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차가 서북을 향한지 벌써 보름여가 지나고 있었다. 어느덧 날씨가 많이 풀려 높은 산 쪽에는 아직 흰눈이 남아있었으나 관도는 눈이 녹이 진흙탕이 되었고 마차 바뀌는 자꾸 미끄러지며 크게 흔들고 있다.
“이제 내일이면 황궁입니다.” 원사가 말을 하였다.
“그렇습니까?” 아무런 표정이 없이 앉아있던 효연이 대답하였다.
“내일 대협의 무공을 폐할 것입니다.”
“어떤 방법으로 폐합니까?” 효연이 긴장되는 표정으로 말하였다.
“우선 산공독으로 내공을 폐하고 몇 곳을 점혈 할 것입니다.”
“알겠습니다.” 효연이 속으로 ‘다행이로군...’
“오늘 이곳에서 대협과 한잔하고 싶군요.” 원사가 허허로운 듯 말을 하였다.
“좋습니다. 어짜피 내일이면 기약할 수도 없으니 오늘 한번 통음해보도록 하지요.”
원사는 여정을 늦추고 효연과 마주앉아서 술을 마시게 되었다.
“대협같은 영웅이 어찌 역도들과 한 무리가 되었소?”
“하하하하..... 역도들이라니요? 천무장에는 역도나 모반을 꾀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소.”
“그렇게 말하셨지만 황궁에서 누가 믿어 줄까요?”
“믿든 안 믿든 그것은 알아서 판단할 노릇이지만 우리는 아무런 거리낌이 없소이다.”
“저도 그리 믿고 싶소이다.” 이미 육십이 넘어선 듯한 원사였지만 손자 같은 효연에게 깍듯하게 대하는 것이 가식이 아닌 진정한 태도이기에 효연은 마음에 있는 소리를 다 하게 되었다.
“믿지는 않겠지만 황궁에 도착하면 내 모든 것을 걸고 구명해 보겠소이다.”
“말씀만으로도 감사합니다. 부득이 내가 화를 당하게 되면 나머지 사람들에게는 피해가 안 되도록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노력해 보겠습니다.” 둘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마신 술이 두 동이를 넘어서게 되었다. 하지만 아무리 마셔도 취할 수 없는 현실이니......
날이 새어 황궁 앞에 도착하였다. “이걸 드시지요.” 원사가 푸른색물이든 약사발을 내밀었다.
효연은 아무 말 없이 그릇을 받아들고 서슴치 않고 마셔 버렸다. 약간 어지럽더니 전신의 맥이 풀려 버리고 손가락하나 움직이고 싶은 생각마저 없어졌다. 효연이 늘어지기 시작하자 원사는 효연의 몇 개 혈도를 단숨에 찍어 버렸다. 효연은 이제 더 이상 무인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이 되었다. 아니 아주 유약한 문인으로 보였다.
모든 조치를 취한 원사는 조심스럽게 효연을 부축하여 마차에서 내리게 하였다. 효연이 주위를 살펴보는데 사람들 속에 백호단원들이 숨어있는 것이 보인다. 효연은 일부러 못 본 척 고개를 숙이며 원사에 의지하여 황궁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황제폐하 납시오~”
“만세 만세 만만세~~”
“모두 자리에 앉으시오.”
“신 원사 금산 황명을 받자와 여기 역도의 수괴로 지명된 주효연을 대동하여 왔나이다.”
“수고가 많았소.”
“역도 주효연은 고개를 들라.” 황제의 말소리를 듣고 고개를 들어보니 황제가 금칠의 용상에 앉아 내려다보고 있었다. 주위에는 금의위사와 백관이 자리하였고 숙연한 분위기였다. 이미 무공이 폐하여진 효연이었으나 기개마저 버릴 수는 없는 일 죽어도 떳떳하게 죽으리라 모질게 마음을 먹었다.
“반역의 무리로는 보이지 않는데 어이하여 황국를 어지럽히고 민심을 흉흉하게 만들었는고?”
“황제폐하, 미천한 백성이오나 결코 황명을 거역하거나 반역을 꾀한 적이 없기에 스스로 끌려왔나이다.”
“무엇이야? 스스로 끌려와? 어찌되었는지 원사가 말을 해 보시오.”
“황공하옵니다. 소신 명을 받자와 동창과 함께 천무장을 토벌하러 출군하여 역도의 무리들이 관병과 인원의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인선하여 대결하자는 제안을 받아들여 대결을 하였던 바 동창과 동반이 전부 패하였나이다.”
“뭣이라 하였소? 동창과 동반이 전부 패해?”
“황공하옵게도 사실입니다. 그들의 무예는 상상을 초월하게 높았으며 그 기개가 역도의 무리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충일하였습니다.”
“흠..... 그런데 스스로 끌려왔다?”
“그러하옵니다. 그는 제가 혼자서 천무장으로 갔을 때 양측에 많은 피해자가 생길 것을 우려해 단신으로 무공을 폐한 채 황제폐하를 뵙고 상소를 하겠다는 심정으로 자원하였습니다.”
“그렇다.~”
“황자를 들여라.” 황자가 밖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황명을 듣고 안으로 들어섰다.
“어디 황자가 말해 보게.”
“황공하옵니다. 소신 황명으로 토벌하러 갔으나 반도들의 무공이 상상외로 대단하여 어쩔 수 없는 상태였으나 하남의 유혼교와 상의하여 무림의 화근을 제거하는 것이 황국의 만세를 위한 것이라 판단하여 말살해 버리려는 생각이었습니다. 한데 저 반도의 수괴 주효연은 토벌에 대항하였으며 특히 반도의 무리들과 대결하던 동반과 동창의 무사가 둘이나 죽고 한명이 폐인이 되었으니 그 죄 마땅히 참수로 다스려야 할 줄로 아옵니다.”
“흠.... 사실이더냐?”
“정당한 대결에서 죽고 죽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 그것이 죄라면 달게 받겠습니다.” 힘은 없으나 당당한 기개를 보이며 말하였다.
“또한 만약 자신이 해침을 당하면 전 무림이 일어나 황궁에 대항하여 일전을 불사하겠다고 말하였습니다.”
“무엇이라고? 감히 황제의 권위에 대항하겠다는 말까지....” 황제의 수염이 떨리고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황공하오나 아무런 이유가 없이 모두 죽이려 하니 당연한 반발아 아니었겠습니까? 살펴주십시오.”
“황자! 그럼 모두를 죽이려하였다는 것이 사실이오?”
“신 황명에 따라 반역하는 무리만 토벌하려한 것이지 모두 죽이려는 의사는 없었습니다.”
“이래도 거짓을 말하려느냐?”
“황자께서는 유혼교와 야합하여 강시를 앞세워 천무장을 치려하였습니다. 생명이 없는 강시가 누군들 안 죽일 것이며 특히나 절대금기인 철혈강시까지 제련하여 천무장을 공격하였으니 그것이 어찌 거짓이겠습니까?”
“음..... 강시라.... 철혈강시라...... 황자, 이 말이 전부 사실이오?”
“황공하옵니다. 강시들을 대동하였으나 관병의 손실을 최소화하기위한 조치였으며 예전처럼 황국에까지 그 영향이 미칠 것이 두려워 유혼교를 앞세워 치려한 것입니다.”
“그런데 어찌하여 동창과 동반의 무사가 상하였는지?....”
“천무장의 무사들이 무서운 무공으로 강시들을 막아버렸고 특히 철혈강시의 취약점을 찾아내어 관병에게까지 그 피해가 올 것이 두려웠으며 특히 저 반도의 수괴는 관병의 진중까지 무단 침투하여 협박까지 한 대담한 자이옵니다. 참형으로 다스려야 하옵니다.”
“협박이라니?”
“황제폐하까지도 암살할 수 있다는 협박이었습니다.”
“허허..... 나까지도 암살하겠다..... 사실이더란 말이냐?”
“신 금산 한마디 아뢰겠습니다.”
“음.... 말해 보시오.”
“수괴 주효연이 말한 것은 무고한 백성들을 죽인다면 그렇게 한다고 한 것이지 협박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나까지도 그들이 해할 수 있을까?”
“황공하옵니다. 한 도둑을 열이서 막지 못하듯 신 등이 아무리 노력한다고 하여도 무림의 초절정 고수들이 나선다면 신 등이 나선다 하여도 확신할 수는 없사옵니다.”
“그런대도 스스로 자원해서 끌려와?”
“그러하옵니다. 그는 관병이나 무고한 백성들의 피해를 원치 않고 있었습니다.”
“그런대 어찌 역도의 무리라 하였는가?”
“소신도 그들이 역도라 생각하였었으나 잘 못 판단하였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건 또 무슨 소리인고?”
“황자께오서 유혼교의 말을 들으시고 그들이 반역을 꾀한다고 하였기에 그대로 믿었었으나 저들을 보고나서 이게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황자가 말해 보시오.”
“신도 유혼교주의 정보를 듣고 확인 해본 결과 주효연은 천무장을 열고 옛날의 천의맹 사건처럼 인원을 규합하고 각대문파의 장문들까지 천무장으로 모으는 등 그 모든 것이 사실이었기에 반역하려는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정황을 보니 반역하려 하였던 것이 사실로 들리는데.....”
“황제폐하, 어찌 마도무리인 유혼교의 말을 들으시고 정도의 말을 안 믿으시는지요.”
“닥쳐라! 반역의 수괴인 주제에 누구를 설득하려 하느냐?” 황자가 노갈 하였다.
“그럼 정파무림의 말에는 거짓이 없다는 말인가?”
“하늘에 맹세코 반역을 꾀한 적이 없으며 추호도 민심의 동요를 일으키려는 행동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럼 천의맹 사건을 어떻게 생각하느냐?”
“그 또한 제가 아직 나이가 어려 그 당시의 정확한 사정을 알 길이 없으나 그 내막을 자세히 살핀다면 틀림없이 조작된 사건일 것입니다.”
“흠..... 그래~ 그렇다면 지금 무죄라고 말하려는 것이냐?”
“제가 무죄라고 하지는 않겠습니다. 하지만 무고한 백성을 반역의 무리라고 하여 폭압을 한다면 저 같은 사람이 더 많이 생길 것이고 그때는 정말 어찌할 수 없는 사태에 이를 것이기에 한 가지만 말씀드리겠사오니 넓으신 마음으로 백성을 다스려 주시기 바라옵니다.”
“그 한 가지를 말하라.”
“예, 저는 태어나자마자 부모님이 비명에 돌아가시고 어렵게 자랐으나 지금에 이르러 많은 사람들이 저를 따르고 있습니다. 제가 만약 반역을 꾀하였다면 어느 누가 저를 따랐을 것이며 지금 제게는 풀어야할 많은 문제가 산적하여 어느 것부터 풀어야할지 막연하기까지 합니다. 그런 제가 어느 사이에 반역을 꿈 꿀 수 있었을 것이며 무슨 명분으로 사람들을 반역에 동참하라 하겠습니까? 이것은 저와 무림을 압살하려는 음모가 분명하옵고 이번을 기화로 하여 준동하려는 숨은 세력들이 무림을 장악하기위한 초동이라 생각합니다.”
“흠.... 뭐가 그리 복잡한가?”
“경들의 생각은 어떠하오?”
“옛부터 무림사에는 관여치 말라는 선황들의 당부가 있었음을 통촉하시옵소서.”
“흠...... 그럼 우선은 이자를 감금하고 적절한 형벌을 생각해 보시오.”
“황공하옵니다.” 황제가 어전에서 나가자 두런두런 말이 많았으나 동창과 동반에서는 효연의 당당함과 그 기개에 감복하여 어떻게 해서라도 방면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효연은 감옥에 갇힌 것이 아니라 동창의 무사들이 기거하는 구역의 빈방에 갇혀서 황제의 명을 기다리게 되었다.
아무런 일이 없이 황궁에 갇혀있는 효연은 점점 마음이 급해지고 있었다. 벌써 연못가의 버들이 눈을 틔우고 먼 언덕의 아지랑이가 시야를 어지럽히는데 효연은 빈방에 갇혀서 꼼짝을 못하고 있으니.... 동창과 동반의 무사들이 번갈아 호위를 하고 있어 원사가 가져다준 현금을 타고 책을 보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 일과가 되었다.
잠깐 산책을 하는 도중에 원사는 조그만 봉지와 종이조각을 슬며시 효연의 손에 쥐어주었고 효연은 모르는 척 숨겨 방으로 돌아왔다. 방으로 돌아온 효연이 종이쪽지를 펴보니 동창의 조사에 의하면 갇혀있는 효연을 죽이기 위해 유혼교에서 이미 사람을 황궁으로 보냈다는 정보가 입수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니 해약을 먹고 무공을 되찾되 겉으로 보기에는 그대로인 것처럼 꾸며달라는 말이었다. 효연이 즉시 산공독의 해약을 먹고 운공을 하였다. 그러자 막혀있던 혈맥도 어느 사이엔가 전부 열려있어서 행혈에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
90회를 마치며 여러분들의 성원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렇게 장편을 쓸 수있으리라 생각을 못했었습니다. 힘을 내도록 도와주시는 여러분의 성원에 힘입어 계속 쓴것이 벌써 90회가 되었고 이젠 100회를 향하게 되었습니다. ...*^.^*
醜面游龍 (90)
마차가 서북을 향한지 벌써 보름여가 지나고 있었다. 어느덧 날씨가 많이 풀려 높은 산 쪽에는 아직 흰눈이 남아있었으나 관도는 눈이 녹이 진흙탕이 되었고 마차 바뀌는 자꾸 미끄러지며 크게 흔들고 있다.
“이제 내일이면 황궁입니다.” 원사가 말을 하였다.
“그렇습니까?” 아무런 표정이 없이 앉아있던 효연이 대답하였다.
“내일 대협의 무공을 폐할 것입니다.”
“어떤 방법으로 폐합니까?” 효연이 긴장되는 표정으로 말하였다.
“우선 산공독으로 내공을 폐하고 몇 곳을 점혈 할 것입니다.”
“알겠습니다.” 효연이 속으로 ‘다행이로군...’
“오늘 이곳에서 대협과 한잔하고 싶군요.” 원사가 허허로운 듯 말을 하였다.
“좋습니다. 어짜피 내일이면 기약할 수도 없으니 오늘 한번 통음해보도록 하지요.”
원사는 여정을 늦추고 효연과 마주앉아서 술을 마시게 되었다.
“대협같은 영웅이 어찌 역도들과 한 무리가 되었소?”
“하하하하..... 역도들이라니요? 천무장에는 역도나 모반을 꾀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소.”
“그렇게 말하셨지만 황궁에서 누가 믿어 줄까요?”
“믿든 안 믿든 그것은 알아서 판단할 노릇이지만 우리는 아무런 거리낌이 없소이다.”
“저도 그리 믿고 싶소이다.” 이미 육십이 넘어선 듯한 원사였지만 손자 같은 효연에게 깍듯하게 대하는 것이 가식이 아닌 진정한 태도이기에 효연은 마음에 있는 소리를 다 하게 되었다.
“믿지는 않겠지만 황궁에 도착하면 내 모든 것을 걸고 구명해 보겠소이다.”
“말씀만으로도 감사합니다. 부득이 내가 화를 당하게 되면 나머지 사람들에게는 피해가 안 되도록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노력해 보겠습니다.” 둘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마신 술이 두 동이를 넘어서게 되었다. 하지만 아무리 마셔도 취할 수 없는 현실이니......
날이 새어 황궁 앞에 도착하였다. “이걸 드시지요.” 원사가 푸른색물이든 약사발을 내밀었다.
효연은 아무 말 없이 그릇을 받아들고 서슴치 않고 마셔 버렸다. 약간 어지럽더니 전신의 맥이 풀려 버리고 손가락하나 움직이고 싶은 생각마저 없어졌다. 효연이 늘어지기 시작하자 원사는 효연의 몇 개 혈도를 단숨에 찍어 버렸다. 효연은 이제 더 이상 무인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이 되었다. 아니 아주 유약한 문인으로 보였다.
모든 조치를 취한 원사는 조심스럽게 효연을 부축하여 마차에서 내리게 하였다. 효연이 주위를 살펴보는데 사람들 속에 백호단원들이 숨어있는 것이 보인다. 효연은 일부러 못 본 척 고개를 숙이며 원사에 의지하여 황궁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황제폐하 납시오~”
“만세 만세 만만세~~”
“모두 자리에 앉으시오.”
“신 원사 금산 황명을 받자와 여기 역도의 수괴로 지명된 주효연을 대동하여 왔나이다.”
“수고가 많았소.”
“역도 주효연은 고개를 들라.” 황제의 말소리를 듣고 고개를 들어보니 황제가 금칠의 용상에 앉아 내려다보고 있었다. 주위에는 금의위사와 백관이 자리하였고 숙연한 분위기였다. 이미 무공이 폐하여진 효연이었으나 기개마저 버릴 수는 없는 일 죽어도 떳떳하게 죽으리라 모질게 마음을 먹었다.
“반역의 무리로는 보이지 않는데 어이하여 황국를 어지럽히고 민심을 흉흉하게 만들었는고?”
“황제폐하, 미천한 백성이오나 결코 황명을 거역하거나 반역을 꾀한 적이 없기에 스스로 끌려왔나이다.”
“무엇이야? 스스로 끌려와? 어찌되었는지 원사가 말을 해 보시오.”
“황공하옵니다. 소신 명을 받자와 동창과 함께 천무장을 토벌하러 출군하여 역도의 무리들이 관병과 인원의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인선하여 대결하자는 제안을 받아들여 대결을 하였던 바 동창과 동반이 전부 패하였나이다.”
“뭣이라 하였소? 동창과 동반이 전부 패해?”
“황공하옵게도 사실입니다. 그들의 무예는 상상을 초월하게 높았으며 그 기개가 역도의 무리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충일하였습니다.”
“흠..... 그런데 스스로 끌려왔다?”
“그러하옵니다. 그는 제가 혼자서 천무장으로 갔을 때 양측에 많은 피해자가 생길 것을 우려해 단신으로 무공을 폐한 채 황제폐하를 뵙고 상소를 하겠다는 심정으로 자원하였습니다.”
“그렇다.~”
“황자를 들여라.” 황자가 밖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황명을 듣고 안으로 들어섰다.
“어디 황자가 말해 보게.”
“황공하옵니다. 소신 황명으로 토벌하러 갔으나 반도들의 무공이 상상외로 대단하여 어쩔 수 없는 상태였으나 하남의 유혼교와 상의하여 무림의 화근을 제거하는 것이 황국의 만세를 위한 것이라 판단하여 말살해 버리려는 생각이었습니다. 한데 저 반도의 수괴 주효연은 토벌에 대항하였으며 특히 반도의 무리들과 대결하던 동반과 동창의 무사가 둘이나 죽고 한명이 폐인이 되었으니 그 죄 마땅히 참수로 다스려야 할 줄로 아옵니다.”
“흠.... 사실이더냐?”
“정당한 대결에서 죽고 죽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 그것이 죄라면 달게 받겠습니다.” 힘은 없으나 당당한 기개를 보이며 말하였다.
“또한 만약 자신이 해침을 당하면 전 무림이 일어나 황궁에 대항하여 일전을 불사하겠다고 말하였습니다.”
“무엇이라고? 감히 황제의 권위에 대항하겠다는 말까지....” 황제의 수염이 떨리고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황공하오나 아무런 이유가 없이 모두 죽이려 하니 당연한 반발아 아니었겠습니까? 살펴주십시오.”
“황자! 그럼 모두를 죽이려하였다는 것이 사실이오?”
“신 황명에 따라 반역하는 무리만 토벌하려한 것이지 모두 죽이려는 의사는 없었습니다.”
“이래도 거짓을 말하려느냐?”
“황자께서는 유혼교와 야합하여 강시를 앞세워 천무장을 치려하였습니다. 생명이 없는 강시가 누군들 안 죽일 것이며 특히나 절대금기인 철혈강시까지 제련하여 천무장을 공격하였으니 그것이 어찌 거짓이겠습니까?”
“음..... 강시라.... 철혈강시라...... 황자, 이 말이 전부 사실이오?”
“황공하옵니다. 강시들을 대동하였으나 관병의 손실을 최소화하기위한 조치였으며 예전처럼 황국에까지 그 영향이 미칠 것이 두려워 유혼교를 앞세워 치려한 것입니다.”
“그런데 어찌하여 동창과 동반의 무사가 상하였는지?....”
“천무장의 무사들이 무서운 무공으로 강시들을 막아버렸고 특히 철혈강시의 취약점을 찾아내어 관병에게까지 그 피해가 올 것이 두려웠으며 특히 저 반도의 수괴는 관병의 진중까지 무단 침투하여 협박까지 한 대담한 자이옵니다. 참형으로 다스려야 하옵니다.”
“협박이라니?”
“황제폐하까지도 암살할 수 있다는 협박이었습니다.”
“허허..... 나까지도 암살하겠다..... 사실이더란 말이냐?”
“신 금산 한마디 아뢰겠습니다.”
“음.... 말해 보시오.”
“수괴 주효연이 말한 것은 무고한 백성들을 죽인다면 그렇게 한다고 한 것이지 협박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나까지도 그들이 해할 수 있을까?”
“황공하옵니다. 한 도둑을 열이서 막지 못하듯 신 등이 아무리 노력한다고 하여도 무림의 초절정 고수들이 나선다면 신 등이 나선다 하여도 확신할 수는 없사옵니다.”
“그런대도 스스로 자원해서 끌려와?”
“그러하옵니다. 그는 관병이나 무고한 백성들의 피해를 원치 않고 있었습니다.”
“그런대 어찌 역도의 무리라 하였는가?”
“소신도 그들이 역도라 생각하였었으나 잘 못 판단하였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건 또 무슨 소리인고?”
“황자께오서 유혼교의 말을 들으시고 그들이 반역을 꾀한다고 하였기에 그대로 믿었었으나 저들을 보고나서 이게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황자가 말해 보시오.”
“신도 유혼교주의 정보를 듣고 확인 해본 결과 주효연은 천무장을 열고 옛날의 천의맹 사건처럼 인원을 규합하고 각대문파의 장문들까지 천무장으로 모으는 등 그 모든 것이 사실이었기에 반역하려는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정황을 보니 반역하려 하였던 것이 사실로 들리는데.....”
“황제폐하, 어찌 마도무리인 유혼교의 말을 들으시고 정도의 말을 안 믿으시는지요.”
“닥쳐라! 반역의 수괴인 주제에 누구를 설득하려 하느냐?” 황자가 노갈 하였다.
“그럼 정파무림의 말에는 거짓이 없다는 말인가?”
“하늘에 맹세코 반역을 꾀한 적이 없으며 추호도 민심의 동요를 일으키려는 행동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럼 천의맹 사건을 어떻게 생각하느냐?”
“그 또한 제가 아직 나이가 어려 그 당시의 정확한 사정을 알 길이 없으나 그 내막을 자세히 살핀다면 틀림없이 조작된 사건일 것입니다.”
“흠..... 그래~ 그렇다면 지금 무죄라고 말하려는 것이냐?”
“제가 무죄라고 하지는 않겠습니다. 하지만 무고한 백성을 반역의 무리라고 하여 폭압을 한다면 저 같은 사람이 더 많이 생길 것이고 그때는 정말 어찌할 수 없는 사태에 이를 것이기에 한 가지만 말씀드리겠사오니 넓으신 마음으로 백성을 다스려 주시기 바라옵니다.”
“그 한 가지를 말하라.”
“예, 저는 태어나자마자 부모님이 비명에 돌아가시고 어렵게 자랐으나 지금에 이르러 많은 사람들이 저를 따르고 있습니다. 제가 만약 반역을 꾀하였다면 어느 누가 저를 따랐을 것이며 지금 제게는 풀어야할 많은 문제가 산적하여 어느 것부터 풀어야할지 막연하기까지 합니다. 그런 제가 어느 사이에 반역을 꿈 꿀 수 있었을 것이며 무슨 명분으로 사람들을 반역에 동참하라 하겠습니까? 이것은 저와 무림을 압살하려는 음모가 분명하옵고 이번을 기화로 하여 준동하려는 숨은 세력들이 무림을 장악하기위한 초동이라 생각합니다.”
“흠.... 뭐가 그리 복잡한가?”
“경들의 생각은 어떠하오?”
“옛부터 무림사에는 관여치 말라는 선황들의 당부가 있었음을 통촉하시옵소서.”
“흠...... 그럼 우선은 이자를 감금하고 적절한 형벌을 생각해 보시오.”
“황공하옵니다.” 황제가 어전에서 나가자 두런두런 말이 많았으나 동창과 동반에서는 효연의 당당함과 그 기개에 감복하여 어떻게 해서라도 방면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효연은 감옥에 갇힌 것이 아니라 동창의 무사들이 기거하는 구역의 빈방에 갇혀서 황제의 명을 기다리게 되었다.
아무런 일이 없이 황궁에 갇혀있는 효연은 점점 마음이 급해지고 있었다. 벌써 연못가의 버들이 눈을 틔우고 먼 언덕의 아지랑이가 시야를 어지럽히는데 효연은 빈방에 갇혀서 꼼짝을 못하고 있으니.... 동창과 동반의 무사들이 번갈아 호위를 하고 있어 원사가 가져다준 현금을 타고 책을 보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 일과가 되었다.
잠깐 산책을 하는 도중에 원사는 조그만 봉지와 종이조각을 슬며시 효연의 손에 쥐어주었고 효연은 모르는 척 숨겨 방으로 돌아왔다. 방으로 돌아온 효연이 종이쪽지를 펴보니 동창의 조사에 의하면 갇혀있는 효연을 죽이기 위해 유혼교에서 이미 사람을 황궁으로 보냈다는 정보가 입수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니 해약을 먹고 무공을 되찾되 겉으로 보기에는 그대로인 것처럼 꾸며달라는 말이었다. 효연이 즉시 산공독의 해약을 먹고 운공을 하였다. 그러자 막혀있던 혈맥도 어느 사이엔가 전부 열려있어서 행혈에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
90회를 마치며 여러분들의 성원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렇게 장편을 쓸 수있으리라 생각을 못했었습니다. 힘을 내도록 도와주시는 여러분의 성원에 힘입어 계속 쓴것이 벌써 90회가 되었고 이젠 100회를 향하게 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