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김홍2004.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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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당시 국민학교)3학년이 되어 새롭게 교실을 배정받고 새로운 선생님을 기다렸지요. 남자 선생님이셨습니다.

쪼금 실망은 했었지요... 제가 남자라서 그런지 여자선생님을 만났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거든요..선생님은 젊으셨습니다. 제 기억으론 아마 우리학교 선생님들중 가장 젊으셨을거에요. 항상 똑같은 양복을 입고 교단에 올라오시는 선생님의 모습이 떠오르네요. 선생님은 자신이 미술을 전공하셨다고 하셨습니다.
그림을 아주 잘 그리셨어요... 가끔 칠판에 하얀색 분필로 멋진 파도와 배를...아름다운 미모의 여자 그림을... 인기 만화의 캐릭터들도 그려주셨지요.

 

제가 선생님을 좋아하게 된 첫번째 동기가 바로 그림때문이었습니다.

어릴적 다른 아이들이 장난감을 가지고 놀때... 저는 달력뒷면에 낡아빠진 소설책 표지의 그림을 따라그리곤 했습니다. 그때 제 공책이나 교과서엔 온통그림들로 가득 차곤 했지요...당연히 그림을 아주 잘 그리시는 선생님은 제 우상이 되었구요...

 

나중에 제 마음을 송두리째 뺏기게 된건 다름아닌 도시락 때문이었습니다.

 

3월초 봄이긴 하지만 아직 추울때였거든요...
점심시간만 되면 몇몇 아이들이 싸온 김이 모락모락 나는 도시락이 매우 부러웠었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보온도시락은 부잣집 아이들이나 가지고 다니는 고급스런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지요. 하지만 저희반에서 양철 도시락을싸오는 아이들은 그 선생님이 계신동안 모두 따뜻한 밥을 먹을수 있었습니다.


선생님의 개인난로 덕분이었지요.

선생님이 추워서 자신의 몸을 따뜻하게 하려고 가져온 난로가 아니었습니다.
선생님은 도시락을 얹혀 놓는 셋째시간 에만 난로를 키셨거든요.점심시간이 되면 저희는 선생님 난로에서 서로 도시락찾기에 바빴답니다.

이것만 봐도 아시겠지요? 아주 정겨운 분이시란걸...

어린시절 아무것도 모르는 전 가장 좋아하던 선생님이 떠나신다는 말씀에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었지요.

제가 선생님을 좋아했던것 만큼 선생님 또한 저를.. 그리고 저희들을 많이 좋아하셨다고 말씀하시곤... 그렇게 떠나셨습니다.

누가 저보구 학창시절 가장 즐거웠던 때가 언제냐고 묻는다면 전 그때 선생님과함께했던 시간이라고 자신있게 대답할수 있습니다.

성함도 기억해 내지 못하지만...
전 선생님이 너무 보고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