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대기실에서 들었던 말..

토이스토리2004.09.16
조회3,238

결혼했습니다..

저희집 대구..

시댁은 경북 봉화중에서도 최고의 오지 입니다..

버스같은 건 안 다니구요..기차가 청량리에서 하루에 한대 지나갑니다..

저희오빠와 저 과CC로 만나서 4년의 열애끝에 결혼했습니다..

것두 시댁에서 서두르시더군요..

졸업식날 아버님왈..

'얘들 연애도 오래 했는데 날 잡지요..'

저희 아버지가 허허 웃으며 너무 급하시다고..미루셨지요..

그게 2003년2월이었져..

그리고 올해 4월 상견례하고.. 날 잡았습니다..

저희 어머니 중간지점에서 하자고 그러시더군요..

저희집 펄쩍뛰었습니다..물론 저두요..말도 안돼죠..

한번도 가보지 않은곳에서 어떻게 결혼식을..

그래서 우겨서 대구에서 결혼식 하기로 정했습니다..

아버님 장남이시고 모든 친척들이 강원도에 계십니다..

거기서 영주오느니 차라리 대구오는게 훨씬 낫습니다..

예식장규모며, 서비스며, 질적인 면이며..모든 것을 따져보아도..

아버님 친척분들한테 욕먹으셨다고 그러시더군요..

오빠한테 그 사실을 말했는데..오빠가 저한테도 전해준거죠..

실수죠..그런 말은 전하지 말았어야 하는건데..

우리 정말 피터지게 싸웠져..

 

그래도 시간이 준게 정뿐이라고 다시 결혼모드에 들어갔습니다..

드뎌 고대하던 그날이 왔습니다..

그전에 우여곡절많았져..

그런건 다 생략하져..

 

신부대기실에서 친구들과 함께 이야기하면서 기다리고 있었더랬습니다..

갑자기 밖에서 이런 목소리가 들리더군요..

 

"**색시가 누군지 도대체 얼굴이나 함 보자!!

누군데 우리를 대구까지 오게 했는지!!"

 

이 말 듣고 나서 두 분이 오셔서는 제 얼굴 함 째려보고 바로 나가버리셨습니다..

친구들 뻥~했져..

저두 뻥~했져..

아빠손잡고 입장하는데 계속 그말이 귓가에 맴돌더이다..

참..내가 이런 말을 듣고도 결혼해야하나..

계속 귓가에 윙~윙~

본식할때에도..

이렇게 먼데까지왔는데 밥값도 안 대주냐는 둥..

도대체 신부측에서 해주는게 머가 있냐는둥..

참..

그러면 강원도에서 할까요??

아니면..그 경북 최고의 오지에서 할까요??

신랑은 참 좋은데..

친척들이 너무 싫습니다..

도련님이란 사람은 애인이랑 와서..

본식하는 동안 나가서 애인이랑 노닥거리고 있었답니다..

 

자기네들이 결혼하라고 그러구선..

우리부모님 힘드신데도 제가 겨우 설득해서 한 결혼인데..

부모님께 참 죄송하더라구요..

결혼..

그 형식 자체가 싫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