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를 버리고 간 사건! ㅎㅎ

이해봉2004.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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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나는 웃었다. 으하하하!

아버지께서 오늘 강의가 있으셔서 이른아침에 광주로 차를 손수 몰고 가셨더랬다.

어제는 부산에 강의 가셨다가 약주를 과하게 드시는 바람에 새벽에 내가 역으로 모시러 나갔었는데...

헐~ 이제 곧 일흔을 바라보시는 아버지 체력이 나보다 더 좋으신것 같다 (--)? 긁적~
자식넘 잠 못재우고 불러내신게 내심 미안하셨는지 강의 마치시고 돌아오시는 길에 나를 태우러 오셨다. 쩝! 안그러셔도 되는데...
어제 과하게 자신 약주하며 광주까지 머나먼 길 손수 왕복운전하시고 강의까지 하셨으니 얼마나 피곤하시랴~
길모퉁이에 세워둔 차를 보고 헐레벌떡 달려가 운전석 문을 열었다.

"아부지! 제가 운전할게요~"
"그럴래?"

아버지는 내리셨고, 나는 운전석에 올라 안전벨트를 맸다.
얼마나 피곤하실까 ㅜㅜ
그 와중에도 아버지께서는 내 손에 들려있는 가방을 받아 챙기시고는 뒷문을 열고 타셨다.

차는 출발했고 그렇게 한 200미터쯤을 내달렸을쯤...

"아부지! 많이 피곤하시지예?"
"..."
"아부지!?"
"..."
"와 말씀을 안하십니꺼?"
"..."

'왜 대답이 없으시지?'라고 생각하면서 빽미러를 통해 뒤돌아본 순간!
허걱! 우리 아버지께서 대체 어디로 가셨단 말인가?
설마 달리는 차에서 뛰어내리셨을리도 만무하고...
뒷자석에는 내 가방만이 떨렁~!
그랬다...그랬던 것이었다.
뒷좌석에 내 가방을 던져놓으시고 당신께서는 아들옆자리에 앉아 가길 원하셨던것이었다.
차문이 열리고 닫히는 소리에 나는 당연히 뒷자석에 타셨을거라고 생각하고 부웅~ 차를 출발시켰던 것인데...
애비를 버려두고 가는 자식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당신의 심정은 어떠하셨을꼬...
복잡한 동대구역앞 삼거리를 지난터라 차를 세운다고 하여 아버지가 쫓아오셔서 다시 탈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왜 출발했을때 전화를 안하셨지?'하는 생각과 동시에 도로변에 서 있는 교통경찰을 무시하고 나는 핸드폰을 들었다.
단축키 2번 꾸욱~! 아버지 컬러링 비발디의 '봄'이 흘러나오고~~~~~

"띠리리디띠리~"

아뿔싸! 차안에서 웅장하게 울리는 이 64화음은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유턴지점은 전방 약 500미터... 신호등은 2개...
나는 선택했다. 그냥 법을 잘 지키기로...(--)!
5분여 만에 다시 돌아간 그 자리에 이미 아버지는 안계셨다...

'어디 가셨을꼬~ 공중전화를 찾으러 가셨나~?'

그렇게 기다리길 다시 3분여~
낯선 핸드폰 번호가 내 전화기를 울려댔다.

"여보세요?"
"야 이놈아! 뭐가 그래 급하노? 그래 급하면 할무이한테 태어나지 와 어무이한테 태어났노?"
"헉! 그게 아니고 아부지~"
"그냥 버스타고 갈려고 하다가 가만 생각해보니 니가 걱정할거 같아서 길가던 아가씨한테 전화빌려 건다."
"ㅜㅜ 거기 어디세요? 지금 모시러 갈게요~"

휴대폰이랑 지갑마저 차에 두고 내리신 아버지께서는 아들이 떠난 황량한 도로변을 걸어내려 버스정류장으로 가셨던 것이었다. 그리고 마침 거기서 버스를 기다리던 아가씨에게 휴대폰을 빌려 전화를 하신 것이다. 단지 어리석은 자식놈이 자기가 한 실수에 대해 걱정을 할까 염려하여~

"아부지~ 많이 피곤하시지예?"
"괜찮다. 그나저나 내일 수원에 또 강의가 있는데 내일은 기차타고 가야겠제?"
"헉! 강의 또 있심미꺼? 고마 기차타고 편히 갔다 오시이소~"
"오냐~ 그래야겠다. 집에 가서 열차표 예약해야되겠다~"
"예~ 제가 예약해 놓을께요~"

나는 행복하다.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이런 아버지가 계심에...
아버지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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