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부를때...<13>

레비쥬2004.11.02
조회654

 

은수는 사무실에 와서 곰곰히 생각했다

그의 달라진 태도에 대해...

아니 언제 또 바뀔지 모를 그의 태도에 대해...

 

 

 

현채는 점심을 먹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웃음을 가득 머금고

꿈꾸듯 바람을 느끼며 눈을 감고 있던 그녀를 꼬옥 끌어안아

주고 싶은걸 간신히 참았다

그녀만 옆에 있으면 운전에 집중 하는 일이 여간 어려운게 아니었다

그녀를 보면 볼수록 갖고 싶었다

어떠한 일이 있어도 그녀를 놓칠 수 없었다

그녀의 마음이 어떤것이라도 상관 없었다

우선 그녀를 자기 것으로 만들고 봐야 했다

다른 남자들이 손 못대도록...

 

 

 

 

오늘 하루도 어떻게 간지 모르게 정신 없이 갔다

버스 정류장에 서 있는 은수를 발견한 현채는 재빨리 차를 돌려은수 앞에 섰다

 

 

"  타지..  "

 

 

 

"  아니에요 버스타고 갈거에요  "

 

 

 

"  꼭 두 번 말을 하게 하는군...  "

 

 

 

"  그럼 말 안하시고 가시면 되잖아요  "

 

 

 

"  뭐라고 ?  "

 

 

 

"  아니...  그냥 가시라구요  "

 

 

 

' 빠~~앙 '

 

 

어느새 버스가 뒤에 서서 경적을 울려댔다

 

 

 

"  계속 이러고 있을 셈이야 ?  "

 

 

 

은수는 하는 수 없이 차에 올랐다

 

 

"  다른 여자들은 내 차에 못 타서 안달인데 당신은 왜 그러지?  "

 

 

 

"  그럼 안달난 여자들 태워 주세요  "

 

 

 

"  아무나 태워서 내 차를 더럽힐순 없지..  "

 

 

"  네 ?  "

 

 

 

은수는 뭔소린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냥 입을 다물고 온통 까매서 보이지 않는 창으로 고개를 돌렸다

 

 

 

"  아~~함  "

 

 

 

"  잘 잤나 ?  "

 

 

 

"  아!  제가 깜빡 잠이 들었네요  "

 

 

 

"  어떻게 옆에 사지 멀쩡한 남자를 두고 태평하게

잘 수 있지 ? 그것도 두 번 씩이나..  "

 

 

 

"  그건....  "

 

 

 

 은수는 하던 말도 다하지 못하고 그대로 멈춰버렸다

현채의 부드러운 입술이 은수의 작은 이마의 와 닿았기 때문에...

은수는 저절로 눈이 감겨 버렸다

온 몸에 힘이 다 빨려 나가는 거 같았다

 

 

 

"  또 자나 ?  "

 

 

 

"  네?  "

 

 

 

은수는 그의 말에 번뜩 정신을 차리고 눈을 떴다

 

 

"  고맙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

 

 

 

"  잠깐..  "

 

 

 

"  왜요?  "

 

 

 

"  다른 남자 앞에선 그런 모습으로 정신없이 잠 들지마  "

 

 

 

"  네?  "

 

 

 

아까 부터 이상한 얘기만 하는 현채를 뒤로하고 은수는 차에서 내려

정신없이 뛰어갔다

 

 

현채는 또 실수를 한 모양이구나 생각했다

차를 타고 오면서 묻는 말에 대답이 없길래 봤더니

어느새 아이 같이 쌔근쌔근 잠들어 있는 그녀를 위해 그녀의 집 앞에서

한 참을 그렇게 차를 세워놓고 넋을 잃고  바라보고 있었다

이 모습을 영원히 옆에서 지켜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현채는 아쉽지만 차를 돌려 쓸쓸한 자신의 오피스텔로 갔다

 

 

은수는 아침 부터 소란스런 사무실로 기쁜 마음으로 들어섰다

 

 

 

"  은수씨 소식 들었어 ?  "

 

 

 

"  네?  무슨...  "

 

 

 

"  이거 봐봐..  "

 

 

 

은수는 지은이 펼쳐 가리킨 신문 1면을 들여다 봤다

무뚝뚝한 표정이지만 세련된 모습의 현채와 이쁘지만 새침하게

생긴 여자의 얼굴이 실려 있었다

 

 

제목은  ' 황태자와 공주의 결합 '

 

 

기사를 보니 곧 있을 창립 기념 파티때 약혼을 한다는 내용도 있었다

은수는 좀 묘한 기분이 들었다

이사님이 이렇게 유명한 사람인지도 오늘 알았다

 

 

"  어머 이사님 약혼년가봐  "

 

 

 

"  네...  잘 어울리네요.. 황태자와 공주..  "

 

 

 

"  아니야 우리 이사님이 좀 아깝다 그치...  "

 

 

 

"  여자두 예쁜데요 !!  "

 

 

 

"  두 사람 일 안하구 뭔말이 그렇게 많어 ?  "

 

 

 

민주가 잔뜩 신경질을 내며 두 사람에게 쏘아붙였다

 

 

은수는 별 신경 쓰지 않고 일을 시작했다

오늘은 시간도 잘 안간다

 

 

 

점심시간이 끝나고 과장님의 심부름으로 이사님 방으로 갔다

비서인 혜미가 보이지 않자 은수는 가까이 다가가 노크를 했다

역시나  아무 반응이 없자 은수는 문을 빼꼼히 열고 들어갔다

그러나 현채는 혼자가 아니었다 신문에서 본 여자와 함께 있었다

 

 

 

"  죄송합니다 아무 말이 없길래... 쫌 있다 다시 오겠습니다! "

 

 

 

은수는 나가기 위해 얼른 몸을 돌리다 그의 목소리에 그대로

멈춰 어정쩡한 자세로 서있었다

 

 

 

"  됐어 지금 얘기해  "

 

 

 

"  손님이 계신데...  다시 오겠습니다  "

 

 

 

"  지금 갈거야  "

 

 

 

"  오빠!!  진짜 너무해요 나 오고 한마디도 안하고

지금 또 강제로 내쫓는거에요  "

 

 

 

"  내가 오라고 했나 ?  일하는 중이잖아  "

 

 

 

은수는 둘이 싸우고 있는 사이에 얼른 밖으로 나와 기다렸다

한 참 말들을 쏟아내던 여자가 나왔다

괜히 은수를 흘겨 보더니 '또각또각' 신경질적으로 발소리를 내며

사라졌다

그제서야 은수는 방으로 들어갔다

 

 

 

"  여기..  말씀 하신 자료입니다 그럼..  "

 

 

 

서류를 놓고 돌아서는데 그가 일어서더니 은수쪽으로 걸어왔다

은수는 재빨리 문고리를 잡았다

그러나 그의 손이 더 빨랐다  문을 잠그고 은수를 문에 밀어 붙이고는

한 손으로 문을 짚고 서 있었다

 

 

 

"  왜.. 왜  이러시는 거에요 "

 

 

 

"  아까 그 여자 누군지 아나 ?  "

 

 

 

"  네 ?  약혼녀 아니세요 ?  "

 

 

 

"  약혼녀라... "

 

 

 

그는 혼자 되뇌이듯 말했다

아무말이 없길래 은수는 나가려 돌아섰다

그 순간 그가 다시 은수를 돌려 세우더니 입술을 부딪쳐 왔다

거칠게 계속되는 키스에 은수는 정신이 아찔하고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아 버렸다

그제서야 그는 은수를 일으켜 세우고는 아까와 달리 부드럽지만

뜨겁게 끌어 안았다

정신을 차린 은수는 그의 품 속에서 빠져 나오려 애를 썼다

 

 

 

"  뭐 하시는 거에요 ? 곧 약혼도 하신다면서..  "

 

 

 

"  약혼 ?  해야지...  "

 

 

 

"  더 이상 저한테 이러지 마세요!  "

 

 

 

은수는 모처럼 단호히 말하고는 씩씩하게 걸어나왔다

사무실로 가려다 비상구 계단으로 갔다

그의 채취가 묻은 입술을 조심스레 만졌다

괜히 기분이 이상했다  아직까지 느껴보지 못한 그런 종류의 것이었다

은수는 그것이 사랑의 시작인걸.. 아직 알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