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라 그런가...

추녀..2004.09.22
조회20,010

가을이라 그런가... 문득 뭔가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컴전원을 켜고..

분명 내 오른손속 마우스를 탐내할 딸아이를 위한 비디오테잎도 밀어 넣엇다...

뭘쓸까.... 이제는 너무나 까마득해 정말 나에게 그런시절이 잇엇나 싶은 여고시절

나는 꾀 우수에찬 문학 소녀엿지.... 누구한테든 하다못해 내 자신에게라도 날마다 편지를 쓰던....

정말 나에게도 그런시절이........

어젠 다른날보다 운동량이 많앗는지 좀 피곤햇다...

그러나 여지없이 12시를 꽉채우고 귀가한 남편덕에 타이밍을 놓쳐서인지 쉬 잠이 들수 없엇다..

"수원이 여자친구는 가망 없다나바..."

식탁에 몇가지 안되는 반찬을 주섬주섬 차려놓고 남편과 마주앉아서 피곤한 눈이 짜증스러울때쯤

남편은 며칠전 교통사고를 당햇다는 후배의 여자친구 예기를 햇다..

피곤함때문인지 남편의 예기 때문인지 가슴이 싸~해지는게... 뭔가 울컥 올라오는것두 같고...

종종 나를 힘들게 하는 답답증이 밀려와서 차가운 물을 한잔 숨도 안쉬고 마셧다..

한여름에도 냉장고에서 막꺼낸 차가운물은 머리가 띵~해져서 별로 조아하지 않는데 오늘은 이상하게 차가운 기운이 느껴지지 않네.... 왤까......

"손만 잡을수 잇어도 이렇게 조은데....."

입안가득 밥을 물고는 들릴듯 말듯 수저든 손을 내손위에 살짝 올려놓으며 남편이 웅얼거린다....

남편의 얼굴이 슬퍼 보엿다.... 남편에게도 슬픔이.... 감정이 잇엇구나.....

삶에 지쳐 늘 피곤해 보이던 남편도 감정이 잇는 인간임을.. 새삼스러울것 없는 너무나 당연한 생각임에도 나는 스스로 놀랏다... 그동안 내가 생각한 이 남자는... 말그대로 남편... 애들아빠....로만 여기고 살앗구나싶어 미안함을 얼굴가득 조용한 미소로 대신햇다...

남편이 샤워를 마치고 잠이들어 고른숨을 내쉴때까지도 난 잠이 들지 못햇다....

며칠전 앓앗던 감기몸살이 다시올려나... 으스스 어깨가 추워서 켜노은 보일러가 너무 많은 온기를 내뿜는 탓인지 얼굴이 후끈하다....

내일 아침 거실에서 자고잇는 나를 보면 남편은 분명 인상을 찌푸릴 테지만.... 베게와 홑이불을 껴안고 조용히 나왓다... 베란다 문을 조금 열고 아직도 치우지 못한 대자리 위에 누엇다...

아... 대자리를 안치웟구나...... 난 항상 이렇다.... 게으르고... 잘잊어버리고...허둥대고.......

그렇지만 내일도 나는 이 대자리를 치울지 말지 모른다... 난 이런 여자다...

결혼한지 7년째지만 난 아직도 혼자자는게 편하다... 한침대에서 잘때도 난 항상 남편에게 등을 보이고 잔다... 우리남편 제발 그러지 말라고 부탁도하고 가끔은 짜증을 부려도.. 난 그게 편하다...

그런데 우리남편은 이런 내가 손만 잡아도 좋댄다.... 참 모를일이다....

자기를 감정도 없는 돈벌어다 주는 기계정도로만 생각하는 나를....  물론 나도 남편이 고맙다...

남편자리...아빠자리... 때론 사위자리까지 너무나 완벽하게 잘 지켜주는 이남자에게 항상 감사하고 미안하다...... 그래....항상 미안하다.....나도 이사람을 손만 잡아도 좋을수 잇도록 노력해야 겟다....미안하지 않도록.....

누구는 절실하게 사랑하면서도 어쩔수 없이 헤어져야 한다는데....

몇달남은 결혼식날까지만이라도 참지..... 조금 지각을해서 상사에게 싫은소리를 들을지라도 빗속에서는 천천히 운전하지....그여자는 뭐가 그리 바빳을까........

어쩌면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사랑하는사람에게 기억되고 싶어 그렇게 서두른건 아닐까....

몇달후면 현실로 다가오는 결혼생활에 나처럼 사랑하는 사람을 돈버는 기계쯤으로 느끼는게 두려워서 그사람의 가슴속에 평생 뭍혀버린게 아닐까.....

평생......그래 평생 가슴속에 뭍고 살겟지..... 어쩌면 딴여자와 사랑을 하고... 아이를 낳고.... 돈버는 기계가 되어서도 가슴한구석은 평생 아릿하겟지......

내남편도 내 가슴을 평생 아릿하게 할수도 잇단 생각이 들어서 그런가... 여명이 밝아 오도록 나는 뒤척엿다... 그리고 별로 신경쓰지 않던 남편의 아침을 정성껏 지엇다...

자기야~ 밥먹구 회사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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