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들도 더위에 지쳤는지 혀를 빼어 물고 헉헉거리는 무더위가 몇 일간 계속되고 있었다. 이럴 때 시원한 소나기라도 한줄기 내려 주었으면 좋으련만 하늘에는 구름한점 없고 바람도 불지 않는 무더운 점심 무렵을 지나고 있는 사람들은 밖에 나다니기 두려운지 그늘에 삼삼오오 모여앉아 한담을 즐기고 있었다.
그러나 이 무더운 날씨에도 황제의 명을 받은 사자가 천무장에 도착하여 효연과 원주를 공식적으로 궁으로 불러들이는 명를 전하였다. 청청은 효연에게 청록색의 비룡을 수놓은 무복을 입히고 화려하지는 않아도 돋보이는 차림을 만들어내어 황궁으로 출발하도록 하였다. 원주 역시 화사한 차림과 품위 있는 장신구를 두르니 자연스러운 귀티가 흐르고 있었다. 보름정도의 여정으로 황궁에 들어간 효연에게는 엄청난 절차가 기다리고 있었으니.....
황제를 알현하고 황제의 소개로 군신들과 인사를 하는 등 하루 종일을 사람들을 만나는 것으로 보내게 되었다. 연이은 연회에서 녹초가 될 정도였는데.... 원주 역시 궁인들에 둘러싸여 힘들어하고 있었다. 효연은 황제에게 공주의 남편감으로 인정한다는 말을 듣게 되었고 그에 따라 대대적인 잔치준비를 하게 되었다.
여러 가지 무림과의 문제를 감안하여 널리 알리지는 않았으나 이미 강호에까지 그 소문이 입에서 입으로 전하여지니 알만한 사람들은 전부 알게 되어 버렸다.
일개 평민에 지나지 않는 무인이 황제의 딸과 결혼을 한다하니 그 아니 놀라운 일 일수 있을까?
더구나 결혼하고 나서 황제의 측근에 있는 것이 아니라 황궁에서 나가 평민처럼 살 것이라니 이는 경천동지(驚天動地)할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원주가 궁중의 생활에 힘들어하자 효연과 경원공주는 서둘러 의식을 마치게 유도하였고 마지막으로 황제를 알현하여 인사를 드리자 겨우 모든 것이 끝나 천무장으로 돌아가는 여정에 나설 수 있었다. 황제는 공주의 안전을 위하여 동반의 인원 중 20명을 차출하여 경원공주의 전담 수신위로 정하여 원사와 함께 공주를 따르게 하였다. 자연스럽게 천무장에 큰 힘이 될 사람들이 합류하게 되었다.
이제는 관병의 호위도 없어 사십 여명의 수행원들과 여행을 하는 대 부호의 행렬로 보였다.
잘 꾸며진 마차에는 세 명이 앉아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휴~ 정말 힘들고 길었던 시간이었다.”
“이모님, 죄송합니다.”
“공주에게서 그런 말을 듣자고 하는 이야기가 아니네. 궁중생활에 공주도 많은 고생을 했겠어.”
“전 어려서부터 계속이어서인지 별로 몰랐는데요..”
“그렇겠지. 에휴~ 하지만 내게는 정말 고역이었어.....”
“이모님, 이제는 황궁에 갈 일이 없을 것이니 더 이상은 걱정 안하셔도....”
“암, 이제 다시는 황궁에 들어갈 일이 없어야지...”
“이모님이 무척이나 힘이 드셨던 모양이군요?”
“흠.... 사람이 어찌 그렇게 틀에 박혀 살 수 있지?”
“그러게 말입니다. 무슨 법도가 그리 많은지 그거 다 익히려면 머리가 다 빠질 겁니다. 하하하하....”
일행들을 길을 바삐 하는데 하늘을 맴돌던 금비가 마차에 내려앉자 말들이 놀라 길길이 뛰는 바람에 마차가 위태로워졌다. 효연이 얼른 나가서 급비의 등에 올라 공중으로 날아오르자 겨우 말들이 진정하고 다시 길을 가게 되었다. 효연은 오랜만에 높이 날아올라 자유스런 기분을 맛보았다.
전부터 생각해왔던 그런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들어 조용히, 편안하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지고 있었다.
황궁에 갈때는 끌려가는 기분이었으나 돌아오는 길은 홀가분하여 정말 여행하는 가벼운 마음이었다. 게다가 황제가 내려준 수많은 선물과 기진보화가 앞으로 천무장의 재정을 가볍게 만들어 줄 수 있었기에 원주까지 흐뭇한 기분이 될 수밖에....
천무장에 도착하자마자 한바탕의 북새통이 벌어졌다. 길거리에서부터 천무장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효연과 경원공주의 결혼을 축복하고 만세를 불러주고 있었다.
원주의 기별을 미리 받은 천무장은 완전히 잔칫집으로 변하여 시끌벅적하였다. 인근의 동네 아낙들마저 합세하여 잔치를 도우니........
그렇게 몇 일을 보내자 겨우 효연을 축하해 주기위해 천무장을 찾았던 무림의 인사들과 각문파의 사절들이 돌아가고 안정을 찾기 시작했는데 원주는 경원공주까지 비선도의 지하로 숙소를 옮기게 하니 이제 효연은 완전히 두 집 살림을 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천무장에서 유선과 생활을 주로 하지만 매일 비선도로가서 두 여인을 다독여야하는 생활의 연속이었으니......
천무장에서는 많은 인원들이 연무장에서 수련을 하고 있었고 제마원에서는 각종 영단을 연단하며 인근의 사람들을 치료하느라 항상 사람들이 북적거렸으며 백호단원들은 예전처럼 강호에 나가 활동을 하게 되었다.
청룡단원들은 효연의 명에 의하여 삼재진, 사상진, 오행진 등 연합 공격력을 위주로 훈련을 하여 어떤 상황에서라도 단독 행동이나 혹은 진식을 이용한 공격이 가능하도록 훈련을 하며 후기지수의 무공을 기르는데 열중하였다. 유선은 효연이 자꾸 부상을 입게 되자 아예 효연에게 천잠보의를 입히고는 벗지 못하도록 단단히 약속을 하였다. 효연은 진운을 허리에 차고 손에는 섭선을 들고 다녔는데 그 풍모가 점점 선부인 옥군자를 닮아가기 시작하여 이제는 모든 사람들이 그의 풍모를 칭찬하고 있었다.
청록의 무복에 영웅건을 질끈 동여매고 섭선을 펼쳐 바람을 일으켜 더위를 피하는 모습은 마치 선인이 유람하는 듯한 모습이었기에 이제는 추면유룡이라 부르지 않게 되었다.
수시로 들어오는 백호단원들의 소식에 유혼교의 움직임을 파악하며 시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유혼교는 천무장을 괴멸시키는 순간 무림을 장악할 수 있다는 생각에 그 목표를 천무장으로 정하고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하였다.
이를 미리 알게된 효연은 금비를 이용하여 사천에서 멀리 곤륜까지 움직이며 각파의 장문인 들과도 자주만나 대책을 강구하였으니 전부들 효연의 기동력에 감탄을 금치 못하였다.
이제 강호에는 금비의 존재가 크게 알려지고 사람들은 금비를 신조(神鳥)라 부르게 되었다.
하긴 왠만한 암기는 금비의 피부를 상하게 하지 못했다. 신의가 연단한 영약을 먹고 단련하여서인지 금비의 피부는 그야말로 금강불괴라 할 만큼 단단하게 되었다. 효연이 천무장으로 돌아온 저녁 유선이 효연을 처소로 불렀다. “대가, 청청언니의 소원을 안 들어 주는 건가요? 아니면....”
“아니야! 이모가 신의와 사의를 했지만 아직 뚜렷한 대책이 없다고 하셔서....”
“원인을 알아 보셨는지요?”
“아직 신의와 상의를 해보지 못해서.....”
“그럼 지금 즉시 신의께 가 보시죠.” 하며 효연을 끌고 신의께 간다.
“신의님!”
“허! 유빈에미가 제마원엘 다 들리고 왠일이냐?”
“좀 상의 드릴께 있어서요.”
“그래? 어서 말해 보거라.”
“사실은 청청언니가 수태를 못하고 있어서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닌데.... 어떤 방법이 없는가 해서요.”
“흠.... 그일 이라면 나보다 저 친구가 빠르지.” 하며 자신을 돕고 있는 맹상열의원을 가리켰다.
맹의원이 제마원의 주무로 모든 일반적인 환자의 치료를 전담하고 있었다.
“주무! 이리 좀 와 보시게.”
“아! 부르셨습니까?”
“이 친구 둘째 부인이 아직 애가 안 들어서서 걱정인가본데 자네가 좀 알아서 처치 해 주겠나?”
“알겠습니다. 우선 주대협을 먼저 진맥해 보고나서 말씀드리지요.” 하며 효연의 맥을 짚었다.
한동안 짚어보던 맹 주무는 고개를 갸웃거린다.
“아무런 이상이 없는데 어찌 아이가 안 들어서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니까 자네가 가서 둘째부인의 상태를 보고 처치해 주라는 거지.”
“그럼 지금 바로 갑니까?”
“그래. 저 친구더러 안내하라고 해.”
효연은 맹 주무를 비선도로 안내하여 청청을 진맥케 하였다. 청청을 진맥하고 나서 주무가 효연을 따로 불렀다. “주대협께서는 혹시 극양의 무공을 익히셨습니까?”
“제 몸에는 극양과 극음이 혼재합니다.”
“음..... 그러면 일반인 즉 정상적인 여성에게서는 아이를 얻을 수 없습니다.”
“예?”
“주대협의 극양강이 여성에게 이식되면 그 아기씨는 전부 힘을 못 쓰고 죽어 버립니다. 물론 극음지체에서는 활발하게 움직일 수 있지만.”
“그럼 어찌해야 합니까?”
“음.....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첫째는 대협이 극양강을 한 달이상 억제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부인들이 체질을 거의 극음체에 가깝도록 개선을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임신이 가능합니다.”
“그렇다면 빙누이와 후란역시 그렇게 해야 한다는 것인가요?”
“그렇습니다.”
“내가 극양공을 한 달 이상 운공 안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고 그렇다면 두 사람을 극음지체에 가깝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인데.... 이거 쉬운 일이 아니겠는데요?”
“사실 일반적으로 극음지체라 하면 거의 색정광에 가까운 사람인데 선부인께서는 그렇지 않으시니 그것도 좀 이상한 일이긴 합니다.”
“유선은 삼음절맥을 타고났었는데 얼마 전에야 겨우 그 절맥에서 벗어났습니다.”
“음..... 삼음절맥이셨다고요?”
“그렇습니다.”
“삼음절맥.... 삼음절맥...... 꼭 한번 보고 싶었는데........ 선부인이 삼음절맥이셨다.....”
“한번 가셔서 보십시오.”
“예, 우선은 제가 약을 지어 드릴테니까 두 분 부인께 하루건너 하루씩 드시게 하십시오. 그렇게 한 보름여 지나면 주대협이 좀 감당하기 쉽지 않으실 것입니다. 그래도 이겨내셔야 아이를 볼 수 있으실 것입니다.”
“흠......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것인지 잘 모르겠군요.”
“때가 되면 아시게 됩니다. 이제 돌아가시지요.” 천무장으로 돌아온 주무는 약을 처방하여 효연에게 스무첩을 건네어 주었다. 열 첩은 청청에게 열 첩은 후란에게 먹이란 것이었다.
효연이 얼른 이를 비선도에 가져다주며 두 사람에게 하루건너 한 첩씩 다려서 먹이도록 하라는 말을 하였다.
천무장으로 돌아와 주무를 찾으니 효연더러 자신의 방에서 좀 기다리라 일렀다. 방에 들러가 기다리니 잠시 후에 맹주무가 들어서 마주보고 앉으며 말을 하였다.
“이제부터 보름동안은 되도록 운공하지 마십시오. 운공을 하더라도 극양강은 안됩니다.”
“그거야 어려운 일이 아니오만......”
“보름이 지나면 하루건너 한분씩 취하십시오. 그래야 아기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알겠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제가 드리는 이 서찰을 원주님께 전하여 비선도의 두 분 부인이 미리 준비를 하도록 하여야 합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주대협이 최고도에 왔을 때 최대한 깊은 곳에 파정되어야 합니다.”
효연은 갑자기 얼굴이 붉어졌다. 무슨 소린가 했더니.....
“알겠습니다.”
맹주무의 서찰을 받아들고 유선의 방으로 돌아와 그간의 이야기를 다 하였다. 그러며 서찰을 이모에게 전해달라고 말하자 유선이 “나도 좀 읽어 봐야겠네.” 하며 서찰을 꺼내어 들었다.
잠시 서찰을 읽어 내려가던 유선은 얼굴이 붉게 물들더니 갑자기 허리가 부러져라 웃어대기 시작했다.
‘무슨 내용이기에 저러는 건지?’ 효연이 편지를 읽으려 하자 “대가가 볼 내용이 아니네요.” 하며 편지를 봉투에 넣어 자기 소매 속에 넣어 버렸다.
醜面游龍 (107)
말들도 더위에 지쳤는지 혀를 빼어 물고 헉헉거리는 무더위가 몇 일간 계속되고 있었다. 이럴 때 시원한 소나기라도 한줄기 내려 주었으면 좋으련만 하늘에는 구름한점 없고 바람도 불지 않는 무더운 점심 무렵을 지나고 있는 사람들은 밖에 나다니기 두려운지 그늘에 삼삼오오 모여앉아 한담을 즐기고 있었다.
그러나 이 무더운 날씨에도 황제의 명을 받은 사자가 천무장에 도착하여 효연과 원주를 공식적으로 궁으로 불러들이는 명를 전하였다. 청청은 효연에게 청록색의 비룡을 수놓은 무복을 입히고 화려하지는 않아도 돋보이는 차림을 만들어내어 황궁으로 출발하도록 하였다. 원주 역시 화사한 차림과 품위 있는 장신구를 두르니 자연스러운 귀티가 흐르고 있었다. 보름정도의 여정으로 황궁에 들어간 효연에게는 엄청난 절차가 기다리고 있었으니.....
황제를 알현하고 황제의 소개로 군신들과 인사를 하는 등 하루 종일을 사람들을 만나는 것으로 보내게 되었다. 연이은 연회에서 녹초가 될 정도였는데.... 원주 역시 궁인들에 둘러싸여 힘들어하고 있었다. 효연은 황제에게 공주의 남편감으로 인정한다는 말을 듣게 되었고 그에 따라 대대적인 잔치준비를 하게 되었다.
여러 가지 무림과의 문제를 감안하여 널리 알리지는 않았으나 이미 강호에까지 그 소문이 입에서 입으로 전하여지니 알만한 사람들은 전부 알게 되어 버렸다.
일개 평민에 지나지 않는 무인이 황제의 딸과 결혼을 한다하니 그 아니 놀라운 일 일수 있을까?
더구나 결혼하고 나서 황제의 측근에 있는 것이 아니라 황궁에서 나가 평민처럼 살 것이라니 이는 경천동지(驚天動地)할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원주가 궁중의 생활에 힘들어하자 효연과 경원공주는 서둘러 의식을 마치게 유도하였고 마지막으로 황제를 알현하여 인사를 드리자 겨우 모든 것이 끝나 천무장으로 돌아가는 여정에 나설 수 있었다. 황제는 공주의 안전을 위하여 동반의 인원 중 20명을 차출하여 경원공주의 전담 수신위로 정하여 원사와 함께 공주를 따르게 하였다. 자연스럽게 천무장에 큰 힘이 될 사람들이 합류하게 되었다.
이제는 관병의 호위도 없어 사십 여명의 수행원들과 여행을 하는 대 부호의 행렬로 보였다.
잘 꾸며진 마차에는 세 명이 앉아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휴~ 정말 힘들고 길었던 시간이었다.”
“이모님, 죄송합니다.”
“공주에게서 그런 말을 듣자고 하는 이야기가 아니네. 궁중생활에 공주도 많은 고생을 했겠어.”
“전 어려서부터 계속이어서인지 별로 몰랐는데요..”
“그렇겠지. 에휴~ 하지만 내게는 정말 고역이었어.....”
“이모님, 이제는 황궁에 갈 일이 없을 것이니 더 이상은 걱정 안하셔도....”
“암, 이제 다시는 황궁에 들어갈 일이 없어야지...”
“이모님이 무척이나 힘이 드셨던 모양이군요?”
“흠.... 사람이 어찌 그렇게 틀에 박혀 살 수 있지?”
“그러게 말입니다. 무슨 법도가 그리 많은지 그거 다 익히려면 머리가 다 빠질 겁니다. 하하하하....”
일행들을 길을 바삐 하는데 하늘을 맴돌던 금비가 마차에 내려앉자 말들이 놀라 길길이 뛰는 바람에 마차가 위태로워졌다. 효연이 얼른 나가서 급비의 등에 올라 공중으로 날아오르자 겨우 말들이 진정하고 다시 길을 가게 되었다. 효연은 오랜만에 높이 날아올라 자유스런 기분을 맛보았다.
전부터 생각해왔던 그런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들어 조용히, 편안하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지고 있었다.
황궁에 갈때는 끌려가는 기분이었으나 돌아오는 길은 홀가분하여 정말 여행하는 가벼운 마음이었다. 게다가 황제가 내려준 수많은 선물과 기진보화가 앞으로 천무장의 재정을 가볍게 만들어 줄 수 있었기에 원주까지 흐뭇한 기분이 될 수밖에....
천무장에 도착하자마자 한바탕의 북새통이 벌어졌다. 길거리에서부터 천무장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효연과 경원공주의 결혼을 축복하고 만세를 불러주고 있었다.
원주의 기별을 미리 받은 천무장은 완전히 잔칫집으로 변하여 시끌벅적하였다. 인근의 동네 아낙들마저 합세하여 잔치를 도우니........
그렇게 몇 일을 보내자 겨우 효연을 축하해 주기위해 천무장을 찾았던 무림의 인사들과 각문파의 사절들이 돌아가고 안정을 찾기 시작했는데 원주는 경원공주까지 비선도의 지하로 숙소를 옮기게 하니 이제 효연은 완전히 두 집 살림을 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천무장에서 유선과 생활을 주로 하지만 매일 비선도로가서 두 여인을 다독여야하는 생활의 연속이었으니......
천무장에서는 많은 인원들이 연무장에서 수련을 하고 있었고 제마원에서는 각종 영단을 연단하며 인근의 사람들을 치료하느라 항상 사람들이 북적거렸으며 백호단원들은 예전처럼 강호에 나가 활동을 하게 되었다.
청룡단원들은 효연의 명에 의하여 삼재진, 사상진, 오행진 등 연합 공격력을 위주로 훈련을 하여 어떤 상황에서라도 단독 행동이나 혹은 진식을 이용한 공격이 가능하도록 훈련을 하며 후기지수의 무공을 기르는데 열중하였다. 유선은 효연이 자꾸 부상을 입게 되자 아예 효연에게 천잠보의를 입히고는 벗지 못하도록 단단히 약속을 하였다. 효연은 진운을 허리에 차고 손에는 섭선을 들고 다녔는데 그 풍모가 점점 선부인 옥군자를 닮아가기 시작하여 이제는 모든 사람들이 그의 풍모를 칭찬하고 있었다.
청록의 무복에 영웅건을 질끈 동여매고 섭선을 펼쳐 바람을 일으켜 더위를 피하는 모습은 마치 선인이 유람하는 듯한 모습이었기에 이제는 추면유룡이라 부르지 않게 되었다.
수시로 들어오는 백호단원들의 소식에 유혼교의 움직임을 파악하며 시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유혼교는 천무장을 괴멸시키는 순간 무림을 장악할 수 있다는 생각에 그 목표를 천무장으로 정하고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하였다.
이를 미리 알게된 효연은 금비를 이용하여 사천에서 멀리 곤륜까지 움직이며 각파의 장문인 들과도 자주만나 대책을 강구하였으니 전부들 효연의 기동력에 감탄을 금치 못하였다.
이제 강호에는 금비의 존재가 크게 알려지고 사람들은 금비를 신조(神鳥)라 부르게 되었다.
하긴 왠만한 암기는 금비의 피부를 상하게 하지 못했다. 신의가 연단한 영약을 먹고 단련하여서인지 금비의 피부는 그야말로 금강불괴라 할 만큼 단단하게 되었다. 효연이 천무장으로 돌아온 저녁 유선이 효연을 처소로 불렀다. “대가, 청청언니의 소원을 안 들어 주는 건가요? 아니면....”
“아니야! 이모가 신의와 사의를 했지만 아직 뚜렷한 대책이 없다고 하셔서....”
“원인을 알아 보셨는지요?”
“아직 신의와 상의를 해보지 못해서.....”
“그럼 지금 즉시 신의께 가 보시죠.” 하며 효연을 끌고 신의께 간다.
“신의님!”
“허! 유빈에미가 제마원엘 다 들리고 왠일이냐?”
“좀 상의 드릴께 있어서요.”
“그래? 어서 말해 보거라.”
“사실은 청청언니가 수태를 못하고 있어서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닌데.... 어떤 방법이 없는가 해서요.”
“흠.... 그일 이라면 나보다 저 친구가 빠르지.” 하며 자신을 돕고 있는 맹상열의원을 가리켰다.
맹의원이 제마원의 주무로 모든 일반적인 환자의 치료를 전담하고 있었다.
“주무! 이리 좀 와 보시게.”
“아! 부르셨습니까?”
“이 친구 둘째 부인이 아직 애가 안 들어서서 걱정인가본데 자네가 좀 알아서 처치 해 주겠나?”
“알겠습니다. 우선 주대협을 먼저 진맥해 보고나서 말씀드리지요.” 하며 효연의 맥을 짚었다.
한동안 짚어보던 맹 주무는 고개를 갸웃거린다.
“아무런 이상이 없는데 어찌 아이가 안 들어서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니까 자네가 가서 둘째부인의 상태를 보고 처치해 주라는 거지.”
“그럼 지금 바로 갑니까?”
“그래. 저 친구더러 안내하라고 해.”
효연은 맹 주무를 비선도로 안내하여 청청을 진맥케 하였다. 청청을 진맥하고 나서 주무가 효연을 따로 불렀다. “주대협께서는 혹시 극양의 무공을 익히셨습니까?”
“제 몸에는 극양과 극음이 혼재합니다.”
“음..... 그러면 일반인 즉 정상적인 여성에게서는 아이를 얻을 수 없습니다.”
“예?”
“주대협의 극양강이 여성에게 이식되면 그 아기씨는 전부 힘을 못 쓰고 죽어 버립니다. 물론 극음지체에서는 활발하게 움직일 수 있지만.”
“그럼 어찌해야 합니까?”
“음.....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첫째는 대협이 극양강을 한 달이상 억제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부인들이 체질을 거의 극음체에 가깝도록 개선을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임신이 가능합니다.”
“그렇다면 빙누이와 후란역시 그렇게 해야 한다는 것인가요?”
“그렇습니다.”
“내가 극양공을 한 달 이상 운공 안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고 그렇다면 두 사람을 극음지체에 가깝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인데.... 이거 쉬운 일이 아니겠는데요?”
“사실 일반적으로 극음지체라 하면 거의 색정광에 가까운 사람인데 선부인께서는 그렇지 않으시니 그것도 좀 이상한 일이긴 합니다.”
“유선은 삼음절맥을 타고났었는데 얼마 전에야 겨우 그 절맥에서 벗어났습니다.”
“음..... 삼음절맥이셨다고요?”
“그렇습니다.”
“삼음절맥.... 삼음절맥...... 꼭 한번 보고 싶었는데........ 선부인이 삼음절맥이셨다.....”
“한번 가셔서 보십시오.”
“예, 우선은 제가 약을 지어 드릴테니까 두 분 부인께 하루건너 하루씩 드시게 하십시오. 그렇게 한 보름여 지나면 주대협이 좀 감당하기 쉽지 않으실 것입니다. 그래도 이겨내셔야 아이를 볼 수 있으실 것입니다.”
“흠......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것인지 잘 모르겠군요.”
“때가 되면 아시게 됩니다. 이제 돌아가시지요.” 천무장으로 돌아온 주무는 약을 처방하여 효연에게 스무첩을 건네어 주었다. 열 첩은 청청에게 열 첩은 후란에게 먹이란 것이었다.
효연이 얼른 이를 비선도에 가져다주며 두 사람에게 하루건너 한 첩씩 다려서 먹이도록 하라는 말을 하였다.
천무장으로 돌아와 주무를 찾으니 효연더러 자신의 방에서 좀 기다리라 일렀다. 방에 들러가 기다리니 잠시 후에 맹주무가 들어서 마주보고 앉으며 말을 하였다.
“이제부터 보름동안은 되도록 운공하지 마십시오. 운공을 하더라도 극양강은 안됩니다.”
“그거야 어려운 일이 아니오만......”
“보름이 지나면 하루건너 한분씩 취하십시오. 그래야 아기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알겠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제가 드리는 이 서찰을 원주님께 전하여 비선도의 두 분 부인이 미리 준비를 하도록 하여야 합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주대협이 최고도에 왔을 때 최대한 깊은 곳에 파정되어야 합니다.”
효연은 갑자기 얼굴이 붉어졌다. 무슨 소린가 했더니.....
“알겠습니다.”
맹주무의 서찰을 받아들고 유선의 방으로 돌아와 그간의 이야기를 다 하였다. 그러며 서찰을 이모에게 전해달라고 말하자 유선이 “나도 좀 읽어 봐야겠네.” 하며 서찰을 꺼내어 들었다.
잠시 서찰을 읽어 내려가던 유선은 얼굴이 붉게 물들더니 갑자기 허리가 부러져라 웃어대기 시작했다.
‘무슨 내용이기에 저러는 건지?’ 효연이 편지를 읽으려 하자 “대가가 볼 내용이 아니네요.” 하며 편지를 봉투에 넣어 자기 소매 속에 넣어 버렸다.
“무슨 내용이기에 그러는 게야? 나도 궁금하다구.”
“알거 없네요. 그럼 가서 일이나 보세요. 호호호호.......”
내일 휴무하시는 분들도 많지요? 혹시나 하는마음에 한편은 더 올리고 퇴근하려고 합니다.
즐거운 주말 되시고 다음주에도 활기찬 모습으로 만나뵙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