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라소라 푸르른 소라

슬픈연가2004.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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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ddest Thing

“And the saddest thing under the sun above Is to say good-bye To the ones you love.....”

“세상에서 가장 슬픈 일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이별을 고하는 것이라는.....”


예전에 사랑의 시련에 아파하며 이루지 못할 것 같았던 사랑을 아쉬워하며 정말 많이 듣고 좋아하던 그때의 노래가 생각이 난다.

멜라니 샤프카의 그 탁하면서도 애절한 목소리로 나의 심금을 울려주던 그 노래가 갑자기 듣고 싶어진다.


언제 이런 견디기 힘든 아픔이 있었나 싶어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내 가장 아팠던 기억들을 돌이켜 본다.

초등학교 1학년 땐가 2학년 땐가 하수구 맨홀에 다리가 끼여 정강이뼈가 다 드러날 정도로 껍데기가 까져 엄청난 피와 함께 죽는 건 아닌지 겁도 나고.. 얼마나 아픈지.. 그래서 얼마나 울었는지.... 아직도 그때의 아픈 기억이 선명하다. 그리고 지금도 그 상처는 나의 성장과 함께 그대로 자라 나의 정강이에 선명히 남아있다.

아마도 처음이었을 것이다 촌에서 대구로 고등학교 진학해 처음시험을 치루고 나도 상상치 못했던 엄청난 성적표에 선생님께 공부로 인해 질책을 받고 무릎 끓고 앉아 밀대꼬챙이로 허벅지를 그렇게 아프게 맞았던 일은.... 얼마나 아프던지... 눈에 들어오는 성적표가 얼마나 가슴 쓰리든지...분하기도 하고 억울하기도 하고...


그리고 숱한 사랑의 시련에 아파하고 가슴 시려하며 눈물 흘리던 청춘의 기억들을 더듬어본다. 그땐 정말 힘들었었는데 정말 괴롭고, 세상 모든 고독과 슬픔은 오직 나의 몫 인줄 알았었던...그래서 정말 괴로워 죽고 싶은 그런 아픈 사랑을 했었다는 쓰라린 기억들밖에는... 그러나 사랑을 이루고 난 지금은 그냥 아련한 추억으로 떠 올려져 이제는 그냥 정말 힘들었었다는 기억밖에 없다는 건 차라리 나은 아픔일까?


받지 못한 사랑과 주지 못한 사랑을 아쉬워하며 눈을 감으신 아버지의 죽음 앞에 또 얼마나 가슴 아파하며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렸는지... 그렇게나 사랑하는 어머님의 죽음을 지켜보며 하나님 앞에 얼마나 간곡히 기도를 드리며 눈물을 흘렸는지.... 그런 간절한 기도를 뒤로 한 채 떠나간 어머님을 난 왜 애꿋은 하나님을 원망하며 미워했는지....


숱한 삶의 시련을 겪으며 얼마나 많은 아픈 일들이 있었던가...

몇 번의 사업실패에 이은 좌절과 방황 그때마다 맞이한 아픔들을 견디며 어느 순간성공이란걸 느끼며 정말 순수한 나의 힘으로 내 나이에 이루기 힘든 만큼의 부를 이루고도 송두리째 날려버리며 좌절했을 그 순간에도 난 얼마나 힘들었는지....유서 같지 않은 유서를 써내려가며 이건 그냥 과정일뿐이라며 스스로 위로하며 채 열줄도 써내려가지 못하고 찢어버렸던 아픈 기억들....

그렇게 사랑하는 나의 아내를 힘들게 하며 가난한 세월을 보내게 했던 그 아픈 기억들이 아직 선명한데.... 나의 잘못으로 인해 격지 않아야할 아픔을 겪어가며 눈물을 흘렸던 기억들이 아직 많은데...


오늘 난 또 하나의 아픈 기억을 스스로 만들어버렸다.

너무 힘들다. 너무 아프다. 너무 괴롭다.

그렇게 사랑하는 한사람을 내 스스로 보내버려야 하는 현실이.....

과연 현명한 판단일까 두렵기도 하다.

돌아오지 않으면 어떡하나 너무 걱정스럽다.

과연 나의 참뜻, 참사랑을 이해해 줄 것인지 ...

TV에서 일어나는 숱한 사랑과 그들을 반대하는 부모들의 이야기들을 봐오며 내가 부모라면 절대로 저러지는 않을 것이라며 큰소리 쳤었는데.. 절대로 이해 안 될 그런 일들이 이렇게 쉽게 이해를 할 수 있게 만드는 건 지금까지 당사자가 아니어서 그런 것 이었을까?


안타깝다.

정말 사랑하는 딸이었는데.... 정말 아껴주고 싶은 딸이었는데...

부질없는 짓이었나? 아닌데.. 결코 아닌데....

왜 이렇게 아프기만 할까...

차라리 몰랐으면....? 그냥 모른척했으면....? 그냥 아무렇지 않게 넘어갔으면....?

그것도 아닌데.... 결코 아닌데....

눈이 먼 걸까? 영리한 아인데... 절대로 실망을 안겨줄 그런 아이가 아닌데...

얼마나 현명하게 판단을 해줄까..?

사랑하는 나의 딸을 믿어야 하는데.... 두려움이 앞선다.

지금 제대로 판단할 이성이 없어 보이는데...어떡하지? 가르켜 줘야하나?

그대로 내버려둬야 하나? 어차피 자기가 선택해야 되는 일이기에....자기가 느껴야 되는 일이기에...말려서 되는 일이 아니란 걸 알기에... 난 그저 지켜만 봐야하나?

정말 내 사랑하는 딸에게 상처를 준건 아닐까? 그대로 내버려두면 상처도 무엇도 되지 않을 것을 괜히 건드려 상처가 된 건 아닐까? 나의 이성이 너무 당황스러워 판단의 기준을 잃어버린 건 아닐까?

믿어야지...나의 딸을 믿어야지...믿음이 없었다면 이렇게 하지도 못했을 거니까...

어차피 믿었기에 한일이니까 기다려 보자.

그러나 그 기다림이 너무 길면... 나의 믿음이 잘못된 것이라면....

감당하지 못할 아픔은 없겠지만....너무 힘든 시간이 될 것 같다.

사랑하는 나의 딸이 돌아와 주기를.......

세월이 흐른 뒤에 오늘의 일은 어떻게 기억될까?

제발 아픈 기억으로 남겨지지 않기를 바랄뿐이다.


2004년 10월 기억하기 싫은 어느 날 밤에 터질 것 같은 나의 심정을 추스르며 딸을 믿는 간절한 마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