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거리에서의 화전으로 공격하는 것이 천무장에 별 타격을 주지 못하자 유혼교도들과 철기병들이 직접 나서서 담을 넘어 공격하려는 채비를 하는 것 같았다. 아직 철혈강시들은 나타나지 않고 있었고 아직도 싸늘한 겨울바람이 긴장하고 있는 장원내의 사람들에게 잔 떨림을 남기고 있었다.
장원 밖에서 기마대의 말발굽소리가 요란하더니 무차별 공격이 시작되었다. 지붕위에 은신하여 석궁을 쏘아대는 석궁수들이 하나 둘 이들의 무차별공격에 상하여 굴러 떨어지기 시작하였고 효연은 안타까운 마음에 진운을 빼어들고 기마대속으로 뛰어 들어가고야 말았다. “하아앗!” 천지를 진동하는 창룡음이 멀리 멀리 퍼져나가는 순간 대여섯필의 말과 사람이 땅으로 곤두박질하였고 기마대들은 창과 갈고리 그리고 겸자를 사용하여 효연에게 정신 못 차릴 정도로 던져대었다. 효연은 만천화우를 펼쳐 한겹의 검막을 형성하고는 좌충우돌하며 닥치는대로 말도 사람도 마구 베어 버렸다. 이때 영충이 합세하여 한손으로 교룡편을 휘두르며 또 한손에 암기를 뿌려대자 순식간에 가까운 거리의 기마대가 절반이상 무너져 버렸고 효연은 방어를 포기한 채 검에 몸을 실어 삼장이상의 뻗치는 검강을 뿌리며 유혼교도들 사이를 날아다녔다. “캬아.....”하는 소리와 함께 땅속에서 강시들아 솟아오르며 효연과 영충을 포위하는 철혈강시들.... 이들은 어느 사이 땅속에 몸을 은신하고 효연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교룡편에 격중 된 철혈강시의 묵빛 갑옷이 깨어지고 효연의 검강에 잘려나간 강시들의 팔과 다리 하지만 무서운 기세로 계속 덤벼드는 철혈강시들 교묘한 공수배합이 어우러져 한껏 싸우는데 점차 효연과 영충이 밀리기 시작하였다. 너무 세찬 공격에 청강수를 꺼내들 생각도 못하고 계속 밀리고 있는데 청룡단원들이 청강수와 백리향을 뿌리며 합세하였다. 모두 허공중에서 유영하는 듯한 날렵함을 보이며 하나씩 청강수로 강시의 눈을 정확하게 공격하고 물러서니 시력과 후각을 잃어버린 강시들은 서로 공격하기 시작하였고 장내에는 급격한 혼란이 오게 되었다. 이틈에 천무장의 인원 모두가 여유를 갖고 철혈강시의 눈을 집중 공격하니 유혼교도들은 속수무책이 되어 지리멸렬하게 되었다. 효연은 영충과 함께 청용단원을 인솔하여 연환진을 이루며 마치 거대한 수레바퀴가 구르듯 전장을 헤치며 무차별 살상을 하기 시작하였고 천무장의 전면에는 그야말로 시산혈해라는 표현이 걸 맞는 참극이 벌어졌다. 멀리서 긴 호각소리가 울리자 강시들과 유혼교도의 급속한 퇴각이 시작되었고 천지를 울리는듯한 말발굽소리와 함께 관병들이 기치창검을 휘날리며 전진을 하고 있었다.
“후우~~~” 효연이 허공에 올라 정지한 채 창룡후를 토해내자 관병의 기마마저 놀라 푸륵거리며 진군을 멈추게 되었다.
“관병들은 들으시오. 지금 당신들은 우리 무림과 대적하려는 것이오?” 관병들의 사이를 헤치며 한 장수가 나섰다. “우리는 황명을 받들어 역도의 무리를 토벌하러 나온 것이다.”
“이곳에 역도나 모반의 무리가 있다고 누가 말하였소?”
“누구나 아는 사실이 아니냐?”
“여기에는 황궁에 대항하려는 사람은 하나도 없소. 그런데 정말 우리를 대항하게 하려는 것이오?”
“다른 소리는 필요 없다. 전부 투항하면 목숨을 보전할 수 있을 것이다.”
“이곳을 진압하려면 지금보다 두 배의 관병으로도 힘들 것이고 앞으로 이곳에서 살아나간 사람이 모두 그대들의 목을 노리는 암살자가 될 것이오. 당신들이 무림의 초 절정고수들을 막아낼 수 있소?”
“그건.... 두고 보면 알 일이다.”
“서로 많은 살상자를 내지 않도록 합시다. 우리측에서 10명과 귀측에서 10명이 대결하여 이긴 쪽의 의사대로 따르는 것이오.”
“흠......”
“아니면 우리는 진짜 역도가 되어 당신들을 끝까지 괴롭히는 무리가 될 것이오. 이것은 당신들이 우리에게 그렇게 만든 것이니 이제부터 모든 책임은 관병의 의사에 달린 것이오.” 나지막 했지만 강력한 어조였기에 사람들의 가슴을 울리는 어조였다. 관병 쪽에서 수근거리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였고 뒤이어 동창과 동반의 무사들이 갑주를 걸친 채 앞으로 나서며 “그럼 귀장에서 10명은 누가 나설 것인가?”
“그것은 우리가 알아서 할 일이고 관병 쪽에서 나설 열명이나 인선하시오.”
“우리는 일을 쉽게 풀어가려고 한다. 먼저 투항할 의사가 있는지 묻겠다.”
“우리에게 투항이란 단어는 없소. 다만 패배에 따른 죽음만이 있을 뿐.....”
“우리를 몰살시키려면 아마 지금의 관병과 유혼교 전부를 합쳐도 쉽지 않을 것이오.”
“광오한 말을 하는군..”
“그럼 지금 시험 해보아도 알 수 있을 것이오.”
“좋다. 귀장의 열명이 앞으로 나서라.” 효연은 자신과 영충 그리고 청룡단원8명을 이끌고 앞으로 걸어 나갔다.
관병 쪽에서도 동창의 무사 중 인선된 열명이 걸어 나와 마주 서게 되었다. 이미 바닥에는 수많은 시신들이 널려있고 시신들에서 흘린 피가 내를 이루는 지옥이었기에 모두들 소름이 돋는 느낌을 받고 있었다.
시신들의 무더기를 지나 넓은 평원에 마주선 걸출한 고수들의 풍모가 더욱 돋보인다.
장원에서는 원종대사의 지휘아래 모두들 초긴장의 상태에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었으며 효연과 일행은 서로 대치 한 채 겨루는 순서를 정하였다. 일대일 승패로 끝까지 남는 쪽에서 이긴 것으로 한다.
먼저 청룡단원의 팔용이 나섰다. 동창의 무사로 갑주를 벗자 황금빛 의복을 입은 금의위가 나서며 검을 천천히 빼어든다. 빼어드는 자세에서 엄청난 무게가 느껴졌다. 효연은 팔용에게 전음을 보내었다. ‘놈의 내력이 상상외로 대단하니 내력으로 겨루지 말고 초식의 변화로 상대하라’ 가볍게 고개를 끄떡인 팔용은 앞으로 나서며 검으로 효연을 향하여 예를 올리고는 금의위 앞에 마주섰다. 금의위는 중단세로 검극이 수평을 유지하고 있었으며 팔용은 검극이 땅을 향하여 자연스러운 자세였다. 한동안 서로의 자세를 살피며 무거운 보법으로 움직이더니 금의위가 먼저 선제를 하여 검을 쓸어오고 있었다. 팔용은 효연이 내력으로 겨루지 말라는 지시에 따라 경공으로 움직이며 검의 무게보다는 빠르기에 초점을 두고 순식간에 십여초의 초식을 펼쳐내었다. “카카캉” 몇차례 검과 검이 부딪치는 소리가 들리고 삼척이내에서 서로 공방을 하던 둘이 삼장거리로 물러섰다.
서로의 검극을 보며 먼 거리에서 틈을 노리고 있었다. 효연은 꼭 쥔 손에서 땀이 흐르는 것을 느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팔용은 침착함이 더해졌고 금의위는 호흡이 거칠어지기 시작하는 것이 보였다. 효연은 이것을 보자 조금 안심이 되는데.... 금의위가 무서운 기세로 팔용에게 다가들어 연거푸 검을 휘두르는데 그 검로가 기묘하게도 팔용의 하반신을 노리며 순간순간 검극이 떨리더니 어느새 상단세로 바뀌어 태산처럼 누르는 기세였다. 몇차례 검이 부딪치고 나자 팔용은 어느 정도 자신이 섰는지 마주쳐나가며 원앙퇴로 상대의 무릎을 걷어찼다. “캉! 퍽” 검이 부딪치며 원앙퇴에 걷어 채인 금의위가 주르르 밀려난다. 이미 승부가 기운 것이다.
금의위는 한쪽 무릎이 부서져 균형을 잡지 못하고 비틀거렸고 팔용은 공격을 멈추었다.
“휘익” 휘파람소리가 들리며 다른 금의위가 나서 팔용에게 공격자세를 취하였다.
팔용은 효연을 돌아보며 지시를 기다린다. ‘조심해서 대적하고 밀린다 생각하면 얼른 빠져나오라.’ 하였다. 팔용은 이미 한번 승리하였으므로 용기백배하여 검을 고쳐 잡고 상대를 노려보았다. 긴 눈썹이 인상적인 금의위는 선인지로를 펼쳐 일합을 주고받으며 검례를 하는데 극도로 절제된 동작이었다. 팔용도 이에 자신의 코끝에 검봉이 닿을 정도로 하여 한껏 예의를 차리고는 빠른 보법을 이용하여 상대의 눈을 현혹해보려 하였다. 하지만 이미 팔용의 무공을 구경한 터라 쉽게 끌려오지 않고 팔용의 보법을 예의 주시하며 검을 이끌어 올렸다. “타 앗” 하는 기합소리와 함께 검과 신을 일체화하여 날아오른 팔용이 구룡십팔번으로 허공중에서 공격을 시작하였다. “창. 차창.... 깡!” 한번의 공격에 수십번의 검이 부딪치고 그 반력으로 허공중에서 진기를 가다듬은 팔용은 계속하여 공격을 감행하였지만 지상에 굳건하게 서있는 금의위는 조금도 흐트러진 자세를 보이지 않고 막아내고 있었다. 다시 거리를 멀리하여 서있는 둘은 거의 호흡마저 정지한 듯 미동도 없었고 다만 옷깃만이 바람에 흔들릴 뿐이었다. 이제는 조용하여 바라보는 사람들의 침 넘어가는 소리마저 들릴 듯 하였다.
한순간 “야압”기합이 동시에 터지며 “캉~” 검이 맞붙어버렸다. 내력을 겨루게 된 것이다. 효연은 걱정 어린 눈으로 바라보는데 다행히 팔용의 내력이 금의위 못지않은지 밀리지는 않고 있으나 아직 진기의 흐름을 조절하는 능력이 많이 떨어지는 팔용에 대하여 걱정이 많이 되었다. 시간이 지나며 둘은 얼굴이 붉어지기 시작하였고 검을 쥔 손은 조금씩 떨림이 생기기 시작하며 은은하게 혈맥이 부풀어 오르는 것이 보인다.
“하 앗” 기합소리와 함께 서로 일장씩 물러섰다. 서로 내력대결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하자 물러서며 자신의 절예를 펼칠 준비를 하는 것이었다. ‘소림삼검을 사용해 보도록’ 효연의 전음을 듣고 팔용이 갑자기 검을 앞으로 모으더니 느린 동작으로 다가서며 기수식부터 펼치기 시작하였다. 검강이 쭉 늘어나며 “우 웅~”울음소리를 내었다. 팔용의 느린 검세가 보통이 아님을 감지한 듯 금의위는 중단세의 검세를 상단세로 바꾸어 검극의 우위를 점해보려 하였다. 하지만 서래범음이 펼쳐지자 마치 불가의 범종소리처럼 검명이 울리며 사방을 옥죄어오는 검세에 몇 걸음 물러서지 않을 수 없었다. 그 틈을 노려 급히 다가서며 무변천시의 한초가 발출되자 온 사방이 검으로 변하여 쏘아지는 것이 아닌가? 금의위는 급하여진 상황에도 당황하지 않고 사방에 검막을 형성하여 막아나갔다. 하지만 변화가 없는 듯한 검초 속에 수많은 변화를 내포한 팔용의 검세는 검막을 헤집으며 다가서고 있었다. “천룡참!” 갑자기 금의위의 몸이 풍선처럼 부푸는듯하더니 삼장여 공중으로 올라 팔용을 향하여 내리쏘아갔다. 팔용 또한 불법무변의 한수로 마주쳐가자 “콰쾅~” 검끼리 부딪는 소리가 아니라 폭발음이 들리며 팔용의 검이 부러지고 금의위의 가슴에는 한줄기 혈흔이 새겨져있었다.
“음.....” 팔용이 잠깐 비틀거리더니 안정을 찾았으나 금의위는 결국 무릎을 꺾고야 말았다. 한손의 검에 의지한 채.... 이로서 거푸 2승을 하게 되었다.
“다음은 누구입니까?” 팔용이 물러서지 않고 검을 건네받았다. 그러자 앞으로 나서는 금의위는 몸집이 거대한 자로 손에는 아무런 무기가 없다. 그러자 팔용이 자신의 검을 땅에 꽂아놓고 자신도 맨손으로 나섰다.
“당신은 무기를 사용하여도 괜찮소.”
“맨손인 사람에게 무기를 들고 싸우는 것은 용납되지 않소이다.”
“흠.... 역시 내가 잘못 본 것은 아니군요. 어디 한번 겨루어 봅시다.” 하더니 요란한 권풍을 일으키며 다가섰다. 두어초 서로 허초를 사용하여 내력을 가늠해보는 둘 사이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기 시작하였다. 금의위는 밀종의 무공인 듯한 권, 장법을 사용하여 팔용을 압박하는데 그 기세가 효연이 보아도 만만치 않았다. 팔용도 기를 쓰고 막아내려 하였지만 아무래도 역부족인 듯 싶었다. 다시 십여초가 지나가자 이제는 아무런 소리가 나지 않았다. 이제는 아주 무서운 초식을 쓰려는 품이 역력하였다. 효연이 보기에도 금의위가 사용하는 무공이 낯설어 그 내력을 알 수 없는 초식이어서 대처하기 쉽지 않을 것 같았다. 특히 팔용은 연이어 세 번째 대결을 계속하고 있으니 내력의 소모도 꽤 많았을 것이기에...... ‘물러나야 겠소’ 효연의 말에 가볍게 고개를 흔든 팔용은 돌연 합장을 하더니 연자배불의 초식으로 금의위를 쪼개어나갔다. “파앙~” 하는 소맷바람이 금의위에 닿으려는 순간 그의 신형이 갑자기 줄어드는 듯 하였고 곧바로 먹이를 노리는 뱀같이 팔용을 향하여 쏘아져 들어간다. “쉬익”하는 파공음이 들리며 금의위의 주먹이 두 배 이상 커진 듯 하였다.
벌써 주말이 되었네요. 너무 바쁘게 지나가는 날들이 아쉽기만 합니다. 이제는 지나가는 나날들이 마치 제살을 깎아먹는듯 아프기도 하답니다. 독자여러분들 하루 하루를 열심히 치열하게 사시기를 기원합니다. 저도 아자! 아자! 아리랑고개던 쓰리랑고개던 다 넘어가렵니다. 감사합니다.
醜面游龍 (85)
원거리에서의 화전으로 공격하는 것이 천무장에 별 타격을 주지 못하자 유혼교도들과 철기병들이 직접 나서서 담을 넘어 공격하려는 채비를 하는 것 같았다. 아직 철혈강시들은 나타나지 않고 있었고 아직도 싸늘한 겨울바람이 긴장하고 있는 장원내의 사람들에게 잔 떨림을 남기고 있었다.
장원 밖에서 기마대의 말발굽소리가 요란하더니 무차별 공격이 시작되었다. 지붕위에 은신하여 석궁을 쏘아대는 석궁수들이 하나 둘 이들의 무차별공격에 상하여 굴러 떨어지기 시작하였고 효연은 안타까운 마음에 진운을 빼어들고 기마대속으로 뛰어 들어가고야 말았다. “하아앗!” 천지를 진동하는 창룡음이 멀리 멀리 퍼져나가는 순간 대여섯필의 말과 사람이 땅으로 곤두박질하였고 기마대들은 창과 갈고리 그리고 겸자를 사용하여 효연에게 정신 못 차릴 정도로 던져대었다. 효연은 만천화우를 펼쳐 한겹의 검막을 형성하고는 좌충우돌하며 닥치는대로 말도 사람도 마구 베어 버렸다. 이때 영충이 합세하여 한손으로 교룡편을 휘두르며 또 한손에 암기를 뿌려대자 순식간에 가까운 거리의 기마대가 절반이상 무너져 버렸고 효연은 방어를 포기한 채 검에 몸을 실어 삼장이상의 뻗치는 검강을 뿌리며 유혼교도들 사이를 날아다녔다. “캬아.....”하는 소리와 함께 땅속에서 강시들아 솟아오르며 효연과 영충을 포위하는 철혈강시들.... 이들은 어느 사이 땅속에 몸을 은신하고 효연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교룡편에 격중 된 철혈강시의 묵빛 갑옷이 깨어지고 효연의 검강에 잘려나간 강시들의 팔과 다리 하지만 무서운 기세로 계속 덤벼드는 철혈강시들 교묘한 공수배합이 어우러져 한껏 싸우는데 점차 효연과 영충이 밀리기 시작하였다. 너무 세찬 공격에 청강수를 꺼내들 생각도 못하고 계속 밀리고 있는데 청룡단원들이 청강수와 백리향을 뿌리며 합세하였다. 모두 허공중에서 유영하는 듯한 날렵함을 보이며 하나씩 청강수로 강시의 눈을 정확하게 공격하고 물러서니 시력과 후각을 잃어버린 강시들은 서로 공격하기 시작하였고 장내에는 급격한 혼란이 오게 되었다. 이틈에 천무장의 인원 모두가 여유를 갖고 철혈강시의 눈을 집중 공격하니 유혼교도들은 속수무책이 되어 지리멸렬하게 되었다. 효연은 영충과 함께 청용단원을 인솔하여 연환진을 이루며 마치 거대한 수레바퀴가 구르듯 전장을 헤치며 무차별 살상을 하기 시작하였고 천무장의 전면에는 그야말로 시산혈해라는 표현이 걸 맞는 참극이 벌어졌다. 멀리서 긴 호각소리가 울리자 강시들과 유혼교도의 급속한 퇴각이 시작되었고 천지를 울리는듯한 말발굽소리와 함께 관병들이 기치창검을 휘날리며 전진을 하고 있었다.
“후우~~~” 효연이 허공에 올라 정지한 채 창룡후를 토해내자 관병의 기마마저 놀라 푸륵거리며 진군을 멈추게 되었다.
“관병들은 들으시오. 지금 당신들은 우리 무림과 대적하려는 것이오?” 관병들의 사이를 헤치며 한 장수가 나섰다. “우리는 황명을 받들어 역도의 무리를 토벌하러 나온 것이다.”
“이곳에 역도나 모반의 무리가 있다고 누가 말하였소?”
“누구나 아는 사실이 아니냐?”
“여기에는 황궁에 대항하려는 사람은 하나도 없소. 그런데 정말 우리를 대항하게 하려는 것이오?”
“다른 소리는 필요 없다. 전부 투항하면 목숨을 보전할 수 있을 것이다.”
“이곳을 진압하려면 지금보다 두 배의 관병으로도 힘들 것이고 앞으로 이곳에서 살아나간 사람이 모두 그대들의 목을 노리는 암살자가 될 것이오. 당신들이 무림의 초 절정고수들을 막아낼 수 있소?”
“그건.... 두고 보면 알 일이다.”
“서로 많은 살상자를 내지 않도록 합시다. 우리측에서 10명과 귀측에서 10명이 대결하여 이긴 쪽의 의사대로 따르는 것이오.”
“흠......”
“아니면 우리는 진짜 역도가 되어 당신들을 끝까지 괴롭히는 무리가 될 것이오. 이것은 당신들이 우리에게 그렇게 만든 것이니 이제부터 모든 책임은 관병의 의사에 달린 것이오.” 나지막 했지만 강력한 어조였기에 사람들의 가슴을 울리는 어조였다. 관병 쪽에서 수근거리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였고 뒤이어 동창과 동반의 무사들이 갑주를 걸친 채 앞으로 나서며 “그럼 귀장에서 10명은 누가 나설 것인가?”
“그것은 우리가 알아서 할 일이고 관병 쪽에서 나설 열명이나 인선하시오.”
“우리는 일을 쉽게 풀어가려고 한다. 먼저 투항할 의사가 있는지 묻겠다.”
“우리에게 투항이란 단어는 없소. 다만 패배에 따른 죽음만이 있을 뿐.....”
“우리를 몰살시키려면 아마 지금의 관병과 유혼교 전부를 합쳐도 쉽지 않을 것이오.”
“광오한 말을 하는군..”
“그럼 지금 시험 해보아도 알 수 있을 것이오.”
“좋다. 귀장의 열명이 앞으로 나서라.” 효연은 자신과 영충 그리고 청룡단원8명을 이끌고 앞으로 걸어 나갔다.
관병 쪽에서도 동창의 무사 중 인선된 열명이 걸어 나와 마주 서게 되었다. 이미 바닥에는 수많은 시신들이 널려있고 시신들에서 흘린 피가 내를 이루는 지옥이었기에 모두들 소름이 돋는 느낌을 받고 있었다.
시신들의 무더기를 지나 넓은 평원에 마주선 걸출한 고수들의 풍모가 더욱 돋보인다.
장원에서는 원종대사의 지휘아래 모두들 초긴장의 상태에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었으며 효연과 일행은 서로 대치 한 채 겨루는 순서를 정하였다. 일대일 승패로 끝까지 남는 쪽에서 이긴 것으로 한다.
먼저 청룡단원의 팔용이 나섰다. 동창의 무사로 갑주를 벗자 황금빛 의복을 입은 금의위가 나서며 검을 천천히 빼어든다. 빼어드는 자세에서 엄청난 무게가 느껴졌다. 효연은 팔용에게 전음을 보내었다. ‘놈의 내력이 상상외로 대단하니 내력으로 겨루지 말고 초식의 변화로 상대하라’ 가볍게 고개를 끄떡인 팔용은 앞으로 나서며 검으로 효연을 향하여 예를 올리고는 금의위 앞에 마주섰다. 금의위는 중단세로 검극이 수평을 유지하고 있었으며 팔용은 검극이 땅을 향하여 자연스러운 자세였다. 한동안 서로의 자세를 살피며 무거운 보법으로 움직이더니 금의위가 먼저 선제를 하여 검을 쓸어오고 있었다. 팔용은 효연이 내력으로 겨루지 말라는 지시에 따라 경공으로 움직이며 검의 무게보다는 빠르기에 초점을 두고 순식간에 십여초의 초식을 펼쳐내었다. “카카캉” 몇차례 검과 검이 부딪치는 소리가 들리고 삼척이내에서 서로 공방을 하던 둘이 삼장거리로 물러섰다.
서로의 검극을 보며 먼 거리에서 틈을 노리고 있었다. 효연은 꼭 쥔 손에서 땀이 흐르는 것을 느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팔용은 침착함이 더해졌고 금의위는 호흡이 거칠어지기 시작하는 것이 보였다. 효연은 이것을 보자 조금 안심이 되는데.... 금의위가 무서운 기세로 팔용에게 다가들어 연거푸 검을 휘두르는데 그 검로가 기묘하게도 팔용의 하반신을 노리며 순간순간 검극이 떨리더니 어느새 상단세로 바뀌어 태산처럼 누르는 기세였다. 몇차례 검이 부딪치고 나자 팔용은 어느 정도 자신이 섰는지 마주쳐나가며 원앙퇴로 상대의 무릎을 걷어찼다. “캉! 퍽” 검이 부딪치며 원앙퇴에 걷어 채인 금의위가 주르르 밀려난다. 이미 승부가 기운 것이다.
금의위는 한쪽 무릎이 부서져 균형을 잡지 못하고 비틀거렸고 팔용은 공격을 멈추었다.
“휘익” 휘파람소리가 들리며 다른 금의위가 나서 팔용에게 공격자세를 취하였다.
팔용은 효연을 돌아보며 지시를 기다린다. ‘조심해서 대적하고 밀린다 생각하면 얼른 빠져나오라.’ 하였다. 팔용은 이미 한번 승리하였으므로 용기백배하여 검을 고쳐 잡고 상대를 노려보았다. 긴 눈썹이 인상적인 금의위는 선인지로를 펼쳐 일합을 주고받으며 검례를 하는데 극도로 절제된 동작이었다. 팔용도 이에 자신의 코끝에 검봉이 닿을 정도로 하여 한껏 예의를 차리고는 빠른 보법을 이용하여 상대의 눈을 현혹해보려 하였다. 하지만 이미 팔용의 무공을 구경한 터라 쉽게 끌려오지 않고 팔용의 보법을 예의 주시하며 검을 이끌어 올렸다. “타 앗” 하는 기합소리와 함께 검과 신을 일체화하여 날아오른 팔용이 구룡십팔번으로 허공중에서 공격을 시작하였다. “창. 차창.... 깡!” 한번의 공격에 수십번의 검이 부딪치고 그 반력으로 허공중에서 진기를 가다듬은 팔용은 계속하여 공격을 감행하였지만 지상에 굳건하게 서있는 금의위는 조금도 흐트러진 자세를 보이지 않고 막아내고 있었다. 다시 거리를 멀리하여 서있는 둘은 거의 호흡마저 정지한 듯 미동도 없었고 다만 옷깃만이 바람에 흔들릴 뿐이었다. 이제는 조용하여 바라보는 사람들의 침 넘어가는 소리마저 들릴 듯 하였다.
한순간 “야압”기합이 동시에 터지며 “캉~” 검이 맞붙어버렸다. 내력을 겨루게 된 것이다. 효연은 걱정 어린 눈으로 바라보는데 다행히 팔용의 내력이 금의위 못지않은지 밀리지는 않고 있으나 아직 진기의 흐름을 조절하는 능력이 많이 떨어지는 팔용에 대하여 걱정이 많이 되었다. 시간이 지나며 둘은 얼굴이 붉어지기 시작하였고 검을 쥔 손은 조금씩 떨림이 생기기 시작하며 은은하게 혈맥이 부풀어 오르는 것이 보인다.
“하 앗” 기합소리와 함께 서로 일장씩 물러섰다. 서로 내력대결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하자 물러서며 자신의 절예를 펼칠 준비를 하는 것이었다. ‘소림삼검을 사용해 보도록’ 효연의 전음을 듣고 팔용이 갑자기 검을 앞으로 모으더니 느린 동작으로 다가서며 기수식부터 펼치기 시작하였다. 검강이 쭉 늘어나며 “우 웅~”울음소리를 내었다. 팔용의 느린 검세가 보통이 아님을 감지한 듯 금의위는 중단세의 검세를 상단세로 바꾸어 검극의 우위를 점해보려 하였다. 하지만 서래범음이 펼쳐지자 마치 불가의 범종소리처럼 검명이 울리며 사방을 옥죄어오는 검세에 몇 걸음 물러서지 않을 수 없었다. 그 틈을 노려 급히 다가서며 무변천시의 한초가 발출되자 온 사방이 검으로 변하여 쏘아지는 것이 아닌가? 금의위는 급하여진 상황에도 당황하지 않고 사방에 검막을 형성하여 막아나갔다. 하지만 변화가 없는 듯한 검초 속에 수많은 변화를 내포한 팔용의 검세는 검막을 헤집으며 다가서고 있었다. “천룡참!” 갑자기 금의위의 몸이 풍선처럼 부푸는듯하더니 삼장여 공중으로 올라 팔용을 향하여 내리쏘아갔다. 팔용 또한 불법무변의 한수로 마주쳐가자 “콰쾅~” 검끼리 부딪는 소리가 아니라 폭발음이 들리며 팔용의 검이 부러지고 금의위의 가슴에는 한줄기 혈흔이 새겨져있었다.
“음.....” 팔용이 잠깐 비틀거리더니 안정을 찾았으나 금의위는 결국 무릎을 꺾고야 말았다. 한손의 검에 의지한 채.... 이로서 거푸 2승을 하게 되었다.
“다음은 누구입니까?” 팔용이 물러서지 않고 검을 건네받았다. 그러자 앞으로 나서는 금의위는 몸집이 거대한 자로 손에는 아무런 무기가 없다. 그러자 팔용이 자신의 검을 땅에 꽂아놓고 자신도 맨손으로 나섰다.
“당신은 무기를 사용하여도 괜찮소.”
“맨손인 사람에게 무기를 들고 싸우는 것은 용납되지 않소이다.”
“흠.... 역시 내가 잘못 본 것은 아니군요. 어디 한번 겨루어 봅시다.” 하더니 요란한 권풍을 일으키며 다가섰다. 두어초 서로 허초를 사용하여 내력을 가늠해보는 둘 사이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기 시작하였다. 금의위는 밀종의 무공인 듯한 권, 장법을 사용하여 팔용을 압박하는데 그 기세가 효연이 보아도 만만치 않았다. 팔용도 기를 쓰고 막아내려 하였지만 아무래도 역부족인 듯 싶었다. 다시 십여초가 지나가자 이제는 아무런 소리가 나지 않았다. 이제는 아주 무서운 초식을 쓰려는 품이 역력하였다. 효연이 보기에도 금의위가 사용하는 무공이 낯설어 그 내력을 알 수 없는 초식이어서 대처하기 쉽지 않을 것 같았다. 특히 팔용은 연이어 세 번째 대결을 계속하고 있으니 내력의 소모도 꽤 많았을 것이기에...... ‘물러나야 겠소’ 효연의 말에 가볍게 고개를 흔든 팔용은 돌연 합장을 하더니 연자배불의 초식으로 금의위를 쪼개어나갔다. “파앙~” 하는 소맷바람이 금의위에 닿으려는 순간 그의 신형이 갑자기 줄어드는 듯 하였고 곧바로 먹이를 노리는 뱀같이 팔용을 향하여 쏘아져 들어간다. “쉬익”하는 파공음이 들리며 금의위의 주먹이 두 배 이상 커진 듯 하였다.
벌써 주말이 되었네요. 너무 바쁘게 지나가는 날들이 아쉽기만 합니다. 이제는 지나가는 나날들이 마치 제살을 깎아먹는듯 아프기도 하답니다. 독자여러분들 하루 하루를 열심히 치열하게 사시기를 기원합니다. 저도 아자! 아자! 아리랑고개던 쓰리랑고개던 다 넘어가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