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홍글씨---- 벗어나지 못한 강박관념.........

allcross2004.10.31
조회11,433

요즘 영화들은 반전에 대한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는 게 아닐까.

마치 후반부에 충격적인 반전이 그 영화의 필요충분 요소인 양 되어버린 듯 하다.

그에 대한 매너리즘화를 비판하는 게 아니다.

다만, 반전의 의미가 객관적인 관객의 예상을 깨어 버리는 데 의의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에 대한 수긍감을 갖게 하는 것이 당연한 충족 조건이다. 다시 말해서 절정까지 치닫는 동안 앞으로 나올 예기치 못한 반전에 대한 암시가 제시되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능력있는 작가란 암시를 최대한 주면서도 이를 눈치 못채게 교묘히 숨길 수 있어야 한다.

 

주홍글씨는 이런 면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막판의 반전 자체는 충격적으로 느낄 수도 있겠으나 그 전의 이야기 전개와의 연관성이 부족해 관객을 몹시 당혹하게 한다.

 

납득성 없는 반전은 그저 공포 영화에서 느닷없이 그냥 목이 잘리는 장면처럼 황당할 수 있다.

 

또한 성현아가 용의자로 지목되는 살인 사건이 이 영화에서 겉도는 느낌을 주는 것이 상당한 문제점이다. 영화의 기본 갈등 구조인 한석규와 그 아내, 그리고 정부의 갈등 구조에 끝내 연관성을 보여주지 않는다. 그렇다고 삽화적인 에피소드로 보기에는 할애 부분이 너무 많다.

물론 감독도 이런 관객들의 반응을 짐작 못했다고 보여지진 않는다. 아마 감독은 이 살인 사건의 에피소드가  원래의 주요 갈등구조에 대한 반면성을 거울처럼 반사시키는 역할을 맡도록 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만약 그런 의도라면 다수가 공감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4명의 빅스타에 대한 각각의 안배 차원이 오히려 집중성있는 전개구도를 만드는데 장애요소가 된 게 아닌지...............

 

결국 주홍글씨는 반전까지 이끄는 플롯 구성에 많은 아쉬움을 느끼게 한다.

 

하지만 소품 하나하나, 배우의 작은 습관적인 동작 하나하나도 분위기와 심리를 은유적으로 표현하는 연출은 높이 사고 싶다.

그런 집중성을 좀더 이야기 구성에 쏟았었으면,,,,,,,,,

 

배우들의 연기에는 이의를 달 수 없을 것 같다.

결국 모아지지 않는 이야기 전개에도 중반부까지 그래도 긴장감이 유지되는 데는 혼신을 다한 연기자들의 공로가 크다.

특히 결말부의 트렁크 신은 작위적인 상황을 감안할 때 최고점을 줘도 될 듯하다.

 

또한 몽환적인 분위기와 현실 공간을 오가는 화면도 괜찮다.

이런 면들이 영화를 보는 2시간동안 만큼은  이야기 전개에 대한 의심을 덜하고 끝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게 만든다.

 

결론적으로 아쉬움도 있지만 호감가는 부분도 꽤 된다.

만약 집중적인 구성과 돌이킬 수 없음에 대한 암울함을 강조했다면 정말 좋은 영화가 되지 않았을까?

여러분들이 직접 보시고 비판을 하시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덧붙여서 여주인공들이 첼로 연주를 실연한다든지, 직접 노래 부르는 장면을 실연하는 점이 눈에 띄는데 특히 이은주가 카페에서 재즈송을 부르는 장면은 그 3분여만 뮤직 비디오로 만들어도 좋을 만큼 탁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