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입가에 또 다시 작은 웃음이 머물다 사라졌다. 그리고 흐릿하게 남은 그 미소 한 자락을 눈 속에 담과 종현을 보았다. 종현은 일순간 그가 오늘 처음 온 밤손님이라는 것을 잊을 뻔 했다. 그가 보내는 시선 속에 너무 깊은 사람의 향이 스며있어 그런 착각마저 생겨나게 했다.
"우리는 모르는 이들이다...
굳이 너를 숨길 필요 없다....
니 신분이 너는 아니다..
다른 사람에게 보여야 하듯 신분 속에 너를 구겨 넣지 마라...
니가 그림을 그리는 것도 또한 글을 하는 것도 어울리지 않거나 틀린 것이 아니니 모르는 내게까지 그럴 필요는 없다...."
종현은 심장이 서늘하게 떨려오는걸 느꼈다.
[어째서 이자의 심중에 내가 있단 말인가....
아주 잠시 이곳에 와 있을 뿐인데....
이자는 어째서 나를 읽고 있는 것인지...]
"어째서 나를 다 아는 듯 그리 말하는냐....."
"너는 내 신분이 너보다 낮지 않다는 것을 알 것이다...
그러면서도 내게 하대를 하고 있다. 너는 니 본심으로 너를 무지랭이라 여기지 않고 있다...
또한 내놓지 못하는 너의 그림과 글들이 사무치도록 억울하고 아플 것이다..
그래서 니 그림에 사심 없이 질문하는 나마저 배척하고 무지랭이라는 말로 나를 밀어내고 있지
않느냐..."
종현은 그 자리에 얼어붙은 듯 그리 앉아 있었다. 그의 말이 틀리지 않다는 것이 종현의 가슴을 더 서늘하게 만들었다. 결코 자신보다 많은 나이가 아닐 것이다. 그의 말대로 내놓지 못하지만 닥치는 대로 읽고 쓰 내려간 글들이 적지 않은 것을 가슴으로 뿌듯이 여기며 살았다. 자신의 신분과는 상관없이 세상을 뒤로하고 머리 속으로 딴 세상을 그리며 자신을 곧게 세우려 안간 힘을 쓰고 있었다. 그런 그의 깊은 심중을 느닷없이 찾아든 밤손님이 하나 남김없이 읽어내고 있다. 순간 두 가지 마음이 동시에 가슴에서 일어났다. 자신을 알아보는 어떤 이의 말이 심장을 흔들면서도 또한 깊은 질투심을 느끼게 했다.
[다른 이의 가슴을 찬라에 읽어내는 그 눈은 도대체 얼마만큼의 학식으로 가져지는 것이냐...
어쩌면 진정 타고난 신분의 피 속에 그런 것이 녹아 있어 천한 그림쟁이의 견문으로는 도저히 어찌해 불수도 없는 태어날 때부터의 높고 낮음이냐....... ]
"고깝게 듣지는 마라...
나는 다만 니가 일자무식의 무지랭이가 아니라는 것을 짐작할 뿐 너를 알지는 못한다..
니가 나를 하대할 만큼 배짱이 있고 또한 어느 집 자제 못지않은 학식을 가졌음을 어림으로 짐작할 뿐이다... 나를 대하는 너는 하나 모자람이 없는 당당함을 가졌고 기품이 있다. 그건 쉽게 가질 수 있는 게 아니니 너는 오랜 세월 너를 갈고 닦았을 것이다.... 그것을 내가 아주 조금 읽어낸 것이 뭐 그리 놀랍겠느냐...."
어느 듯 문밖에 새벽빛이 모이고 있었다. 종현은 마음이 다급해져 왔다. 그가 다시 못 볼 인연이라 했지
만 종현은 무엇이든 그의 끈을 이어놓고 싶었다. 난생 처음으로 자신을 사람 그대로 보아주고 신분과 상관없이 자신의 심중을 열어 보여준 그 밤손님을 종현은 그렇게 보내버리고 싶지 않았다.
"날이 밝는 모양이구나...
이제 가봐야겠다...
니가 말이 통하지 않는 무지랭이였다면 아마도 새벽이 무척 길었을 것이다...
잠시나마 아주 편한 곳에 있다 간다."
그가 몸을 일으키려 하자 종현이 다급하게 먼저 몸을 일으켜 세웠다.
"잠깐..."
그가 문 쪽으로 얼굴을 돌리자 들이치는 새벽빛에 그 얼굴이 환히 들어났다.
수없이 그려본 여인들의 몸을 알아 그가 남장을 하지 않았음을 알면서도 달빛에 비친 그 얼굴은 종현의 눈을 의심케 하고 있었다.
"할말이 남았느냐"
종현은 잠시 자신이 무엇을 물으려 했는지 생각했다. 왜 그를 불러 세웠는지 자신 조차 모를 일이었다.
"이상하게도 그 도포저고리가 너에겐 어울리지 않는구나...."
걸음을 옮기던 그가 잠시 멈춰 섰다. 그리곤 돌아보지 않고 다시 마당으로 걸음으로 옮겼다. 종현이 다급히 한마디를 던졌다.
"다시.....와 주겠느냐...."
돌아보지 않고 그가 대답했다.
"혹시 오늘처럼 갓 끈을 매지 못할 만큼 다급한 일이 생긴다면 또 모를 일이지...."
그가 가고 혼자 남은 종현은 꿈을 꾼 듯 아련했다.
[누구였을까... 누구일까....
어디 사는 누구일까....
아마도 내가 아는 곳에 있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서 어쩌면 그의 말대로 다시는 못 볼 인연일 것이다...
왜 하필 내게 왔을까.....
꼭 나를 찾아 온 듯 나를 알아주고 간 것이 못내 아쉽기만 하다...
누구 였을까...]
종현이 팔베개를 하고 그리 누워서 한참을 뒤척이다 촛대 옆에 떨어져 있는 부채를 보았다. 종현은 자신도 모르게 부채를 코끝으로 가져갔다. 아련한 사향 냄새 같기도 한 어떤 향취가 코 속으로 스며들었다.
[어쩌면 너는.....]
속절없이 달이 흘러 여름의 끝자락을 잡고 가을이 발아래 섰다. 종현은 습관처럼 새벽을 기다리고 보내기를 되풀이 했고 완성하지 못한 그 한 장 그림으로 몸살을 알았다. 그가 떠난 그 아침 종현은 붓을 들었다. 잠시 새벽빛을 받았던 그 얼굴 하나하나가 선명하게 눈에 들었는데도 그 눈을 옮겨 놓을 수가 없었다. 자꾸 그가 했던 말들만 귓전에 맴돌 뿐 결국 몇 달 째 그를 완성하지 못하고 있었다.
[보여 지는 것과 보는 것이 늘 똑같다 여기느냐....
보고도 속아지는 것이 얼마나 많은지 아느냐....
세상에서 가장 속이기 쉬운 것이 무엇인지 아느냐...]
[사람을 두고 하는 말이냐......]
[세상에서 유일하게 같은 것을 두고도 다르게 보는 것은 사람뿐이다....
하나를 보고도 열 가지 모습을 만들어 낸다...]
[나 또한 눈앞에 와 닿는 시안과...
마음에 전해지는 심안과...
그것을 읽으려 드는 뇌안이 서로 경계를 두어 늘 혼돈 속에 빠진다..
그래서 보아도 믿지 못할 때가 있고...
보이는 데로 보지 않을 때도 있다...
그것을 두고 하는 말이냐.. ]
[너는 이미 배워 깨달아 지는 이치는 넘어선 듯싶구나....
그래...
사람은 보고 싶은 데로 본다.....
세 가지 눈이 하나로 통하지 못하니 그 혼돈 속엔 열 가지 스무 가지의 모습이 있다. 그래서 속이지
않아도 속을 수 있는 게 사람이다....]
부채에 펼쳐진 힘찬 난 끝에 효원이라는 두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그것이 그와 이어진 유일한 끈이었다. 어쩌면 자신이 마음만 먹는다면 그를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종현은 그리하지 못하고 있었다. 깊은 새벽 자신의 방에 찾아든 밤손님이 아닌 그 이상의 그를 알게 되는 것이 두려웠다. 감히 범접하기 조차 죄가 되는 신분이라면 그래서 함께 마주앉아 그리 있는 것이 알고는 못할 일이 된다면 차라리 모르고 기다리는 쪽이 낳을 것이었다.
그리고 가을바람이 싸하게 가슴에 불어들던 그날 영월각에서 거짓말처럼 그를 다시 만났다. 도포자락을 휘날리며 큰문으로 들어서는 손님들과는 달리 종현은 뒤채의 비밀스런 문으로 그곳을 드나들었다. 그리고 그곳 여인내들의 초상화와 속곳차림의 은밀한 그림들을 그려주었다. 그내들은 그것들을 정을 준 사내들에게 주거나 보여주며 반가의 여인들과는 사뭇 사른 방법들로 사내들을 그곳으로 이끌었다. 그날은 영월각에 와 처음 머리를 올리는 한 기녀의 속곳차림을 그렸다.
그리고 그 끝에 마지막으로 기명을 남기는 순간이었다.
"무엇이라 쓰면 되겠습니까"
"효원이라 남겨 주십시오.."
순간 종현의 손끝이 돌처럼 굳어버려 붓끝에 모인 먹물이 그대로 하얀 화선지를 적시고 있었다.
조선야사..<너는 내가 무엇으로 보이느냐..2>
"......왜 자꾸 내게 그런 걸 묻는 것이냐...난 배운 것 없는 무지랭이다..."
그의 입가에 또 다시 작은 웃음이 머물다 사라졌다. 그리고 흐릿하게 남은 그 미소 한 자락을 눈 속에 담과 종현을 보았다. 종현은 일순간 그가 오늘 처음 온 밤손님이라는 것을 잊을 뻔 했다. 그가 보내는 시선 속에 너무 깊은 사람의 향이 스며있어 그런 착각마저 생겨나게 했다.
"우리는 모르는 이들이다...
굳이 너를 숨길 필요 없다....
니 신분이 너는 아니다..
다른 사람에게 보여야 하듯 신분 속에 너를 구겨 넣지 마라...
니가 그림을 그리는 것도 또한 글을 하는 것도 어울리지 않거나 틀린 것이 아니니 모르는 내게까지 그럴 필요는 없다...."
종현은 심장이 서늘하게 떨려오는걸 느꼈다.
[어째서 이자의 심중에 내가 있단 말인가....
아주 잠시 이곳에 와 있을 뿐인데....
이자는 어째서 나를 읽고 있는 것인지...]
"어째서 나를 다 아는 듯 그리 말하는냐....."
"너는 내 신분이 너보다 낮지 않다는 것을 알 것이다...
그러면서도 내게 하대를 하고 있다. 너는 니 본심으로 너를 무지랭이라 여기지 않고 있다...
또한 내놓지 못하는 너의 그림과 글들이 사무치도록 억울하고 아플 것이다..
그래서 니 그림에 사심 없이 질문하는 나마저 배척하고 무지랭이라는 말로 나를 밀어내고 있지
않느냐..."
종현은 그 자리에 얼어붙은 듯 그리 앉아 있었다. 그의 말이 틀리지 않다는 것이 종현의 가슴을 더 서늘하게 만들었다. 결코 자신보다 많은 나이가 아닐 것이다. 그의 말대로 내놓지 못하지만 닥치는 대로 읽고 쓰 내려간 글들이 적지 않은 것을 가슴으로 뿌듯이 여기며 살았다. 자신의 신분과는 상관없이 세상을 뒤로하고 머리 속으로 딴 세상을 그리며 자신을 곧게 세우려 안간 힘을 쓰고 있었다. 그런 그의 깊은 심중을 느닷없이 찾아든 밤손님이 하나 남김없이 읽어내고 있다. 순간 두 가지 마음이 동시에 가슴에서 일어났다. 자신을 알아보는 어떤 이의 말이 심장을 흔들면서도 또한 깊은 질투심을 느끼게 했다.
[다른 이의 가슴을 찬라에 읽어내는 그 눈은 도대체 얼마만큼의 학식으로 가져지는 것이냐...
어쩌면 진정 타고난 신분의 피 속에 그런 것이 녹아 있어 천한 그림쟁이의 견문으로는 도저히 어찌해 불수도 없는 태어날 때부터의 높고 낮음이냐....... ]
"고깝게 듣지는 마라...
나는 다만 니가 일자무식의 무지랭이가 아니라는 것을 짐작할 뿐 너를 알지는 못한다..
니가 나를 하대할 만큼 배짱이 있고 또한 어느 집 자제 못지않은 학식을 가졌음을 어림으로 짐작할 뿐이다... 나를 대하는 너는 하나 모자람이 없는 당당함을 가졌고 기품이 있다. 그건 쉽게 가질 수 있는 게 아니니 너는 오랜 세월 너를 갈고 닦았을 것이다.... 그것을 내가 아주 조금 읽어낸 것이 뭐 그리 놀랍겠느냐...."
어느 듯 문밖에 새벽빛이 모이고 있었다. 종현은 마음이 다급해져 왔다. 그가 다시 못 볼 인연이라 했지
만 종현은 무엇이든 그의 끈을 이어놓고 싶었다. 난생 처음으로 자신을 사람 그대로 보아주고 신분과 상관없이 자신의 심중을 열어 보여준 그 밤손님을 종현은 그렇게 보내버리고 싶지 않았다.
"날이 밝는 모양이구나...
이제 가봐야겠다...
니가 말이 통하지 않는 무지랭이였다면 아마도 새벽이 무척 길었을 것이다...
잠시나마 아주 편한 곳에 있다 간다."
그가 몸을 일으키려 하자 종현이 다급하게 먼저 몸을 일으켜 세웠다.
"잠깐..."
그가 문 쪽으로 얼굴을 돌리자 들이치는 새벽빛에 그 얼굴이 환히 들어났다.
수없이 그려본 여인들의 몸을 알아 그가 남장을 하지 않았음을 알면서도 달빛에 비친 그 얼굴은 종현의 눈을 의심케 하고 있었다.
"할말이 남았느냐"
종현은 잠시 자신이 무엇을 물으려 했는지 생각했다. 왜 그를 불러 세웠는지 자신 조차 모를 일이었다.
"이상하게도 그 도포저고리가 너에겐 어울리지 않는구나...."
걸음을 옮기던 그가 잠시 멈춰 섰다. 그리곤 돌아보지 않고 다시 마당으로 걸음으로 옮겼다. 종현이 다급히 한마디를 던졌다.
"다시.....와 주겠느냐...."
돌아보지 않고 그가 대답했다.
"혹시 오늘처럼 갓 끈을 매지 못할 만큼 다급한 일이 생긴다면 또 모를 일이지...."
그가 가고 혼자 남은 종현은 꿈을 꾼 듯 아련했다.
[누구였을까... 누구일까....
어디 사는 누구일까....
아마도 내가 아는 곳에 있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서 어쩌면 그의 말대로 다시는 못 볼 인연일 것이다...
왜 하필 내게 왔을까.....
꼭 나를 찾아 온 듯 나를 알아주고 간 것이 못내 아쉽기만 하다...
누구 였을까...]
종현이 팔베개를 하고 그리 누워서 한참을 뒤척이다 촛대 옆에 떨어져 있는 부채를 보았다. 종현은 자신도 모르게 부채를 코끝으로 가져갔다. 아련한 사향 냄새 같기도 한 어떤 향취가 코 속으로 스며들었다.
[어쩌면 너는.....]
속절없이 달이 흘러 여름의 끝자락을 잡고 가을이 발아래 섰다. 종현은 습관처럼 새벽을 기다리고 보내기를 되풀이 했고 완성하지 못한 그 한 장 그림으로 몸살을 알았다. 그가 떠난 그 아침 종현은 붓을 들었다. 잠시 새벽빛을 받았던 그 얼굴 하나하나가 선명하게 눈에 들었는데도 그 눈을 옮겨 놓을 수가 없었다. 자꾸 그가 했던 말들만 귓전에 맴돌 뿐 결국 몇 달 째 그를 완성하지 못하고 있었다.
[보여 지는 것과 보는 것이 늘 똑같다 여기느냐....
보고도 속아지는 것이 얼마나 많은지 아느냐....
세상에서 가장 속이기 쉬운 것이 무엇인지 아느냐...]
[사람을 두고 하는 말이냐......]
[세상에서 유일하게 같은 것을 두고도 다르게 보는 것은 사람뿐이다....
하나를 보고도 열 가지 모습을 만들어 낸다...]
[나 또한 눈앞에 와 닿는 시안과...
마음에 전해지는 심안과...
그것을 읽으려 드는 뇌안이 서로 경계를 두어 늘 혼돈 속에 빠진다..
그래서 보아도 믿지 못할 때가 있고...
보이는 데로 보지 않을 때도 있다...
그것을 두고 하는 말이냐.. ]
[너는 이미 배워 깨달아 지는 이치는 넘어선 듯싶구나....
그래...
사람은 보고 싶은 데로 본다.....
세 가지 눈이 하나로 통하지 못하니 그 혼돈 속엔 열 가지 스무 가지의 모습이 있다. 그래서 속이지
않아도 속을 수 있는 게 사람이다....]
부채에 펼쳐진 힘찬 난 끝에 효원이라는 두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그것이 그와 이어진 유일한 끈이었다. 어쩌면 자신이 마음만 먹는다면 그를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종현은 그리하지 못하고 있었다. 깊은 새벽 자신의 방에 찾아든 밤손님이 아닌 그 이상의 그를 알게 되는 것이 두려웠다. 감히 범접하기 조차 죄가 되는 신분이라면 그래서 함께 마주앉아 그리 있는 것이 알고는 못할 일이 된다면 차라리 모르고 기다리는 쪽이 낳을 것이었다.
그리고 가을바람이 싸하게 가슴에 불어들던 그날 영월각에서 거짓말처럼 그를 다시 만났다. 도포자락을 휘날리며 큰문으로 들어서는 손님들과는 달리 종현은 뒤채의 비밀스런 문으로 그곳을 드나들었다. 그리고 그곳 여인내들의 초상화와 속곳차림의 은밀한 그림들을 그려주었다. 그내들은 그것들을 정을 준 사내들에게 주거나 보여주며 반가의 여인들과는 사뭇 사른 방법들로 사내들을 그곳으로 이끌었다. 그날은 영월각에 와 처음 머리를 올리는 한 기녀의 속곳차림을 그렸다.
그리고 그 끝에 마지막으로 기명을 남기는 순간이었다.
"무엇이라 쓰면 되겠습니까"
"효원이라 남겨 주십시오.."
순간 종현의 손끝이 돌처럼 굳어버려 붓끝에 모인 먹물이 그대로 하얀 화선지를 적시고 있었다.
"기명은 아닌듯 한데..."
"제것이 아님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