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11월 9일이 되면 꽉찬 6개월이 되는 초보 아줌마 퇴끼입니다. 그래도 자취생활 오래 한지라 신랑 밥도 잘해서 먹이고 토탁이기도 잘하는 자칭 자뻑 아줌마죠. 추석을 앞두고 첨 맞는 추석 걱정도 되고, 긴장도 되고... 여하튼 저희는 24일 금요일 낮부터 긴 추석일정에 들어갔습니다.
저희는 충청도와 경상도 커플이랍니다. 친정 부모님이 다 돌아가셔서 외가와 이모네 그리고 작은아버지네까지 서울에서 경남 창녕으로 다시 부산 구포로, 경남 김해로, 다시 울산으로 돌아돌아 26일 저녁에 시댁이 있는 공주에 도착을 했습니다. 덕분에 저희 신랑 팔도 유람 다한다면 피식 웃어 넘기고...
시댁문을 들어서기전 신랑에게 당부를 했죠. "피곤한티 내지마. 아들이 피곤한 표정 너무 지으며 며느리가 미울껏이여... 그러니 힘들어도 아직은 기력이 넘치는 척 해주라.. 엉... 이쁜짓~"
시댁문을 빼곰히 열고 열시쯤 도착하니 졸린 눈을 비비시며 시어머니가 먼저 반겨주십니다. 뒤이어 큰형님이 나오시고 욕실에서 씻고 계시던 작은 아주버님 뒤이어 작은형님까지 나와 반겨주십니다.
서둘러 간단히 씻고 담날 아침이 되었습니다.
일찍 일어나시는 울 시어머님... 벌써 움직이고 계십니다. 제가 일어난 시간은 다섯시하고도 50분 저희 형님들 벌써 부엌에 계십니다.
분주한 월요일의 시작입니다. '달그락~ 달그락~' 막내가 뭐하겠습니까? 설거지죠.. 열심히 눈에 띄기가 무섭게 그릇을 씻고 헹굽니다. 우리 둘째 형님 옆에서 연신 도와주십니다. 식구들의 아침후... 추석 준비에 들어갑니다.
큰형님은 부침개 재료를 준비하시고, 부엌 한쪽에 펴고 작은 형님과 저 그리고 큰형님 까지 부침개를 지집니다. '아~ 이놈의 졸음은 또 왜그리 오는지...' 꾸벅 꾸벅~ 고개가 떨어집니다. 잡고있던 나무 젓가락이 툭하고 떨어집니다. 기름이 몇번 튀고 정신들고 다시 졸다말다... 부침개를 하고 다들 둘러앉아 송편을 만듭니다.
"누가 젤 이쁘게 하냐?" 역시 큰형님이 스스로 젤 이쁘다 지칭하시더니, 시어머니 큰 며느리 제일이다 하고 인정하십니다. 저는 저희 할머니 만들던대로 큼지막하게 만듭니다. 평소 집에 오면 부엌에 잘 안오던 저희 신랑 둘러앉아 같이 송편을 만듭니다. 형님들 한마디씩 합니다. 그래도 행복합니다. 저 또 졸기 시작합니다.
송편이 끝나고 시어머니 찰떡을 앉혀서 찌시고 바깥 가마솥에서 솔잎 가짓대를 고루 놓으시고 송편을 찌십니다.
'한복을 입고가자하던 신랑을 말리기 잘했지...' ㅡ.,ㅡ;; 꾀죄죄한 몰골로 열심히 음식 만듭니다. 음식을 만들면서 열심히 경상도식 제사를 익혔던 저로써는 이제 충청도식으로 배움이 달라짐을 몸으로 느끼면서... 그렇게 하루가 저물어 가더군요.
저녁 밥상을 치우고 드디어 문제의 사건이 일어나던 그 시간 평소 술 못드시는 큰형님이"며느리끼리 술이나 한잔할래?" 이말에 술상을 펴고 세 며느리가 술 상앞에 둘러 앉았습니다.
막내인 울 신랑에게 술 주전자를 안겨 술 심부름 시켰지요. 저희 집 술을 담구거든요. 술을 못드시는 저희 어머니가 담그시는 그 술을 놓고 저녁 8시경부터 술판을 벌였지요.
술상을 차리니 시아버님 자기 술상인 줄 아시고 나오시길래 만류해서 방으로 보내고, 시어머니 웃으시고, 작은 아주버님 옆에서 웃고 앉아 계시고 저희 신랑은 바지런히 술 주전자를 나르기 시작했습니다.
큰형님 주제1, 큰아주버님이 가끔 일본 출장을 가시는데 십육년 결혼생활 이때껏 초컬릿 말고는 못받아 왔다는 이야기를 하십니다.
형님이 화장품이라도 이야기 할라치면 "이 앞에 LG마트가 더 싸. 거기서 사서 써.."라는 말로 제압을 하셨다는 군요. 저희 둘째 형님 이야기를 듣더니 "형님 마트랑 백화점이랑 물건 틀려요. 면세점은 백화점에서 파는 물건을 싸게 파는 곳이에요"
저희 큰 형님 순간 눈이 똥그래지십니다. "그래?" 옆에서 둘째 아주버님 거드십니다. "큰형보고 뭐뭐 사달라고 이야기해요. 그러면 되지..." 이때껏~ 이때껏~ 마튼 물건이 더싸다는 그말 하나에 화장품 브랜드도 이것저것 쓰시며 애들 초컬릿만 옆에서 조금 얻어 먹던 우리 큰형님..드디어 열 받기 시작하셨습니다.
큰 아주버님은 아직 안오시고, 작은 형님과 제가 화장품을 생일때 선물로 드리겠다 말씀드렸죠.
일단 첫번째 주제는 여기서 끝났습니다.
저희 큰 형님의 주제2,
어젯밤 저희가 도착하기전 잠자리에 들 무렵 부엌에서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나더랍니다. 둘째 형님 내외가 달그락 거리며 술 한잔을 하는데, 슬슬 배는 고파오고... 이제나 저제나 자기를 부르겠지 기다리는데 두 내외만 열심히 놀더랍니다.
화장실 가는 척하고 나갈까? 잠깬 척 몰래 나갈까? 아니야 그래도 설마... 부를꺼야. 형님~ 같이 한잔해요... 이러면서...
그러나 둘째 형님 내외의 그런 기척은 보이지도 않고... 결국 남편이 늦게오니 남편 없어서 서럽다는 생각을 하시며 이부자리에 누으셔서는 스스로를 달래셨다 하더군요.
둘째 형님이 들어오고, 아주버님이 씻으시고 저희가 들어오는 소리가 나자마자 벌떡 일어나셔서 나오셨다는 그말을 하십니다.
둘째 형님 미안해서 죽습니다. "형님 미안해요."
그렇게 술잔은 기울고 시간도 저녁에서 밤으로..
아~ 이제 제법 알딸딸해집니다.
문제는 제 기억이 여기까지라는 이야기입니다.
담날 아침 깨우는 신랑의 손길에 눈을 떠보니 어제 밤 입던 옷차림 그대로 제 옆에 큰 형님이 주무시고 계십니다. 저희 신랑 꿀물을 두그릇 타들고 제 앞에 있습니다. 꿀물을 마시고 일어서는데...
아~~ 아찔합니다. 빙글빙글~ 옆에 저희 큰형님 아무것도 못먹겠다는 신호를 보내시며 손짓으로 먼저 나가라는 신호를 보냅니다.
부엌으로 들어서니 저희 시어머니와 둘째 아주버님이 준비하고 계십니다. 앗...ㅡㅡ;; 시어머니 한 말씀 하십니다. "이 놈들이 평소에는 안 돕더니 마누라 뻗으니까 돕는구나" 작은 아주버님 멋쩍어 하십니다.
열심히 움직이기는 하나 속에서는 울렁울렁~ 둘째 형님도 안보입니다.
한참 준비하다 어머니가 송편을 소쿠리에서 떼오라며 접시를 내 주십니다. 접시를 들고 광으로 가서 고개를 숙이고 솔잎을 하나 하나 떼며 송편을 띱니다. 하나, 둘, 셋,넷, 욱~ 뭔가 가슴속 깊은 곳에서 뜨거운 것이 밀려옵니다. 손으로 입을 틀어 막고 화장실로 뛰어갔습니다. 화장실에 앉아서는 욱~ 욱~ 임신한 사람 마냥 웩웩거리다 드디어 뜨거운 것을 내뱉습니다. 참고로 저희 시댁 화장실 재래식 화장실입니다. 엄청남 가스냄새로 눈이 따가워져 옵니다. 그냥 화장실 들어가도 힘도 오래 못주고 바로 나오는 곳이거늘 저 그곳에서 이분여를 올렸습니다. 옷에서는 모락모락 요상한 냄새가 나고... 나오자 마자 수돗가로 뛰어가 손을 씻고 입을 헹궜습니다. 다시 광으로~ 송편을 열심히 담습니다. 아무일이 없은 것처럼...
차례가 끝나고 한바탕 남자들의 상이 끝나고 어머니와 작은 어머니 그리고 저 세명이서 앉아서 상을 받았습니다. 저희 작은 어머니왈 "이건 뭐... 하나만 뻗었으면 하나를 혼내키지. 며느리 셋 다 뻗으니.. 그래도 막내 너는 괜찮은가 보다." 차마... 화장실에서 올렸다는 말은 못하고 국물만 연신 떠서 입안으로 밀어 넣습니다.
드르륵~
부엌문이 열리며 퀭한 얼굴의 둘째 형님 들어옵니다. 오자마자 설거지 더미 앞에 섭니다. 머리는 부스스~ 얼굴은 퀭~ 어머니와 작은 어머니 왈 "놔두고 뜨거운 국물이나 들고 들어와서 먹어라"이러십니다. 둘째형님 상 끄트머리에 앉으셔서는 연신 국물만 홀짝입니다.
큰 형님은 일어나지도 못하십니다.
아아아~ ㅡㅡ;;삐질삐질...
너그러우신 저희 시댁덕분에 저희 세 며느리 추석 아침을 이렇게 맞았습니다. 옛날같았으면 소박감이라는 말과 함께...^^;;
그릇을 치우고 싱크대앞에서 작은 형님과 대화를 나눕니다. "동서.... 동서가 어제 내가 올린거 치웠어...?" "(ㅡㅡ;; 긁적긁적" 아무리 생각해도 기억이 없습니다. 작은 형님 고맙다 하십니다. 차마 필름 끊겨서 기억 못하겠다 말을 못하겠습니다.
작은 형님 왈, "큰 형님 나왔다가 어지럽다고 걍 들어가고 나도 나왔다가 어머니 밥하는거 쳐다보다 못하겠다고 들어갔어"
결론인 즉슨 추석날 아침 큰형님 그래도 일어났습니다.
탕국을 끓이는 큰 솥을 한참을 붙잡고만 계시다 들어가셨나 봅니다. 작은 형님 쪼그리고 끄트머리에 앉아 어머니 밥하시는 거 쳐다만 보다 들어갔습니다. 셋째 며느리 퀭한 상태로 나와 술 냄새 폴폴 풍기며 꼼지락 거렸습니다. ㅡㅡ;;
저희 신랑 저를 붙잡고 묻습니다. "어제 기억은 나?" "무슨 기억... 큰 형님과 면세점 화장품 이야기는 꽤 진지하게 했는데 그 다음은.... 잘~ ㅡㅡ;; 필름 끊겼나봐..."
저희 신랑 이야기에 따르면 세 여자 두시간 반동안 열심히 마셨답니다. 집에서 담근 소위 앉은뱅이술~ 이 독한 것을 세주전자 반이나 먹고...
그다음 꽉찬 네주전자가 안된것은 자기가 작게 떠온거라나.. 한참 마시다 둘째 아주버님이 잔을 돌리고... 여기까지는 기억이 난다는 말입니다. 신랑 말로는 자기는 도저히 잠이 와서 들어갔답니다. 잠시후 제가 깨워서 눈떠 보니... 눈에서 렌즈가 안빠진다 렌즈 빼달라고.... 참고로 저 그날 안경쓰고 있었습니다. 그 밤에 눈에 뭐가 있는지 없는지 보이지도 않는 상태에서 저희 신랑은 뻘건 눈의 저를 보면서 연신 눈을 뒤젂이고 저는 뒤로 픽픽 넘어가고... 그 뒤의 상황은 저희 큰 형님이 오셔서는 "동서 여기서 이러면 아버님 깨셔"이러면서 저를 끌고 나가셨다 합니다.
저희 둘째 형님은 차에서 쪼그린채로 잠들고 둘째아주버님도 덩달아 차에서 주무시고...
추석날 아이들은 자기 엄마를 붙잡고... "엄마 왜 늦잠 잤어? 엄마는 늦잠 꾸러기"를 연신 외치고... 작은 아버님 말씀하시길..."막내가 너희들 봐준거야. 담에는 짤없어. 나랑 해장술 할래?" "욱~ 쏠립니다. 말만 들어도 쏠립니다."
저희 세 며느리 쓰린 속을 부여잡고... 그렇게 속 쓰린 추석을 보냈습니다.
저녁에 부산에서 가져온 조개로 조개국을 끓이기가 무섭게 다들 한그릇씩 해장하는 것으로 추석을 끝냈습니다.
이씨 집안 세며느리의 추석 음주 이야기
이제 11월 9일이 되면 꽉찬 6개월이 되는 초보 아줌마 퇴끼입니다.
그래도 자취생활 오래 한지라 신랑 밥도 잘해서 먹이고
토탁이기도 잘하는 자칭 자뻑 아줌마죠.
추석을 앞두고 첨 맞는 추석 걱정도 되고, 긴장도 되고...
여하튼 저희는 24일 금요일 낮부터 긴 추석일정에 들어갔습니다.
저희는 충청도와 경상도 커플이랍니다.
친정 부모님이 다 돌아가셔서 외가와 이모네 그리고 작은아버지네까지 서울에서 경남 창녕으로 다시 부산 구포로, 경남 김해로, 다시 울산으로 돌아돌아 26일 저녁에 시댁이 있는 공주에 도착을 했습니다.
덕분에 저희 신랑 팔도 유람 다한다면 피식 웃어 넘기고...
시댁문을 들어서기전 신랑에게 당부를 했죠.
"피곤한티 내지마. 아들이 피곤한 표정 너무 지으며 며느리가 미울껏이여... 그러니 힘들어도 아직은 기력이 넘치는 척 해주라.. 엉... 이쁜짓~"
시댁문을 빼곰히 열고 열시쯤 도착하니 졸린 눈을 비비시며
시어머니가 먼저 반겨주십니다.
뒤이어 큰형님이 나오시고 욕실에서 씻고 계시던 작은 아주버님 뒤이어 작은형님까지 나와 반겨주십니다.
서둘러 간단히 씻고 담날 아침이 되었습니다.
일찍 일어나시는 울 시어머님... 벌써 움직이고 계십니다.
제가 일어난 시간은 다섯시하고도 50분
저희 형님들 벌써 부엌에 계십니다.
분주한 월요일의 시작입니다.
'달그락~ 달그락~'
막내가 뭐하겠습니까? 설거지죠..
열심히 눈에 띄기가 무섭게 그릇을 씻고 헹굽니다.
우리 둘째 형님 옆에서 연신 도와주십니다.
식구들의 아침후... 추석 준비에 들어갑니다.
큰형님은 부침개 재료를 준비하시고,
부엌 한쪽에 펴고 작은 형님과 저 그리고 큰형님 까지 부침개를 지집니다.
'아~ 이놈의 졸음은 또 왜그리 오는지...'
꾸벅 꾸벅~ 고개가 떨어집니다.
잡고있던 나무 젓가락이 툭하고 떨어집니다.
기름이 몇번 튀고 정신들고 다시 졸다말다...
부침개를 하고 다들 둘러앉아 송편을 만듭니다.
"누가 젤 이쁘게 하냐?"
역시 큰형님이 스스로 젤 이쁘다 지칭하시더니, 시어머니 큰 며느리 제일이다 하고 인정하십니다.
저는 저희 할머니 만들던대로 큼지막하게 만듭니다.
평소 집에 오면 부엌에 잘 안오던 저희 신랑 둘러앉아 같이 송편을 만듭니다.
형님들 한마디씩 합니다.
그래도 행복합니다. 저 또 졸기 시작합니다.
송편이 끝나고 시어머니 찰떡을 앉혀서 찌시고 바깥 가마솥에서 솔잎 가짓대를 고루 놓으시고 송편을 찌십니다.
'한복을 입고가자하던 신랑을 말리기 잘했지...'
ㅡ.,ㅡ;; 꾀죄죄한 몰골로 열심히 음식 만듭니다.
음식을 만들면서 열심히 경상도식 제사를 익혔던 저로써는
이제 충청도식으로 배움이 달라짐을 몸으로 느끼면서...
그렇게 하루가 저물어 가더군요.
저녁 밥상을 치우고 드디어 문제의 사건이 일어나던 그 시간
평소 술 못드시는 큰형님이"며느리끼리 술이나 한잔할래?"
이말에 술상을 펴고 세 며느리가 술 상앞에 둘러 앉았습니다.
막내인 울 신랑에게 술 주전자를 안겨 술 심부름 시켰지요.
저희 집 술을 담구거든요.
술을 못드시는 저희 어머니가 담그시는 그 술을 놓고 저녁 8시경부터 술판을 벌였지요.
술상을 차리니 시아버님 자기 술상인 줄 아시고 나오시길래
만류해서 방으로 보내고, 시어머니 웃으시고, 작은 아주버님 옆에서 웃고 앉아 계시고 저희 신랑은 바지런히 술 주전자를 나르기 시작했습니다.
큰형님 주제1,
큰아주버님이 가끔 일본 출장을 가시는데 십육년 결혼생활 이때껏 초컬릿 말고는 못받아 왔다는 이야기를 하십니다.
형님이 화장품이라도 이야기 할라치면
"이 앞에 LG마트가 더 싸. 거기서 사서 써.."라는 말로 제압을 하셨다는 군요.
저희 둘째 형님 이야기를 듣더니
"형님 마트랑 백화점이랑 물건 틀려요. 면세점은 백화점에서 파는 물건을 싸게 파는 곳이에요"
저희 큰 형님 순간 눈이 똥그래지십니다.
"그래?"
옆에서 둘째 아주버님 거드십니다.
"큰형보고 뭐뭐 사달라고 이야기해요. 그러면 되지..."
이때껏~ 이때껏~ 마튼 물건이 더싸다는 그말 하나에 화장품 브랜드도 이것저것 쓰시며 애들 초컬릿만 옆에서 조금 얻어 먹던 우리 큰형님..드디어 열 받기 시작하셨습니다.
큰 아주버님은 아직 안오시고, 작은 형님과 제가 화장품을 생일때 선물로 드리겠다 말씀드렸죠.
일단 첫번째 주제는 여기서 끝났습니다.
저희 큰 형님의 주제2,
어젯밤 저희가 도착하기전 잠자리에 들 무렵
부엌에서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나더랍니다.
둘째 형님 내외가 달그락 거리며
술 한잔을 하는데, 슬슬 배는 고파오고...
이제나 저제나 자기를 부르겠지 기다리는데
두 내외만 열심히 놀더랍니다.
화장실 가는 척하고 나갈까?
잠깬 척 몰래 나갈까? 아니야 그래도 설마...
부를꺼야. 형님~ 같이 한잔해요... 이러면서...
그러나 둘째 형님 내외의 그런 기척은 보이지도 않고...
결국 남편이 늦게오니 남편 없어서 서럽다는 생각을 하시며
이부자리에 누으셔서는 스스로를 달래셨다 하더군요.
둘째 형님이 들어오고, 아주버님이 씻으시고
저희가 들어오는 소리가 나자마자
벌떡 일어나셔서 나오셨다는 그말을 하십니다.
둘째 형님 미안해서 죽습니다.
"형님 미안해요."
그렇게 술잔은 기울고 시간도 저녁에서 밤으로..
아~ 이제 제법 알딸딸해집니다.
문제는 제 기억이 여기까지라는 이야기입니다.
담날 아침 깨우는 신랑의 손길에 눈을 떠보니
어제 밤 입던 옷차림 그대로 제 옆에 큰 형님이 주무시고 계십니다. 저희 신랑 꿀물을 두그릇 타들고 제 앞에 있습니다.
꿀물을 마시고 일어서는데...
아~~ 아찔합니다. 빙글빙글~
옆에 저희 큰형님 아무것도 못먹겠다는 신호를 보내시며
손짓으로 먼저 나가라는 신호를 보냅니다.
부엌으로 들어서니 저희 시어머니와 둘째 아주버님이 준비하고 계십니다. 앗...ㅡㅡ;;
시어머니 한 말씀 하십니다.
"이 놈들이 평소에는 안 돕더니 마누라 뻗으니까 돕는구나"
작은 아주버님 멋쩍어 하십니다.
열심히 움직이기는 하나 속에서는 울렁울렁~
둘째 형님도 안보입니다.
한참 준비하다 어머니가 송편을 소쿠리에서 떼오라며 접시를 내 주십니다. 접시를 들고 광으로 가서 고개를 숙이고 솔잎을 하나 하나 떼며 송편을 띱니다.
하나, 둘, 셋,넷, 욱~
뭔가 가슴속 깊은 곳에서 뜨거운 것이 밀려옵니다.
손으로 입을 틀어 막고 화장실로 뛰어갔습니다.
화장실에 앉아서는 욱~ 욱~
임신한 사람 마냥 웩웩거리다 드디어 뜨거운 것을 내뱉습니다.
참고로 저희 시댁 화장실 재래식 화장실입니다.
엄청남 가스냄새로 눈이 따가워져 옵니다.
그냥 화장실 들어가도 힘도 오래 못주고 바로 나오는 곳이거늘 저 그곳에서 이분여를 올렸습니다.
옷에서는 모락모락 요상한 냄새가 나고...
나오자 마자 수돗가로 뛰어가 손을 씻고 입을 헹궜습니다.
다시 광으로~ 송편을 열심히 담습니다.
아무일이 없은 것처럼...
차례가 끝나고 한바탕 남자들의 상이 끝나고
어머니와 작은 어머니 그리고 저 세명이서 앉아서 상을 받았습니다.
저희 작은 어머니왈
"이건 뭐... 하나만 뻗었으면 하나를 혼내키지. 며느리 셋 다 뻗으니.. 그래도 막내 너는 괜찮은가 보다."
차마... 화장실에서 올렸다는 말은 못하고 국물만 연신 떠서 입안으로 밀어 넣습니다.
드르륵~
부엌문이 열리며 퀭한 얼굴의 둘째 형님 들어옵니다.
오자마자 설거지 더미 앞에 섭니다.
머리는 부스스~ 얼굴은 퀭~
어머니와 작은 어머니 왈
"놔두고 뜨거운 국물이나 들고 들어와서 먹어라"이러십니다.
둘째형님 상 끄트머리에 앉으셔서는 연신 국물만 홀짝입니다.
큰 형님은 일어나지도 못하십니다.
아아아~ ㅡㅡ;;삐질삐질...
너그러우신 저희 시댁덕분에 저희 세 며느리 추석 아침을 이렇게 맞았습니다.
옛날같았으면 소박감이라는 말과 함께...^^;;
그릇을 치우고 싱크대앞에서 작은 형님과 대화를 나눕니다.
"동서.... 동서가 어제 내가 올린거 치웠어...?"
"(ㅡㅡ;; 긁적긁적" 아무리 생각해도 기억이 없습니다.
작은 형님 고맙다 하십니다.
차마 필름 끊겨서 기억 못하겠다 말을 못하겠습니다.
작은 형님 왈,
"큰 형님 나왔다가 어지럽다고 걍 들어가고
나도 나왔다가 어머니 밥하는거 쳐다보다
못하겠다고 들어갔어"
결론인 즉슨 추석날 아침
큰형님 그래도 일어났습니다.
탕국을 끓이는 큰 솥을 한참을 붙잡고만 계시다 들어가셨나 봅니다. 작은 형님 쪼그리고 끄트머리에 앉아 어머니 밥하시는 거 쳐다만 보다 들어갔습니다. 셋째 며느리 퀭한 상태로 나와 술 냄새 폴폴 풍기며 꼼지락 거렸습니다.
ㅡㅡ;;
저희 신랑 저를 붙잡고 묻습니다.
"어제 기억은 나?"
"무슨 기억... 큰 형님과 면세점 화장품 이야기는 꽤 진지하게 했는데 그 다음은.... 잘~ ㅡㅡ;; 필름 끊겼나봐..."
저희 신랑 이야기에 따르면
세 여자 두시간 반동안 열심히 마셨답니다.
집에서 담근 소위 앉은뱅이술~
이 독한 것을 세주전자 반이나 먹고...
그다음 꽉찬 네주전자가 안된것은 자기가 작게 떠온거라나..
한참 마시다 둘째 아주버님이 잔을 돌리고...
여기까지는 기억이 난다는 말입니다.
신랑 말로는 자기는 도저히 잠이 와서 들어갔답니다.
잠시후 제가 깨워서 눈떠 보니...
눈에서 렌즈가 안빠진다 렌즈 빼달라고....
참고로 저 그날 안경쓰고 있었습니다.
그 밤에 눈에 뭐가 있는지 없는지 보이지도 않는 상태에서
저희 신랑은 뻘건 눈의 저를 보면서 연신 눈을 뒤젂이고
저는 뒤로 픽픽 넘어가고...
그 뒤의 상황은 저희 큰 형님이 오셔서는
"동서 여기서 이러면 아버님 깨셔"이러면서 저를 끌고
나가셨다 합니다.
저희 둘째 형님은 차에서 쪼그린채로 잠들고
둘째아주버님도 덩달아 차에서 주무시고...
추석날
아이들은 자기 엄마를 붙잡고...
"엄마 왜 늦잠 잤어? 엄마는 늦잠 꾸러기"를 연신 외치고...
작은 아버님 말씀하시길..."막내가 너희들 봐준거야. 담에는 짤없어. 나랑 해장술 할래?"
"욱~ 쏠립니다. 말만 들어도 쏠립니다."
저희 세 며느리 쓰린 속을 부여잡고...
그렇게 속 쓰린 추석을 보냈습니다.
저녁에 부산에서 가져온 조개로 조개국을 끓이기가 무섭게 다들 한그릇씩 해장하는 것으로 추석을 끝냈습니다.
저희 이씨집안 며느리 대단하죠?
담 설에도 이러면 정말 소박맞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