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내가 녀석의 이름을 부르자, 녀석은 내게로 와서 웬수가 되었다

sOda200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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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내가 녀석의 이름을 부르자, 녀석은 내게로 와서 웬수가 되었다

 

 

9.      불변의 채무관계


가은은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집으로 돌아왔다.

 

원수녀석이랑 있으면 온 몸의 털이 가시라도 된 듯 곤두서지만, 고수오빠는 다르다.

 

오빠랑 있으면 편하고 즐겁다.

 

헌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한 구석이 있다.

 

그 못된 녀석이 전혀 기억에 없다는 것이다.

 

고수 오빠의 동생이 아니라고 해도, 그렇게 못되먹은 녀석이 이웃에 살았다면 기억에 남을 법도 한데...

 

 

“알게뭐람, 녀석이 기억에 없다는게 오히려 다행인거지. 보나마나 저주스러운 기억 뿐일텐데, 뭐.”

 

 

고수 오빠와의 담소를 떠올리며 흐뭇해 하고 있는 사이, 휴대폰이 울렸다.

 

 

“여보세요~”

 

“야! 너 왜 돈 안넣어!”

 

“누구...?”

 

“여기저기 깔아놓은 빚이 많은가보지?”

 

“앗! 웬수!”

 

“이자 밀리면 어떻게 한다고 각서에 썼지?”

 

“치사하게 이럴거야? 어차피 너 당분간 오토바이도 못타잖아!”

 

“애초에 열쇠 잃어 버리고, 그것도 모자라서 아예 뼈까지 분질러 놓은게 누군데? 오토바이 못타게 만든게 누군데 그러냐고!”

 

“내가 분질렀냐!”

 

“그게 그거잖아! 나 지금 각서 읽어보고 있다~ 좋은 말로 할때 이자 넣어라~ 안 그럼 확 경찰서로 갖고 간다!”

 

“내 전화번호는 어떻게 안거야? 이거 개인정보 침해 아냐?”

 

“그러셔? 형이 가르쳐 주던데?”

 

 

가은은 할 말을 잃었다.

 

열쇠를 잊고 있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아까 병원 갔을때 감동연기로 끝까지 밀고 나갈걸...

 

할 수 없다...!

 

이판 사판이다!!!


 

 

 

 

원수는 기가 막힌다는 듯 눈을 꿈벅거렸다.

 

눈 앞의 가은은 고개를 푹 숙인채 찔끔거리며 눈물을 쥐어짜고 있는중이었다.

 

 

“이야... 너... 정말 연기력 대단하다~ 아니, 연기력도 연기력이지만 얼굴 진짜 두껍다. 이랬다 저랬다 안면 바꾼게 벌써 몇 번째야? 넌 그게 니 맘대로 되냐?”

 

“흑... 너도 알잖아. 나 소매치기한테 월급 털린거... 학교도 관두게 생겼는데 네 이자를 어떻게 줘~”

 

“야야, 관둬라 관둬. 너 안면몰수 하는거 한 두 번 본것도 아닌데, 연기하지 말고, 어떻게 할건지나 말해. 열쇠는 어떻게 할거며, 나 다친건 어떻게 할거야?”

 

“흑흑... 꼭 그렇게 독하게 해야만 직성이 풀리겠니? 어떻게 할까? 새우잡이라도 탈까? 응? 응?”

 

“힘좋으면 그렇게 하던가. 아아 난 몰라. 네가 어떻게 하던.”

 

“봐줘~ 응? 봐줘, 봐줘, 봐줘~”

 

 

정말 비굴함의 극치다.

 

크지도 않은 눈을 말똥말똥 순친한척 치켜뜬채 꿈벅이고 있다.

 

 

‘우웩~ 저러면 귀엽고 순진해 보일거라고 착각이라도 하고 사는걸까?’

 

“봐줘~ 응? 응? 응?”

 

“싫어. 뭘 봐줘.”

 

“우리, 없던일로 하고- 그래, 너 나 싫어하잖아. 그러니까 모르는 사이로 돌아가자구~ 응?”

 

“듣던중 반가운 소리인데- 나도 정말 그러고는 싶은데- 따지고보면 내가 사고난것도, 내 행운의 부적을 니가 잃어 버려서 그런거야. 그래서 절대 봐줄 수가 없어. 네가 모든걸 정상으로 되돌려 놓으면 그땐 알아서 모르는사이 해줄테니까.”

 

“우와앙~!!!!!”

 

“헉... 너, 너 왜이래!”

 

 

가은은 침대에 엎드려 울음을 터트렸다. 아니, 대성통곡이다.

 

 

“야! 너 뭐 잘못 먹었어? 왜이래! 시끄럽단 말야!”

 

 

이때, 병실문이 열리고 누군가가 들어왔다.

 

 

“얼래...”

 

 

현락은 눈앞의 사태를 보고 잠시 당황했다.

 

깁스를 칭칭감고 누워있는 원수는 그렇다치더라도, 앞에 여자애는 뭐야?

 

저 조금 다친걸갖고 울고불고 난리칠 정도면...

 

좋다고 졸졸 쫓아 다니는 머리 빈 기집애들 중 하나로군.

 

여자애가 고갤 들어 현락이 쪽을 쳐다봤다.

 

안경은 여자애의 입김인지 열기인지로 뿌옇게 흐려져 있고, 코는 빨갰으며 눈물에 콧물로 얼굴은 엉망진창이었다.

 

 

‘원수 저것도 골치 아프겠네. 이젠 별의 별 여자애가 다 쫓아 다니는군. 완전 메가톤급 폭탄아냐?’

 

“그만 울어! 귀아퍼!”

 

“훌쩍... 싫어! 너 같으면 안 울게 생겼어?”

 

 

현락이 뻔하게 짐작했던 둘의 관계는 다음 대화를 듣고 완전 어긋나고 말았다.

 

 

“계속 끈질기게 굴거야?”

 

“몰라! 그냥 우리 모르는 사이로 하자니까! 그렇게 해주기 전까지 절대 못나가!”

 

“안돼! 내가 미쳤냐! 절대 못해!”

 

‘저게 대체 무슨 대화냐... 여자애가 원수한테... 모르는 사이로 하자고? 원수는 그렇게 못하겠다고? 내가 방금 들은 이야기 맞는거야?’

 

“너도, 나를 알고나서부터 계속 재수없는 일만 생기잖아~! 오토바이 부서진것도 그렇고, 너 다친것도 그렇고... 이쯤에서 각자 갈길로 가자구.”

 

“난 절대 포기못해.”

 

‘대체 뭐냐... 이 엽기스런 대화는. 다친것도, 오토바이 부서진것도 다 저 여자애 때문이라고? 원수 저 자식이 머리에 총을 맞았나. 저 폭탄이랑 절대 헤어질 수 없다니... 그리고 저 여자애는 뭐야, 천하의 원수를 거부하고 있는거란 말야?... 이거 애들이 알면 거품물고 쓰러질 일이네.’

 

 

현락은 가만히 서있는 것이 뻘줌해져서 헛기침을 했다.

 

둘이 동시에 현락이를 쳐다봤다.

 

 

“어? 너 언제왔냐?”

 

“바, 방금...”

 

“나 손님 왔으니까, 넌 그만 가라.”

 

“싫어! 이대로 그냥은 절대 못가!”

 

“전화할때까지 얌전히 있어!”

 

“나, 전화요금 못내서 곧 짤려!”

 

 

원수는 자기 휴대폰을 던지듯이 가은에게 건넸다.

 

 

“갖고있어. 전화할테니까.”

 

“싫어! 싫어! 싫어!”

 

 

가은은 살짝 휴대폰을 관찰했다.

 

 

‘우와, 우와... 최신형이다... 이게 대체 얼마짜리야...’

 

“싫어?”

 

“...좋아.”

 

 

갑자기 조신하게 대답하는 가은...

 

가은은 병실을 빠져 나오며 속으로 외쳤다.

 

 

‘휴대폰 요금 나오면 충격받아 쓰러지게 만들어주마! 음화화화!’


 

 

 

 

“누구냐?”

 

 

가은이 나간 후 현락이 물었다.

 

 

“알 거 없어.”

 

 

현락의 물음에 원수는 퉁명스럽게 대꾸했다.

 

어지간히 열받은 모양이다.

 

 

‘짜식이, 쪽팔린거야, 열받은거야?’

 

 

이럴때 건드려봤자 돌아오는건 욕설 뿐이란걸 현락은 오랜 경험으로 알고있다.

 

 

‘이거 정말 재밌는 상황이네...’

 

 

현락은 지나가는 어조로 살짝 물었다.

 

 

“선영이 누나는?”

 

“걔가 뭐-”

 

“요즘 안 만나?”

 

“어-”

 

 

무신경한 원수의 대답... 현락은 신경이 곤두섰다.

 

 

“왜?”

 

“뭐가 왜야- 만나기 싫으니까 안 만나지.”

 

“그새 질린거야?”

 

“그 마녀 얘긴 꺼내지두 마! 걔 얼굴에 아주 한꺼풀 입히고 다니더라. 긁으면 10센티는 밀릴거다.”

 

“...설마.”

 

 

현락은 선영이 누나를 떠올렸다.

 

크고 동그란 눈. 길고 까만 속눈썹... 뽀사시한 피부...

 

거기다 살살 눈웃음치는 그 애교는 또 어떤데...

 

 

“그래도 예쁘긴 하잖아.”

 

“예뻐? 아이고, 차라리 로봇을 데리구 와서 이쁘다고 해라. 그거 완전 최첨단 분장기술로 꿰어맞춘 얼굴이라니까! 그러면서 이쁜척, 도도한척, 재수없는짓은 다하구 다니지. 눈꼴시려서~”

 

“......!”

 

 

현락의 미간이 실룩거리고 있다는걸 원수는 미처 눈치채지 못했다.

 

그랬다.

 

현락이한테 선영이 누나는... 첫사랑이었던 것이다...

 

 

‘그래, 잘났다 이거지 최원수... 언젠가는 너도 된통 당할날이 있을거다.’

 

 

현락은 심사가 뒤틀릴대로 뒤틀려 한 마디 쏘아부쳤다.

 

 

“취향이 많이 바뀌었다? 원시적으로.~”

 

“무슨 말이야?”

 

‘아무리 폭탄이라도 정신은 제대로 박힌 기집애네. 원수를 마다하다니... 궁금해지는걸...’


 

 

 

그날 밤, 가은은 원수의 휴대폰으로 정은이와 4시간째 통화중이었다.

 

 

“나도 모르지 뭐. 배째라고 그래~”

 

“니가 지금 누구랑 상대하는 줄 몰라서 그래? 이 기집애가 간이 배 밖으로 나왔군.”

 

“치... 간이 대수야? 골도 튀어나오게 생겼는데.”

 

“그나저나 어떡하냐? 월급 홀라당 날려먹고. 천하의 쌈꾼은 목조르고...”

 

“앗! 나, 전화왔다. 나중에 걸께!”


 

 

 

 

“여보세요? 엄마?”

 

 

대답이 없었다.

 

 

“여보세요? 엄마야?”

 

 

사무실 전화번호를 아는건 엄마 아빠 뿐인데... 혹시...?

 

 

“아... 아빠?”

 

“가은아...”

 

“아빠! 어디야!”

 

“미안하다...”

 

“어디냐구! 응?”

 

“여기... 지방이야.”

 

“언제 올거야? 응?”

 

“조금만 기다려. 아빠가 돈 벌어서 금방 올라 갈테니까.”

 

“......아빠...”

 

“밥은 챙겨 먹니? 학교는?”

 

“밥도 잘 먹고, 학교도 잘 다니지.”

 

“......돈도 없을텐데...”

 

“아냐- 나 돈 있어. 큰 이모랑 할머니가 왔다 가셨어. 집으로 들어오랬는데 내가 싫다고 했어. 알잖아~ 나 큰집도 이모네도 불편해 하는거.”

 

“으응... 그랬구나... 힘들면 할머니한테 말해. 알았지? 혼자 끙끙거리지 말고.”

 

“내 걱정말고, 아빠나 잘해.”

 

“그래... 이만... 끄, 끊는다-”

 

“아, 아빠...!”

 

 

아빠는 울먹이는 목소리를 들키기 싫었는지 서둘러 전화를 끊었다.

 

가은은 한참 수화기를 들고 있다 힘없이 내려놓았다.


휴대폰이 울렸다.

 

도저히 정은이랑 통화할 기운이 나질 않는 가은은 그대로 소파위 이불속으로 파고 들어갔다.

 

하지만...

 

휴대폰은 몇분새로 끊임없이 울리며 가은을 괴롭혔다.

 

 

“여보세요. 나 지금 통화할 기분 아니니까, 내일 봐.”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자, 또 다시 벨이 울렸다.

 

정은이 이 기집애가 염장이라도 지르겠다는거야, 뭐야?

 

 

“여보세요. 말했잖아! 지금 통화할 기분이...”

 

“뭐? 어째? 내 연락 받으라고 휴대폰 준건데 통화가 하기 싫어?”

 

‘커억... 싸가지 웬수다...!’

 

“누군 뭐 니 목소리라도 듣고 싶어서 전화한 줄 알아?”

 

“......”

 

“어라? 내 말을 씹어먹고있냐? 왜 아무 말도 없어? 혹시 안 듣고 있는거 아냐? 이제 완전히 무시하겠다 이거네.”

 

“......”

 

“내 부적 안 찾아줄거야? 어떡할거야!”

 

“......잃어 버린걸 무슨수로 찾아.”

 

“말 잘한다. 그렇다고 꼬박꼬박 돈으로 갚은것도 아니잖아.”

 

“그게 얼마짜린데?”

 

“얼마짜리? 야! 그걸 어떻게 계산하냐? 엄마가 여행가셔서 사다 준건데. 비행기표값까지 쳐서 받으리?”

 

“그깟게 얼마나 한다고.”

 

“오호... 그래? 배짱이네. 백만원이다!”

 

“말도안돼!”

 

“똑같은거 사려면 비행기 타고가서 사갖고 와야 하니까, 맞잖아!”

 

“야, 이 날강도야!”

 

“애초에 날강도 심보를 가진건 너였잖아~”

 

“내일 십만원 줄께. 십만원도 사기란 생각이 들지만, 너랑 악연을 끊기위해서라면 그 정도는 안 아깝다. 그거 먹고 떨어져라, 제발!”

 

“누구 맘대로!”

 

 

가은은 신경질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날강도에 사기꾼 같은 자식.

 

가은은 갑자기 휴대폰을 열더니 문자 메시지를 치기 시작했다.

 

 

‘이 문자를 받고 똑같은 내용의 문자를 열명에게 보내지 않으면, 당신의 가족에게 위험한 일이 닥칠것이다. 당신이 여자라면 평생 혼자 살게될것이고, 남자라면 하는 일마다 망할것이다.’

 

 

가은은 같은 내용의 문자를 무작위로 아무 번호로나 날리기 시작했다.

 

 

‘날강도 같은놈. 너도 한 번 당해봐라.’



 

 

10.     질긴남자와 독한여자


“쾌차를 빌어주러 오는것도 아니면서 왜 이렇게 들락거리냐? 너 때문에 회복은커녕 멀쩡하던곳까지 아프려고 한다.”

 

“내 심정이야 니가 여기서 푸욱 썩었으면 좋겠지만.”

 

“뭐야?”

 

“확실히 하려고 온거야. 누군 뭐 오고 싶어서 온 줄 알아?”

 

 

가은은 흰 봉투를 원수 가슴께로 던졌다.

 

 

“내가 받은 정신적 고통은 그 백배는 되지만, 어쨌든 니 열쇠를 잃어 버린건 보상해줘야 하고... 또 입원한것도 니가 설치다 그렇게 됐다지만, 도의적 책임이란것도 있으니까. 이 정도 선에서 끝내자구.”

 

“와... 너 말빨 죽인다. 사이비 약장수같네.”

 

“너도 손해보는거 없잖아. 나 안봐서 좋고, 돈 받아서 좋고. 안그래?”

 

“큭... 이깟 몇푼이 얼마나 대단하다고.”

 

“......!”

 

 

가은의 얼굴이 시뻘개졌다.

 

원수는 좀 심했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이미 뱉어버린 말을 사과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가은은 방어적인 자세로 가슴 팔장을 꼈다.

 

 

“그래? 미안해서 어쩌냐? 그게 내가 가진 돈 전부인데. 니가 날 더 괴롭혀봤자 나오는거 더 없으니까, 실망하지 말고 이쯤해서 고만해라.”

 

 

원수는 순간 욱했다.

 

뭐야, 날 완전히 사기쳐서 돈이나 긁는 파렴치한으로 몰고 있잖아?

 

한마디 해 주려는데, 현락이 들어왔다.

 

 

“그럼, 오늘이 니 얼굴 마지막으로 본거라고 생각할께.”

 

 

가은은 찬바람이 생 불정도로 차가운 얼굴로 병실을 나갔다.

 

 

“뭐냐... 너네... 분위기 살벌하다...?”

 

“젠장...”

 

 

원수는 옆에 있는 물컵을 힘껏 내던졌다.

 

물컵은 요란한 소리를 내며 산산조각이 났다.

 

 

“저 기집애, 날 돌게 하잖아...”

 

 

현락은 원수 눈을 보았다.

 

 

‘자식, 정말 돌았네...’


 

 

 

 

 

“저런게 고수오빠 동생이라니 믿을 수 없어. 절대 친형제가 아닐거야. 청계천 다리 밑에서 주워온게 틀림없어.”

 

 

가은은 씩씩거리며 병원을 잰 걸음으로 빠져 나가고 있었다.

 

 

“저기요~!!”

 

 

뒤에서 부르는 소리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하고 있었다.

 

현락은 얼마나 급하게 뛰어왔는지 숨을 헐떡이며 가은을 가로막았다.

 

 

“저기요... 허억허억... 잠깐만요...”

 

“......?”

 

“후유... 그렇게 불렀는데도 몰라요?”

 

“...네?”

 

“저... 원수 병실에서 봤던...”

 

“아아... (그 놈) 친구분... 저는 왜요?”

 

“원수랑 무슨 일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제가 대신 사과할께요.”

 

“......댁이 왜요?”

 

 

원수랑 연결되있는 녀석이 아니라면, 가은은 현락 앞에서 한 마디 대꾸도 못하고 버벅 거렸을거다.

 

 

‘끼리 끼리 논다고, 둘이 무슨 음모가 있는게 틀림없어.’

 

“원수랑은 오랫동안 친구였는데, 녀석 성격이 좀 욱해서요... 그것땜에 여자애들이 오해도 많이하고 상처받더라구요. 알고보면 속정은 깊은 놈이거든요.”

 

“저기요... 죄송한데요, 전 그놈 성격이 욱하는지 웩 하는지, 그런건 관심도 없구요- 그렇기 때문에 오해하는것도 없거든요? 이제 다신 안 보려고 열심히 노력하는 중인데, 그놈이나 나를 위해서 친구분도 가만히 계셔줄래요?”

 

 

현락은 한 방 얻어맞은 기분이 들었다.

 

보통 성깔이 아니군... 이러니까 원수가 살벌하게 안절부절 했겠지.

 

흐음... 이런 성격이 원수 자존심에 불을 당긴걸까? 자존심 하나는 알아주는 놈이니.

 

 

“아아... 주제넘은 참견이었다면 미안해요.”

 

“네. 그럼 전 이만 갈께요.”

 

“저기요...”

 

“...?”

 

“녀석을 잘 알고 계신듯해서 이런말은 필요 없을 것도 같지만... 걱정이 되서 하는 말인데요- 녀석이 한 번 물면 절대 안 놓치거든요. 혹시 그쪽도 물린거 아니죠?”

 

“네? 물려요? 어딜요?”

 

“원수자식, 한 번 찍으면... 앞 뒤 안 가리거든요.”

 

‘한마디로 개란 소리네. 물면 안 놓는다니. 나원, 참 기가 막혀서. 그랬던게야. 사기꾼 자식... 행운의 부적이니 뭐니 다 핑계였어. 울궈낼대로 울궈내려는...!’

 

“글쎄요. 한 번 더 물려고 하면 이빨을 몽땅 뽑아버리죠, 뭐.”

 

“네?”

 

 

가은은 뒤도 안 돌아보고 씩씩하게 정문을 향해 걸어갔고, 현락은 뒷모습을 보며 터지는 웃음을 겨우 참았다.

 

한바탕 유쾌해진 현락은 야릇한 미소를 지으며 가은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동아여고 교복이군.’


 

 

 

 

원수한테 던져준 십만원은 저번달에 조금씩 모아둔 비상금이었다.

 

덕분에 공과금을 하나도 못내게 되버렸다.

 

하지만 정은이가 힘써준 덕분에 정은이 고모네가 하시는 장난감 가게에서 아르바이트 자리를 얻을 수 있었다.

 

주유소나 편의점에 비하면 훨씬 대우도 좋고 일도 편했다.

 

애들한테 시달리는것만 빼면.


 

“우와앙! 시려시려! 나도 저거 갖고 놀거야!”

 

 

돼지같이 살만 뒤룩뒤룩 찐, 하나도 안 귀여운(?) 쌍둥이 형제는 서로 같은 장난감을 갖고 놀겠다고 몇십분째 다투고 있었다.

 

정은이 고모네 가게는 3층짜리 건물로 된, 말 그대로 초대형 장난감마트다.

 

1층은 장난감 대여도 해주고 애들 놀이방도 되는 매장. 2층은 전시장. 3층은 사무실과 창고가 있었다.

 

생각같아선 이 돼지형제들을 콱 쥐어박고 싶었지만, 고모님과 부모가 보고 있는 마당에 가은은 아이들을 무진장 사랑하는 천사 직원이어야 한다.

 

 

“착한 아이들은 서로 싸우지도 않고, 울지도 않아요. 누나가 더 재미있는 거 보여줄테니까, 그건 동생이 갖고 놀라고 하자~ 응?”

 

“싫어!”

 

“누나가 보여줄건, 정말 정말 재밌는건데?”

 

“시끄러워!”

 

 

뭐...? 시끄러워? 이게 진정 다섯 살짜리 입에서 나올 멘트냐...

 

 

“에이... 착한 어린이는 어른한테 시끄럽다는 말을 하면 안돼요~”

 

“못생긴게...!”

 

“맞아, 못생긴게!”

 

“커억...!”

 

 

두 돼지녀석을 상자에 넣고 못으로 박아 버리고 싶다...!

 

 

“가은아- 손님 오셨다~”

 

“넷!”

 

 

아아... 다행이다... 악마같은 녀석들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있다니...

 

가은은 눈치를 보다 애들 부모와 고모가 보이지 않자, 험악한 표정으로 형제들을 노려봤다.

 

 

“야, 뚱돼지들.”

 

“...?”

 

“너네, 내가 보는 앞에서 싸우거나 울거나 소리지르면...! 저거 보이지?”

 

 

가은이 가르킨 곳에는 커다란 박스가 있었다.

 

 

“저기다 넣어서 남태평양으로 부쳐 버린다!”

 

 

아이들은 조금 놀라는 듯 하더니 더 바락바락 대들기 시작했다.

 

 

“사람을 저기다 어떻게 넣어! 못생긴게 머리도 나빠!”

 

“맞아! 못생긴게! 머리도 나빠!”

 

“호오... 그래?”

 

 

가은은 애들 귀에 대고 낮게 속삭였다.

 

 

“말 안듣는 녀석들은 내가 전부 상자에 넣어서 남태평양으로 부쳤지. 그 녀석들이 어떻게 됐냐고? 장난감으로 만들어져서 되돌아왔어. 저기 보이지...? 저 녀석이 한달전에 왔던 녀석인데... 지금은 아주 말을 잘 듣지.”

 

 

가은이 가르킨 것은 아기 모양의 인형이었다.

 

건전지가 들어있어서 애기 울음소리를 내는데, 젖병을 입에 물려주면 뚝 그치는 그런 인형이었다.

 

 

“흐흐흐흐...”

 

 

아이들은 금방이라도 울음이 터질 듯 얼굴이 빨개졌다.

 

 

“너네 울거나... 소리지르거나... 엄마한테 이르면... 어떻게 되는지 알았지?”

 

 

형제는 급기야 서로를 꼭 껴안았다.

 

가은을 보는 눈이 공포로 가득차 있었다.

 

가은은 뒤돌아서서 콧노래를 부르며 매장 입구쪽으로 유유히 걸어갔다.


 

 

 

“손님, 뭐 찾으세요?”

 

 

꼬마 여자애 손을 잡고 카운터쪽에 서 있던 남자가 몸을 돌렸다.

 

 

“어? 너는...”

 

------------------------------------------------------8편에서 계속

 

손님3님,  남자들은 참 좋겠어요. 좀 깔끔한 T에 청바지만 입어도 멋쟁이가 되잖아요.

             스트레이트니, 염색이니, 그런것도 옵션이고.

             여자들은 어찌나 잘들 꾸미고 다니는지, 왠만해선 눈에 띄지도 않음. -_-

             왜 그렇게 치열하게들 경쟁하는거야 -_-;

             뭐, 난 생각만 할 뿐이지 치열함이라던가 그런거하곤 거리가 멈 -_-;

             고무줄바지에 머리수건을 쓰고 상추를 뜯고있어야 어울릴듯 -0- ㅎㅎㅎ

             절대 자학이 아니어요~ ^,.^ 히히... 내츄럴이라니깐여~ 내츄럴~

 

공방아씨님,  저두 앉아서 쪼물락 거리는거 무척 좋아하는데... ^^

                  아씨님처럼 전문적인건 꿈도 못꾸고요, 목도리나 뜨고, 인형옷이나

                  맹글고, 최고작품이 테디베어! (딸랑 한개 만들고 다신 안 만듬ㅡ.ㅜ)

                  글구 주로 잘하는 건, 집에있는 상자에 테이핑 하기 -_-;;;

                  재활용의 ㄷ ㅐㄱ ㅏ 라고나 할까요... ㅡ.ㅡv

                  그게 무슨 공예냐고 할지 모르지만 우기고 싶소~ㅎㅎ

                  나중에 작품 보여주기~ 서로서로~

                  (제일 쓸만한 상자를 보여드리지요-0-b)

 

애이불비님,  인간은 창작은 못한대요. 어디선가 한 번 본것을 재조합하는

                  능력만 있을 뿐. 창작은 신밖에 못한대요.

                  말하자면 생전 첨 보는 영화속의 에일리언도 지구상에 없는것을 

                  만든게 아니고, 도마뱀의 눈, 뱀의 혀, 늑대이빨- 이런식으로

                  한번쯤 본것들을 상상력을 동원해서 조합한 결과라네요.

                  그러니까, 예술가들도 예술가가 아니고 설계사인 셈이죠~

                  어쨌든 전 훌륭한 글을 쓸거라곤 상상도 못해요. ^^; 걍 주저리주저리

                  수다떠는건 잘할지 모르지만.

                  애이불비님 디게 감성적이신거 같은데- 그 감성안에 정말 좋은

                  생각과 글이 있을것같아요. ^^

 

power님,  너무 원수만 미워라 했나? 사실 가은이도 글이니까 귀엽게 봐주는거지,

               실제로 진짜 폭탄이 돈만 밝히고 먹을것만 밝히면 귀여울리가... -_-;;

               가은이가 언능 때를 벗어야 할텐데... ㅎㅎ 여자는 역시 돈 보다는

               사랑과 행복을 가져야 얼굴이 핀다는... 세개다 가지면 무쟈게 활짝

               피겠지만. ㅎㅎㅎㅎㅎㅎ (돈 많고 불행하면 소용없잖아요~)

 

돼랑이님,  음.. 돼지♡내꼬 님하고 무슨관계이신지...? ㅎㅎ 먹을걸 아이디로 하면

               느무 먹음직스러 보이잖아요. 배고플땐 별로 안좋음. 냐하하...

               느낌에 돼랑이님 어리실거 같아요. 귀여운 말투가 베어있는것이...

               음. 그렇다면 저는 세대간 차이를 극복하는 글을 쓴게 아닐까요?

               ㅡ,.ㅡ;;;;;; 이러지 말아야지. 정 떨어질라... T_T

               세대차이 느껴져도 쭈욱 읽어 주실거죠? ㅜ_ㅜ

 

막내님,  ㅎㅎ 역시 막내셨구나~ 전 막내는 막내인데 오누이라서 큰딸이기도 해요.

             막내들은 집안일도 않는다는데, 저흰 아버지나 어머니 형제분들도 다

             아들만 줄줄이 낳아서 온 집안에 딸이라곤 딸랑 저 하나.

             그래서 명절때만 되면 잔심부름이며 자질구레한 집안일은

             온통 저한테 몰렸답니다요 ㅡ.ㅜ

             수당으로만 따져도 집 한채는 샀겄네. -_- 막내는 괴로버....!

             참, 막내님의 따뜻한 리플에 감동해서 울었어요~ ㅎㅎㅎ

             잘 챙겨먹고 여유를 가지란 말... 요즘 정말 필요한 말인거 같아요.

             쭈글이 일도 있고해서 마음이 많이 다친것 같아요. 조금 천천히

             지내야겠어요. ^^ 고마와요~

 

 

자자, 제가 어제 닭~갈비를 먹었슴돠~

쫄깃~하고, 씹을때 혀에 착착 감기는 양념이 기가막히더군요.

부드럽고 향기로운 요구르트 치즈 케익도 한쪽 먹었슴돠~

달콤한 코코아랑 함께 먹으니~

달더군요. -_-;;;

그리고나서 과일토핑을 올린 요구르트 아이스크림도 퍼먹었슴돠~

요구르트를 너무 좋아해서 집에서도 만들어 먹는데,

요즘 전문샵에서 하는 요구르트 아이스크림은 정말.. T_Tb 맛이

환상임돠...

 

어제 하루종일 느무느무 먹어대서 배가 터질것 같았슴돠~

근데 허무하게 지금은 배가 고픔돠 ㅡ.ㅜ

어제 먹은것들이 생각나서 눈물이 찍~

 

오늘도 모두모두 맛있고 행복한 시간 되세요~

저도 많이 먹을께요~ ㅎㅎㅎㅎㅎ

              

 

글 읽어주시는 모든분들께 감사하고 있는거 아시죠? ^_________^

지치고 피곤한 일상에 아주아주 잠깐이라도 제 글로 웃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물론 제가 그 정도 능력은 없겠지만... 그래도 열심히 응원하고 기도할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