진짜 못올릴지도 몰라요.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