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13년전쯤의 일이다 그때 우리집은 달동네에 살고 있었는데 따로 목욕탕이란게 없었다 욕조는 당연히 없었고 샤워라도 할라치면 하늘이 보이는 곳에서 바가지로 물을 퍽퍽 붓는게 전부였다
그러던 어느 여름
무더위에 지칠대로 지친 나는 학교를 다녀온후 샤워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담밖으로 소독약차가 오는 소리와 냄새가 났다 자주 있는 일이라 신경쓰지 않고 물을 퍽퍽 붓고 있는데 그냄새와 소리가 점점 가까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더니 내바로앞에서 엄마와 어떤 아저씨의 실갱이 소리가 들렸고 희뿌연 연기속에서 난 발가벗은 상태에서 본능적으로 내방으로 후다닥 피신(?)했다 아니나 다를까 내가 샤워했던 곳에 소독약 아저씨가 소독약을 뿌리러 온 것이었다 내방안까지 하얀 연기가 자욱했다
그런데 왠지 또 내방쪽으로 올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내방안엔 달리 숨을만한데가 없었다 나는 발가벗은 상태에서 안절부절하며 '그래도 그렇지 설마 여기까지 들어오겠어?'
하고생각했는데
왠걸 또 소독약아저씨가 내방안에 하얀 소독약을 치러 오는 것이었다... '아! 어떡해 어떡해 난 죽었다..'
.
.
.
.
.
결국 난
내책상밑으로 기어들어갔다 책상밑에서 최대한 몸을 웅크리고 있는데 하늘이 도우셨는지 방안까지는 들어오지 않았고 밖에서 방안으로 고맙게도 소독약을 흠씬 뿌려주시고 가셨다
소독약아저씨가 가고 나서 엄마에게 "왜 소독약 아저씨를 말리지 않았냐고" 화를내며 물었다 엄마는 그아저씨가 아무리 말려도 이렇게 대충 겉으로만 뿌리면 소독이 제대로 안되고 쥐와 벌레가 우글거린다고 말릴새도 없이 엄마의 붙잡는 손을 뿌리치며 들어왔다는 것이었다 엄마는 나보고 어디있었냐고 물으시더니 내가 책상밑에 숨어 있었다니까 킥킥거리며 웃으시는 것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황당하지만 참 재미있는 추억이다 생각해보라 발가벗은 사춘기 소녀가 소독차아저씨를 피해 이리저리 도망다니다 휘뿌연 소독약이 가득찬 방안에서 발가벗고 책상밑에 웅크리고 앉아 언제 방안으로 소독약 아저씨가 들어올지 몰라 가슴두근거리면서도
그상황이 너무 웃겨서 웃음이 터져 나오는걸 참고 있었으니...
요즘은 소독차가 거의 없지만
영화속에서나마 아이들이 소독차뒤를 쫓아가는 장면을 보면 소독냄새가 가득했던 아련했던 그때가 그리워진다
지금보다 모든것이 많이 부족했지만
모든게 맛있고 행복하기만 했었던 그때 그시절 나의 황당했던 어린시절 철없는 추억과 더불어서 말이다
소독차와 발가벗은 소녀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13년전쯤의 일이다
그때 우리집은 달동네에 살고 있었는데 따로 목욕탕이란게 없었다
욕조는 당연히 없었고 샤워라도 할라치면 하늘이 보이는 곳에서
바가지로 물을 퍽퍽 붓는게 전부였다
그러던 어느 여름
무더위에 지칠대로 지친 나는 학교를 다녀온후 샤워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담밖으로 소독약차가 오는 소리와 냄새가 났다
자주 있는 일이라 신경쓰지 않고 물을 퍽퍽 붓고 있는데
그냄새와 소리가 점점 가까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더니 내바로앞에서
엄마와 어떤 아저씨의 실갱이 소리가 들렸고
희뿌연 연기속에서 난 발가벗은 상태에서 본능적으로
내방으로 후다닥 피신(?)했다
아니나 다를까 내가 샤워했던 곳에
소독약 아저씨가 소독약을 뿌리러 온 것이었다
내방안까지 하얀 연기가 자욱했다
그런데 왠지 또 내방쪽으로 올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내방안엔 달리 숨을만한데가 없었다
나는 발가벗은 상태에서 안절부절하며
'그래도 그렇지 설마 여기까지 들어오겠어?'
하고생각했는데
왠걸 또 소독약아저씨가
내방안에 하얀 소독약을 치러 오는 것이었다...
'아! 어떡해 어떡해 난 죽었다..'
.
.
.
.
.
결국 난
내책상밑으로 기어들어갔다
책상밑에서 최대한 몸을 웅크리고 있는데
하늘이 도우셨는지 방안까지는 들어오지 않았고
밖에서 방안으로 고맙게도 소독약을 흠씬 뿌려주시고 가셨다
소독약아저씨가 가고 나서
엄마에게 "왜 소독약 아저씨를 말리지 않았냐고" 화를내며 물었다
엄마는 그아저씨가 아무리 말려도 이렇게 대충 겉으로만 뿌리면
소독이 제대로 안되고 쥐와 벌레가 우글거린다고
말릴새도 없이 엄마의 붙잡는 손을 뿌리치며 들어왔다는 것이었다
엄마는 나보고 어디있었냐고 물으시더니
내가 책상밑에 숨어 있었다니까
킥킥거리며 웃으시는 것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황당하지만 참 재미있는 추억이다
생각해보라
발가벗은 사춘기 소녀가 소독차아저씨를 피해
이리저리 도망다니다 휘뿌연 소독약이 가득찬 방안에서
발가벗고 책상밑에 웅크리고 앉아
언제 방안으로 소독약 아저씨가 들어올지 몰라 가슴두근거리면서도
그상황이 너무 웃겨서 웃음이 터져 나오는걸 참고 있었으니...
요즘은 소독차가 거의 없지만
영화속에서나마 아이들이 소독차뒤를 쫓아가는 장면을 보면
소독냄새가 가득했던 아련했던 그때가 그리워진다
지금보다 모든것이 많이 부족했지만
모든게 맛있고 행복하기만 했었던 그때 그시절
나의 황당했던 어린시절 철없는 추억과 더불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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