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 (1부 1막 : 묘령(昴靈)의 추억 #06)

J.B.G2004.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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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국의 수군 사령부가 있는 운도(澐島)의 무해진(霧海陣).

대장군 호령은 수군의 장수들과 앞으로의 전략에 대해 숙의하고 있었다.

 

“우리는 이번 전투에서 많은 전함을 잃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군사를 잃어서는 아니 됩니다.”

“하지만 전함을 지나치게 많이 잃는다면…”

“한 부대에 편재 된 30척의 전함 중 10척을 제외한 나머지 전함은 적의 눈을 속이기 위한 위장이 될 것입니다.”

“속아 줄 까요?”

“현국과 봉국은 분명이 이 전쟁의 목적이 상이 합니다. 우리는 최대한 많은 전함을 상류로 이동해 천양에 상륙하는 것이고, 현국은 최대한 적은 배를 상류로 보내는 것입니다. 그러니, 직접적은 근접 전투 보다는 양국 모두 원거리 전투를 선택할 것입니다. 그것은 양국 모두 전면전을 피하려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목적을 넘어선 지나친 공격으로 자칫 대규모 해전이 벌어지면, 이는 천위국만 어부지리를 하는 꼴이 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 수군은 날이 어두워지는 저녁부터 다음날 안개가 많은 새벽 시간까지만 이동을 하고 낮에는 배를 이동하지 않는 방식으로 북으로 이동할 것입니다. 전투를 하면서 밤에만 이동하려면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만, 우리 수군은 이렇게 해서 2개월 동안 계속 상류로 원정을 할 것입니다. 그렇게 대형을 유지하며 이동 하되 적의 공격이 닫지 않은 곳에만 실제 전함을 배치하여 북상합니다.”

“하지만 위장용 전함을 어떻게… 아무리 위장용 이라도 수개월이 걸립니다.”

“작을 배를 이어서 벽을 만들어 이동 할 것입니다.”

“그런…”

“우리는 이번 전략에서 최대한 많은 수군의 전략을 잃은 것으로 위장하면 될 일입니다.”

“…”

 

그 시각 묘령 일행은 현국의 용병으로 흩어진 정예병 100명과 함께 이미 국경을 넘어 천양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렇게 묘령의 계책대로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다.

 

“이제 곳 천양 입니다.”

“네…”

 

천양에서 지강을 사이에 두고 자국 군과 대치한 묘령의 일백 정예병은 현국의 군사로서 천위국과 연합하여 무진주의 봉국과 교전을 벌이면서 자신들의 신분을 숨기며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무해도에서는 봉의 수군이 위장전함을 대규모로 만들어서 한달 후 지강을 따라 북상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봉국의 정예 수군은 위장선에 섞인 본함을 통해 서서히 그 원정 숫자를 쌓아 나가고 있었다. 그리고 천변에서도 계속 모든 인력을 동원해서 배를 건조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전략은 군의 수뇌부만 아는 것이어서 천변에 상륙한  수병들 중에는 이번 전략에 대해 의문을 품은 자들이 많았다.

 

“이봐 우리가 왜 무진주가 아닌 천변에서 내리는 거야? 그것도 딱히 진도 아니고… 이런 외각에…”

“윗 분들 하시는 일을 우리가 알겠나… 젠장…”

“그거야? 위장술이 아니겠는가?”

“어라? 자네 전략에 대해 좀 아는가?”

“이 친구들아 뭐 그린 생각들이 많은가? 그냥 시키는 대로 일들이나 하라고…”

 

한편, 험준한 태산을 향했던 봉국의 900여 결사대는 이제 지강의 지류를 건너 천위국 후방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그들은 마침내 하산을 앞두고 있었다. 장수 성현(成玄)이 부장에게 물었다.

 

“얼마나 부족한가?”

“100여명이나 낙오를 했습니다.”

“난감하게 되었군…”

“태산이 워낙 험준한 데다가… 적병들과의 전투까지 있어서…”

“…”

 

장군 성현은 깊은 고민에 빠져 들었다. 그는 틀림없이 묘령에게 단 한명의 낙오도 허락되지 않음을 명 받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는 그 말의 의미를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우리는 이미 1할의 남기고 떠났다. 그래서 900이어야 할 병사기 지금은 800여명 이다. 이대로 하산해 숨어들 수 있다면… 다행이지만, 만약 발각되어 모두 전사한다면… 적의 군사는 의심할 것이다. 우리가 무엇을 할지는 모를지라도… 적어도 1천의 병사가 진에서 사라진 정보 정도는 적도 알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게 한참 동안 심각한 고민에 빠졌던 성현은 마음을 굳히고 곧 부장이 불렀다.

 

“장군!”

“네!”

 

성현은 무겁게 입을 열어 부장에게 명했다.

 

“아까 지나온 마을을 접수해야 겠네”

“네?”

 

부장도 그 말의 의미를 잘 알고 있기에 더 이상 아무것도 묻지 않고 침묵했다.

 

“이미 결정했네…”

“…알겠습니다.”

 

살아 남은 봉의 800 용사는 하산 전에 산에 자리한 한 마을을 덮쳤다. 그것은 그 마을에서 부족한 100명을 보충하기 위함 이었다. 그렇게 그들은 이 전쟁의 승리를 위해 한 마을을 완전히 소거시켜 버렸다. 전략의 완전한 수행과 정보의 누수를 막기 위한 최악의 방법 이었다. 그들은 노약자와 여자와 어린아이 짐승에 이르기 까지 모든 것을 말소 시켰다.

 

“장군…”

“병사들의 동요를 막게!”

“…”

“그리고 죽은자들 중에 남자 머리는 모두 자르고 난 후에 매장하게.”

“…”

“명을 듣지 못한 것이냐?”

“네!”

 

그렇게 한 마을을 모두 참수한 800명의 용사는 100여 개의 남자의 머리를 수급해서 야음을 틈타 하산하고 이었다. 지금 800용사는 모두 침통했다. 그러나 그것은 또한 결연한 의지를 드러내는 것이었다.

 

‘묘령 장군… 이것으로 된 것입니까? 이것으로 봉이 승리를 하는 것입니까? 저는 지금 제 수하의 군사를 모두 죄인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러니… 꼭 봉의 천하를 만들어 주셔야 합니다. 반드시…’

 

장군 성현은 자신이 이리 될 것을 출발하기 전에 이미 모두 알고 있었다. 자신이 병사를 인솔해 떠나기 전 묘령이 반드시 9할이 살아 남아 하산 해야 한다고 했을 때, 이미 자신들은 죽어야 할 운명의 미끼라는 것을…

 

‘혹, 천위의 군사가 무능하여 우리가 여기서 살아남는다면… 나는 평생 이 죄를 짊어지고 살아가야 할 것이다. 그럴 것이라면, 차라리 하산하여 싸우다 죽고 싶다. 차라리…’

 

그러나 장군 성현과 달리 대부분의 800용사는 그들의 참혹한 운명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들이 하산할 길목에는 이미 천위국의 군사 소성의 지시대로 병사들이 모든 길목에 매복하고 있었다.

 

한편, 지강에서는 안개 속에서 봉국의 수군과 현국의 수군이 일대 접전을 벌이고 있었다. 그러나 갈 길이 바쁜 봉국의 수군은 싸움을 회피하며 계속 북상하고 있었다.

 

“봉국의 수군이 너무 서두르는 것 아닙니까?”

“글쎄요…”

“계속 피해를 입으면서도… 급히 북상을 고집하다니… 도대체 무슨 속셈이죠?”

“우리야 봉국의 수군을 하나라도 줄이면 될 일 입니다. 그리고 그들이 몇몇이 살아남아 천변에 도달한다면, 그것 천위국의 일이 아니겠습니까?”

“그것도 이상하지 않습니까? 무진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천변이라니…”

“그야, 그곳에서 천양 상륙을 위해 배를 건조 중이기 때문이 아닐까요?”

“그렇긴 하지만… 어찌 되었든 너무 싱거워서 원… 제대로 전쟁 한번 하지 않고 저렇게 북상만 하니…”

“어차피 그들의 목적은 우리가 아니라 천위국이잖습니까?”

 

한편, 태산을 통해 천위국의 후방으로 향하던 봉국의 군사는 어둠 속에서 매복한 천위국의 군사와 일전을 벌이고 있었다. 그러나 이미 모든 것이 간파 당한 봉국의 800용사는 저항 한번 제대로 하지 못하고 모두 처참하게 궤멸하고 말았다. 그리고 마지막에 남은 자들은 장수 성현의 명을 따라 포로가 되지 않고 서로 목을 쳐서 자결했다.

 

“서로 목을 쳐 자결하다니…”

 

그렇게 봉의 800용사는 태산에서 모두 전사하고 말았다. 그리고 전장이 잣아 들자 한 장수가 병사들에게 명했다.

 

“적군의 목의 숫자를 세어 보거라. 군사의 명이니라.”

 

다음날.

날이 밝자 천위국의 황도에서는 군사 소성이 가장 먼저 태산에서의 전투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군사는 900 뿐이더냐?”

“그렇다 합니다.”

“이상하군… 첩자에 의하면 분명 1천이라 들었는데”

 

그때 한 신하가 말했다.

 

“군사! 태산은 험난한 산맥 입니다. 그 산의 암벽을 병장기와 갑옷을 두른 채 한 명도 낙오하지 않고 우리 천위국에 도달하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러니까 이상하다는 것입니다. 예상대로 1할의 낙오라… 계산이 너무 정확하지 않습니까?”

“일이 잘 되어도 근심이라니… 경계가 너무 지나치면 그것으로 오히려 일을 그르칩니다.”

“그런가요…?”

 

봉국의 진영.

진영은 갑자기 술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대장군의 막사에 급히 한 장수가 들어왔다.

 

“장군! 큰일 입니다.”

“웬 소란이오?”

“장군… 밖에… 천위의 진영에…”

 

보고를 하는 장수는 놀랐으면서도 이를 갈며 통곡하고 있었다. 그를 본 대장군 허조위와 다른 장수들이 급히 막사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그들이 본 것은 천산으로 향했던 병사의 목이 장대에 걸려 강변에 길에 늘어선 광경이었다.

 

“이… 이럴 수가…”

 

순식간에 무진주의 봉국 군영은 두려움에 휩싸이고 말았다. 그리고 이 광경은 천위의 진영에서 묘령 일행도 지켜보고 있었다.

 

‘장군…’

 

떨림을 멈추지 못하고 있는 묘령을 바라보며 요서위는 마음이 심히 심란했다. 봉국 병사의 목은 썩어 악취가 풍기기 시작하자 곧 매장 되었다. 그렇게 또 다시 며칠이 지났다. 그리고 곧 봉국의 진영는 더욱 큰 변고를 듣게 되었다.

 

“도… 도대체… 그게 무슨 소리냐?”

“사실이옵니다. 장군님! 우리 수군의 8할이 천변에 닫기도 전에 현국의 수군에 의해 지강에 수몰되고 있다 합니다.”

“장군…”

 

보고를 하며 병사는 통곡했고, 모든 장수는 침묵했다. 그리고 결국, 대장군 허조위 휘하 장수들은 철군을 결심하게 되었다.

 

“군사를 물리시려 하십니까?”

“도리가 없지 않은가?”

 

바로 그때 무진주의 군영에 제상 위가 도착했다. 제상 위는 대장군 허조위와 휘하 장수들에게 지금까지의 모든 것이 묘령의 전략이었으며, 이것은 아군마저 기만하기 위함이었음을 전했다. 이러한 전황을 그제서야 알게 된 대장군은 허조위는 불쾌감을 드러냈지만, 이 모든 것이 황명이었으므로 그는 곧 회군을 포기하고, 장수들에게 결전을 준비하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