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성도 민주적정당성도 없는 헌법재판소 재판관구성...서울법대출신 서울주소지 수#억재산가진 5~60대...

진실2004.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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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학 교수·순수 변호사 출신 ‘0’

다양성도 민주적정당성도 없는 헌법재판소 재판관구성...서울법대출신 서울주소지 수#억재산가진 5~60대... 다양성도 민주적정당성도 없는 헌법재판소 재판관구성...서울법대출신 서울주소지 수#억재산가진 5~60대...

다양성도 민주적정당성도 없는 헌법재판소 재판관구성...서울법대출신 서울주소지 수#억재산가진 5~60대... 다양성도 민주적정당성도 없는 헌법재판소 재판관구성...서울법대출신 서울주소지 수#억재산가진 5~60대...
‘획일적 구성’ 헌재의 현주소
 

헌재의 보수적 결정은 그 구성의 획일성에서 비롯된다는 시민단체와 헌법학계의 지적은 타당성이 있는가.

<한겨레>는 24일 지난 1988년 9월 헌법재판소 창설 이후 재판관을 지냈거나 지내고 있는 28명(전직 19명, 현직 9명)의 면면을 뜯어봤다.

헌법 전문성과 먼 '공안통 검사' 기용도
서울대 출신 64%…대부분 수도권 거주


 

그 결과, 이들 가운데 법학 교수는 물론 순수 변호사 출신은 단 1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8명 모두가 얼마씩이든 현직 판·검사를 지낸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는 법관 출신이 21명(77.7%)으로 절대 다수를 차지했고, 나머지 5명은 검사 출신이었다. 헌법재판소법에는 “변호사 자격이 있는 자로서, 공인된 대학의 법률학 조교수 이상의 직에 있던 자”(제5조)도 자격이 있다고 돼 있지만, 문호는 단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다.

 

헌법에 대한 전문성 대신 ‘공안 전문성’을 갖춘 경우도 있었다. 정경식 전 재판관(1994~2000년)은 대검 공안부장을 지내는 등 공안검사 출신으로 정보기관에 출강해 보안법 강의까지 했던 경력의 소유자다. 특히 그는 지난 1992년 14대 대통령 선거 직전 터진 이른바 ‘초원복집’ 사건 당시 현직 부산지검장 신분으로 현장에 있었던 사실이 밝혀져 물의를 빚었음에도, 김영삼 정권 시절 헌재 재판관으로 기용돼 헌재 구성의 한계를 드러내주는 사례로 꼽힌다. 또 올초 노무현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때 주심을 맡았던 주선회 재판관도 대검 공안부장을 지내는 등 ‘공안통’의 이력을 갖고 있다.

 

반면 이들 가운데 6명은 일찍이 현직 법조(5명은 법관, 1명은 검사)에서 물러나 변호사로 10년 안팎 동안 활동하다 재판관이 됐는데, ‘사회물’을 조금이라도 맛본 이들 가운데서 변정수·조승형 전 재판관 등 상대적으로 진보적인 소수의견을 쓴 이들이 나왔다.

 

헌재 재판관 구성의 획일성은 이들의 출신 대학과 주소지, 성별 등을 보면 좀더 명확해 진다. 출신대학은, 우리사회의 인적 네트워크가 출신학교 위주로 짜인다는 점에서 중요한데, 출신대학은 역시 서울대 법대가 28명 가운데 18명(64.2%)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은 고려대 법대가 3명으로 명맥을 이었고, 나머지는 이화여대·전남대·부산대·중앙대 법대가 각각 1명씩을 냈다.

 

‘수도권 대 지방’의 대립구도가 형성된 이번 신행정수도 특별법과 관련해 중요한 주소지를 보면, 현직 재판관은 모두 서울(또는 수도권)에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직 재판관들도 크게 다르지 않아, 19명 가운데 15명이 재판관에서 물러난 뒤 서울에 변호사 사무실을 냈다. 지방에 변호사 사무실을 낸 사람은 김양균 전 재판관이 유일하다.

 

성비는 비교 자체가 무의미하다. 지난해 8월 대법원장이 지명한 전효숙 재판관이 헌재에 들어가기 전까지 헌재는 공고한 ‘금녀의 왕국’이었다.

 

민변의 한 관계자는 “헌재 재판관 자리는 대체로 법원장이나 검사장급을 지낸 뒤 대법관이나 더 이상의 검찰 고위직에 오르지 못한 분들이 가는 자리라는 평가도 있다”면서 “문제는 이런 사람들이 헌법의 해석과 적용에 대해 제대로 고민해 본 적이 없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안창현 기자 blue@hani.co.kr

 

 

‘헌재구성’ 이대로 좋은가

임명과정 ‘민주적 정당성’ 확보해야
 

신행정수도 건설 특별법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은, 그동안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에서 끊임없이 지적해 왔던 헌재의 보수적 구성을 다시 ‘도마’ 위에 올려놓았다.

현재 9명의 헌법재판관 가운데 노무현 정부 출범 뒤 임명된 전효숙, 이상경 재판관 외에 나머지 7명의 재판관은 노 대통령의 임기 안에 모두 바뀐다. 그러나 헌재의 다양성 확보는 단순한 구성원의 교체로 해결되지 않기 때문에, 재판관 임명 때 ‘민주적 정당성(대표성)’을 반영할 수 있는 제도적인 틀을 마련하는 게 더 중요한 과제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재판관 교체 시기가 오기 전에, 헌법에 대한 깊은 이해를 통해 다양한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재판관 검증 절차를 마련하자는 지적인 것이다.

헌법상 '법관자격 규정' 다양한 인선 막아
"정치·종교등 다양한 이해 반영" 국제권고
선출되지 않은 대법원장 추천몫 계속논란
"헌법전문가 참여·육성 시급하다" 주장도


 

◇다양성 확보가 핵심=8 대 1로 이뤄진 이번 위헌 결정에서 ‘8’이 갖는 의미는 비슷한 삶의 궤적을 밟아온 사법관료 출신자들의 정서적 일치와 공감대를 보여준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그러나 우리 헌법은 “헌법재판소는 ‘법관의 자격’을 가진 9인으로 구성된다”(제111조)고 못박아 놓고 있어, 다른 경력을 가진 사람들이 재판관이 될 수 있는 통로 자체를 막고 있다. 헌재법도 ‘15년 이상 법학교수를 지내거나 법률 관련 업무를 한 사람은 재판관 자격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이 조항의 전제 역시 ‘변호사 자격’이기 때문에 헌재의 구성을 바꾸려면 우선 헌법을 개정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이런 한계 때문에 국회에서는 1994년 헌재의 국정감사 때 김영일 의원의 질의를 시작으로 거의 매년 헌재의 견해를 묻고 있다. 헌재는 2000년 국정감사에서 “세계 헌법재판소의 입법례를 보면 반드시 법조인이 아닌 여러 경험을 가진 재판관이 재판에 관여하는 것이 일반적인 경향”이라고 한 차례 밝힌 적이 있지만, 대부분은 “헌법 개정 사항”이라는 이유로 뚜렷한 입장을 보이지 않았다. 질의를 한 의원들 사이에서도 구체적인 후속 논의가 없어 매번 공허한 ‘메아리’에 그쳤다.

이와 관련해 46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유럽연합(EU)의 국제적 헌법재판 자문기구인 ‘베네치아위원회’가 1990년대 말 36개국의 제도를 조사한 뒤 내놓은 수정보고서의 결론은 주목할 만하다. 보고서는 “사회 구성원이 헌법재판소의 정당성을 인정하고 결정 결과에 승복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정치적·민족적·종교적 혹은 법적 다양성을 얼마나 반영하는가에 결정적으로 좌우된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또 “헌법재판은 최종 판결이기 때문에, 입장을 달리 하는 다양한 집단의 이해관계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이해관계를 가진 집단으로부터 추천을 받은 사람이나 그들 중 하나를 재판관으로 포함시키는 게 가장 효율적으로 다양성을 반영하는 방법”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1999년 9월 퇴임한 조승형 헌법재판관도 퇴임 당시 “헌법재판은 시대상황을 충분히 반영해 헌법을 해석해야 하기 때문에 시민대표나 교수, 언론인 같은 비법조인들도 헌법재판관이 되는 게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재판관 임명의 민주적 정당성과 전문성 문제=국내에서 헌재의 구성과 관련해 가장 오래된 논쟁 주제는, 선출직이 아닌 대법원장이 무려 3명의 헌법재판관을 추천하는 것이 과연 국민적 대표성을 가질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현재 9명의 재판관들은 △대통령 지명 3명 △국회 지명 3명 △대법원장 지명 3명으로 이뤄지는데, 대법원장이 헌법재판관을 추천하는 것은 국민의 의사가 반영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민주적 정당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계속돼 왔다.

이와 함께 9명의 재판관 가운데 국회 추천인사 3명과 헌법재판소장(대통령 추천) 등 4명만이 국회 청문절차를 거치는 것도 재검토를 해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정치적으로 다수당에 너무 휘둘릴 수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국민들이 어떤 생각과 어떤 경력을 가진 인물이 추천되는지 알 수 있는 검증 절차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이번 ‘관습헌법’ 논란을 불러일으킨 결정을 두고 “헌법을 오랫동안 연구한 전문가의 육성이 시급하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독일 헌법재판소의 경우 16명 가운데 4~5명의 헌법 전공 교수가 있고, 일본의 최고재판소나 미국의 연방대법원에도 헌법교수가 법관으로 있는 점에 비해 우리 재판관들 가운데는 헌법 전공자가 1명도 없는 상황이다.

법조계에서는 “법학교수 등 외부 전문가의 충원이 힘들면, 헌법재판소 내부의 연구관 제도를 활성화하는 방안도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법원이나 검찰에서 헌재에 파견하는 연구관을 줄이는 추세지만, 앞으로는 헌재에서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헌법을 연구한 이들을 재판관에 임용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