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나의 시어머님

볼탱마눌2004.11.04
조회35,711

나의 신랑을 낳아서 열심히 키워주신 나의 시어머님,

언제나 소박한 웃음을 지으시면서 애기니? 이러면서 정겹게 전화받아주시는 어머님,

너무 감사합니다.

 

고3 때  울엄마 하늘로 떠나보내고 나와 엄마의 인연은 이게 끝인가보다 하면서

아무렇지도 않은 척 씩씩한척 살아왔는데 사실은 늘 마음한켠이 쓸쓸했었어요.

그런데 어머님 만나게 되서 얼마나 감사한 줄 모릅니다.

 

처음으로 인사드리러 간 날

이런 저런 이야기 하다가 정작으로 나는 아무렇지도 않게 친정어머니 이야기 했건만

어머님은 그 때 눈물 훌쩍이셨죠...얼마나 당황했는지...나중에는 사실 얼마나 가슴이 얼얼하던지..

 

이번해에 결혼하면서 처음으로 시댁가서 일 하던 날..

원래부터 우리집은 대단하게 안한다 이러시면서 며칠전부터 우리가 언제 가야하겠냐구 하니

절대로 전날 일찍 오지 마라...시장같은 건 내가 살살 다봐놓으니까 바쁜데 오지 말라고

오후에나 오려무나 그래야 내가 편해..이러셔서...저는 다짐을 받아놓았었죠.

아무리 그래도 어무니 먼저 해놓으시면 안돼요.....

그러고도 약속한 시간 맞춰서 부랴부랴 갔더니만...역시나 다 준비해놓으시고 웃고 계시던 어머니...

다음부터는 어머님 말 안들을꺼에요...더 빨리 갈께요..제가 모자랐어요..

 

솔직히 제가 친정에서 10년 가까이 명절 준비 다해봐서 아는데

전부치는 것 보다 밑준비하는게 얼마나 힘든데요...(전 명절증후군 시집가기전에 호되게 앓았답니다..ㅎㅎ)

우리들이 도착하니 이미 다 해놓으시고 전도 벌써 부치시려고 들으셔서

얼마나 죄송스러웠는지 몰라요.

평생을 작은 어머님들은 전만 부치고 생색내시는 거에 익숙해서인가

어머니..나 일 잘해요...ㅠㅠ

 

그러시고도 어머님은 어쨌거나 같이 일하면서

일찌감치 일을 끝내시더니만

저에게 그러셨죠.

"친정아버지께 이 부침개랑 술 좀 가져다가 드려라...홀로 얼마나 쓸쓸하시겠니...너 시집보내고 혼자 계시면 맘이 더 그러실꺼다.."

이러시면서 명절 전날이건만 볼탱이랑 저를 쫓듯이 친정으로 보내주셨어요....

저희 아부지도 니들이 여길 왜 왔냐구 하시며 준비하신 선물 쥐어주시면서 내 쫓고..ㅠㅠ

우리 부부는 중간에서 멀뚱뻘쭘해지긴 했지만

참 맘이 따듯해졌습니다.

 

지난 달에 있던 할아버지 제사때도

제가 학원에서 일하는 관계로 늦게 끝나서 가서 도와드리지도 못했는데

늦게까지 일하느라 애쓴다고 오히려 걱정해주시는 어머니,,,

어머님의 그 배려하는 맘..이용하는 나쁜 며느리 되지 않을께요.

그 주에 너무 죄송해서

저랑 볼탱이 주말 늦은 시간에 간단한 안주거리 들고

어머님, 아버님이 일하시는 작은 구멍가게로 갔더니

너무 좋아해주셨지요...

사는 맛이라는 것이 이런 것일까요...

 

어머님과 아버님이 저희에게 해주시는 배려는

저희들이 알량하게 가끔 찾아뵈서 술 한잔 따라드리는 걸로 갚을 수 없다는거 잘 압니다.

하지만 평생을 욕심 부리지 않으시면서 열심히 살아오셨던 우리 어머님 아버님

언제나 이 며느리가 사랑하고 있다는 거 조금만 알아주세요..

그리고 자랑스러워 한다는 거 잊지 마세요..

 

어머님이 참 보고 싶어요.

이번주에 볼탱이랑 찾아뵐께요..

다른 시어머님들 이야기 들어보면

자기 아들만 잘났다고 하면서 며느리 구박하는 분들도 참 많이 봤는데

마음이야 어떠실지 몰라도...하지만 진심이신 것 같아요..

말한마디를 하셔도 자기 아들 먼저 구박하시는 어머님..

똑같이 사랑해주시고 똑같이 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의 무뚝뚝한 친정 아부지도 어머님 아버님의 그 인품은 정말 진국이라고 하시면서

맘이 놓인다시면서 빙그레 웃으십니다.

 

나는 참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늘에 있는 우리 엄마도

어머님께 고맙다고 하실겁니다. 그리고 아마 그러실껄요?

우리 부족한 딸네미 잘 부탁드립니다....

당신이 늘 저에게 말씀하시듯이요..

"저눔 시키가 철이 없어..일 팍팍 시켜먹어랏! 잘 부탁한다..."

말로만이 아니시라는거 정말 잘 압니다.

시댁에서 설겆이라도 하려고 부등부등 일어나면

볼탱이도 꼭 같이 일으켜세우셔서

같이 헹구기라도 해라... 누워만 있냐? 이러시는 어머님...

덕분에 울랑 손에 물 마를 날이 없지만...

어머님을 보면서 나두 아들 낳으면 어떻게 키워야 할지 저절로 배우게 됩니다.

 

내 자슥 귀한만큼 남 자슥도 귀한거라고 말은 안하셔도

귀하게 생각해주시고 인정해주시는 어머님처럼

저도 아가를 낳는다면 어머님같은 어머니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어머님 사랑합니다.

언제나 건강하세요.

이번주에 찾아뵙겠습니다...사랑하는 나의 시어머님

--------------------------------------------------------

오늘의 톡이 되어버렸네요..^^ 내가 이런 영광을 다 받다니...넘 좋네요.

다 어머님 덕분이죠 ^^ 그리고 여러분의 따듯한 말씀 정말 감사드립니다 ㅎㅎ

어제 이 글 올리고나서 결국은 어머님이 너무 보고파서 참지를 못하고

다녀왔습니다...헤헤

제가 사는 집 천호동 근처에 조금 유명한 족발골목이 있는데

거기서 족발 사서 찾아뵈었지요 ^^

 

저희 시언니도 같이 와서 함께 즐거운 시간 보냈습니다.

저희 시언니도 언제나 제 신랑 볼탱이를 쪼는 스타일이시랍니다.

"얘~ 혹시 볼탱이(실제로는 이름 부르셨지만)가 니가 청소하고 그럴 때 옆에서 도와주기는 하냐? 예전에는 잘 안했는데..너 장가가서도 그러지 말아라.."

그 말듣는 저희 신랑 표정은 "내가 밥이냐...ㅡ.ㅡ" 이런 표정이지만..........

가정교육 중요하다는 것 시댁 올때마다 느낍니다...

 

움...이거는 아직 저희 친정아부지한테 밖에 안해봤는데 담에는 저희 시부모님께도 해볼까해요.

쑥쓰러워서 아직 못했거든여...저희 어머님, 아버님 한테는요?

사랑받는 팁인데요..

발 맛사지..^^

저도 배운 건 없고 순전히 정성으로 승부하는 겁니다..

대야에 따듯한 물 받으셔서 정성껏 발 닦아드리시고 수건으로 닦으신담에

아로마 오일이나 존슨즈 베이비 오일 같은 것을 손에 듬뿍 묻히셔서

부모님 발에 바르시고 부드럽게 문질러주셔보세요.

엄지손가락에 힘주셔서 발바닥도 꾹꾹 눌러보시고요.

그 다음에 따듯한 물수건으로 잔여오일 닦아주시고 마른 수건으로 마무리^^

부모님들 너무 좋아하세요. 저희 무뚝뚝한 친정 아버지한테 공인 받았답니다.

 

여러분들! 사랑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