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와 저에 대한 짧은 이야기....

시크릿트 가이2004.10.07
조회1,759

안녕하세요...

그냥 제가 사는 얘기를 몇자 적어 봅니다.

간략하게 제소개를 드리자면....

제 이름은 밝힐 수는 없어요..(왜냐면 제가 아는 사람들이 자주 오는 곳이니까요..-.-;;)

저는 서울에 살고 있는 아직 미혼의 회사원입니다.

대학을 나와 (전공은 법학..) 고시공부를 좀 하다가 집안사정이 어려워 공부를 중도에 포기하고 취직준비를 하다가 우연한 기회에 지금 다니는 회사에 취직을 했습니다.

대기업은 아니지만 나름대로의 탄탄한 회사를 다니고 있어서 사는데 큰 지장은 없습니다.

저에게는 미래를 약속한 여자가 있습니다.

참으로 착한 여자입니다만 문제는 집안사정이 너무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녀는 장녀로써 밑에 있는 동생들과 집안살림을 거의 혼자 꾸려 나가고 있는 형편입니다.

그녀역시 소득은 어느정도 됩니다만, 문제는 그녀가 변변히 옷 한벌을 살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유는 그녀의 동생들 뒷바라지와 살림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녀와 제가 만난지는 3년정도 되었습니다만, 어느순간 저는 그녀와 백화점엘 가는 것이 무척이나 싫어 졌습니다.

(보통 여자들은 쇼핑하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하죠..)

 

이유는 그녀가 무척이나 우울해 하기 때문입니다. 마음에 드는 옷, 핸드백 등등 있지만 돈 때문에 사지 못합니다.

 

만지작 거리다가 결국 그냥 오고 맙니다..

그런 모습을 보고 있자면..제 속이 다 부글부글 끓습니다..

 

언젠가 한번은 그녀가 코트가 무척이나 마음에 드는 지 한참을 보고 있더군요...

그래서 전.."한번 입어보세요.."했습니다.

(사귄지 3년정도 되었지만 우린 아직 서로 말을 놓지 않고 있습니다. 참고로 그녀와 전 4살 차이가 납니다. 제가 4살 많죠..왠지 말을 놓게 되면 서로 존중하는 마음이 줄어들까봐..처음 만나서 교제를 하게 되었을 때 서로 존대말을 쓰자고 했죠..)

 

그녀는 괜찮다고 했지만..저와 종업원의 적극적(?) 권유로 그녀는 마지못해 옷을 입어 보더군요..

그 코트가 그녀의 몸에 걸쳐지는 순간..저는 ....저의 눈을 의심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 옷은 마치..그녈 위해 만들어 진 것처럼...너무나도..잘 어울렸고......그리고..너무도 눈부시게 아름다웠습니다.

 

전.."이거 살께요" 했더니..그녀가 눈을 동그랗게 뜨면서..너무 비싸다고 그냥 가자고 했습니다.

 

결국 제가..끈질지게 고집을 부리는 통에 옷을 샀습니다.(여자옷은 왜그리..비싼건지..-.-;;;;;;;;)

 

저는 남자지만..쇼핑 매우 좋아합니다...다만..보통의 남자들이 그렇지만..여자친구와 같이 갔을 때..마음에 드는 물건을 살수 없어서..사줄 수 없기 때문에...쇼핑을 싫어하는 경우들이 많이 있죠..

 

그녀에겐 없는 것이 무척 많습니다...그녀가 좋아하는 (올 여름 유행했던..하늘하늘한 원피스..) 남들 하나정도씩은 다 입는..흔한 원피스도..변변한 정장 한벌도..구두도...화장품도...등등..

 

너무도 없는 것이 많습니다. 한번은 그녀가.."저.. 없는 것이 너무 많죠?" 하면서..백화점을 나오면서..쑥쓰럽게 웃으며 말했을 때..

 

전.."뭘요..제가 다 사드리면 되는 건데요.." 했습니다.. 물론..제가 돈을 조금 많이 벌긴 하지만..

 

전..그뒤로..그녀에게..물건들을 하나 하나 사주면서..이런 생각을 합니다..

 

'그래..한번 친구들하고 술 안 먹음 돼지.. 그래..당분간 내가..돈 안쓰면 돼지.." 등등..

 

언젠가 한번은 친구들과 기분낸다고 단란주점을 간 적이 있었습니다. (남자들이라면 보통 한두번쯤은 가게 되는..)

 

다음날..전..얼마나 후회했는지 모릅니다..그 술값이면..그녀에게 화장품을..구두를... 옷을 사줄 수 있는 돈인데.....하면서..

 

전..그날 이후로 절대 단란주점따위는 가지 않습니다.

 

친구들과 술을 먹더라도 전 5만원 이상은 절대 쓰지 않습니다.

 

교제한지...일년 쯤 지났을 때 알게되었습니다. 그녀의 집안사정을...

 

그녈 만나기 전에 교제를 했던 여자도 집안이 무척 어려웠거든요..

그래서..전.."아~~ 난...정녕코 집안이 어려운 여잘 만나는 것이 내 운명인가" 생각했죠..

사실 전..그저..평범한 집안(부모님 다 건강히 살아계시고..위로 오빠나 언니..동생들이 있고..그냥 너무 못살지도 너무 잘 살지도 않는 그런..)의 여자 만나서 결혼해서 살고 싶었는데...

 

그런 그녀의 집안 사정을 알게 된 이후..전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사실 그때 우리집도 IMF 로 인해 집이 크게 어려운 상황이었고 결코 장담할 수 없는 암울한 미래에 그녀가 솔직히 짐으로 여겨졌습니다..

그러던 차에 한번은 그녀와 약속을 한 시간에 제가 한시간 이상을 늦은 일이 있었습니다.

갑자기 집에 일이 생겨서... 그때 그년..핸폰이 없어서..중간에 연락을 할수도 없었고..너무나도 답답했죠..

전..기대를 하지 않고 약속장소에 나갔는데..그녀가 벤치에 앉아 있더군요..손에는 조그만 봉투를 든 채..

 

전..."너무 미안해요..제가 너무 늦었죠? 정말 죄송해요.." 하면서 손에 든 봉투는 뭐냐고 물었더니..

 

기다리기 너무 지루해서 이것 저것 샀다고 하더군요...

 

봉투를 열어보니..샤프, 샤프심, 색색의 볼펜, 화이트, 공책 등등 필기용품들이 있었습니다.

 

공부할 때 필요할 것 같아서..조금 샀다고 말하는 그녈..정말 영화에서 나오는 장면처럼 안고싶은 충동을 느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면서...전.."그래..운명은 내 스스로 개척하는 거야..그녈 사랑하자..그녈 사랑할수밖에 없다..그녈 내가..지켜주자..내가 행복하게 해주자.."

 

밤하늘에 몇 안 떠있는 별을 보며..결심을 했고..죽자사자 공부를 했습니다..

 

그래 그해 사시 1차에 합격을 했지만..결국 집안 형편으로 전..공부를 잠시 중단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당시엔..100% 보장이 없는 상황에서 공부를 지속한다는 것이 너무도 도박과도 같은 상황이었거덩요..

(공부라는 것이 정말 피나는 노력만 가지고는 안되는...너무도 불안한 저의 심정으로써는 실패는 곧..죽음이었을 만큼..절실했으니까요..)

 

그때 그녀가 절 많이도 위로해주었고..힘이 되었습니다.

 

전..그녀와 밤늦게 까지 돌아다니다가..밤 늦게 불이 환하게 비취는  남대문을 보면서... 어서 빨리 취직을 하겠다고..그리고 공부는 나중에 나이 먹어서라도 그때라도 하겠노라고....결심을 .....

 

지금은...집안형편도 많이 좋아졌고...저도 비교적 안정된 회사에서 제 또래에 비해 많은 연봉을 받고 있습니다.

한창 예쁘게 꾸미고 싶고 예쁜 옷도..사고 싶을 그녀이지만..

 

어려운 집안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그녈 보며..전..그녀 몰래 적금을 붓고 있고..내년이면 천만원 정도 돈이 생기면..그녀에게 줄 수 있습니다.

 

결혼을 하기 위해 저는 그녀에게 제가 모은 돈 중 일부를 혼수 사는 데 줄 생각입니다.

 

하지만..자신감이 조금씩..조금씩 떨어집니다.

흔히들 결혼은 현실이라고 하는데...과연 제가 잘 해나갈 수 있을지..

그녀는 장녀고 저는 막내라..제가..그녀 집안의 장남처럼 그녀의 집안을 잘 이끌어 갈 수 있을지...

혹..혹..살다가...서로 미워지면 어떻할까?

 

아직 우리부모님은 그녀에 대해 잘 모르고 계시는데...알게 되면 뭐라고 하실까?

 

너무도 착하고 아름답고..예쁜 그녀에게 상처를 주고 싶지 않습니다.

 

어쩜..3년을 만나면서도..전..

 

제 마음 속 깊은곳에...

 

어떤..티끌만큼의 불안감..때문에..자신감이 없어서.....

 

그녀의 몸에 털끝하나 안 건드렸는지 모른다는 생각을 합니다.

 

3년동안 우린..가벼운 키스정도만 했습니다.

 

그것도 손가락에 셀 만큼...

 

솔직히..용기도 없었지만...혹시..혹시..그녀와 제가 잤다가..헤어지면..

 

그녀에겐..너무도 큰 상처로 남을 거 같아서...나중에..다른 좋은 남자를 만났는데..

 

그런 것이 문제가 되어 그녀가 힘들어지면 안되니까..

 

아직은 잘 모릅니다..

 

그녀와 제가 어떻게 될지...

 

집에 얘기를 했습니다. (저도 나이가 있는지라..)

 

집에선...저에게 결혼하면 집을 주겠다고 합니다. (저 혼자 힘으로 시작하고 싶지만..)

 

전..우선..전세를 놓으라고 했습니다. 그럼 2년동안 시간을 조금 벌 수 있으니까요..

왜냐면 그녈 위한 적금도 만기가...내년인지라...

또한 당장 결혼할려고 해도 그녀는 할 수 없거든요....

 

그녈 위해서도 다소 시간이 필요할 거 같아서...부모님을 설득해서..겨우..시간을 벌었습니다.

 

그녀와 남은 2년...

 

2년동안 우리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르지만...

 

전..정말 열심히 살것이고..그녈 위해 많이 노력할 거이며..또한 정말..우리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서로를 위해 어떤 길을 가야할지에 대해서도..많이 많이 생각할겁니다.

 

그리고..결국..그녀와 같은 길을 가게 된다면...정말로..정말로.....우리의 소중한 인연을 잘 가꾸어 나갈생각입니다.

(2년동안 로또도 열심히 해야겠죠..)

 

어떤 시간들이 우리 앞에 다가올지 모르지만..그녀와 저...열심히 살겠습니다....

 

너무..주저리 주저리 말이 많아 졌습니다..

 

다들..하루 하루 행복하세요....(2004. 10. 7 오후 3시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