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생쥐와 고양이 가은의 인생은 원수와 우연히 마주친 날부터 완전히 꼬이기 시작했다. “그 녀석이 나한테 불운을 가져다 준거야. 만나고나서부터 되는일이 하나도 없잖아. 어쩌면, 녀석 때문에 우리집이 망했는지도 몰라.” 가은은 창턱에 세워놓은 촛불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억지소리인줄은 알지만 이젠 투정을 받아줄 엄마도, 아빠도 없는 상황에서 오기를 부릴 사람은 그 녀석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아빤 왜 전화한통 않는거야! 딸이 어떻게 사는지 궁금하지도 않나... 완전 빵점이야.” 하지만 아빠 마음을 알 것도 같다. 평소 순하고 여린 마음을 가지신 분이니, 미안해서 못하시는게 뻔하지... 가은은 조그맣게 중얼거렸다. “난, 절대로 아빠처럼은 안 살거야...” 여느때처럼 락커룸에서 옷을 갈아입는 가은을, 다른 여자알바생들이 둘러쌌다. “너, 최원수하고 무슨 관계야?” “응? 누구?”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아닌 듯 싶다. “뒤에있는 오토바이 주인말야! 모른다고는 않겠지?” “으응... 그 녀석? 그냥... 잘 몰라.” 녀석 이름이 최원수구나. 어쩜 이름이 이렇게 잘 맞아떨어지냐. “뭐 몰라?” 여자애들 목소리가 한층 앙칼지게 나온다. “너 지금, 최원수 빽믿고 건방 떠는거야?” “빽? 아닌데... 정말 잘 몰라.” “그런데 원수가 그 비싼 오토바이를 너한테 맡겼단 말야? 누굴 바보로 아나~!” “근데... 그 애랑 내가 너희들한테 무슨 상관이 있는건데...?” “시끄러, 촌닭아!” 한 여자애가 가은의 뒷통수를 한 대 때렸다. “주제를 알아야지. 너네 엄마 너 가졌을때 메주만 드셨대? 못생긴게 누구랑 얽혀 다니려고...” “너같은게 붙어있으면 원수체면이 뭐가되냐?” “좋은말 할때, 오토바이 돌려드리고~ 다신 붙어있지마. 알았어? 눈에 띠면 죽~는다!” 가은은 고개를 푹 숙인채 끄덕였다. ‘나도 뭐 그러고 싶다... 너네가 뭘 알어...’ 그 순간 원수는 가은이 학교 교복을 입은 여자애한테서 무언가를 건네받고 있었다. “근데 이런건 왜 훔쳐달란거야?” “그것까진 알것없고, 이거 죽을때까지 비밀인거 알지?” “알았어. 대신 너도 약속 지키는거다? 일주일동안 매일 만나주는거지?” “걱정말고. 그럼 난 간다-” “어멋! 벌써 가는게 어딨어?” “하루에 몇시간씩 만나준단 이야기는 없었잖아~ 잘가라!” 황당해하는 여자애를 뒤로 두고 원수는 유유히 걸어갔다. 손가락에는 드림캐쳐가 매달려있는 오토바이키를 끼운채 돌리고 있었다. “안뇽~ 촌닭!” 얄미운 녀석이 손을 흔들며 주유소에 나타났다. 가은은 혼비백산이 되서 구석진곳으로 원수의 손을 잡아 끌었다. “어어- 뭐냐? 이제 막 스킨쉽하네~!” “여긴 왜 왔어! 뭐냐, 계약선가 차용증인가 그것도 쓰고, 계좌번호도 적었는데 니가 왜 여길 와!” “오토바이가 잘있는지 보러오는건 내 맘 아냐?” “니 오토바이 잘 있으니까 오지마! 오지마! 오지마!” “점심에 뭘 잘못먹었나... 얘가 왜이래? 나 오는거 싫으면 키를 빨리 찾던가~” “오토바이가 그렇게 걱정되면 키를 하나 맞추면 될거 아냐!” “난 그 부적 없으면 오토바이 절대 안타!” “그럼 오지마!” “올거야!” “오지말라니까!” “올거야!” 가은은 씩씩거리며 잠시 원수를 노려봤다. “좋아. 그럼 오늘 일 끝나고 와.” “왜?” “니 오토바이 옮기게.” “뭐?” “여기 있으니까 온다는거 아냐! 그럼 오토바이를 옮기면 되잖아!” “미쳤냐? 내가 그걸 왜 해?” “나 혼자 옮기다 흠집나면, 어쩔거야!” “그럼 그것도 고스란히 니가 갚아야지.” “뭐야? 이런 피도 눈물도 없는 나쁜 새끼!” “욕해라 욕해~ 그런다고 상황이 뒤집히는것도 아닌데. 난 오토바이나 보러 가야겠다~” “야! 야! 거기 안서?” 때마침 둘의 모습은 주유소 여자애들의 눈에 띠고 말았다. “뭐냐, 저년.” “곱게 이야기 했더니 안 듣네...” 그날 오후, 주유소 일이 끝나고 가은은 오토바이가 세워진 주차장 쪽으로 갔다. “나쁜녀석. 이걸 나 혼자 끌고 가란말야?” “야- 촌닭.” 여학생 알바들이 뒤따라와 가은을 불렀다. “으응... 나?” 여자애들은 불량스럽게 가은의 주위를 에워쌌다. “너 오늘 또 원수하고 다정하게 붙어있더라?” “다... 다정? 아, 아니야 그건 오해야!” “시끄러~!” 여자애들이 가은의 여기저기를 쿡쿡 찌르고 장난처럼 건들었다. “말했지. 원수랑 붙어있는거 눈에 띠면 죽는다고.” “하지만...” “와... 이년 대꾸하는거 봐라. 입은 살았네.” 한 여자애가 갑자기 오토바이를 발로 밀어 쓰러뜨렸다. 오토바이는 넘어지며 요란한 소리를 냈다. 등도 여러개 깨진 것 같았다. “헉...! 아, 안돼!” 오토바이에 흠집나면 전부 내 빚이된단 말야! 가은은 온 몸으로 아이들을 막았다. “오호... 원수꺼라 이거지? 이거, 우리가 엉망으로 만들고 니가 한거라고 하면... 원수 표정이 어떨까...?” 내가 안했다고 해도 절대 믿어줄 놈이 아니지. 고로... 그 표정은 니네가 말 안해줘도 안단 말이다. “이러지 마. 나도 만나고 싶어서 만난거 아냐.” “어쭈... 그럼, 원수가 할 일이 드럽게 없어서 너같은 촌닭을 쫓아다닌단거야? 이게 우리는 완전 깔아뭉개는 말을 하네~” 한 여자애의 손이 허공으로 붕 치켜올라가는걸 본 가은은 자기도 모르게 두눈을 질끈 감았다. 이런게 왕따고, 집단괴롭힘이구나...! 순간. 맞은곳은 없는데 왠 요란한 소리에 가은은 감았던 눈을 뜨고 말았다. 엥... 저 녀석이 여긴 웬일로... “끄악!” 그 다음순간 가은이 본 것은 원수가 각목으로 내려친 오토바이의 몰골이었다. “워... 원수야...” “왜, 내 오토바이가 그렇게 눈꼴시냐? 내가 아주 박살을 내줄께. 잠깐만 기다려봐~” 원수 표정은 정말 살벌하고 차가웠다. 그리고 그 표정에 걸맞게 거칠게 오토바이를 마구 두들기기 시작했다. “왜, 왜이래! 하지마! 하지마!” 가은은 참지 못하고 소릴 질렀다. 이 비싼 오토바이를...! 그렇게 부술거면 차라리 날 주지. 키 하나에 그렇게 쫀쫀하게 굴면서, 이게 무슨짓이람. 있는녀석들이 더 지독하다니까. 마침내 원수가 내려치던 손을 멈췄다. 여자애들은 잔뜩 겁을 먹고 미동도 없이 서있었다. 원수는 여자애들 얼굴을 한명씩 한명씩 뜯어보더니, 처음 오토바이를 발로 밀었던 여학생에게서 시선을 고정했다. 그리고 여학생의 손을 들어올려 각목을 쥐어주었다. “자, 마무리는 니가 할래?” “워... 원수야...! 나, 나는 말야...” “기왕부순거 폐차시키게 아주 밟아버려라.” “흑... 원수야...!” “왜? 좀전까지 잘 박살내더니.” 여자애들의 표정이 멍해졌다. “어라? 이 각목으로 부순거야? 여자애가 팔 힘도 좋네.” “무, 무슨 말이야, 방금 오토바이 부순건...” “자기가 자기꺼 이렇게 부쉈다고 하면 사람들이 믿겠냐? 여기 증인도 있네. 가은아, 이것들이 내 오토바이에 무슨짓을 하는지 봤지?” 가은은 갑자기 머릿속이 환해지는 느낌이었다. 가은은 먼지를 툭툭 털며 아무렇지 않은 듯 대꾸했다. “응. 작살내더라.” “야! 김가은! 너 죽고싶어?” “너네야말로 죽고싶냐? 나랑 가은이 입만 뻥긋하면, 사유재산 파손죄로 확!” 여자애들은 금새 풀이 죽어 입을 다물었다. “내일까지 너네들끼리 나눠서, 내 오토바이 수리비 갖고와. 말짱하게 고치면 용서하는 방향으로 생각해보지.” “말도안돼! 우린 부수지 않았잖아!” “그래. 너네가 안 부쉈어. 그럼 어쩔건데? 엉?” 여자애들은 갑자기 자신들이 상대하고 있는게 최원수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천하의 독고다이. “미, 미안해. 우리가 잘못했어. 오토바이는 걱정마! 우리가 새걸로 싹 고쳐놓을께~” 여학생들이 발랄하고 유쾌한척 웃으며 떠들기 시작했다. 와... 얍삽한 것들한테는 얍삽한 놈의 방법이 제대로 먹히는구나... 가은은 애들의 시선을 피해 몰래 세차장을 빠져나왔다. 어쨌든 오토바이 옮길일은 없어졌네. 가은은 버릇처럼 허리를 구부리고 바닥을 유심히 관찰하며 버스 정류장쪽으로 향했다. 뒤따라오던 원수가 한 마디를 툭 던졌다. “뭐하냐? 길 가면서도 생쑈를하네...” “남이사! 열쇠 찾는거잖아! 왜, 니 열쇠 찾는데도 불만이야?” “무슨 여자애가 그렇게 궁상맞냐?” “궁상을 떨건, 뒤집어쓰건, 댁하고 무슨상관이야~ 열쇠만 찾아주면 되지.” “오늘 열쇠 못 찾았으니까 만원이다.” “알았어! 알았다구! 누가 떼먹는데!” “아까 기집애들한테는 찍소리도 못하고 벌벌 떨더니, 만만한게 나네? 나만 보며 기고만장해서 큰소리를 지르니.” “걔들하고는 금전거래가 전혀 없잖아.” “와... 무섭다. 돈만 얽히면 이렇게 변하는거냐?” “응. 맞아. 난 너만보면, 내 돈 홀라당 사기쳐 먹을 놈이란 생각밖에 안 들거든~ 그러니까 제발 얼굴 좀 들이대지 마.” “들이대긴 누가 들이대~ 나도 너 보면 돈독올라 갈데까지 간 독종으로 밖에 안 보이거든~ 어휴, 무서워. 그것도 전염될지 몰라.” “돈독 오른 사람 돈을 뺏는 니가 더 무서운거 아냐? 오늘 니가 한짓은, 자해공갈단하고 똑같은거야. 하여튼 놀면서 사기치는것만 배웠나봐. 앗, 버스왔다. 내일부턴 제발 보지말자~ 열쇠 찾으면 연락하마.” 가은은 버스를 향해 뛰어갔고 원수는 기가 막힌다는 듯 콧방귀를 뀌었다. “연락을 해? 내 연락처를 알기나 한대? 보기보다 심각하게 멍청하네...” 6. 첫사랑에 대한 안좋은 기억 “안한다니까.” “왜 그러구 사니~ 남들 다 하는 미팅 한 번 않고. 이번주에 쉬는날이라면서~!” “미팅같은거 하는애들, 다 할짓없고 배부른것들이야. 왜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한테 돈쓰러 나가냐?” “니가 쓰니?”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 소리. 만원어치 받으면 적어도 백원은 써야 하는거 아니야? 그리고, 왔다갔다 차비는 안드냐구.” “백...원...? 비유하는거 하곤... 지독한 지지배. 이러니까 남친하나 없지.” “남친둬서 어디다 써먹어. 꼬박꼬박 월급갖다주는 남편이 생기기 전까지, 남친은 필요없어.” “남들이 보면, 완전 요조숙녀거나, 주제를 알고 미리 포기한거거나, 둘 중 하나라고 생각할거야. 사실은 지독한 구두쇠라 그런건 줄 모르고 말야.” “너- 세상에서 가장 잘 보여야 하는 사람이 누군지 알어?” “누군데?” “구두쇠.” “켁!” 사실 정은이 말이 완전 틀린 것은 아니었다. 가은은 일찌감치 남자친구라던가, 미팅이라던가 하는 것은 포기하고 산것이다. 안경을 쓰고있는 얼굴이 자신없기도 했지만, 포기한 것은 그보다 더 오래전이었다. 가은이 초등학생때였다. 가은은 옆집 사는 오빠를 좋아했다. 안경을 걸치고 늘 책을 많이 들고 다니던 오빠의 모습은 어린 가은에게도 무척 의젓하고 멋져 보였다. 하지만, 그날... 가은이 정성스럽게 준비한 사탕선물이 그 집 쓰레기통에 고스란히 버려져 있는 것을 목격한 날. 가은은 어린마음에도 창피하고 슬픈심정에 며칠을 밥도 안 먹고 울었던 것이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가은이네는 이사를 했다. 결정적으로, 중학교때 반 남학생으로부터 충격적인 말을 들었다. 어디서 주워들었는지 가은의 엄마가 돈 빌려주고 왕창 뜯어먹는 악독한 사기꾼이라는 것이었다. 소문은 점점 커져서 가은은 졸지에 사기꾼에, 깡패집안의 딸이 되어 있었다. 깡패집안이란 꼬리표 덕분에 애들한테 드러내놓고 괴롭힘을 당하진 않았지만 말붙이는 애들도 없었 다. 가끔 자기의 용감함을 과시하려는 남학생들이 짖궂은 장난을 쳐서 가은을 웃음거리로 만들곤 했을뿐. 그때부터였는지, 가은에게 남자애들은 경계대상이 되어있었다. 주유소 일이 끝나고 밤늦은 시간, 버스를 타고 졸고있던 가은은 무언가 묵직한 것이 어깨를 짓누르는 것을 느끼고 눈을 떴다. 침을 닦으며 게슴츠레하니 눈을 뜬 가은은, 그 묵직한것의 정체가 누군가의 가방이란 것을 알았다. 참을까...? 한마디 할까...? 한참 망설이던 가은에게 굵은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이쿠, 이런... 내 가방이 아가씨 어깨에 올라가 있네요. 이거 정말 미안해요.” “아, 아니요... 괜찮습니다...” 참아서 다행이다. “어...? 아가씨는...” 다시 고개를 올린 가은은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헉...! 고수 오빠!” “어? 날 알아요? 그때 편의점에 있던 직원 아가씨 맞죠?” 자기도 모르게 오빠의 이름을 부르고 만것이다. “아... 저... 네...” “우리가 아는 사이던가요?” “저기, 안다기 보다는...” 가은은 부끄러움으로 귀밑까지 붉어져서 고갤 숙였다. “어렸을때 한 동네 살았어요.” “어? 그래요? 어느동네?” “대치동이요...” “가만있자... 대치동이라면...” 한참 기억을 더듬는 듯 뜸을 들이던 오빠는 갑자기 들뜬 목소리로 가은의 이름을 불렀다. “김가은!” “헉! 내, 내이름을 알아요?” “너, 가은이 맞지?” “네...” 오빠는 가은의 머리를 마구 쓰다듬으며 웃었다. “녀석! 내가 널 기억 못하겠니? 얼마나 내 뒤를 쫄랑거리면서 따라 다녔는데. 와... 이젠 숙녀가 다됐네~” “아... 안녕하셨어요?” “근데 왜 그때 편의점에선 아는척 안했어? 넌 나 알아본거 같은데. 그나저나 미안해서 어쩌지? 너인줄 알았으면 그렇게 수선 피우는게 아니었는데. 그날은, 동생 때문에 너무 화가 많이 나있었거든. 녀석이 사고를 웬만큼 치고 다녀야지.” 아이고, 그 싸이코가 어련하시겠어요. “아... 아니에요. 저도 막 대들고 그랬는걸요.” “집이 어디니? 오빠가 데려다줄께.” 집! 그 이상한 건물이 집이라고 할 순 없잖아! “아니에요! 맨날 다니는 길인데요, 뭘. 오빠도 피곤하실텐데 집에 가셔야죠.” “우리 꼬맹이를 만났는데 좀 늦으면 어때. 위험한데 왜 이렇게 늦게 다니니? 오빠가 동네까지만 데려다줄께.” 윽... 꼬인다... 잔뜩 헝클어진 머리에, 잘 안 빨고 안 다린 교복... 거기다 침흘리며 자는 모습을 보인것도 부족해서 귀신 나올것같이 생긴 집까지 보여줘야 한다고? 결국 오빠는 가은의 거절에도 불구하고 버스에서 같이 내렸다. “그때 가은이가 몇 살이었지? 초등학생이었나?” “네.” “부모님들은 다 안녕하셔? 우리 어머니가 아직도 가은이 아버지 김치솜씨 말씀하시는데.” “그... 그러세요?” 아빠가 김장이며 빨래며, 집안일 하는것까지 기억하다니. 그런 기억은 안해도 되는데. “회사 다니세요?” “으응, 겨우 취직했어. 나도 한동안 백수였다구. 여기저기 원서 낸곳만도 백곳은 넘을거다. 참, 학교는 어디니?” “동아여고요.” “공학 아니니?” “네.” “다행이다. 어휴, 내 동생녀석은 공학을 다녀서인지 벌써부터 바람만 잔뜩 들어서... 앗, 미안.” “그건 공학이라고 해서 그런게 아니에요. 공학 다니는 애들이 공부도 더 열심히 한대요.” “아아, 그런가... 하긴, 자기 할 나름이지. 넌 어때? 공부는 열심히 하고있어?” “뭐... 그냥... 오빠, 저 다 왔어요. 여, 여기 건물만 지나면 집이에요.” “아, 그래? 앞으로는 너무 늦지말고, 늦으면 부모님한테 연락해서 마중나와달라고 부탁해.” “......네.” “참, 이거 오빠 명함인데, 일요일이나 휴일날 연락하면 맛있는거 사줄께.” “네.” 고수가 골목을 돌아 나가는 것을 끝까지 확인한 가은은 후다닥 건물로 뛰어들어갔다. ‘오빠가 아직 나를 기억하고 있었어. 그래~ 그 사탕사건은 용서해주자. 까짓거.’ 오랜만에 기분이 좋아진 가은은 쿵쾅거리며 옥탑으로 올라갔다. ------------------------------------------------------------6부에서 계속 power님, 어제 진짜 춥더라구요... 놀러온 언니는 감기 직방 걸려서 왔음. 추워서 방에 불 땠더니 너무 건조해요. ㅡ.ㅜ 주름살 생기긋네. 날 더 추워지면 울 집 강아지들 불쌍해서 우짜지... 나 겨울잠 들어간것처럼 꼼짝도 안할텐데. 산책이고 뭐고~ ㅎㅎ 애이불비님, 자~! 활기찬 하루 시작하셨어요? 간밤에 너무 피곤했던건 아니져? (에어로빅 강사 버젼 말투네 ;;) 전 잠이 막 쏟아져서 잤더니 무지 깊이 잤어요. └(^0^)┘으싸으싸 친한 친구도 가까운 동네로 이사왔는데, 친한 언니도 이사오려구 집 알아보러 다니고 있어요. 너무 행복해요~♥ 나를 너무 조아라~해서 오는게 아닐까요? ^,.^ㅋ (/^ 0^)/ ~ 다 내게로 오시오~~~ 와서 고기 쏘시오~~~ 손님3님, 손님이 오셨으니깐, 커피랑 도넛은 기본! 담에 오실땐 사오셔야해요~ ^,.^ 뭐... 이런것도 좋구요~ 이런것도 좋아유~ ^///^ 이히히... 부담 갖지 마시고 꼭 갖고오세요~! 냐하하... 돼지♡내꺼님, 돼지가 누구래요~ +_+ 나두 돼지 좋아하는데... 그 돼지는 아니죠? ㅎㅎㅎㅎ 아아 오늘 날씨 너무 맑고 화창한데, 쫄깃한 고깃살 씹기 딱 좋은날이네... ㅠㅠ 힘없어서 청소도 못하긋다... ㅠㅠ 울 강아지가 살이 통통하니 올라서 영 맛깔스럽게 보이네...냠...쩝.. (음.. -_-;; 강아지가 노려본다...) 오늘도 모두모두 열심히! 즐겁게! 건강하게~ 잘 지내자구요 ^-^ sisi님, 어제 하루 잘 보내셨어요? 뭐 즐거운 일 있었으면 얘기해 주세요. 맨날 집에만 콕 쳐박혀 살았더니 바깥세상이 어떤지, 하나두 모르겠어요. 버스타면 사람들이 날 보는거 같아서 무안하고, 사람 많은데 가면 정신없어서 어리버리... 나보구 폐쇄중독증 환자라나... 심각하대요. - . -; "오늘나와라~" 하고 전화오면 "니가와라~" 가 나의 고정대답. 친구들은 내가 조신해진거라고 절대 안 믿고 게으름의 절정에 올랐다고만 그래요. ㅠㅠ 나 조신해진거 맞는데... 더 여성스롸 지고... '앗, 세상에 이런일이?' 에 나가라는데 =ㅅ= 누무한거 아니에요? 짱마님, 아르바이트 잘 다녀오셨어요? 앗, 지금은 아침이니까 또 가셨을지도... ^^ 피곤하고 우울할때~ sOda 보러 오셔요~ ^,.^ 제가 어깨 톡톡 때려드릴께요. ㅡㅠㅡ우웩...? 음... 방망이 갖고 오셔요. ㅎㅎㅎ 컨디션 조절 잘 하셔서 매일 활기있고 즐겁게 보내셔요~ ^^* 선녀님, 명품 날개옷 싸게 한 벌 주세요 ㅡㅇ- (썰렁?) 아뒤 이뽀요. ^^ 미소천사, 무슨천사 이런건 많이 봤는데- 선녀라고 붙이면 더 이뿌겠당. 미소선녀... 그러고보니 TV드라마에 '왕꽃선녀님'을 하는구낭... 모습이 안 보여두 몰래 보고 계시는거 맞죠? ^-^* 공주엄마 닐니리님, 아오이님~ 언능 와요~ 잘 계시는거죠? 보구자포요~ ㅠㅠ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격려해 주셔서 감사해요. 믿고 사랑하고 격려하는거- 너무 마음 따뜻한 일인거 같아요. 접때 차를 탔는데, 어떤 총각이 할머니 짐을 내려주고 도로 타더라구요. 뭐 그리 대단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고 별 생각없이 봤는데, 어떤 할아버지가 그걸 보고 빙긋이 웃고 계시더라구요. 아... 별거 아닌 작은 일이어도 남을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은 많은 사람을 웃게할 수 있구나... 라는걸 다시 한번 느꼈어요. 나두 힘이 좋은데... 그 힘 좋은일에 써보구 싶어요. ^,.^;;;;;; 우하하하...
#5 내가 녀석의 이름을 부르자, 녀석은 내게로 와서 웬수가 되었다
5. 생쥐와 고양이
가은의 인생은 원수와 우연히 마주친 날부터 완전히 꼬이기 시작했다.
“그 녀석이 나한테 불운을 가져다 준거야. 만나고나서부터 되는일이 하나도 없잖아. 어쩌면, 녀석 때문에 우리집이 망했는지도 몰라.”
가은은 창턱에 세워놓은 촛불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억지소리인줄은 알지만 이젠 투정을 받아줄 엄마도, 아빠도 없는 상황에서 오기를 부릴 사람은 그 녀석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아빤 왜 전화한통 않는거야! 딸이 어떻게 사는지 궁금하지도 않나... 완전 빵점이야.”
하지만 아빠 마음을 알 것도 같다.
평소 순하고 여린 마음을 가지신 분이니, 미안해서 못하시는게 뻔하지...
가은은 조그맣게 중얼거렸다.
“난, 절대로 아빠처럼은 안 살거야...”
여느때처럼 락커룸에서 옷을 갈아입는 가은을, 다른 여자알바생들이 둘러쌌다.
“너, 최원수하고 무슨 관계야?”
“응? 누구?”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아닌 듯 싶다.
“뒤에있는 오토바이 주인말야! 모른다고는 않겠지?”
“으응... 그 녀석? 그냥... 잘 몰라.”
녀석 이름이 최원수구나. 어쩜 이름이 이렇게 잘 맞아떨어지냐.
“뭐 몰라?”
여자애들 목소리가 한층 앙칼지게 나온다.
“너 지금, 최원수 빽믿고 건방 떠는거야?”
“빽? 아닌데... 정말 잘 몰라.”
“그런데 원수가 그 비싼 오토바이를 너한테 맡겼단 말야? 누굴 바보로 아나~!”
“근데... 그 애랑 내가 너희들한테 무슨 상관이 있는건데...?”
“시끄러, 촌닭아!”
한 여자애가 가은의 뒷통수를 한 대 때렸다.
“주제를 알아야지. 너네 엄마 너 가졌을때 메주만 드셨대? 못생긴게 누구랑 얽혀 다니려고...”
“너같은게 붙어있으면 원수체면이 뭐가되냐?”
“좋은말 할때, 오토바이 돌려드리고~ 다신 붙어있지마. 알았어? 눈에 띠면 죽~는다!”
가은은 고개를 푹 숙인채 끄덕였다.
‘나도 뭐 그러고 싶다... 너네가 뭘 알어...’
그 순간 원수는 가은이 학교 교복을 입은 여자애한테서 무언가를 건네받고 있었다.
“근데 이런건 왜 훔쳐달란거야?”
“그것까진 알것없고, 이거 죽을때까지 비밀인거 알지?”
“알았어. 대신 너도 약속 지키는거다? 일주일동안 매일 만나주는거지?”
“걱정말고. 그럼 난 간다-”
“어멋! 벌써 가는게 어딨어?”
“하루에 몇시간씩 만나준단 이야기는 없었잖아~ 잘가라!”
황당해하는 여자애를 뒤로 두고 원수는 유유히 걸어갔다.
손가락에는 드림캐쳐가 매달려있는 오토바이키를 끼운채 돌리고 있었다.
“안뇽~ 촌닭!”
얄미운 녀석이 손을 흔들며 주유소에 나타났다.
가은은 혼비백산이 되서 구석진곳으로 원수의 손을 잡아 끌었다.
“어어- 뭐냐? 이제 막 스킨쉽하네~!”
“여긴 왜 왔어! 뭐냐, 계약선가 차용증인가 그것도 쓰고, 계좌번호도 적었는데 니가 왜 여길 와!”
“오토바이가 잘있는지 보러오는건 내 맘 아냐?”
“니 오토바이 잘 있으니까 오지마! 오지마! 오지마!”
“점심에 뭘 잘못먹었나... 얘가 왜이래? 나 오는거 싫으면 키를 빨리 찾던가~”
“오토바이가 그렇게 걱정되면 키를 하나 맞추면 될거 아냐!”
“난 그 부적 없으면 오토바이 절대 안타!”
“그럼 오지마!”
“올거야!”
“오지말라니까!”
“올거야!”
가은은 씩씩거리며 잠시 원수를 노려봤다.
“좋아. 그럼 오늘 일 끝나고 와.”
“왜?”
“니 오토바이 옮기게.”
“뭐?”
“여기 있으니까 온다는거 아냐! 그럼 오토바이를 옮기면 되잖아!”
“미쳤냐? 내가 그걸 왜 해?”
“나 혼자 옮기다 흠집나면, 어쩔거야!”
“그럼 그것도 고스란히 니가 갚아야지.”
“뭐야? 이런 피도 눈물도 없는 나쁜 새끼!”
“욕해라 욕해~ 그런다고 상황이 뒤집히는것도 아닌데. 난 오토바이나 보러 가야겠다~”
“야! 야! 거기 안서?”
때마침 둘의 모습은 주유소 여자애들의 눈에 띠고 말았다.
“뭐냐, 저년.”
“곱게 이야기 했더니 안 듣네...”
그날 오후, 주유소 일이 끝나고 가은은 오토바이가 세워진 주차장 쪽으로 갔다.
“나쁜녀석. 이걸 나 혼자 끌고 가란말야?”
“야- 촌닭.”
여학생 알바들이 뒤따라와 가은을 불렀다.
“으응... 나?”
여자애들은 불량스럽게 가은의 주위를 에워쌌다.
“너 오늘 또 원수하고 다정하게 붙어있더라?”
“다... 다정? 아, 아니야 그건 오해야!”
“시끄러~!”
여자애들이 가은의 여기저기를 쿡쿡 찌르고 장난처럼 건들었다.
“말했지. 원수랑 붙어있는거 눈에 띠면 죽는다고.”
“하지만...”
“와... 이년 대꾸하는거 봐라. 입은 살았네.”
한 여자애가 갑자기 오토바이를 발로 밀어 쓰러뜨렸다.
오토바이는 넘어지며 요란한 소리를 냈다.
등도 여러개 깨진 것 같았다.
“헉...! 아, 안돼!”
오토바이에 흠집나면 전부 내 빚이된단 말야!
가은은 온 몸으로 아이들을 막았다.
“오호... 원수꺼라 이거지? 이거, 우리가 엉망으로 만들고 니가 한거라고 하면... 원수 표정이 어떨까...?”
내가 안했다고 해도 절대 믿어줄 놈이 아니지.
고로... 그 표정은 니네가 말 안해줘도 안단 말이다.
“이러지 마. 나도 만나고 싶어서 만난거 아냐.”
“어쭈... 그럼, 원수가 할 일이 드럽게 없어서 너같은 촌닭을 쫓아다닌단거야? 이게 우리는 완전 깔아뭉개는 말을 하네~”
한 여자애의 손이 허공으로 붕 치켜올라가는걸 본 가은은 자기도 모르게 두눈을 질끈 감았다.
이런게 왕따고, 집단괴롭힘이구나...!
순간.
맞은곳은 없는데 왠 요란한 소리에 가은은 감았던 눈을 뜨고 말았다.
엥... 저 녀석이 여긴 웬일로...
“끄악!”
그 다음순간 가은이 본 것은 원수가 각목으로 내려친 오토바이의 몰골이었다.
“워... 원수야...”
“왜, 내 오토바이가 그렇게 눈꼴시냐? 내가 아주 박살을 내줄께. 잠깐만 기다려봐~”
원수 표정은 정말 살벌하고 차가웠다.
그리고 그 표정에 걸맞게 거칠게 오토바이를 마구 두들기기 시작했다.
“왜, 왜이래! 하지마! 하지마!”
가은은 참지 못하고 소릴 질렀다. 이 비싼 오토바이를...!
그렇게 부술거면 차라리 날 주지.
키 하나에 그렇게 쫀쫀하게 굴면서, 이게 무슨짓이람.
있는녀석들이 더 지독하다니까.
마침내 원수가 내려치던 손을 멈췄다.
여자애들은 잔뜩 겁을 먹고 미동도 없이 서있었다.
원수는 여자애들 얼굴을 한명씩 한명씩 뜯어보더니, 처음 오토바이를 발로 밀었던 여학생에게서 시선을 고정했다.
그리고 여학생의 손을 들어올려 각목을 쥐어주었다.
“자, 마무리는 니가 할래?”
“워... 원수야...! 나, 나는 말야...”
“기왕부순거 폐차시키게 아주 밟아버려라.”
“흑... 원수야...!”
“왜? 좀전까지 잘 박살내더니.”
여자애들의 표정이 멍해졌다.
“어라? 이 각목으로 부순거야? 여자애가 팔 힘도 좋네.”
“무, 무슨 말이야, 방금 오토바이 부순건...”
“자기가 자기꺼 이렇게 부쉈다고 하면 사람들이 믿겠냐? 여기 증인도 있네. 가은아, 이것들이 내 오토바이에 무슨짓을 하는지 봤지?”
가은은 갑자기 머릿속이 환해지는 느낌이었다.
가은은 먼지를 툭툭 털며 아무렇지 않은 듯 대꾸했다.
“응. 작살내더라.”
“야! 김가은! 너 죽고싶어?”
“너네야말로 죽고싶냐? 나랑 가은이 입만 뻥긋하면, 사유재산 파손죄로 확!”
여자애들은 금새 풀이 죽어 입을 다물었다.
“내일까지 너네들끼리 나눠서, 내 오토바이 수리비 갖고와. 말짱하게 고치면 용서하는 방향으로 생각해보지.”
“말도안돼! 우린 부수지 않았잖아!”
“그래. 너네가 안 부쉈어. 그럼 어쩔건데? 엉?”
여자애들은 갑자기 자신들이 상대하고 있는게 최원수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천하의 독고다이.
“미, 미안해. 우리가 잘못했어. 오토바이는 걱정마! 우리가 새걸로 싹 고쳐놓을께~”
여학생들이 발랄하고 유쾌한척 웃으며 떠들기 시작했다.
와... 얍삽한 것들한테는 얍삽한 놈의 방법이 제대로 먹히는구나...
가은은 애들의 시선을 피해 몰래 세차장을 빠져나왔다.
어쨌든 오토바이 옮길일은 없어졌네.
가은은 버릇처럼 허리를 구부리고 바닥을 유심히 관찰하며 버스 정류장쪽으로 향했다.
뒤따라오던 원수가 한 마디를 툭 던졌다.
“뭐하냐? 길 가면서도 생쑈를하네...”
“남이사! 열쇠 찾는거잖아! 왜, 니 열쇠 찾는데도 불만이야?”
“무슨 여자애가 그렇게 궁상맞냐?”
“궁상을 떨건, 뒤집어쓰건, 댁하고 무슨상관이야~ 열쇠만 찾아주면 되지.”
“오늘 열쇠 못 찾았으니까 만원이다.”
“알았어! 알았다구! 누가 떼먹는데!”
“아까 기집애들한테는 찍소리도 못하고 벌벌 떨더니, 만만한게 나네? 나만 보며 기고만장해서 큰소리를 지르니.”
“걔들하고는 금전거래가 전혀 없잖아.”
“와... 무섭다. 돈만 얽히면 이렇게 변하는거냐?”
“응. 맞아. 난 너만보면, 내 돈 홀라당 사기쳐 먹을 놈이란 생각밖에 안 들거든~ 그러니까 제발 얼굴 좀 들이대지 마.”
“들이대긴 누가 들이대~ 나도 너 보면 돈독올라 갈데까지 간 독종으로 밖에 안 보이거든~ 어휴, 무서워. 그것도 전염될지 몰라.”
“돈독 오른 사람 돈을 뺏는 니가 더 무서운거 아냐? 오늘 니가 한짓은, 자해공갈단하고 똑같은거야. 하여튼 놀면서 사기치는것만 배웠나봐. 앗, 버스왔다. 내일부턴 제발 보지말자~ 열쇠 찾으면 연락하마.”
가은은 버스를 향해 뛰어갔고 원수는 기가 막힌다는 듯 콧방귀를 뀌었다.
“연락을 해? 내 연락처를 알기나 한대? 보기보다 심각하게 멍청하네...”
6. 첫사랑에 대한 안좋은 기억
“안한다니까.”
“왜 그러구 사니~ 남들 다 하는 미팅 한 번 않고. 이번주에 쉬는날이라면서~!”
“미팅같은거 하는애들, 다 할짓없고 배부른것들이야. 왜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한테 돈쓰러 나가냐?”
“니가 쓰니?”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 소리. 만원어치 받으면 적어도 백원은 써야 하는거 아니야? 그리고, 왔다갔다 차비는 안드냐구.”
“백...원...? 비유하는거 하곤... 지독한 지지배. 이러니까 남친하나 없지.”
“남친둬서 어디다 써먹어. 꼬박꼬박 월급갖다주는 남편이 생기기 전까지, 남친은 필요없어.”
“남들이 보면, 완전 요조숙녀거나, 주제를 알고 미리 포기한거거나, 둘 중 하나라고 생각할거야. 사실은 지독한 구두쇠라 그런건 줄 모르고 말야.”
“너- 세상에서 가장 잘 보여야 하는 사람이 누군지 알어?”
“누군데?”
“구두쇠.”
“켁!”
사실 정은이 말이 완전 틀린 것은 아니었다.
가은은 일찌감치 남자친구라던가, 미팅이라던가 하는 것은 포기하고 산것이다.
안경을 쓰고있는 얼굴이 자신없기도 했지만, 포기한 것은 그보다 더 오래전이었다.
가은이 초등학생때였다.
가은은 옆집 사는 오빠를 좋아했다.
안경을 걸치고 늘 책을 많이 들고 다니던 오빠의 모습은 어린 가은에게도 무척 의젓하고 멋져 보였다.
하지만, 그날...
가은이 정성스럽게 준비한 사탕선물이 그 집 쓰레기통에 고스란히 버려져 있는 것을 목격한 날.
가은은 어린마음에도 창피하고 슬픈심정에 며칠을 밥도 안 먹고 울었던 것이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가은이네는 이사를 했다.
결정적으로, 중학교때 반 남학생으로부터 충격적인 말을 들었다.
어디서 주워들었는지 가은의 엄마가 돈 빌려주고 왕창 뜯어먹는 악독한 사기꾼이라는 것이었다.
소문은 점점 커져서 가은은 졸지에 사기꾼에, 깡패집안의 딸이 되어 있었다.
깡패집안이란 꼬리표 덕분에 애들한테 드러내놓고 괴롭힘을 당하진 않았지만 말붙이는 애들도 없었
다.
가끔 자기의 용감함을 과시하려는 남학생들이 짖궂은 장난을 쳐서 가은을 웃음거리로 만들곤 했을뿐.
그때부터였는지, 가은에게 남자애들은 경계대상이 되어있었다.
주유소 일이 끝나고 밤늦은 시간, 버스를 타고 졸고있던 가은은 무언가 묵직한 것이 어깨를 짓누르는 것을 느끼고 눈을 떴다.
침을 닦으며 게슴츠레하니 눈을 뜬 가은은, 그 묵직한것의 정체가 누군가의 가방이란 것을 알았다.
참을까...? 한마디 할까...?
한참 망설이던 가은에게 굵은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이쿠, 이런... 내 가방이 아가씨 어깨에 올라가 있네요. 이거 정말 미안해요.”
“아, 아니요... 괜찮습니다...”
참아서 다행이다.
“어...? 아가씨는...”
다시 고개를 올린 가은은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헉...! 고수 오빠!”
“어? 날 알아요? 그때 편의점에 있던 직원 아가씨 맞죠?”
자기도 모르게 오빠의 이름을 부르고 만것이다.
“아... 저... 네...”
“우리가 아는 사이던가요?”
“저기, 안다기 보다는...”
가은은 부끄러움으로 귀밑까지 붉어져서 고갤 숙였다.
“어렸을때 한 동네 살았어요.”
“어? 그래요? 어느동네?”
“대치동이요...”
“가만있자... 대치동이라면...”
한참 기억을 더듬는 듯 뜸을 들이던 오빠는 갑자기 들뜬 목소리로 가은의 이름을 불렀다.
“김가은!”
“헉! 내, 내이름을 알아요?”
“너, 가은이 맞지?”
“네...”
오빠는 가은의 머리를 마구 쓰다듬으며 웃었다.
“녀석! 내가 널 기억 못하겠니? 얼마나 내 뒤를 쫄랑거리면서 따라 다녔는데. 와... 이젠 숙녀가 다됐네~”
“아... 안녕하셨어요?”
“근데 왜 그때 편의점에선 아는척 안했어? 넌 나 알아본거 같은데. 그나저나 미안해서 어쩌지? 너인줄 알았으면 그렇게 수선 피우는게 아니었는데. 그날은, 동생 때문에 너무 화가 많이 나있었거든. 녀석이 사고를 웬만큼 치고 다녀야지.”
아이고, 그 싸이코가 어련하시겠어요.
“아... 아니에요. 저도 막 대들고 그랬는걸요.”
“집이 어디니? 오빠가 데려다줄께.”
집!
그 이상한 건물이 집이라고 할 순 없잖아!
“아니에요! 맨날 다니는 길인데요, 뭘. 오빠도 피곤하실텐데 집에 가셔야죠.”
“우리 꼬맹이를 만났는데 좀 늦으면 어때. 위험한데 왜 이렇게 늦게 다니니? 오빠가 동네까지만 데려다줄께.”
윽... 꼬인다... 잔뜩 헝클어진 머리에, 잘 안 빨고 안 다린 교복... 거기다 침흘리며 자는 모습을 보인것도 부족해서 귀신 나올것같이 생긴 집까지 보여줘야 한다고?
결국 오빠는 가은의 거절에도 불구하고 버스에서 같이 내렸다.
“그때 가은이가 몇 살이었지? 초등학생이었나?”
“네.”
“부모님들은 다 안녕하셔? 우리 어머니가 아직도 가은이 아버지 김치솜씨 말씀하시는데.”
“그... 그러세요?”
아빠가 김장이며 빨래며, 집안일 하는것까지 기억하다니. 그런 기억은 안해도 되는데.
“회사 다니세요?”
“으응, 겨우 취직했어. 나도 한동안 백수였다구. 여기저기 원서 낸곳만도 백곳은 넘을거다. 참, 학교는 어디니?”
“동아여고요.”
“공학 아니니?”
“네.”
“다행이다. 어휴, 내 동생녀석은 공학을 다녀서인지 벌써부터 바람만 잔뜩 들어서... 앗, 미안.”
“그건 공학이라고 해서 그런게 아니에요. 공학 다니는 애들이 공부도 더 열심히 한대요.”
“아아, 그런가... 하긴, 자기 할 나름이지. 넌 어때? 공부는 열심히 하고있어?”
“뭐... 그냥... 오빠, 저 다 왔어요. 여, 여기 건물만 지나면 집이에요.”
“아, 그래? 앞으로는 너무 늦지말고, 늦으면 부모님한테 연락해서 마중나와달라고 부탁해.”
“......네.”
“참, 이거 오빠 명함인데, 일요일이나 휴일날 연락하면 맛있는거 사줄께.”
“네.”
고수가 골목을 돌아 나가는 것을 끝까지 확인한 가은은 후다닥 건물로 뛰어들어갔다.
‘오빠가 아직 나를 기억하고 있었어. 그래~ 그 사탕사건은 용서해주자. 까짓거.’
오랜만에 기분이 좋아진 가은은 쿵쾅거리며 옥탑으로 올라갔다.
------------------------------------------------------------6부에서 계속
power님, 어제 진짜 춥더라구요... 놀러온 언니는 감기 직방 걸려서 왔음.
추워서 방에 불 땠더니 너무 건조해요. ㅡ.ㅜ 주름살 생기긋네.
날 더 추워지면 울 집 강아지들 불쌍해서 우짜지...
나 겨울잠 들어간것처럼 꼼짝도 안할텐데. 산책이고 뭐고~ ㅎㅎ
애이불비님, 자~! 활기찬 하루 시작하셨어요? 간밤에 너무 피곤했던건 아니져?
(에어로빅 강사 버젼 말투네 ;;)
전 잠이 막 쏟아져서 잤더니 무지 깊이 잤어요. └(^0^)┘으싸으싸
친한 친구도 가까운 동네로 이사왔는데, 친한 언니도 이사오려구
집 알아보러 다니고 있어요. 너무 행복해요~♥
나를 너무 조아라~해서 오는게 아닐까요? ^,.^ㅋ
(/^ 0^)/ ~ 다 내게로 오시오~~~ 와서 고기 쏘시오~~~
손님3님,
손님이 오셨으니깐, 커피랑 도넛은 기본!
담에 오실땐
사오셔야해요~ ^,.^
이런것도 좋아유~ ^///^ 이히히...
부담 갖지 마시고 꼭 갖고오세요~! 냐하하...
돼지♡내꺼님, 돼지가 누구래요~ +_+ 나두 돼지 좋아하는데... 그 돼지는 아니죠?
ㅎㅎㅎㅎ 아아 오늘 날씨 너무 맑고 화창한데, 쫄깃한 고깃살 씹기
딱 좋은날이네... ㅠㅠ 힘없어서 청소도 못하긋다... ㅠㅠ
울 강아지가 살이 통통하니 올라서 영 맛깔스럽게 보이네...냠...쩝..
(음.. -_-;; 강아지가 노려본다...)
오늘도 모두모두 열심히! 즐겁게! 건강하게~ 잘 지내자구요 ^-^
sisi님, 어제 하루 잘 보내셨어요? 뭐 즐거운 일 있었으면 얘기해 주세요.
맨날 집에만 콕 쳐박혀 살았더니 바깥세상이 어떤지, 하나두 모르겠어요.
버스타면 사람들이 날 보는거 같아서 무안하고, 사람 많은데 가면
정신없어서 어리버리... 나보구 폐쇄중독증 환자라나... 심각하대요.
- . -; "오늘나와라~" 하고 전화오면 "니가와라~" 가 나의 고정대답.
친구들은 내가 조신해진거라고 절대 안 믿고 게으름의 절정에 올랐다고만
그래요. ㅠㅠ 나 조신해진거 맞는데... 더 여성스롸 지고...
'앗, 세상에 이런일이?' 에 나가라는데 =ㅅ= 누무한거 아니에요?
짱마님, 아르바이트 잘 다녀오셨어요? 앗, 지금은 아침이니까 또 가셨을지도... ^^
피곤하고 우울할때~ sOda 보러 오셔요~ ^,.^ 제가 어깨 톡톡 때려드릴께요.
ㅡㅠㅡ우웩...? 음... 방망이 갖고 오셔요. ㅎㅎㅎ
컨디션 조절 잘 하셔서 매일 활기있고 즐겁게 보내셔요~ ^^*
선녀님, 명품 날개옷 싸게 한 벌 주세요 ㅡㅇ- (썰렁?)
아뒤 이뽀요. ^^ 미소천사, 무슨천사 이런건 많이 봤는데- 선녀라고 붙이면
더 이뿌겠당. 미소선녀... 그러고보니 TV드라마에 '왕꽃선녀님'을 하는구낭...
모습이 안 보여두 몰래 보고 계시는거 맞죠? ^-^*
공주엄마 닐니리님, 아오이님~ 언능 와요~ 잘 계시는거죠? 보구자포요~ ㅠㅠ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격려해 주셔서 감사해요.
믿고 사랑하고 격려하는거- 너무 마음 따뜻한 일인거 같아요.
접때 차를 탔는데, 어떤 총각이 할머니 짐을 내려주고 도로 타더라구요.
뭐 그리 대단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고 별 생각없이 봤는데,
어떤 할아버지가 그걸 보고 빙긋이 웃고 계시더라구요.
아... 별거 아닌 작은 일이어도 남을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은
많은 사람을 웃게할 수 있구나... 라는걸 다시 한번 느꼈어요.
나두 힘이 좋은데... 그 힘 좋은일에 써보구 싶어요. ^,.^;;;;;; 우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