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연이 자신의 수하를 끔찍이도 챙기는 것을 직접 느끼게 되자 진천장에서 부터 효연의 모든 것을 보아온 능풍은 자신보다 어리지만 점점더 존경하는 마음이 커가고 있었다.
효연은 잠시 잠을 잔 것이 너무 편안하였기 더 이상의 피곤함이 사라진 듯 하여 청청에게로 돌아가지 않고 제마원에서 청룡, 백호단원의 회복을 도와주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이들은 극구 사양하며 효연이 빨리 회복되어야 천무장의 안녕이 유지되는 것이라며 효연의 수고를 만류하였으니..... 효연은 결국 청청에게로 되돌아가게 되었다. “다행히 능풍이 돌아왔소.”
“저도 들어서 알았어요. 정말 다행이예요.”
“우리에겐 이번 대전이 정말 중요하오. 우리뿐 아니라 강호의 안녕과도 직결되니 걱정이.....”
“연랑, 제게도 아기를 만들어주세요.”
“음.... 갑자기 무슨 소리요. 때가되면 어련히 안 들어설까?”
“하지만 제게는 무엇보다 중요해요.”
“흠...... 누이가 괜한 걱정이 많은 모양이군?” 하며 청청을 끌어당겨 안아들고 침상으로 갔다.
청청은 밤새 효연을 간호하느라 지쳐있긴 했지만 효연의 손끝이 자신의 몸을 쓸고 다니자 전신에서 불꽃이 튀는 듯한 자극에 효연을 휘감기 시작하였다.
이들이 노력한 만큼 아기가 들어설까? 부산스러우나 활기를 찾게 된 천무장에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영충이 돌아온 것이었다. 하지만 영충의 부상은 심하여 몇 개의 암기는 제거하지도 못하고 돌아온 것이었다. 몸도 기진하여 비틀거릴 정도였으니..... 효연이 얼른 소환단을 꺼내어 복용시키고 신의에게 데리고 갔다. 신의는 재빨리 영충의 몸에 박혀있는 암기들을 제거한 후에 검상과 열상등 상처를 치료하기 시작하였다. 째고 꾀매는 시술이어서 무척 아플 것이었는데 영충은 신음 한번 뱉지 않고 묵묵히 참고 있었다. 정말 대단한 인내심이다. 영충이 돌아왔다는 소식에 추정이 무거운 배를 안고 제마원까지 나와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며 눈물을 흘린다. “음..... 걱정을 끼쳐 미안하네.”
“제 걱정일랑 말고 빨리 몸이나 추스르세요.”
“알겠네. 당신도 걱정하면 아기에게 해로우니 걱정 말게.”
“알았어요. 치료 후에 방으로 오세요.”
“알겠네...... 내 되도록 빨리 가지....”
효연은 영충을 앉게 하여 자신의 진기로 기경팔맥이 완전히 안정을 찾을 때까지 자신의 진원지기로 요상하여 주었다. 돌아올 때의 얼굴색과는 판이하게 달라진 영충의 안색에서는 윤기가 돌기 시작하였고 단원들이 전부 영충에 달려들어 한마디씩 말을 하니 영충은 너무나 기분이 좋아졌다.
“아! 주공! 제가 올 때 보니 관병들이 천무장으로 또 오고 있었는데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그래요? 음....또 무슨 이유일지....아무래도 내가 나가 봐야겠네요.” 효연은 얼른 일어서 대문 밖으로 나서 관도 쪽을 바라보았다.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 무슨 일로 관병들이 또 움직인단 말인가? 효연이 몸을 날려 관도에까지 나가니 멀리서 군마들이 이동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효연은 그쪽으로 몸을 날려가며 보니 “헉!...”
경원공주의 표식이 있는 마차가 천무장으로 오고 있었다.
“어이쿠..... 설상가상(雪上加霜)이로군......” 유혼교의 공격이 바로 코앞인데 경원공주가 이곳에 나타난다면 자신의 행동반경이 좁아져 움직이는데 많은 제한이 불 보듯 뻔하였기에..... 걱정이 앞서는데..... 효연의 모습을 본 원사가 말을 달려 앞으로 나섰다. “주대협! 오랜만이요.”
“아! 원사님 어서 오십시오.”
“어찌 알고 마중까지 나오셨소?”
“제 수하가 보고 알려주어서...나왔습니다.”
“흠..그랬군요. 우선 공주마마부터 뵈시지요.”
“아! 그래야지요. 헌데 시기가 좋지 않아서.....”
“무슨 일이 있소이까?”
“유혼교에서 본장으로 쳐들어오고 있어 위험합니다. 이런 때에 공주님이 여기 계시면 안전에.......”
“그런 일이 있었구려....흠...... 그럼 우리가 이곳에서 진을 치겠소이다. 그럼 제아무리 유혼교라 할지라도 관병과 전쟁을 하자고는 않겠지요.”
“모를 일입니다. 그들은 피아, 민관을 가리지 않는 집단이기에.....”
“음...... 나성! 나서게나.”
“예! 소장을 부르셨습니까?”
“그렇네. 자네가 지금 군산 현내의 관병을 이리로 동원하고 동창에 비서를 날리게 지금 천무장쪽에 변고가 발생하려하니 미연에 방지해야겠다고,”
“알겠습니다.” 전서구가 급히 날고 곧이어 몇 필의 말이 군산방면으로 날듯이 달려갔다.
‘아! 다행이다. 이 관병들과 동창 그리고 동반에서 도와준다면 우리에게 더 승산이 있다.’ 미처 생각지 못했던 도움이라 효연은 뛸 듯이 기뻤으나 내색치 못하고 원사와 같이 경원공주에게 가 인사를 올린다.
“그간 평안 하셨는지요?”
“주대협님도 안녕하셨지요?”
“그러하옵니다. 그런데 공주마마께서 어인 행차 이시온지요?”
“내 주대협께 무공을 마저 배우고 가기위해 부왕께 허락을 겨우 받아 오게 되었습니다.”
“음..... 공주마마의 무공이라면 이제 더 이상 큰 어려움이 없으실 것 이온데 어찌.....”
“흥..... 주대협께서 제게 무공을 안 가르쳐 주시겠다는 거예요?”
“아니옵니다. 어찌 소인이.....”
“그럼 더 이상 다른 말씀하지 마세요.” 이건 완전히 생떼를 쓰는 것이다. 이거 정말 큰일이 난 것 아닌가?
효연은 어찌할 수없이 공주의 일행을 끌고 천무장으로 가게 되었다.
역시 원주의 생각도 관병이 주둔하게 되면 유혼교에서 함부로 행동하지 못할 것이란 생각에 환영의뜻을 표하였다. 그리하여 극진히 접대를 하니 경원공주가 도리어 송구스러워하고 있다. 효연은 즉시 사람들을 동원하여 관병들에게도 부족함이 없이 접대하라고 명하게 되었다. 경원공주가 천무장에 다시 들었다는 소문은 순식간에 동정호 주변에 퍼지고 관병이 천무장을 향하는 관도에 깔리기 시작하니 제아무리 독안마제라 할지라도 쉽게 도발을 하지 못하리라는 안도감이 효연의 마음속에 자리하게 되었다.
한필의 말이 달리고 있었다. 말은 그렇다 치고 마상의 기수를 한번보라. 전신에 피 칠갑을 하여 옷은 물론이고 피부색을 찾아볼 수 있는 곳은 한군데도 없었다. 그리고 맥이 풀려있는지 겨우 고삐를 움켜쥔 상태로 조금만 충격을 주어도 말위에서 굴러 떨어질 정도로 위태롭게 달려가고 있었다. 달려가는 목적지가 군산방면이었는데.....눈의 초점이 풀려 동공이 확장되어 스쳐보기에도 이미 한계를 넘어선 상태인 것 같았다. 하지만 정신력이 대단하여 버티는 것으로 보였다. 흙먼지를 일으키며 달려가는 그의 뒤에는 몇필의 말이 따라붙었는데 전부 상기가 등등한 인물들이어서 대조를 이루고 있었다. 그들은 말의 고삐를 한손에 틀어쥐고 한손에는 무기를 빼어든 채 말을 달리고 있었다. 누구라도 걸리기만 하면 그대로 휘두를 준비가 되어있는 흉흉한 모습이었다.
그 들간의 간격은 서서히 좁혀지고 있었는데 앞에서 달리던 사내가 뒤를 한번 힐끗 돌아보더니 추적자의 모습이 보이자 눈빛이 다시 살아나는 듯 하였다. 하지만 이미 전력을 다 써버린 허우적거리는 봄으로 어떻게 대적할 수 있겠는가? 할 수 있는 일은 오로지 빨리 이곳에서 벗어나는 일 뿐이었으니....
쉬지 않고 달려온 말도 이제는 힘차게 뛰지 못하고 있었다. 마상의 기수가 도와주어야 말이 잘 뛸 수 있는 것인데.... 마상의 기수가 기진맥진하여 말이 뛰는 것을 도와주지 못하니......뒤를 따르는 자들도 무슨 이유에선지 쉽게 따라붙지는 못하고 있었다. 쫒고 쫒기는 추격이 벌어지고 있는 사이에 어느새 군산의 관도에 접어들고 멀리 관병들이 진을 치고 있는 것이 보이는 곳까지 도착하게 되었다. 관병들이 보이자 사내는 힘을 내는 것인지 더 빨리 말을 다그치기 시작하였다. 관병을 통과하여 천무장으로 질풍처럼 내닫는데 뒤를 따르던 자들이 추격을 포기하고 관병들의 앞에서 말머리를 돌려 사라지고 있었다.
“무철이 돌아왔습니다.” 천무장이 갑자기 술렁거린다.
“무철이라니? 정말 무철이 돌아온 것인가?” 효연이 벌떡 일어서며 말하였다.
“그렇습니다.”
“어서 가보아야겠습니다.” 말소리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효연은 이미 연무장 앞에 서있었다.
무철이 말에서 굴러 떨어지듯 내려선다. 효연이 뛰어나오는 것을 보았기 때문일까? 무철은 스르르 허물어져 버렸다. 효연이 뛰어가 얼른 부축하며 “내말 들리오?”
무철은 흐릿한 눈을 들어 효연을 바라보며 눈가에 물기가 잡히기 시작했다. “이 무슨 일이오. 정신 차리시오.”
효연은 얼른 소환단을 한 알 무철의 입에 넣어주었다. 그리고는 조심스럽게 눕히고 전신의 혈도를 추나하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완전히 비어버린 물병 같은 상태이어서 진기를 흘려 넣어도 곧바로 흩어져 버리는 그런 상태였다. 효연이 어찌할 바를 몰라 계속 주무르며 본신의 진력을 계속 부어넣는다. 신의가 무철이 거의 죽은 상태로 돌아왔다는 전갈을 듣고 쫒아 나와 무철의 맥을 쥐어 잡고는 조금 있더니 효연에게 빨리 제마원으로 옮기라 한다. 효연이 얼른 무철을 안고 제마원으로 들어갔다.
“넌 대기하고 있다가 내가 침을 다 시술하면 네 진력으로 침을 밀어낼 수 있도록 시도해야한다.”
잠시 기다릴 틈도 없이 신의는 무철의 몸에 침을 꽂기 시작하였다. “지금이다.”
효연은 침상에 의식 없이 누워있는 무철의 명문에 손을 얹어 운공요상을 하기 시작하여 최대한 침을 밀어 올리기 시작하였다. 신의는 침이 놓인 자리마다 약재를 뿌리고 불을 붙이기 시작하였다. 무철은 뜨거운 걸 모르는지 그냥 그대로 누워있을 뿐이었고 효연은 땀을 흘리며 침을 밀어 올리고 있었다. 잠시 시간이 흐르자 약재가 모두 타버리고 침의 색깔이 약간 변한 게 보인다. “휴우~” 신의가 한숨을 내쉰다.
정신없이 진력을 불어넣던 효연도 신의의 한숨소리를 듣고 눈을 떠 신의를 바라보는데 “이제 위험한 고비는 넘긴 것 같구나.”
“정말입니까?”
“그렇다. 위험한 고비는 넘겼어도 이 아이의 무공이 돌아올지는 미지수로구나.”
“살수만 있다면 무공이야 나중에.....”
“무인이 무공을 잃어버리면 그건 죽음보다 못한 것이지.”
“어떻게든 살려내야지요.”
“그래 힘써보자.” 아직 무철의 의식이 돌아오지 않고 있었는데 검붉은 피를 토해내더니 얼굴색이 조금 편해지는 듯 하다.
신의가 “연아야, 이리와라.”
“예, 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요?”
“음.... 어혈을 토해냈으니 속이 시원 할게야. 이때 네 진기로 한바퀴만 돌려 보거라.”
“아직 침이 막고 있는데....”
“그러니 너보고 하라지 그렇지 않으면 아무나 할 수 있지.”
“알겠습니다.” 효연은 즉시 정좌를 하고앉아 운기를 시작하였다. 그리고는 손을 무철의 명문에 대어 자신의 진기로 무철의 기를 운행하기 시작하였다. 모아질 듯 모아질 듯한 진기가 쉽게 모아지지 않고 자꾸 흩어지며 운기를 통제하기가 아주 어려우니 효연은 금방 땀을 흘리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유선이 달려들어 효연의 배심에 손을 대어 자신의 진기를 전하여 준다. 흔들거리던 효연의 신형이 안정을 되찾기 시작하고 효연의 코에서 푸른 강기가 좌불 형상을 갖추기 시작하였다. 네 좌의 좌불이 완전히 갖추어지자 좌불의 입에서 푸른 진기가 무철의 코로 빨려 들어가기 시작하였다. “헉! 이건 너무 위험한 시도인데....” 신의가 깜짝 놀란다.
하지만 이미 기호지세(騎虎之勢)여서 돌이킬 수도 없다. 효연의 좌불에서 끊임없이 흐르는 강기에 의하여 무철의 피부색마저 푸르른 것 같았다. 잠시 후 무철의 뼈마디가 “우드득” 소리를 내며 근육이 이완하는지 늘었다 줄었다 하는 것이 눈에 보였다. 무철의 몸에 박혀있던 금침이 서서히 솟아오르기 시작한다.
빠져나올듯할 때 신의의 손이 움직여 침을 뽑아내기 시작하였다. 그리고는 다른 침을 다시 꽂았다. 이러기를 세 식경정도 신의는 마치 목욕을 하다나온 듯 온몸이 땀으로 젖어 버렸고 효연과 유선의 낯빛은 창백해보였다. 신의가 부지런히 움직이던 손을 멈추고 유선과 효연을 바라보더니 “이제 그만 해라.” 하였다.
유선이 먼저 자신의 진력을 회수하기 시작하자 효연도 서서히 진력을 회수하기 시작하였다.
둘이 거의 동시에 손을 떼고는 “휴우~” 한숨을 내쉬는데 거의 탈진한 모습들이다.
유선과 효연이 자신들의 진기로 무철의 텅 빈 단전에 진기를 가득 채워 운기를 할 수 있도록 격체전공을 한 것이었다. 이와 반대로 무철의 얼굴에는 푸르고 붉은 기운이 감돌기 시작하였고 한동안 꿈틀거리기 시작하였다. 아무래도 무철의 체내에서 진기가 충돌하는 듯 하였다. 신의가 얼른 침으로 혈도에 보사를 가하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꿈틀거리던 무철의 몸이 서서히 안정을 찾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환골탈태(換骨奪胎)가 이루어진 순간이었다.
醜面游龍 (103)
효연이 자신의 수하를 끔찍이도 챙기는 것을 직접 느끼게 되자 진천장에서 부터 효연의 모든 것을 보아온 능풍은 자신보다 어리지만 점점더 존경하는 마음이 커가고 있었다.
효연은 잠시 잠을 잔 것이 너무 편안하였기 더 이상의 피곤함이 사라진 듯 하여 청청에게로 돌아가지 않고 제마원에서 청룡, 백호단원의 회복을 도와주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이들은 극구 사양하며 효연이 빨리 회복되어야 천무장의 안녕이 유지되는 것이라며 효연의 수고를 만류하였으니..... 효연은 결국 청청에게로 되돌아가게 되었다. “다행히 능풍이 돌아왔소.”
“저도 들어서 알았어요. 정말 다행이예요.”
“우리에겐 이번 대전이 정말 중요하오. 우리뿐 아니라 강호의 안녕과도 직결되니 걱정이.....”
“연랑, 제게도 아기를 만들어주세요.”
“음.... 갑자기 무슨 소리요. 때가되면 어련히 안 들어설까?”
“하지만 제게는 무엇보다 중요해요.”
“흠...... 누이가 괜한 걱정이 많은 모양이군?” 하며 청청을 끌어당겨 안아들고 침상으로 갔다.
청청은 밤새 효연을 간호하느라 지쳐있긴 했지만 효연의 손끝이 자신의 몸을 쓸고 다니자 전신에서 불꽃이 튀는 듯한 자극에 효연을 휘감기 시작하였다.
이들이 노력한 만큼 아기가 들어설까? 부산스러우나 활기를 찾게 된 천무장에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영충이 돌아온 것이었다. 하지만 영충의 부상은 심하여 몇 개의 암기는 제거하지도 못하고 돌아온 것이었다. 몸도 기진하여 비틀거릴 정도였으니..... 효연이 얼른 소환단을 꺼내어 복용시키고 신의에게 데리고 갔다. 신의는 재빨리 영충의 몸에 박혀있는 암기들을 제거한 후에 검상과 열상등 상처를 치료하기 시작하였다. 째고 꾀매는 시술이어서 무척 아플 것이었는데 영충은 신음 한번 뱉지 않고 묵묵히 참고 있었다. 정말 대단한 인내심이다. 영충이 돌아왔다는 소식에 추정이 무거운 배를 안고 제마원까지 나와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며 눈물을 흘린다. “음..... 걱정을 끼쳐 미안하네.”
“제 걱정일랑 말고 빨리 몸이나 추스르세요.”
“알겠네. 당신도 걱정하면 아기에게 해로우니 걱정 말게.”
“알았어요. 치료 후에 방으로 오세요.”
“알겠네...... 내 되도록 빨리 가지....”
효연은 영충을 앉게 하여 자신의 진기로 기경팔맥이 완전히 안정을 찾을 때까지 자신의 진원지기로 요상하여 주었다. 돌아올 때의 얼굴색과는 판이하게 달라진 영충의 안색에서는 윤기가 돌기 시작하였고 단원들이 전부 영충에 달려들어 한마디씩 말을 하니 영충은 너무나 기분이 좋아졌다.
“아! 주공! 제가 올 때 보니 관병들이 천무장으로 또 오고 있었는데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그래요? 음....또 무슨 이유일지....아무래도 내가 나가 봐야겠네요.” 효연은 얼른 일어서 대문 밖으로 나서 관도 쪽을 바라보았다.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 무슨 일로 관병들이 또 움직인단 말인가? 효연이 몸을 날려 관도에까지 나가니 멀리서 군마들이 이동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효연은 그쪽으로 몸을 날려가며 보니 “헉!...”
경원공주의 표식이 있는 마차가 천무장으로 오고 있었다.
“어이쿠..... 설상가상(雪上加霜)이로군......” 유혼교의 공격이 바로 코앞인데 경원공주가 이곳에 나타난다면 자신의 행동반경이 좁아져 움직이는데 많은 제한이 불 보듯 뻔하였기에..... 걱정이 앞서는데..... 효연의 모습을 본 원사가 말을 달려 앞으로 나섰다. “주대협! 오랜만이요.”
“아! 원사님 어서 오십시오.”
“어찌 알고 마중까지 나오셨소?”
“제 수하가 보고 알려주어서...나왔습니다.”
“흠..그랬군요. 우선 공주마마부터 뵈시지요.”
“아! 그래야지요. 헌데 시기가 좋지 않아서.....”
“무슨 일이 있소이까?”
“유혼교에서 본장으로 쳐들어오고 있어 위험합니다. 이런 때에 공주님이 여기 계시면 안전에.......”
“그런 일이 있었구려....흠...... 그럼 우리가 이곳에서 진을 치겠소이다. 그럼 제아무리 유혼교라 할지라도 관병과 전쟁을 하자고는 않겠지요.”
“모를 일입니다. 그들은 피아, 민관을 가리지 않는 집단이기에.....”
“음...... 나성! 나서게나.”
“예! 소장을 부르셨습니까?”
“그렇네. 자네가 지금 군산 현내의 관병을 이리로 동원하고 동창에 비서를 날리게 지금 천무장쪽에 변고가 발생하려하니 미연에 방지해야겠다고,”
“알겠습니다.” 전서구가 급히 날고 곧이어 몇 필의 말이 군산방면으로 날듯이 달려갔다.
‘아! 다행이다. 이 관병들과 동창 그리고 동반에서 도와준다면 우리에게 더 승산이 있다.’ 미처 생각지 못했던 도움이라 효연은 뛸 듯이 기뻤으나 내색치 못하고 원사와 같이 경원공주에게 가 인사를 올린다.
“그간 평안 하셨는지요?”
“주대협님도 안녕하셨지요?”
“그러하옵니다. 그런데 공주마마께서 어인 행차 이시온지요?”
“내 주대협께 무공을 마저 배우고 가기위해 부왕께 허락을 겨우 받아 오게 되었습니다.”
“음..... 공주마마의 무공이라면 이제 더 이상 큰 어려움이 없으실 것 이온데 어찌.....”
“흥..... 주대협께서 제게 무공을 안 가르쳐 주시겠다는 거예요?”
“아니옵니다. 어찌 소인이.....”
“그럼 더 이상 다른 말씀하지 마세요.” 이건 완전히 생떼를 쓰는 것이다. 이거 정말 큰일이 난 것 아닌가?
효연은 어찌할 수없이 공주의 일행을 끌고 천무장으로 가게 되었다.
역시 원주의 생각도 관병이 주둔하게 되면 유혼교에서 함부로 행동하지 못할 것이란 생각에 환영의뜻을 표하였다. 그리하여 극진히 접대를 하니 경원공주가 도리어 송구스러워하고 있다. 효연은 즉시 사람들을 동원하여 관병들에게도 부족함이 없이 접대하라고 명하게 되었다. 경원공주가 천무장에 다시 들었다는 소문은 순식간에 동정호 주변에 퍼지고 관병이 천무장을 향하는 관도에 깔리기 시작하니 제아무리 독안마제라 할지라도 쉽게 도발을 하지 못하리라는 안도감이 효연의 마음속에 자리하게 되었다.
한필의 말이 달리고 있었다. 말은 그렇다 치고 마상의 기수를 한번보라. 전신에 피 칠갑을 하여 옷은 물론이고 피부색을 찾아볼 수 있는 곳은 한군데도 없었다. 그리고 맥이 풀려있는지 겨우 고삐를 움켜쥔 상태로 조금만 충격을 주어도 말위에서 굴러 떨어질 정도로 위태롭게 달려가고 있었다. 달려가는 목적지가 군산방면이었는데.....눈의 초점이 풀려 동공이 확장되어 스쳐보기에도 이미 한계를 넘어선 상태인 것 같았다. 하지만 정신력이 대단하여 버티는 것으로 보였다. 흙먼지를 일으키며 달려가는 그의 뒤에는 몇필의 말이 따라붙었는데 전부 상기가 등등한 인물들이어서 대조를 이루고 있었다. 그들은 말의 고삐를 한손에 틀어쥐고 한손에는 무기를 빼어든 채 말을 달리고 있었다. 누구라도 걸리기만 하면 그대로 휘두를 준비가 되어있는 흉흉한 모습이었다.
그 들간의 간격은 서서히 좁혀지고 있었는데 앞에서 달리던 사내가 뒤를 한번 힐끗 돌아보더니 추적자의 모습이 보이자 눈빛이 다시 살아나는 듯 하였다. 하지만 이미 전력을 다 써버린 허우적거리는 봄으로 어떻게 대적할 수 있겠는가? 할 수 있는 일은 오로지 빨리 이곳에서 벗어나는 일 뿐이었으니....
쉬지 않고 달려온 말도 이제는 힘차게 뛰지 못하고 있었다. 마상의 기수가 도와주어야 말이 잘 뛸 수 있는 것인데.... 마상의 기수가 기진맥진하여 말이 뛰는 것을 도와주지 못하니......뒤를 따르는 자들도 무슨 이유에선지 쉽게 따라붙지는 못하고 있었다. 쫒고 쫒기는 추격이 벌어지고 있는 사이에 어느새 군산의 관도에 접어들고 멀리 관병들이 진을 치고 있는 것이 보이는 곳까지 도착하게 되었다. 관병들이 보이자 사내는 힘을 내는 것인지 더 빨리 말을 다그치기 시작하였다. 관병을 통과하여 천무장으로 질풍처럼 내닫는데 뒤를 따르던 자들이 추격을 포기하고 관병들의 앞에서 말머리를 돌려 사라지고 있었다.
“무철이 돌아왔습니다.” 천무장이 갑자기 술렁거린다.
“무철이라니? 정말 무철이 돌아온 것인가?” 효연이 벌떡 일어서며 말하였다.
“그렇습니다.”
“어서 가보아야겠습니다.” 말소리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효연은 이미 연무장 앞에 서있었다.
무철이 말에서 굴러 떨어지듯 내려선다. 효연이 뛰어나오는 것을 보았기 때문일까? 무철은 스르르 허물어져 버렸다. 효연이 뛰어가 얼른 부축하며 “내말 들리오?”
무철은 흐릿한 눈을 들어 효연을 바라보며 눈가에 물기가 잡히기 시작했다. “이 무슨 일이오. 정신 차리시오.”
효연은 얼른 소환단을 한 알 무철의 입에 넣어주었다. 그리고는 조심스럽게 눕히고 전신의 혈도를 추나하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완전히 비어버린 물병 같은 상태이어서 진기를 흘려 넣어도 곧바로 흩어져 버리는 그런 상태였다. 효연이 어찌할 바를 몰라 계속 주무르며 본신의 진력을 계속 부어넣는다. 신의가 무철이 거의 죽은 상태로 돌아왔다는 전갈을 듣고 쫒아 나와 무철의 맥을 쥐어 잡고는 조금 있더니 효연에게 빨리 제마원으로 옮기라 한다. 효연이 얼른 무철을 안고 제마원으로 들어갔다.
“넌 대기하고 있다가 내가 침을 다 시술하면 네 진력으로 침을 밀어낼 수 있도록 시도해야한다.”
잠시 기다릴 틈도 없이 신의는 무철의 몸에 침을 꽂기 시작하였다. “지금이다.”
효연은 침상에 의식 없이 누워있는 무철의 명문에 손을 얹어 운공요상을 하기 시작하여 최대한 침을 밀어 올리기 시작하였다. 신의는 침이 놓인 자리마다 약재를 뿌리고 불을 붙이기 시작하였다. 무철은 뜨거운 걸 모르는지 그냥 그대로 누워있을 뿐이었고 효연은 땀을 흘리며 침을 밀어 올리고 있었다. 잠시 시간이 흐르자 약재가 모두 타버리고 침의 색깔이 약간 변한 게 보인다. “휴우~” 신의가 한숨을 내쉰다.
정신없이 진력을 불어넣던 효연도 신의의 한숨소리를 듣고 눈을 떠 신의를 바라보는데 “이제 위험한 고비는 넘긴 것 같구나.”
“정말입니까?”
“그렇다. 위험한 고비는 넘겼어도 이 아이의 무공이 돌아올지는 미지수로구나.”
“살수만 있다면 무공이야 나중에.....”
“무인이 무공을 잃어버리면 그건 죽음보다 못한 것이지.”
“어떻게든 살려내야지요.”
“그래 힘써보자.” 아직 무철의 의식이 돌아오지 않고 있었는데 검붉은 피를 토해내더니 얼굴색이 조금 편해지는 듯 하다.
신의가 “연아야, 이리와라.”
“예, 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요?”
“음.... 어혈을 토해냈으니 속이 시원 할게야. 이때 네 진기로 한바퀴만 돌려 보거라.”
“아직 침이 막고 있는데....”
“그러니 너보고 하라지 그렇지 않으면 아무나 할 수 있지.”
“알겠습니다.” 효연은 즉시 정좌를 하고앉아 운기를 시작하였다. 그리고는 손을 무철의 명문에 대어 자신의 진기로 무철의 기를 운행하기 시작하였다. 모아질 듯 모아질 듯한 진기가 쉽게 모아지지 않고 자꾸 흩어지며 운기를 통제하기가 아주 어려우니 효연은 금방 땀을 흘리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유선이 달려들어 효연의 배심에 손을 대어 자신의 진기를 전하여 준다. 흔들거리던 효연의 신형이 안정을 되찾기 시작하고 효연의 코에서 푸른 강기가 좌불 형상을 갖추기 시작하였다. 네 좌의 좌불이 완전히 갖추어지자 좌불의 입에서 푸른 진기가 무철의 코로 빨려 들어가기 시작하였다. “헉! 이건 너무 위험한 시도인데....” 신의가 깜짝 놀란다.
하지만 이미 기호지세(騎虎之勢)여서 돌이킬 수도 없다. 효연의 좌불에서 끊임없이 흐르는 강기에 의하여 무철의 피부색마저 푸르른 것 같았다. 잠시 후 무철의 뼈마디가 “우드득” 소리를 내며 근육이 이완하는지 늘었다 줄었다 하는 것이 눈에 보였다. 무철의 몸에 박혀있던 금침이 서서히 솟아오르기 시작한다.
빠져나올듯할 때 신의의 손이 움직여 침을 뽑아내기 시작하였다. 그리고는 다른 침을 다시 꽂았다. 이러기를 세 식경정도 신의는 마치 목욕을 하다나온 듯 온몸이 땀으로 젖어 버렸고 효연과 유선의 낯빛은 창백해보였다. 신의가 부지런히 움직이던 손을 멈추고 유선과 효연을 바라보더니 “이제 그만 해라.” 하였다.
유선이 먼저 자신의 진력을 회수하기 시작하자 효연도 서서히 진력을 회수하기 시작하였다.
둘이 거의 동시에 손을 떼고는 “휴우~” 한숨을 내쉬는데 거의 탈진한 모습들이다.
유선과 효연이 자신들의 진기로 무철의 텅 빈 단전에 진기를 가득 채워 운기를 할 수 있도록 격체전공을 한 것이었다. 이와 반대로 무철의 얼굴에는 푸르고 붉은 기운이 감돌기 시작하였고 한동안 꿈틀거리기 시작하였다. 아무래도 무철의 체내에서 진기가 충돌하는 듯 하였다. 신의가 얼른 침으로 혈도에 보사를 가하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꿈틀거리던 무철의 몸이 서서히 안정을 찾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환골탈태(換骨奪胎)가 이루어진 순간이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가 되시기를 빌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