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국은 대규모의 군사를 움직여서 천위국으로 진군하고 있었다. 봉국의 본대는 천위국의 영토인 ‘무진주(蕪津州)’에 도달해 천위국의 수도와 인접한 지강(地江)의 상류에 진을 쳤다. 이리하여 양국의 주력군은 바다를 연상케 하는 거대한 지강을 사이에 두고 대치하고 있었다.
봉국(鳳國)의 진영.
장수들이 막사에서 전략회의를 하고 있었다.
“지금 천위국은 우리가 지강(地江)을 도하하면 자신들의 황도인 천양(泉良)에 바로 진군할 수 있기 때문에 모든 병력을 이 전투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군이 지금 아무런 대비가 없이 지강을 도하하는 것은 너무나 위험한 일이 아닙니까? 적은 육지에서 물 위에 떠 있는 우리 군을 공격할 텐데… 압도적인 힘이 없다면 무사히 상륙하는 것은 불가능 합니다.”
“허나 우리는 이미 천위국의 영토에 들어와 있습니다. 이번 원정에서 천위국의 수도인 천양(泉良)을 속히 얻지 못한다면 도리어 천위국의 영토에서 발이 묶여버릴 것입니다.”
“형세를 보면 지금 우리가 대치한 이곳은 상류임에도 강의 폭이 너무 넓습니다. 바람이 도와주지 않는다면 절대로 천양에 쉽게 도하를 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지강에 대규모 전함을 띄워야 하는데 그러려면 필연적으로 바다의 수군을 불러 들어야 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곧 현국(炫國)의 간섭을 의미합니다. 현국은 대규모의 우리 해군이 지강을 지날 때, 틀림없이 그 배들이 기수를 돌려 자신들의 영토에 상륙하지 않을 까 의심할 것입니다.”
그러한 논의가 오가는 가운데 대장군 허조위(許操位)가 현국의 간섭에 대한 대안에 대해 말했다.
“현국에는 이미 사신을 보냈습니다.”
“그럼…”
“그렇게 되면 큰 피해는 입겠지만… 바람의 도움 없이도 수군의 전함으로 상륙이 가능합니다.”
“허나 만일의 경우 사신이 실패한다면…”
장수들의 불안감에 대해 허조위가 답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수군을 육지로 이동해서 무진주로 행군하는 동시에 대규모 노동력 징발을 통해 천변(川邊)에서 직접 전함을 구축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도하를 위한 많은 전함을 구축하려면 족히 1년이 걸립니다. 그리고 그러한 것을 천위국이 보고만 있지는 않을 겁니다.”
장수들의 이러한 초조한 발언에 허조위가 결론을 내리며 말 했다.
“천위는 비록 수군이 있다 하나 강을 무대로 한 수군 입니다. 대규모 바다를 접하지 않은 나라 이기에 수군은 그 힘이 미력 합니다. 우리와 비할 바가 되지 못합니다. 다만 시간이 걸릴 뿐… 승전은 우리의 몫입니다.”
“하지만… 원정군이 1년 동안 적국의 영토에 머문다는 것은…”
허조위의 말에도 여전히 장수들의 의견은 분분했으며, 그 회의는 끝이 날 줄을 모르고 있었다. 그리고 이 논쟁에서 묘령(昴靈)만이 묵묵히 입을 굳게 다물고 있었다. 묘령은 애초에 제대로 전략을 점검하지도 않고, 작은 전쟁에서 승전한 기세만으로 대군을 파견한 황제가 너무나 어리석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또한 그녀는 지금 심한 갈등에 휩싸여 있었다. 이때, 회합 내내 어둡고 침잠한 얼굴로 침묵하고 있는 그녀를 바라보며 원정군의 총 사령관인 대장군 허조위가 묘령을 불렀다.
“묘령 군사!”
“…”
“군사!”
“…네”
“무슨 생각을 그리 깊이 하는 것이오.”
“…”
허조위의 물음에 전략회의 내내 입을 다물고 있던 묘령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잠시 결정을 망설이고 있었습니다.”
“…”
또 다시 한참 시간이 흘렀으며, 그 시간 동안에는 모든 장수들이 침묵했다. 그리고 마침내 묘령이 입을 열었다.
“사신이 현국이 황제를 설득해서 우리와 화친하는데 성공한다면 모르겠지만… 만약, 현국이 천위국과 화친한다면, 현국은 천위국에 자국의 수군 전략을 편입할 수도 있습니다.”
기대와 달리 지금까지의 의견이 분분했던 이야기를 묘령이 다시 반복하자 대장군 허조위(許助爲)는 그녀의 말을 일축하려 했다.
“어차피 현국은 소국 입니다.”
그러나 대장군 허조위의 말에 갑자기 묘령이 날카롭게 쏘아 붙였다.
“이 전쟁을 망치고 싶으십니까? 장군님!”
“…”
그녀의 갑작스러운 이 말에 모든 장수의 심리에 묘하게 동요가 일고 있었다. 그러자 대장군 허조위는 잠시 무엇인가를 생각하는 가 싶더니… 곧 침착하게 물었다.
“군사! 반대만 할 것이 아니라 대안이 있다면 어서 내어 놓으시오.”
대장군을 비롯한 장수들이 자신의 의견을 경청할 준비가 되자 묘령이 계속 말했다.
“전 이 원정군에 장수와 군사를 겸하고 있으니… 제 의견을 말해보겠습니다.”
“…”
“사신은 현국의 황제를 설득하지 못할 겁니다. 현국의 입장에서 지강을 사이에 둔 봉국 보다는 육지로 연결된 천위국이나 연국이 더 큰 부담거리 입니다. 제가 누군가와 화친을 해야 한다면 침략이나 군사적 도움을 받기 어려운 봉국 보다는 그러한 것이 용이한 천위국이나 연국과 화친하는 길을 택할 겁니다.”
“그럼…”
“그리고 천변에서 군함을 건조하는 시간을 기다리는 것은 너무 무모합니다. 우리는 지금 퇴로가 취약할 수 밖에 없는 적국의 영토에 들어와 있습니다. 이것이 지속된다면, 작은 전투에서 한번 패해 이미 달아났던 천위의 병사와 백성들이 다시 뭉쳐 힘을 기르는 시간을 벌어주는 것이 될 것입니다. 그렇게 흩어진 적이 다시 군세를 정비하기 시작한다면 우리는 독 안에 든 쥐가 됩니다.”
“그렇다면 어찌하면 좋겠소?”
“애초에 현국의 우호관계가 성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한 원정을 한 것 자체가 잘못 된 판단 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장군의 아버님인 제상 위(爲)가 직접…”
“그건, 단지 황제의 뜻을 헤아렸을 뿐입니다.”
“허어… 그렇다면 이거 낭패가 아닌가?”
“하지만 아버님께서 아무 승산이 없는 싸움에 군사를 보냈을 리는 없습니다. 아버님께서 생각하신 것은… 역시 바람의 형세를 타고자 하신 것일 것입니다. 바람이 우리에게 유리하게 불어준다면 화공을 이용해 단숨에 도하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도박에 가깝습니다.”
“그렇다면…”
“최악이 상황! 그러니까… 사신이 화친에 실패하고, 또 천변에 전함을 구축하지 못하도록 현국의 수군이 침략해 올 경우와 기후가 우리의 편이 되지 않는 것 까지 모두 고려해야 합니다.”
“최악의 상황이라…”
“대장군께서는 이곳 무진주 주력군의 진군을 4개월 후로 해 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저에게 정예병 1천을 주어 태산(太山)에 보내 주십쇼.”
“뭐요?”
“제가 군을 이동해 험준한 태산을 은밀히 지나 천양 접경에 다다르는 데는 1개월이 걸립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전군을 도하하기 위한 비 전투용 수송선를 건설하는데… 4개월. 또한 천변에서 전함을 수축하는데… 1년, 그리고 수군이 대양에서 운하를 따라 북상하는데 현국의 방해를 받는다면 성공하는데 2개월이 족히 걸립니다. 하지만 무사히 도달하는 수군을 아마 5할도 채 못 될 것입니다. 이러한 모든 전황을 계산한 전략입니다.”
묘령의 말이 끝나자 곧 긴 침묵이 흐르고 있었다. 지금 그 자리에 있는 모든 장수들은 묘령의 전략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태산(太山)으로 우회 한다…”
“태산(太山)은 지강의 최 북단의 상류이기에 강폭이 매우 좁고 얕습니다. 은밀히 그곳까지 이동할 수 있다면 뒤에서 적을 교란시킬 수 있습니다.”
“비록 1천이지만 군을 어떻게 은밀히 움직인단 말이오.”
“태산(太山)은 긴 산맥 입니다. 그리고 그 산은 봉국과 천위국을 걸쳐 있습니다. 이곳의 군사를 대규모로 이동시킨다면 오히려 의심 받겠죠. 그러니 우리는 처음 계획대로 이곳에서 도하를 위한 수송용 배를 만들고, 또 천변에서는 전함을 구축해야 합니다. 그리고 수군도 예정대로 움직입니다. 다만, 여러 가지 연유로 인해서 이러한 모든 것은 기만술일 뿐… 실제로 전투에 참여하는 것은 여기 있는 원정군 만으로 충분할 것입니다.”
“묘령 장군 말대로… 1개월이면… 우회한 군사가 천양의 지척에 도달하는데… 여기의 군사는 4개월 후에야 움직이라는 것이오? 그 기간에는…”
“천양의 지척에 도달하는 것은 너무 어려운 일입니다. 아마 태산(太山)을 빠져 나오는 순간 의심을 받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3개월 동안 제가 거느린 부대는 용병으로 적의 군에 편입. 봉국의 군사와 국지전을 벌이게 될 것입니다.”
“그… 그런…”
여기에서 한 장수가 의문을 제기하며 물었다.
“하지만 굳이… 4개월을 다 채울 필요가 있나요?”
“적이 우리의 움직임을 모른다면… 1차로 2개월 후에 우리 수군이 궤멸하면 안심할 것입니다. 그리고 4개월 후 이곳의 도하를 위한 준비가 끝나는 긴장하겠지만 우리가 움직이지 않는다면 적은 천변의 전함이 완성되기를 기다린다고 판단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우리의 총 공격은 전함이 완성되는 1년 후가 될 것이라고 판단할 것입니다.”
“그때… 적진에서 먼저 내란을 감행한다는 말입니까?”
“그렇습니다. 그리고 제상 위의 예상대로 바람까지 도와준다면… 곧 천양을 손에 넣을 수 있을 겁니다.”
“…”
모두 침묵하자 묘령이 다시 대장군 허조위에게 물었다.
“대장군께 한가지 묻고 싶을 것이 있습니다.”
“무엇을…?”
“1천의 군사가 험준한 태산을 모두 넘을 수 있겠습니까?”
“아마 적어도 1할은 낙오할 것입니다.”
“1할이라…”
대장군 허조위의 말을 묘령은 깊이 새겨 들었다. 그렇게 밤은 깊어 가고 있었다.
다음날.
묘령은 홀로 무진주의 진영을 벗어났다. 무진주를 떠난 그녀는 국경에서 1천의 병사를 수급 받게 되어 있었다.
영웅 (1부 1막 : 묘령(昴靈)의 추억 #03)
제국력(帝國曆) 1315년.
봉국은 대규모의 군사를 움직여서 천위국으로 진군하고 있었다. 봉국의 본대는 천위국의 영토인 ‘무진주(蕪津州)’에 도달해 천위국의 수도와 인접한 지강(地江)의 상류에 진을 쳤다. 이리하여 양국의 주력군은 바다를 연상케 하는 거대한 지강을 사이에 두고 대치하고 있었다.
봉국(鳳國)의 진영.
장수들이 막사에서 전략회의를 하고 있었다.
“지금 천위국은 우리가 지강(地江)을 도하하면 자신들의 황도인 천양(泉良)에 바로 진군할 수 있기 때문에 모든 병력을 이 전투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군이 지금 아무런 대비가 없이 지강을 도하하는 것은 너무나 위험한 일이 아닙니까? 적은 육지에서 물 위에 떠 있는 우리 군을 공격할 텐데… 압도적인 힘이 없다면 무사히 상륙하는 것은 불가능 합니다.”
“허나 우리는 이미 천위국의 영토에 들어와 있습니다. 이번 원정에서 천위국의 수도인 천양(泉良)을 속히 얻지 못한다면 도리어 천위국의 영토에서 발이 묶여버릴 것입니다.”
“형세를 보면 지금 우리가 대치한 이곳은 상류임에도 강의 폭이 너무 넓습니다. 바람이 도와주지 않는다면 절대로 천양에 쉽게 도하를 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지강에 대규모 전함을 띄워야 하는데 그러려면 필연적으로 바다의 수군을 불러 들어야 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곧 현국(炫國)의 간섭을 의미합니다. 현국은 대규모의 우리 해군이 지강을 지날 때, 틀림없이 그 배들이 기수를 돌려 자신들의 영토에 상륙하지 않을 까 의심할 것입니다.”
그러한 논의가 오가는 가운데 대장군 허조위(許操位)가 현국의 간섭에 대한 대안에 대해 말했다.
“현국에는 이미 사신을 보냈습니다.”
“그럼…”
“그렇게 되면 큰 피해는 입겠지만… 바람의 도움 없이도 수군의 전함으로 상륙이 가능합니다.”
“허나 만일의 경우 사신이 실패한다면…”
장수들의 불안감에 대해 허조위가 답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수군을 육지로 이동해서 무진주로 행군하는 동시에 대규모 노동력 징발을 통해 천변(川邊)에서 직접 전함을 구축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도하를 위한 많은 전함을 구축하려면 족히 1년이 걸립니다. 그리고 그러한 것을 천위국이 보고만 있지는 않을 겁니다.”
장수들의 이러한 초조한 발언에 허조위가 결론을 내리며 말 했다.
“천위는 비록 수군이 있다 하나 강을 무대로 한 수군 입니다. 대규모 바다를 접하지 않은 나라 이기에 수군은 그 힘이 미력 합니다. 우리와 비할 바가 되지 못합니다. 다만 시간이 걸릴 뿐… 승전은 우리의 몫입니다.”
“하지만… 원정군이 1년 동안 적국의 영토에 머문다는 것은…”
허조위의 말에도 여전히 장수들의 의견은 분분했으며, 그 회의는 끝이 날 줄을 모르고 있었다. 그리고 이 논쟁에서 묘령(昴靈)만이 묵묵히 입을 굳게 다물고 있었다. 묘령은 애초에 제대로 전략을 점검하지도 않고, 작은 전쟁에서 승전한 기세만으로 대군을 파견한 황제가 너무나 어리석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또한 그녀는 지금 심한 갈등에 휩싸여 있었다. 이때, 회합 내내 어둡고 침잠한 얼굴로 침묵하고 있는 그녀를 바라보며 원정군의 총 사령관인 대장군 허조위가 묘령을 불렀다.
“묘령 군사!”
“…”
“군사!”
“…네”
“무슨 생각을 그리 깊이 하는 것이오.”
“…”
허조위의 물음에 전략회의 내내 입을 다물고 있던 묘령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잠시 결정을 망설이고 있었습니다.”
“…”
또 다시 한참 시간이 흘렀으며, 그 시간 동안에는 모든 장수들이 침묵했다. 그리고 마침내 묘령이 입을 열었다.
“사신이 현국이 황제를 설득해서 우리와 화친하는데 성공한다면 모르겠지만… 만약, 현국이 천위국과 화친한다면, 현국은 천위국에 자국의 수군 전략을 편입할 수도 있습니다.”
기대와 달리 지금까지의 의견이 분분했던 이야기를 묘령이 다시 반복하자 대장군 허조위(許助爲)는 그녀의 말을 일축하려 했다.
“어차피 현국은 소국 입니다.”
그러나 대장군 허조위의 말에 갑자기 묘령이 날카롭게 쏘아 붙였다.
“이 전쟁을 망치고 싶으십니까? 장군님!”
“…”
그녀의 갑작스러운 이 말에 모든 장수의 심리에 묘하게 동요가 일고 있었다. 그러자 대장군 허조위는 잠시 무엇인가를 생각하는 가 싶더니… 곧 침착하게 물었다.
“군사! 반대만 할 것이 아니라 대안이 있다면 어서 내어 놓으시오.”
대장군을 비롯한 장수들이 자신의 의견을 경청할 준비가 되자 묘령이 계속 말했다.
“전 이 원정군에 장수와 군사를 겸하고 있으니… 제 의견을 말해보겠습니다.”
“…”
“사신은 현국의 황제를 설득하지 못할 겁니다. 현국의 입장에서 지강을 사이에 둔 봉국 보다는 육지로 연결된 천위국이나 연국이 더 큰 부담거리 입니다. 제가 누군가와 화친을 해야 한다면 침략이나 군사적 도움을 받기 어려운 봉국 보다는 그러한 것이 용이한 천위국이나 연국과 화친하는 길을 택할 겁니다.”
“그럼…”
“그리고 천변에서 군함을 건조하는 시간을 기다리는 것은 너무 무모합니다. 우리는 지금 퇴로가 취약할 수 밖에 없는 적국의 영토에 들어와 있습니다. 이것이 지속된다면, 작은 전투에서 한번 패해 이미 달아났던 천위의 병사와 백성들이 다시 뭉쳐 힘을 기르는 시간을 벌어주는 것이 될 것입니다. 그렇게 흩어진 적이 다시 군세를 정비하기 시작한다면 우리는 독 안에 든 쥐가 됩니다.”
“그렇다면 어찌하면 좋겠소?”
“애초에 현국의 우호관계가 성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한 원정을 한 것 자체가 잘못 된 판단 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장군의 아버님인 제상 위(爲)가 직접…”
“그건, 단지 황제의 뜻을 헤아렸을 뿐입니다.”
“허어… 그렇다면 이거 낭패가 아닌가?”
“하지만 아버님께서 아무 승산이 없는 싸움에 군사를 보냈을 리는 없습니다. 아버님께서 생각하신 것은… 역시 바람의 형세를 타고자 하신 것일 것입니다. 바람이 우리에게 유리하게 불어준다면 화공을 이용해 단숨에 도하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도박에 가깝습니다.”
“그렇다면…”
“최악이 상황! 그러니까… 사신이 화친에 실패하고, 또 천변에 전함을 구축하지 못하도록 현국의 수군이 침략해 올 경우와 기후가 우리의 편이 되지 않는 것 까지 모두 고려해야 합니다.”
“최악의 상황이라…”
“대장군께서는 이곳 무진주 주력군의 진군을 4개월 후로 해 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저에게 정예병 1천을 주어 태산(太山)에 보내 주십쇼.”
“뭐요?”
“제가 군을 이동해 험준한 태산을 은밀히 지나 천양 접경에 다다르는 데는 1개월이 걸립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전군을 도하하기 위한 비 전투용 수송선를 건설하는데… 4개월. 또한 천변에서 전함을 수축하는데… 1년, 그리고 수군이 대양에서 운하를 따라 북상하는데 현국의 방해를 받는다면 성공하는데 2개월이 족히 걸립니다. 하지만 무사히 도달하는 수군을 아마 5할도 채 못 될 것입니다. 이러한 모든 전황을 계산한 전략입니다.”
묘령의 말이 끝나자 곧 긴 침묵이 흐르고 있었다. 지금 그 자리에 있는 모든 장수들은 묘령의 전략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태산(太山)으로 우회 한다…”
“태산(太山)은 지강의 최 북단의 상류이기에 강폭이 매우 좁고 얕습니다. 은밀히 그곳까지 이동할 수 있다면 뒤에서 적을 교란시킬 수 있습니다.”
“비록 1천이지만 군을 어떻게 은밀히 움직인단 말이오.”
“태산(太山)은 긴 산맥 입니다. 그리고 그 산은 봉국과 천위국을 걸쳐 있습니다. 이곳의 군사를 대규모로 이동시킨다면 오히려 의심 받겠죠. 그러니 우리는 처음 계획대로 이곳에서 도하를 위한 수송용 배를 만들고, 또 천변에서는 전함을 구축해야 합니다. 그리고 수군도 예정대로 움직입니다. 다만, 여러 가지 연유로 인해서 이러한 모든 것은 기만술일 뿐… 실제로 전투에 참여하는 것은 여기 있는 원정군 만으로 충분할 것입니다.”
“묘령 장군 말대로… 1개월이면… 우회한 군사가 천양의 지척에 도달하는데… 여기의 군사는 4개월 후에야 움직이라는 것이오? 그 기간에는…”
“천양의 지척에 도달하는 것은 너무 어려운 일입니다. 아마 태산(太山)을 빠져 나오는 순간 의심을 받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3개월 동안 제가 거느린 부대는 용병으로 적의 군에 편입. 봉국의 군사와 국지전을 벌이게 될 것입니다.”
“그… 그런…”
여기에서 한 장수가 의문을 제기하며 물었다.
“하지만 굳이… 4개월을 다 채울 필요가 있나요?”
“적이 우리의 움직임을 모른다면… 1차로 2개월 후에 우리 수군이 궤멸하면 안심할 것입니다. 그리고 4개월 후 이곳의 도하를 위한 준비가 끝나는 긴장하겠지만 우리가 움직이지 않는다면 적은 천변의 전함이 완성되기를 기다린다고 판단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우리의 총 공격은 전함이 완성되는 1년 후가 될 것이라고 판단할 것입니다.”
“그때… 적진에서 먼저 내란을 감행한다는 말입니까?”
“그렇습니다. 그리고 제상 위의 예상대로 바람까지 도와준다면… 곧 천양을 손에 넣을 수 있을 겁니다.”
“…”
모두 침묵하자 묘령이 다시 대장군 허조위에게 물었다.
“대장군께 한가지 묻고 싶을 것이 있습니다.”
“무엇을…?”
“1천의 군사가 험준한 태산을 모두 넘을 수 있겠습니까?”
“아마 적어도 1할은 낙오할 것입니다.”
“1할이라…”
대장군 허조위의 말을 묘령은 깊이 새겨 들었다. 그렇게 밤은 깊어 가고 있었다.
다음날.
묘령은 홀로 무진주의 진영을 벗어났다. 무진주를 떠난 그녀는 국경에서 1천의 병사를 수급 받게 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