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노 부부의 외출 / 97

김명수2004.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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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노 부부의 외출 / 97

 

   

 

 

제가 자주가는 블로그의 박찬석님께서 안부게시판에 남겨준 그

 

림입니다.

 

이분은 아마추어 사진작가라고 겸손하게 낮추어 말하지만 그분의 사진을

 

보노라면 일가를 이룬 프로의 경지 입니다.

 

9월 29일 창경궁에서 노 부부의 모습을 찍은 것인데 봄

 

날의 햇살처럼 따뜻하고 어머니의 품처럼 포근한 아름다

 

운 정경이라 제가 좋아하는 중국 唐나라때의 詩人 王維

 

(왕유, 701~761)의 詩 '가을밤에 홀로 앉아'가 갑자기 생

 

각났습니다.

 

같이 감상했으면 합니다. ^^*

 

 

가을밤에 홀로 앉아 秋景獨坐

 

 

혼자 앉아 늙어감을 슬퍼하는데

 

빈 방에 二更(이경)이 되려 하나니

 

빗소리 속에 山과일 떨어지고

 

등불 밑에서는 풀벌레 운다.

 

 

白髮(백발)은 끝내 검어지기 어렵고

 

쇠로는 黃金(황금)이 되는 것 아니다.

 

늙음과 병을 없애려 하면

 

오직 無生(무생)을 배움에 있다.

 

 

백년가약은 젊은 남녀가 결혼하여 한 평생을 함께 아름

 

답게 지내자는 언약입니다.

 

백년가약을 하면 백년해로를 해야합니다.

 

백년해로란 부부가 서로 화락하고 사이좋게 늙어감을 말

 

합니다.

 

위의 노부부의 서로 의지하는 모습이 사랑 가득한 그림이

 

었습니다. 

 

티끌 하나 없는 순수한 아름다운 모습을 보고 가슴이 찡

 

했습니다.

 

너무도 감동먹은 그림이었습니다.

 

우리도 저같이 온화하고 꾸밈없는 순정한 늙음으로 가야

 

할 것입니다.

 

아래의 시조도 한번 음미해 보시겠습니까?

 

고려말 역동 우탁이 지은 우리말 최초의 시조로서 국문학사적으로

 

매우 귀중한 가치를 지니고 있는 시조입니다.

 

 

한손에 가시 쥐고

 

역동 우탁

 

한손에 가시 쥐고 또 한손에 막대 들고

 

늙는 길 가시로 막고 오는 백발 막대로 치렀더니

 

백발이 제 먼저 알고 지름길로 오더라

 

 

백발이 되어 늙는다는 것은 사람의 힘으로서는 도저히 막을 수 없는

 

자연의 섭리라는 것을

 

쉬우면서도 적절한 비유로 재치있게 표현하였습니다.

 

말하듯이 술술 나오는 노래에 인생 철학이 담겨 있습니다.

 

백발을 싫어하는 , 늙기를 억울해 하는 것은 인지상정이 아닌가 합니다.

 

쳐들어오는 백발을 가시와 막대로 막아 보겠다는 익살이,

 

함께 읽는 이로 하여금 미소짓게 합니다.

 

백발이 제 먼저 알고 지름길로 어느새인가 먼저와 있었답니다.

 

사람은 누구나 늙어 갑니다.

 

오늘도 우리는 시계의 초침을 따라 하루 하루 늙어가고 있습니다.

 

늙는다는 것은 하늘도 못 막습니다.

 

그러나 그 늙음속에 사람들은 지혜를 쌓아 갑니다.

 

우리 모두, 지혜롭고 깨끗한 영혼을 가진 귀한 늙음으로 가야 하겠습니다.

 

 

 

 

김 명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