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에 떠는 이유

씨애틀 댁~2004.09.23
조회792

일년이라는 시간이 하늘 몇번 보니 금방 지나갔다
일년동안에 고국에 있으면 과연 무엇을 얻고 지냈을까..
여기선 영한사전 몆장 뒤지다 보니 일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시간이 흐른데로 서서이.. 안되면 안되는데로 포기하고 적응하는가보다


요즘 내 생활은 웃지못할 작은 공포속에 오후를 대비한다
사는 아파트에 한국인이 한명있다(32세 인규엄마)
어려운 시기에 버스타는 법이며..프리토킹 시간이며 나름대로 잘 챙겨주는
귀여운 동생이다
2주전쯤..
작은아이 라이드를 해주러 학교를 갔는데
앗~뉴 페이스~한국인 남자다
토종 한국인이다
넓적한 얼굴에 파랑색 80년대 추리링에 운동화 질질~머리에는 벙거~지 모자.
"인규야..독특한 뉴..페이스네..ㅎㅎㅎ"
"언니..우리집 아래층에 이사온 아저씨야..ㅋㅋㅋ 수영장에서 옷벗고 만낫어요"
"앗!노출한 상태로~ㅎㅎㅎㅎ한발 늦었구만"
새로 이사온 한국인 이라는 정도만 접수하고 눈인사했다

문제는 여기서 부터다.

작은아이 학교 까지는 차로 20분..산길을 걸어서는 10분이면 간다
운동삼아 요즘 오후시간은 걸어서 간다
룰루랄라..
다이어트 한다고 두팔을 힘껏 흔들고 걷는데..뒤가 좀 이상하다 
미국인 이려니 생각하고 헬로~준비하고 뒤를 돌아보는 순간..
앗!!
벙거~지 모자다~
"안녕하세요~ 학교 가시는 길이시지요? 또 뵙네요"
입으로는 웃고 말하지만..
5분정도 내 궁둥이를 쳐다보고 뒤따라 왔다는 생각에 식은땀이 다난다
앞이야 볼륨업~진행중이니 자신있게 내밀어도 당당 하지만
처진 궁둥이와.짧은다리..허리위로 삐져나온 살..
수습이 안된다

나란히 보조를 맞추려고 해도 계속 뒤에만 따라오며 말을한다
여기온지 이제 일년 반이 다 되어가며.
엘에이에서 살다가 여기로 이사왔다고.

너무 긴장해서 호흡이 가빠지는 난..네~네
거이 호흡은 카타르시스다
좁은 산길을 오르는데..내 신경은 오로지 궁둥이에 다 가있으니..ㅠㅠ
그날은 거이 얼라 낳고 정신없는 딱 그 기분이였다


다음날..
역시 또 마주쳤다
벙거~지만 보면 이제 손으로 궁둥이를 가리게 됀다

다음날..
좀 머리를 쓰고 5분 일찍 나갔다.
왠걸..
그 벙거~지도 5분일찍 나온게 아닌가..
며칠 연거퍼 둘이 10분이 넘는 산길을 오르니..절로 다이어트다
다리도 긴넘이 왜 꼭 뒤에 따라오는겨~욕나온다
오늘은 벙거지 양말이 빨간색이다..파란색 줄무늬 추리닝에 빨간색 양말..
죽이는 네추럴한 팻션이다

다음날..
5분늦게 나갔다
아주 날 죽여라..벙거지도 5분 늦게 나온거다
이제 바지는 포기하고 긴 치마만 입고 다닌다
화장도 대충하고 옷도 제대로 입고 나간다
그넘에 벙거지가 날 여러모로 조인다.ㅠㅠ
"서울 어디 사셨어요?
"저 일산에서 왔읍니다"(벙)
"앗..일산..내 지역구인데."
"그러세요?..더 방갑네요"(벙)
"네~네~"
지역구가 요즘은 도움이 안됀다
마눌님은 서울에서 돈벌고 여긴 딸과 둘이 산단다
기러니 엄마..딱 이다
"아이가 엄마 그리워 하겠어요"
"엄마나,아이나 잘 적응하고 잘 안찾아요..ㅎㅎ"(벙)
"다행이네요."
말은 다행이라 했지만..엄마란 본디 남편은 떨어져도 자식하곤
떨어지기 힘든 법인데..대단하다 생각이 들었다
벙거~지는 밥도 잘하고 청소는 진공 청소기며..아주 주부 딱이란다
자랑인지..암튼 쉴세없이 떠든다
남자만 아니라면
찜질방 모임 회원해도 되겠다

그후.
날이며,말마다 오후 시간이면 벙거~지와 걷는다
전생에 나하고 무슨 관계인지 20분 미리 나가도 만나니..츠암내~
요즘 벙짜만 들어도 힙에 힘이 들어간다

공포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단지안에 수영장이 아이들과 나에겐 유일한 놀이터다
물장구라도 치고 들어오면 한결 개운하니 거이 매일간다
특히
거품나는 뜨거운 풀은..비오는날 몸 지지기 딱이다
음..시원하네..한국 목욕탕 기분 느끼며 자주한다


미국인들은 대충입고 수영하지만
우리식구는 다들 수영복에 물안경에 모자까지..폼잡고 수영한다
한참 수영하는데.
빼꼼이 무엇인가 보인다.
으악~~~~~~~~~~~~~~~~~~~~~~~~~~~~~~~~~~~~~벙거지다
벙거~지 모자에,수영복 챙겨입은 아이손을 잡고 오는거다
제발~신이시여~제발~
신은 나를 저버렸다
베시시 웃으면 눈인사한다
난..바로 가슴 가리며 잠수다~..꼬르르~
.
.
.
.
.
벙거~지가 나갈때까지 난 목만 빼고 두시간 물속에서 공포에 떨었다
나와보니..내몸은 퉁퉁 뿔어서 ..ㅠㅠ


요즘은 수영장에 가려면 첩보원을 미리 보낸다
벙거~지 확인후에 간다
것도 벙거~지가 종일 진치고 있어 일주일에 이틀 가기도 힘들다
집에서 노는 벙거~지는 거이 내 생활반경과 흡사하다
조폭 기질로.
"너 민증 까봐~..누나로 모셔~"
이리 할수도 없고, 하루하루가 고달프다
힙이 문제가 아니라 이젠 앞도 가리고 살게 생겼으니.


남편왈
"긴장하고 좋은네..뭘~푸하하하하하하하 이참에 히프좀 줄여봐~ㅋㅋㅋ"
으~
"긴장 오래하면 정들오..정들면 벙거지만 보일껄..ㅋㅋㅋ"


지금시간.2시30분.
좀후면 벙거~지 만나러 갈 시간이다
오늘은 오징어 다리라도 들고 가야지.씹으면서 올라가자고..ㅠㅠ
오늘은 다리를 다친척 하고 기필코 뒤에서 걸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