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겠습니다.” 효연은 의원에게 이곳의 생활을 정리하고 식솔까지 움직이게 하라며 백냥의 은자를 건네주었고 극구 사양하던 의원은 결국 천무장까지의 노자로 생각하겠다며 받아들였다.
효연은 생살을 베어낸 자리에 자신의 현음기공을 시전하여 돌리니 시원하여지고 통증이 현저하게 가시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오늘부터 바삐 돌아다니며 유혼교를 괴롭히려던 일정을 연기하지 않을 수 없었기에 안타까운 심정이었다. 그래야 독안마제가 실체를 들어 낼 것이고 자신의 철천지한을 풀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는데...
영충은 바쁘게 돌아다니며 의원과 그 식솔을 전부 마차를 대여하여 천무장에 보내었고 돌아와 효연의 상처에 덛 댄 면포를 걷어보니 벌써 새살이 돋아나는지 커다랗던 상처의 부위가 현저하게 줄어들어 보였다.
“음...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그래요? 얼마만 하지요?”
“아직 어린애 주먹만한 크기입니다.”
“흠..... 이놈들이 아주 검에다가 독장을 바르고 다니고 있군요.”
“그들이 뭘 안 가리겠습니까?”
말을 하며 영충이 독장치료제를 부수어 상처에 뿌리고 다시 면포를 덮은 후 동여매 주었다.
영충과 효연이 잠시 쉬고 있는 사이에 창밖이 소란하여 내다보니 멀리에서 흙먼지가 가까이 다가오고 있었다.
바라보던 영충이 “나가서 확인해 보아야겠습니다.” 하며 창문을 넘어 흙먼지가 밀려오는 방향으로 몸을 날렸다. 효연도 갑자기 불안한 마음이 들기 시작한다. 영충이 급히 들어오며 “잠시 피하여야 할 것 같습니다. 유혼교도들이 떼를 지어 마을을 포위하고 있습니다. 우리 단원을 이곳으로 전부 피하도록 하였습니다.”
조용한 가운데에 부상을 입었던 청룡단원이 효연의 방으로 들어오고 나머지 청룡단원들이 전부 요소요소를 점하여 경호에 들어갔다.
효연은 자신이 함부로 움직이지 못하는 이런 때에 그들이 전면적으로 도발해오는 것에 대하여 더욱 불안하였다. 이들이 이렇게 움직인다는 것은 어떤 확신이 있기에 그러는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었다.
적게 잡아도 이백명이 넘는 유혼교의 무리들은 마을의 길목을 막고 수소문 하는 것 같았다.
마을 사람들은 겁에 질려 사색이 되었고 유혼교도들은 청룡단원이 숙소로 삼았던 객점을 포위하고 수색을 시작하였다. 아무래도 이곳을 노리고 쳐들어온 것이 확실하였다.
효연은 마음이 다급해졌다. “어서 내 상처에 면포를 몇 겹 더 대고 아주 꽉 묶어 주시오.”
“안됩니다. 주공께서 지금 싸울 수 없습니다.”
“이건 명입니다. 어서요!”
영충이 어쩔 수 없이 다시 싸매었다. 효연은 객점주가 가지고온 유엽비도 100자루를 전부 탁자위에 올려놓고 진운검을 빼어 들었다. “모두들 최대한 이곳을 탈출하여 아미에서 만나도록 합시다. 그곳에는 백호단과 일부 지원 병력이 있으니 그곳에서 재집결하고 되도록이면 시급하게 피신하도록 조치하십시오.”
영충도 사태의 위급함을 느끼고 청룡단 전원에게 최대한 은신하여 이곳을 빠져나가도록 되도록이면 많은 인원을 유인하여 떨구어 낸 후에 아미로 집결하라는 명을 내리게 되었다.
효연과 영충은 우선 이곳에 남아 추이를 보며 최대한 버티다가 피신하기로 하였다.
청룡단원들은 자신들의 손목과 발목에 묶인 철환을 벗어 들고 빠져나가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갑자기 마을 전체가 소란스러워지며 이곳저곳에서 비명소리 그리고 병장기 부딪치는 소리 고함소리 등으로 갑작스럽게 혼란 속으로 빠져들었다. 이십 여명의 청룡단원은 자신들의 주공에게 어떤 위해가 가해질 것이 두려워서인지 자신이 가진 모든 암기나 무기를 총동원하여 몇몇이라도 더 상해한 후에 빠져나가려 무자비하게 독수를 펼치며 빠지기 시작한 것이었다. 고함소리와 비명소리들이 점점 멀어지는 듯 하였고 연이어 객점 밖에서는 남아있는 유혼교도들의 바쁜 발자국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효연은 탁자에 앉아서 때를 기다리고 영충은 부상당한 청룡단원을 창문 뒤에 숨긴 후에 자신도 벽에 몸을 붙이고 섰다. 이방 저방을 뒤지며 수색을 하는 발자국소리가 점점 다가오며 효연은 긴장감에 손끝에 땀이 배는 것을 느낀다. 방문 앞에 발자국소리가 멈추고 문이 벌컥 열렸다. 효연이 혼자 탁자에 앉아있는 것을 보더니 “네놈은 누구냐?”
“난 이 객점의 투숙객인데 그리 묻는 당신은 누구요?”
“이놈이 죽으려 환장을 했구나.” 다짜고짜 주먹을 휘두르며 덤벼들었다. 효연이 슬쩍 유엽비도를 던져내자 주먹을 휘두르며 덤비던 자의 미간에 정확하게 꽂히고 비명도 지르지 못한 채 꼬꾸라진다. 문 뒤에서 “여기다!”
하는 소리가 들리고 창문과 문으로 암기류가 쏘아져 들어오고 있었다. 창문 쪽으로 들어오는 암기는 영충에 의하여 모두 바닥에 떨어지고 문 앞에서 암기를 쏘던 자들은 효연의 유엽비도에 의하여 모두 쓰러지고 있었다. 아무래도 등의 상처가 결려 오래 버틸 수는 없을 것 같았다. 효연은 유엽비도를 모두 소매속에 갈무리하고 영충에게 말하였다. “우리도 이곳을 빨리 빠져나가야 할 것 같소.”
“괜찮으시겠습니까?”
“난 괜찮은데 영충형이 그 친구와 같이 움직이는 것이 불편하겠소.”
“저도 상관없을 것 같습니다.”
“그럼 동시에 나가도록 합시다. 나는 문으로 빠질테니 영충형은 창문으로 나가시오.”
“알겠습니다.”
“자 하나 둘 셋에 나가는 것이오.” “하나...둘....셋!”
영충이 먼저 창문을 부수며 밖으로 날아나갔고 효연도 거의 동시에 유엽도를 날리며 문을 나섰다. 효연이 날린 유엽도에 의하여 문 앞을 지키던 자들이 우왕좌왕하기 시작하였다 그때를 이용하여 효연은 객점 밖으로 나섰고 영충은 이미 꽤 멀리 내뛴 모양이었다. 효연은 자신을 돌보기보다 영충을 추적하는 자들을 쫒으며 비도를 날렸다. 아무런 방비없이 영충을 추적하던 자들은 유엽비도에 의하여 속절없이 쓰러졌고 영충은 그 사이에 제법 멀리까지 피신할 수 있었다. 하지만 자신에게 덤벼드는 자들을 무시하며 유엽도를 날리던 효연은 이미 검과 주먹 그리고 장력에 몇 대를 맞고 있었다. 다른 곳에 가해지는 타격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었지만 등에 맞은 장력에는 신음소리가 절로 비저 나왔다. “으..윽!” 하지만 이렇게 대적할 시간이 없었기에 유엽도를 계속 날리며 마을을 벗어나기 위해 사력을 다하며 비상하고 있었다. 하지만 장력에 맞은 상처부위에서 피가 배어나와 옷이 휘감기는 듯한 촉감이 들었고 덤벼들던 자들도 효연이 등에서 피를 흘리는 것을 발견하고는 “저놈이 등에 상처를 입었다!” 이 소리가 들리자 놈들은 효연이 상처를 입은 등 쪽으로 무차별 공격을 가하기 시작한다. 효연은 혼자 남은 것을 알게 되자 오히려 홀가분한 것을 느끼며 한손에는 유엽도 또 한손에는 진운을 빼들자 등에 흐르는 피는 아랑곳하지 않고 무자비한 살육을 감행하였다. 그러자니 도망가던 속도가 느려지고 또 다른 사람을 추적하다 돌아온 자들까지 합세하여 점점 유혼교도의 인원이 늘어난다. 아무래도 길보다는 흉이 크겠다. 느낀 효연은 즉시 몸을 빼 올려 최대한의 공력을 동원하여 경신술을 펼치기 시작하였다. 자신이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시간을 끌었기에 이제는 자신도 빨리 도망가서 아미에 합류하여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효연의 등 쪽은 이미 전체가 붉은 물감을 들인 듯 하였고 가끔씩 흘린 피로 약간의 현기증이 생기기도 한다.
뒤를 쫒던 유혼교도의 말소리와 고함소리가 안 들릴 때까지 최대한 도망을 친후 효연은 자신의 손이 닿는 곳까지 혈도를 눌러 지혈을 시도하며 소환단을 한 알 꺼내어 입에 넣고 씹어 먹었다. 조금 있으니 벌써 유혼교도들의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였고 효연은 또다시 그들을 끌고 아미의 반대편으로 유인 하였다. 거의 두세 식경을 이렇게 끌고 다니던 효연은 돌연 방향을 바꾸어 반원을 그리며 달아나기 시작하였고 이제 아미를 향하여 최대한의 빠른 속도로 비약하기 시작하였다.
시간이 흐르자 근자에 들어 땀을 흘려보지 못했던 효연의 이마에 땀방울이 맷히고 숨소리마저 거칠어지기 시작하였다. 아무래도 많은 피를 흘려 운기가 고르지 못하고 혈행에 장애가 생긴 모양이었다. 이 상태로 계속 가다가는 아무래도 심각할 것으로 느껴진다. 효연은 아미까지 못갈 것으로 판단이 되자 깊은 산중으로 몸을 숨겨 잠시 운공요상과 치료를 하기로 결정하고 즉시 깊은 산속으로 피신하였다.
얼마나 헤매었을까? 효연은 자꾸 정신이 흐려지는 것 같아 더 이상 갈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아무 곳이나 우선 몸을 숨길 곳을 찾는데 다행이도 바위틈이 갈라져 있는 곳을 보고 깊숙이 몸을 숨긴 후 운공요상을 시작하였다. 일주천이 지나고 이주천에 들자 정신이 다시 맑아지는 듯 하다. 겨우 이주천을 마치고 주위의 동정을 살피며 자신의 등에 있는 상처를 짚어 보았다. 피는 멈추었으나 욱신거리는 것으로 보아 아무래도 상처가 심해진 것 같다. 우선 정신을 차리면 빨리 아미로 가야할 것으로 판단이 된다. 아직까진 유혼교도의 추적자들이 가까이 오진 않은듯하였으나 마음을 놓을 수 없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으니 운공 요상하는 것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하지만 움직이다가 상처가 더 깊어지면 그때에는 정말 큰일이 아닌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바위틈에서 갈등만 커가고 있었는데 멀리서 인기척이 들리기 시작하였다. 효연은 즉시 바위틈에서 몸을 빼 피하기 쉬운 장소를 물색하는데 쫒기는 데 급하여 몰랐지만 바위 뒤쪽은 깎아지른 벼랑이었다.
자세히 보니 삼십여장 아래 바위틈에 소나무가 있고 그 옆에는 겨우 발디딜만한 공간이 보였다. 효연은 급한 마음에 몸을 날려 소나무위에 내려섰다. 소나무에서 보니 발 디딜 공간뒤쪽에 작은 동혈이 있었다. 한숨을 내쉰 효연은 동굴 속으로 몸을 날려 자리를 잡고 앉았다. 입구가 좁아 겨우 기어들어갔지만 안에는 그래도 허리를 펴고 앉을 만큼 공간이 있어 당분간 은신하기에는 최적의 장소 같았다. 효연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동굴입구에 현음강기 막을 치고 동물들의 침입을 막은 후 운공요상에 본격적으로 돌입하였다. 피하지 못할 바에는 아예 이곳에서 어느 정도라도 치료를 하고 나가는 것이 유리하리란 생각이었기에 바로 시작한 것이다. 목숨을 건 도박이긴 하지만......
바위위에서는 효연의 흔적을 쫒아 추적을 하던 유혼교도들이 효연의 흔적을 찾느라 분주하고 몇몇 인영은 벼랑아래를 바라보았으나 까마득한 높이여서 내려가기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하여 우회하여 계속 추적하기로 한 모양이다. 효연은 금방 무아지경에 들어 현음을 상처부위에 집중하고 나서 현옥과 융화 시킨 후 본격적인 운공을 하는데......
아미에서는 일대 격전이 벌어지고 있었다. 청룡단원과 백호단 그리고 각파에서 지원된 인원들이 유혼교에 대항하여 영충과 능풍의 지휘아래 무시무시한 격전을 치르고 있었다. 이런 상황을 효연이 어찌 알 수 있을 것인가? 영충도 몸의 여러곳에 상처가 생겼고 능풍은 전신에 피칠을 하여 이리 저리 다니며 밀리는 곳을 지원하며 독려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결과는 뻔하다. 하지만 효연이 아직 돌아오지 않고 있으니 다른 조치를 취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 어쩔 수 없이 사력을 다하여 막을 뿐이었으나 유혼교도뿐 아니라 강시까지 동원되어 밀고 들어오니 정신을 차릴 수 없다.
“단장님! 이대로 버틸 수 있을까요?” 능풍이 영충에게 물었다.
“글쎄요..... 이대로라면 우리 형제들이 거의 몰살할 것이오.”
“그럼 어떤 조치를 취하셔야지요.” 다급하게 말을 하는 능풍의 눈에서는 초조한 빛이 역력하였다.
벌써 백호단원은 여러 명의 중상자가 발생하여 이들을 보호하느라 전투력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었으며 청룡단원들 역시 상황이 비슷하였다. 각 문파에서 지원 나온 인원들은 아직 참여치 않고 아미의 승, 속인을 보호하고 있었지만 그들의 능력은 청룡, 백호단원에 비하여 많이 약하기 때문에 별 도움이 안 될 것이다.
영충은 아미파의 대웅전 뒤편에 비상 탈출로를 열게 하고 모든 사람들을 대피하게 하라고 명하였다. 능풍이 아미삼령에게 빨리 대피시키라 하니 아미삼령이 바쁘게 다니며 승, 속인들을 대피시켰지만 그들의 걸음이 느린 탓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어..... 청룡, 백호단원들은 눈물을 머금고 부상당한 형제들을 보호하는 것을 포기하고 전원이 막아내야만 했다. 모두가 몸이 성한 곳이 없을 정도의 격전이었지만 한발작도 물러서지 않고 막아내고 있다. 그야말로 눈물겨운 항전이랄 수밖에.....
醜面游龍 (100)
“알겠습니다.” 효연은 의원에게 이곳의 생활을 정리하고 식솔까지 움직이게 하라며 백냥의 은자를 건네주었고 극구 사양하던 의원은 결국 천무장까지의 노자로 생각하겠다며 받아들였다.
효연은 생살을 베어낸 자리에 자신의 현음기공을 시전하여 돌리니 시원하여지고 통증이 현저하게 가시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오늘부터 바삐 돌아다니며 유혼교를 괴롭히려던 일정을 연기하지 않을 수 없었기에 안타까운 심정이었다. 그래야 독안마제가 실체를 들어 낼 것이고 자신의 철천지한을 풀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는데...
영충은 바쁘게 돌아다니며 의원과 그 식솔을 전부 마차를 대여하여 천무장에 보내었고 돌아와 효연의 상처에 덛 댄 면포를 걷어보니 벌써 새살이 돋아나는지 커다랗던 상처의 부위가 현저하게 줄어들어 보였다.
“음...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그래요? 얼마만 하지요?”
“아직 어린애 주먹만한 크기입니다.”
“흠..... 이놈들이 아주 검에다가 독장을 바르고 다니고 있군요.”
“그들이 뭘 안 가리겠습니까?”
말을 하며 영충이 독장치료제를 부수어 상처에 뿌리고 다시 면포를 덮은 후 동여매 주었다.
영충과 효연이 잠시 쉬고 있는 사이에 창밖이 소란하여 내다보니 멀리에서 흙먼지가 가까이 다가오고 있었다.
바라보던 영충이 “나가서 확인해 보아야겠습니다.” 하며 창문을 넘어 흙먼지가 밀려오는 방향으로 몸을 날렸다. 효연도 갑자기 불안한 마음이 들기 시작한다. 영충이 급히 들어오며 “잠시 피하여야 할 것 같습니다. 유혼교도들이 떼를 지어 마을을 포위하고 있습니다. 우리 단원을 이곳으로 전부 피하도록 하였습니다.”
조용한 가운데에 부상을 입었던 청룡단원이 효연의 방으로 들어오고 나머지 청룡단원들이 전부 요소요소를 점하여 경호에 들어갔다.
효연은 자신이 함부로 움직이지 못하는 이런 때에 그들이 전면적으로 도발해오는 것에 대하여 더욱 불안하였다. 이들이 이렇게 움직인다는 것은 어떤 확신이 있기에 그러는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었다.
적게 잡아도 이백명이 넘는 유혼교의 무리들은 마을의 길목을 막고 수소문 하는 것 같았다.
마을 사람들은 겁에 질려 사색이 되었고 유혼교도들은 청룡단원이 숙소로 삼았던 객점을 포위하고 수색을 시작하였다. 아무래도 이곳을 노리고 쳐들어온 것이 확실하였다.
효연은 마음이 다급해졌다. “어서 내 상처에 면포를 몇 겹 더 대고 아주 꽉 묶어 주시오.”
“안됩니다. 주공께서 지금 싸울 수 없습니다.”
“이건 명입니다. 어서요!”
영충이 어쩔 수 없이 다시 싸매었다. 효연은 객점주가 가지고온 유엽비도 100자루를 전부 탁자위에 올려놓고 진운검을 빼어 들었다. “모두들 최대한 이곳을 탈출하여 아미에서 만나도록 합시다. 그곳에는 백호단과 일부 지원 병력이 있으니 그곳에서 재집결하고 되도록이면 시급하게 피신하도록 조치하십시오.”
영충도 사태의 위급함을 느끼고 청룡단 전원에게 최대한 은신하여 이곳을 빠져나가도록 되도록이면 많은 인원을 유인하여 떨구어 낸 후에 아미로 집결하라는 명을 내리게 되었다.
효연과 영충은 우선 이곳에 남아 추이를 보며 최대한 버티다가 피신하기로 하였다.
청룡단원들은 자신들의 손목과 발목에 묶인 철환을 벗어 들고 빠져나가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갑자기 마을 전체가 소란스러워지며 이곳저곳에서 비명소리 그리고 병장기 부딪치는 소리 고함소리 등으로 갑작스럽게 혼란 속으로 빠져들었다. 이십 여명의 청룡단원은 자신들의 주공에게 어떤 위해가 가해질 것이 두려워서인지 자신이 가진 모든 암기나 무기를 총동원하여 몇몇이라도 더 상해한 후에 빠져나가려 무자비하게 독수를 펼치며 빠지기 시작한 것이었다. 고함소리와 비명소리들이 점점 멀어지는 듯 하였고 연이어 객점 밖에서는 남아있는 유혼교도들의 바쁜 발자국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효연은 탁자에 앉아서 때를 기다리고 영충은 부상당한 청룡단원을 창문 뒤에 숨긴 후에 자신도 벽에 몸을 붙이고 섰다. 이방 저방을 뒤지며 수색을 하는 발자국소리가 점점 다가오며 효연은 긴장감에 손끝에 땀이 배는 것을 느낀다. 방문 앞에 발자국소리가 멈추고 문이 벌컥 열렸다. 효연이 혼자 탁자에 앉아있는 것을 보더니 “네놈은 누구냐?”
“난 이 객점의 투숙객인데 그리 묻는 당신은 누구요?”
“이놈이 죽으려 환장을 했구나.” 다짜고짜 주먹을 휘두르며 덤벼들었다. 효연이 슬쩍 유엽비도를 던져내자 주먹을 휘두르며 덤비던 자의 미간에 정확하게 꽂히고 비명도 지르지 못한 채 꼬꾸라진다. 문 뒤에서 “여기다!”
하는 소리가 들리고 창문과 문으로 암기류가 쏘아져 들어오고 있었다. 창문 쪽으로 들어오는 암기는 영충에 의하여 모두 바닥에 떨어지고 문 앞에서 암기를 쏘던 자들은 효연의 유엽비도에 의하여 모두 쓰러지고 있었다. 아무래도 등의 상처가 결려 오래 버틸 수는 없을 것 같았다. 효연은 유엽비도를 모두 소매속에 갈무리하고 영충에게 말하였다. “우리도 이곳을 빨리 빠져나가야 할 것 같소.”
“괜찮으시겠습니까?”
“난 괜찮은데 영충형이 그 친구와 같이 움직이는 것이 불편하겠소.”
“저도 상관없을 것 같습니다.”
“그럼 동시에 나가도록 합시다. 나는 문으로 빠질테니 영충형은 창문으로 나가시오.”
“알겠습니다.”
“자 하나 둘 셋에 나가는 것이오.” “하나...둘....셋!”
영충이 먼저 창문을 부수며 밖으로 날아나갔고 효연도 거의 동시에 유엽도를 날리며 문을 나섰다. 효연이 날린 유엽도에 의하여 문 앞을 지키던 자들이 우왕좌왕하기 시작하였다 그때를 이용하여 효연은 객점 밖으로 나섰고 영충은 이미 꽤 멀리 내뛴 모양이었다. 효연은 자신을 돌보기보다 영충을 추적하는 자들을 쫒으며 비도를 날렸다. 아무런 방비없이 영충을 추적하던 자들은 유엽비도에 의하여 속절없이 쓰러졌고 영충은 그 사이에 제법 멀리까지 피신할 수 있었다. 하지만 자신에게 덤벼드는 자들을 무시하며 유엽도를 날리던 효연은 이미 검과 주먹 그리고 장력에 몇 대를 맞고 있었다. 다른 곳에 가해지는 타격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었지만 등에 맞은 장력에는 신음소리가 절로 비저 나왔다. “으..윽!” 하지만 이렇게 대적할 시간이 없었기에 유엽도를 계속 날리며 마을을 벗어나기 위해 사력을 다하며 비상하고 있었다. 하지만 장력에 맞은 상처부위에서 피가 배어나와 옷이 휘감기는 듯한 촉감이 들었고 덤벼들던 자들도 효연이 등에서 피를 흘리는 것을 발견하고는 “저놈이 등에 상처를 입었다!” 이 소리가 들리자 놈들은 효연이 상처를 입은 등 쪽으로 무차별 공격을 가하기 시작한다. 효연은 혼자 남은 것을 알게 되자 오히려 홀가분한 것을 느끼며 한손에는 유엽도 또 한손에는 진운을 빼들자 등에 흐르는 피는 아랑곳하지 않고 무자비한 살육을 감행하였다. 그러자니 도망가던 속도가 느려지고 또 다른 사람을 추적하다 돌아온 자들까지 합세하여 점점 유혼교도의 인원이 늘어난다. 아무래도 길보다는 흉이 크겠다. 느낀 효연은 즉시 몸을 빼 올려 최대한의 공력을 동원하여 경신술을 펼치기 시작하였다. 자신이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시간을 끌었기에 이제는 자신도 빨리 도망가서 아미에 합류하여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효연의 등 쪽은 이미 전체가 붉은 물감을 들인 듯 하였고 가끔씩 흘린 피로 약간의 현기증이 생기기도 한다.
뒤를 쫒던 유혼교도의 말소리와 고함소리가 안 들릴 때까지 최대한 도망을 친후 효연은 자신의 손이 닿는 곳까지 혈도를 눌러 지혈을 시도하며 소환단을 한 알 꺼내어 입에 넣고 씹어 먹었다. 조금 있으니 벌써 유혼교도들의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였고 효연은 또다시 그들을 끌고 아미의 반대편으로 유인 하였다. 거의 두세 식경을 이렇게 끌고 다니던 효연은 돌연 방향을 바꾸어 반원을 그리며 달아나기 시작하였고 이제 아미를 향하여 최대한의 빠른 속도로 비약하기 시작하였다.
시간이 흐르자 근자에 들어 땀을 흘려보지 못했던 효연의 이마에 땀방울이 맷히고 숨소리마저 거칠어지기 시작하였다. 아무래도 많은 피를 흘려 운기가 고르지 못하고 혈행에 장애가 생긴 모양이었다. 이 상태로 계속 가다가는 아무래도 심각할 것으로 느껴진다. 효연은 아미까지 못갈 것으로 판단이 되자 깊은 산중으로 몸을 숨겨 잠시 운공요상과 치료를 하기로 결정하고 즉시 깊은 산속으로 피신하였다.
얼마나 헤매었을까? 효연은 자꾸 정신이 흐려지는 것 같아 더 이상 갈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아무 곳이나 우선 몸을 숨길 곳을 찾는데 다행이도 바위틈이 갈라져 있는 곳을 보고 깊숙이 몸을 숨긴 후 운공요상을 시작하였다. 일주천이 지나고 이주천에 들자 정신이 다시 맑아지는 듯 하다. 겨우 이주천을 마치고 주위의 동정을 살피며 자신의 등에 있는 상처를 짚어 보았다. 피는 멈추었으나 욱신거리는 것으로 보아 아무래도 상처가 심해진 것 같다. 우선 정신을 차리면 빨리 아미로 가야할 것으로 판단이 된다. 아직까진 유혼교도의 추적자들이 가까이 오진 않은듯하였으나 마음을 놓을 수 없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으니 운공 요상하는 것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하지만 움직이다가 상처가 더 깊어지면 그때에는 정말 큰일이 아닌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바위틈에서 갈등만 커가고 있었는데 멀리서 인기척이 들리기 시작하였다. 효연은 즉시 바위틈에서 몸을 빼 피하기 쉬운 장소를 물색하는데 쫒기는 데 급하여 몰랐지만 바위 뒤쪽은 깎아지른 벼랑이었다.
자세히 보니 삼십여장 아래 바위틈에 소나무가 있고 그 옆에는 겨우 발디딜만한 공간이 보였다. 효연은 급한 마음에 몸을 날려 소나무위에 내려섰다. 소나무에서 보니 발 디딜 공간뒤쪽에 작은 동혈이 있었다. 한숨을 내쉰 효연은 동굴 속으로 몸을 날려 자리를 잡고 앉았다. 입구가 좁아 겨우 기어들어갔지만 안에는 그래도 허리를 펴고 앉을 만큼 공간이 있어 당분간 은신하기에는 최적의 장소 같았다. 효연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동굴입구에 현음강기 막을 치고 동물들의 침입을 막은 후 운공요상에 본격적으로 돌입하였다. 피하지 못할 바에는 아예 이곳에서 어느 정도라도 치료를 하고 나가는 것이 유리하리란 생각이었기에 바로 시작한 것이다. 목숨을 건 도박이긴 하지만......
바위위에서는 효연의 흔적을 쫒아 추적을 하던 유혼교도들이 효연의 흔적을 찾느라 분주하고 몇몇 인영은 벼랑아래를 바라보았으나 까마득한 높이여서 내려가기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하여 우회하여 계속 추적하기로 한 모양이다. 효연은 금방 무아지경에 들어 현음을 상처부위에 집중하고 나서 현옥과 융화 시킨 후 본격적인 운공을 하는데......
아미에서는 일대 격전이 벌어지고 있었다. 청룡단원과 백호단 그리고 각파에서 지원된 인원들이 유혼교에 대항하여 영충과 능풍의 지휘아래 무시무시한 격전을 치르고 있었다. 이런 상황을 효연이 어찌 알 수 있을 것인가? 영충도 몸의 여러곳에 상처가 생겼고 능풍은 전신에 피칠을 하여 이리 저리 다니며 밀리는 곳을 지원하며 독려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결과는 뻔하다. 하지만 효연이 아직 돌아오지 않고 있으니 다른 조치를 취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 어쩔 수 없이 사력을 다하여 막을 뿐이었으나 유혼교도뿐 아니라 강시까지 동원되어 밀고 들어오니 정신을 차릴 수 없다.
“단장님! 이대로 버틸 수 있을까요?” 능풍이 영충에게 물었다.
“글쎄요..... 이대로라면 우리 형제들이 거의 몰살할 것이오.”
“그럼 어떤 조치를 취하셔야지요.” 다급하게 말을 하는 능풍의 눈에서는 초조한 빛이 역력하였다.
벌써 백호단원은 여러 명의 중상자가 발생하여 이들을 보호하느라 전투력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었으며 청룡단원들 역시 상황이 비슷하였다. 각 문파에서 지원 나온 인원들은 아직 참여치 않고 아미의 승, 속인을 보호하고 있었지만 그들의 능력은 청룡, 백호단원에 비하여 많이 약하기 때문에 별 도움이 안 될 것이다.
영충은 아미파의 대웅전 뒤편에 비상 탈출로를 열게 하고 모든 사람들을 대피하게 하라고 명하였다. 능풍이 아미삼령에게 빨리 대피시키라 하니 아미삼령이 바쁘게 다니며 승, 속인들을 대피시켰지만 그들의 걸음이 느린 탓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어..... 청룡, 백호단원들은 눈물을 머금고 부상당한 형제들을 보호하는 것을 포기하고 전원이 막아내야만 했다. 모두가 몸이 성한 곳이 없을 정도의 격전이었지만 한발작도 물러서지 않고 막아내고 있다. 그야말로 눈물겨운 항전이랄 수밖에.....
마음이 급하여 먼저 올립니다. 일단 100회를 채우고.....
아직 대단원을 보기에는 너무 많은 변화가있으니 언제까지 가야할지 모르겠습니다.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