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결혼생활 2편

여우토끼맘2004.10.09
조회22,225

휴~  막상 쓸려고 하니 가슴이 아프네요^^

병원에서 시티촬영하고 검사한 결과 어머님이 폐암이 이미 머리로 전이가돼어 뇌에 종양이 두개나 커져있었습니다.   담당의사선생님말로는 자기는 큰병원으로 가라는 말밖엔 할말이 없다네요.   저 주위에 여기저기 전화했더니 다들 이미 그렇게 됀 이상 큰병원에 가도 어쩔수없다며 병원에 입원하는 그 순간 이제 집엔 못 온다며 차라리 그냥 집에서 편히 모시는게 낫답니다.   당연히 신랑은 펄쩍 뛰었죠.

자기는 무조건 최선을 다 해 보겠다며.....   전 도저히 그렇게 할 수 없었습니다.    우리 16평 임대아파트에 사는데 전세금이랑.적금.보험.신랑퇴직금정산까지 해봐야 겨우 사천정도인데 그걸로 어머님병 완쾌될수 있다면 저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게 뇌종양 수술한다고 완치됀다는 보장도 없거니와폐암은 어떻합니까?    아이는 학교다니죠. 큰병원에 가면 간병은 누가 합니까? 울 신랑이 회사를 그만두면 우리 앞날은 어떻게 돼며 제가 애둘을 어디 맡길데도 없는데 어머님옆에만 붙어있을수도 없죠.....

저 울 신랑 설득할수밖에 없었습니다.   현실을 받아들이자고.   울신랑 저한테 모질고 독하다데요.

그러는사이 어머님 팔다리가 넘아파 잘 주무시질 못하고 팔움직임도 이상해 국도 다 흘리고 반찬을 제대로 집지 못하는거예요.   그래서 식사를 떠 드렸죠.   어머님께서는 본인 병명을 모르시니 아무래도 풍이왔다며 한방병원에 가길 원해서 저희 어머님모시고 동아대한방병원서 정밀검사한결과 MRI촬영에서종양이 세개인거에요.   의사선생님께서 저희를 불러 집으로 모시라고 6개월남았다는 말씀을 하시는데 앞이 캄캄했습니다.  팔다리는 뇌종양으로 이미 신경이 마비돼기 시작했다며....   거제도병원에서 담당선생님과 상담을 했습니다.   받아들이고 서로 좋은 방향으로 노력해보자고하시데요.   별다른 방법은 없죠.   통증을 줄이는 약뿐!  어머님은 병세가 급격히 나빠졌어요.   처음엔 오른쪽만 마비가 시작돼더니 한달도 못가 일어나시질 못해 대소변을 받아내기 시작했죠.   기저귀처음 사용하던 날.   멍하니 표정없던 어머님얼굴....   아직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저는 애들과 어머님시중에 정신이 없는데 울신랑 참 한심하데요.   속상하다는 핑계로 매일매일을 술로....   니가 인간이냐고 대판 싸웠습니다.   얼마지나지 않아 어머님 의식조차 왔다갔다했습니다.   식사조차 못 삼키시니 당연히 입원할 수 밖에 없었고.    신랑이랑 저 밤낮교대하며 병간호를 시작했으나 며칠안있어 신랑이 몸살이 났어요.   낮엔 힘든 조선소일에 밤엔 어머님시중을 들 순 없었죠.   우리도 살아야할 것 같아 밤엔 간병인을 썼습니다.    어머님병세는 정말 순식간에 나빠졌어요.   우리를 몰라볼때도 있고 며칠씩 식사를 못하실때도 있고...    그렇게 홀로 누워계신 어머님은 또 얼마나 불쌍하던지.....얼마남지 않은 생인데 자식들은 어쩜 그리 무정하던지....   울어머님 옛날분이시라 오직 장남(45세)만 걱정하고 사셨던 분인데 울시숙.형님은 참 서운하게 하데요.   어머님병나시고 전화해보면 사니못사니....서로 싸움만 해대고.  시누들도 셋은 왔다갔지만 셋은 아예 전화도 없더군여.   우리더러 알아서 하고 자기들은 어머님한테 정이 없다며....  형님은 딱한번 애들 데리고 왔었고 시숙은 그래도 많이 왔다갔다 했습니다.    근데 참 이상한건 전부 빈손으로 왔다가는 거예요.   황당11년 결혼생활 2편    하다못해 어머님 드실거라도 사와야 하는거 아닌가?  아무리 살림이 어렵다지만..... 

그러다 우린 아직 준비도 안 돼 있는데 어머님 7월에 덜컥 돌아가시고 말았어요11년 결혼생활 2편11년 결혼생활 2편11년 결혼생활 2편

장례식까지 얘기하자면 끝이 없을것 같네요.    그렇게 어머님 떠나셨습니다.    한평생 남의일만 하시고 좋은옷.  좋은음식 아까워 제대로 드시지도 못하고.....   어머님옷정리해보니 내복이며 속옷 아까워 입지도 못하고 몇벌씩 쌓아두고.....추운겨울에도 나무 아까워 조금씩만 불 지피고(요즘 불때는 아궁이있는집이 어디있다고)   그렇게 아끼던 나무들은 마당가득 쌓여있고............11년 결혼생활 2편

그 후 그렇게 애원하고 윽박지르고 별의별짓을 다해도 그때뿐이던 신랑이 참 많이도 변한모습을 보이네요.    애들과 자주 놀아주고 큰 애 숙제도 봐주고 저도 다시 일을 시작했는데 집안일도 참 잘 도와줍니다.    아직 술버릇은 여전하지만 술값으로 속썩이진 않네요.   돼도록이면 집에서 마시고 밖에서 마시더라도 10시전에 집에도 잘 들어오고.....      저한테 고맙다는 말도 자주 합니다.    

저도 제자신이 좀 변했습니다.    저 작은애 사내라고 이발기계사서 스포츠로 해 주고 이웃집 분홍내복에 빨간운동화까지 얻어입히고 목욕도 집에서만 하고 제 옷도 대충 5천원. 만원짜리만 사 입는 악바리였습니다.    지지리 궁상떨며 살았죠.   근데 이제는 안 그래요.   적당히 애들 외식도 시켜주고 저 화장품도 사고...   이제 조금 마음의 여유도 생기나 봅니다.   짧은 기간 어머님 모시면서 인생 너무 구질구질하게 살고싶지 않다는 생각도 들었구요.   그래서 이렇게 남얘기하듯 지나온날들을 적어보기도 하네요.   두서없는 글 읽어주셔서 넘 감사합니다.    제가 너무 길게 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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