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은은 씩씩거리며 조금도 멈출기색이 없었다. 원수는 빠른걸음으로 가은의 곁에 나란히 서서 걸었다. “그렇다고 준걸 도로 뺏어가냐?” 왠지 원수는 초조해졌다. “알았다, 네 정성이 그렇다면~ 까짓거 받아주지, 뭐.” 무안함을 감추려고 선심쓰는것처럼 일부러 건 말이지만 정작 가은이 아무런 대꾸도 않자 무안함은 배가 되었다. “야- 사람이 말하는데 안들려?” 원수는 가은의 어깨를 휙 나꿔챘다. 그런데... 가은은 무슨 쪽지에 코를 박고 열심히 읽는 중이었나보다. “어? 너 언제부터 따라왔어?” 전혀 몰랐다는 반응. “뭐야... 내가 옆에 붙어서 걸은것도 몰랐단 말야?” “왜 따라왔어? 이건 안 갖는다며.” “어? 어... 그건... 우씨, 이리내놔!” 원수는 가은에게서 비둘기털 부적(?)을 나꿔챘다. “얼래, 치사한 놈. 공짜라서 아까웠구나?” “근데 뭘 그렇게 코를 박고 보는거야?” “어어, 오늘 돈 받으러 갈 사람들 이름이랑 주소.” “뭐어? 너 그거 아직도 하고 다니는거야?” “그럼 어떡해. 아직도 40만원 정도가 비는걸.” “80만원 아니었어?” “40만원은 해결됐어.” 그새... 40만원이나... 역시 독하긴 독해. 어디서 구했을까? 가은은 다시 쪽지에 코를 박았다. “안경집. 무슨 이름이 이러냐, 안경집 하는 사람이란 뜻인가? 어휴, 멀기도 머네. 등촌동까지 가야 하잖아. 갖다오면 밥때 넘겠다.” 촌닭답게 시간관념도 먹을걸로 정해져있군. “정말 가려구? 남자 아니야?” “응. 그런거 같아. 그럼 바쁘니까 이만 갈께~!” 가은은 지하철 역으로 뛰었고, 원수는 잠시 망설이다 곧 뒤를 따라 뛰기 시작했다. ‘내가 왜 따라가는거지? 아어... 젠장...’ 거기다 원수는 가은이가 볼까봐 잔뜩 신경을 쓰고 있었다. 18. 아버지 이야기 평범한 골목 주택이었다. “우리 아저씨는 왜요? 아직 안 들어오셨는데...” “아, 예... 언제쯤 들어오실까요?” “들어오실 시간 됐어요. 어디시라고 전해드릴까요?” “예에... 그냥 회사 일이에요. 다시 전화 드리겠습니다.” 가은은 집앞 공중전화에서 전화를 끊고, 대문앞에 자릴 잡고 앉았다. “토요일이니까 일찍 들어오겠지.” 원수는 멀찌감치 모퉁이에 역시 자릴 잡고 앉았다. “토요일이니까 일찍 해결되겠지.” 한참 가은이 쏟아지는 졸음과 싸우고 있을때, 가은 앞으로 구둣발 하나가 와서 섰다. “아가씨, 여기서 왜 이러구 있어?” 가은은 총알같이 일어났다. “안경집씨?” “? 누구...?” 가은은 예의 허리춤에 찬 전대에서 명함을 꺼내 아저씨에게 건넸다. 명함을 받은 아저씨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음. 딱 보니 힘들진 않겠군.’ 원수역시 멀리 숨어서 긴장한채 가은이쪽을 주시하고 있었다. “아저씨, 지금까지 밀리신 이자가 7.654.321원 이에요. 밀리기 시작하면 계속 더 늘어난다구요.” “아... 알고있어요.” 안경집이라는 사람은 대문 안쪽을 두리번 거리더니 가은의 팔을 잡았다. “이, 이리로...” “이거 놔요~!” “아니, 여기선 좀 곤란하고 다른곳에서 얘기합시다.” 가은은 전에 당했던 기억이 있는지라 덜컥 겁이 났다. “시, 싫어요! 여기서 이야기 해요.” 설마 자기 집 앞에서 무슨 일이야 저지르겠어, 하는 계산이었다. “제발, 아가씨... 우리 집 식구들은 사정을 전혀 모른다우. 저쪽으로 가서 이야기 합시다.~” “시, 싫다니까요!” 갑자기 아저씨가 가은이 앞에 무릎을 꿇었다. 가은이도 놀라고, 멀리서 지켜보던 원수도 놀랐다. “아가씨... 우리 식구들은 내가 하던 안경가게가 문 닫은것도 몰라요. 막내도 고3인데... 제발...” “이, 일어나세요- 지금 뭐 하시는거에요-” 가은은 아저씨의 팔을 잡아 끌어 일으켰다. 가은은 근처 포장마차에 아저씨와 나란히 자리를 잡았다. 안경집이란 아저씨는, 가은 아버지보다 조금 더 나이 드신 분이었다. “소주 한 병하고...” 아저씨는 가은을 흘깃 보더니, “오뎅 한 그릇 주시오.” 라고 주문했다. “후우...” 아저씨는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었다. “내가 안경가게를 한게 벌써 15년이 됐구먼. 6개월쯤 됐나... 우리 가게 앞에 대형 안경점이 들어섰지. 그 가게, 문 열때부터 연예인이 와서 싸인회를 한다, 사은품을 돌린다, 요란하기도 하더군.” 소주가 나오자, 아저씨는 소주를 따라 들이켰다. “오랫동안 단골이었던 사람들도 하나씩 떨어져 나가고, 스무평도 안되는 가게가 세도 안나올 지경에 이르렀다우. 차마 집에 이야기 할 수가 없어서 차일 피일 미루다 가게가 경매로 넘어갈 처지가 되고..., 은행빚도 있는데... 해서 내가 급한 마음에 사채를 끌어쓴거지.” “......” “여기저기 끌어다 쓴 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데, 큰 아들은 결혼할 색시를 데려오고... 막내딸은 내년이면 대학들어가고... 어디가 죽으려고 해도 나 죽으면 마누라가 그 짐을 다 떠맡는구나... 생각에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문득 아저씨가 가은이를 위 아래 훑어봤다. “헌데, 아가씨는 가만보니 우리 막내딸 또래밖에 안되보이는데... 빚을 받으러 다니나?” 가은은 갑자기 소주컵을 하나 들더니 소주를 따랐다. “우리집도 망했어요.” 가은은 소주를 쭉 들이켰다. “카아...” 아저씨는 황당하다는 듯 가은을 쳐다봤다. “그래두 아저씨 딸은 행복한거에요. 아버지가 매일 들어오시고, 엄마도 있잖아요.” “......!” “후우... 아저씨만 힘든거 아니라구요. 그리구, 나중에 일 터지기 전에 가족들한테 말하세요.” 가은은 자리에서 일어나 아저씨 등을 툭툭 두들기고 다시 소주 한 잔을 따라 마셨다. “이름이 안경집이 아니었구나... 아줌마, 여기 얼마에요?” “2천원.” “여기 있어요~ 아저씨- 내가 낸거니까, 그거 남기지 말고 다 드시고 가세요~ 알았죠?” 아저씨를 남겨두고 가은은 포장마차를 나왔다. “에휴... 우리 아빠같은 사람이 저기 또 하나 있었군.” 포장마차 앞에서 초조하게 기다리던 원수는, 가은이 나타나자 잽싸게 몸을 돌렸다. 가은은 원수를 전혀 모른채 지나쳐갔고, 원수는 다시 가은의 뒤를 쫓았다. “우아... 왜 갑자기 눈이 나빠진담. 흐릿흐릿 하네... 밥을 안 먹어서 그런가.” 가은은 빈속인데다 난생 처음 먹은 술 때문에 취했다는것도 모르고 점점 비틀거리기 시작했다. “안경 바꿀때가 벌써 됐나? 여기서 눈 더 나빠지면 완전 장님 수준인데...” “아니 저게 왜 저렇게 비틀대? 술이라도 마신거야, 뭐야?” 원수가 아슬아슬한 심정으로 가은을 보며 따라오고 있을때, 급기야 비명소리가 터졌다. “꺄악!” “가은아!!!” 가은은 자기발에 걸려 그대로 앞으로 곤두박질쳤다. 거의... 나는 수준으로. 원수역시, 나는 수준으로 달려왔다. “괜찮아?” “아이구, 머리야... 안경... 내 안경...” 가은은 엎드린채 손을 더듬으며 안경을 찾았다. 가은의 안경은 조금 앞에 떨어져 깨져 있었다. 원수가 안경을 집었다. “내 안경......” 원수는 가은의 어깨를 잡아 인도옆 벤치에 앉혔다. “뭐냐? 돈 받으러 간다더니 술 마신거야? 너 미쳤어?” “안경...” 흐릿한 눈으로 두리번거리는 가은에게 안경을 씌워주려던 원수는, 순간 가은의 얼굴을 정면으로 보게되자... 얼어버리고 말았다. ‘뭐, 뭐야... 폭탄이 술 마시고 변신했나...’ 굵고 큼직한 까만테에 엄청 높은 돗수의 안경으로 얼굴을 반쯤 가렸던 가은은... ‘예, 예쁘잖아... 아니지, 절대 그럴리 없지. 젠장. 내가 술 먹었나?’ 평소엔 두껍다고 생각됐던 입술도 동그란 눈이 드러나자 도톰하고 예쁘게 어울려 보이는 것이었다. “야. 안경 줘.” “어? 어...” 한쪽 알이 깨진 안경을 쓴 가은은 예의 촌닭으로 돌아갔다. 원수는 오히려 안심했다. ‘분명히 내가 잘못본거야. 그래, 맞아. 안경 벗은 모습은 한 번도 못봤잖아. 너무 그 모습이 생소해서 착각한거라구. 어쩌면, 안경 벗은 모습이 쓴것보다 아주 쬐끔 나았을지도 모르지. 그래서 내 눈이 착각한거야. ’ 그러면서도 원수는 자꾸 가은을 훔쳐보게 되는걸 어쩔 수 없었다. 조금전에 본 가은의 모습이 착각이라고 할지라도, 피부 하나는 끝내주게 좋다는걸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하긴 그렇게 먹어대니, 피부상태가 안좋을 리가 있나.’ “웬수야.” “어? 어?” “부탁이 있다.” “뭐...?” “오는 버스 번호 좀 봐주라. 안경이 잘 안보인다.” “데... 데려다줄께.” “나, 아저씨한테 술값쏴서, 너 줄 차비 없다.” “다음에 줘.” “혼자가면 되는데 다음에 주긴 뭘 줘.” 왜 원수가 자기 옆에 앉아 있는지, 취한정신에 그건 모르는 것 같은데 돈에 관해선 평소랑 똑같군. 돈에 관한한 무조건 반사인가. “어휴... 먹는거 봤을때 알아봤어야 하는건데. 드럽게 무겁네, 젠장.” 원수는 투덜거리며 가은을 업고 옥탑으로 올라왔다. 침대대신 쓰는 것 같은 소파위에 내려놓을때도 가은은 정신없이 곯아떨어져 있었다. “겁도 없군.” 원수는 깨진 안경이 혹시 위험할까 싶어 벗겨주려다 멈칫했다. 안경벗은 모습을 보는 것이 조금 두려웠던 것이다. “드르렁~” 갑자기 가은이 코를 골았다. 원수는 한심하다는 듯 인상을 찌푸렸다. “대체 이게 여자야...?” 기대감과 떨림이 한순간에 무너지자, 원수는 더이상 깊이 생각않고 안경을 잡아 올렸다. 하지만... ----------------------------------------------15편에서 계속 닐니리님, 공주엄마- 글 올린게 오후 네다섯시쯤일텐데... -,.- 밤 12시라니... 무쟈 멀리 계시긴 하네요. (먼건 싫어!!!!) 오늘 부시가 당선됐더구만요. 기름값 오르고... (자가용, 절대없음.) 오늘 어떤 후배가 읽을만한 책 좀 추천해 달라는데, 덧붙이는 말이 "최근거요~" -.-;;; 그래서 제가 해준 대답은... "장터 읽어라." 그기 뭐냐면... 이번달 우리지역 전화번호부. -_-;; 내가 이번달에 읽은거라곤 만화밖에 없는데 우째요. -_-;;; 그 후배는 내가 무쟈게 지적인줄 아는디. -_-;;; 은둔생활하면 다 책만 읽는 줄 아남. -,.-;;; 아... 나를 너무 몰라. ㅡ.ㅜ 허브향기님, 연두빛 여리고 싱싱한 새싹이 생각나네요. 덕분에 제 기분까지 싱그러워 지는거 같아요. ^^ (웰빙시대라... 허브 삼겹살도 무쟈 맛나대요. 안먹어봤음. ㅡ.ㅜ) 음... 배너 비스꾸리무리한걸 붙였더니 눈이 자꾸 그리로 가네. -,.-; 이건 역효과인데... 가끔 오셔서 푸르게 푸르게~ 채워 주셔요 ^^ 돼랑이님, 다시 행복한 돼랑님이 되셔서 너무 다행. ^0^)/ 그럴 줄 알았어요. 낙천적이고 유쾌 발랄하신 돼랑이님이 금방 제자리로 돌아오실 줄 알았음. 자자, 이제 울지않기! 많이 많이 웃기! 잠탱이님, 잠탱이님 아뒤만 보면 우리 강아지 생각이 절로 나요. ^,.^ 맨날 대자로 뻗어서 자는 잠탱이거든요. ㅎㅎㅎ 곧 울 강아지한테 친구가 하나 생길것 같아요. 스피츠 비스꾸리무리한 녀석이 들어올거 같거든요. 녀석 이름은- 만복이. 푸하하하... 음... 둘이 똑같이 잠탱이면 안되는데...;;; 중독님, 기왕이면 다른거 말고 제 소설에 중독되시면... 정말 정말 좋겠당...^,.^; 제 친구중에 정말 바람직한 중독증 환자가 하나 있는데요, 이름하여 활자중독증. 하루라도 글을 안보면 눈에 고름이 생긴다나. -,.-; 난 하루라도 수다를 안 떨면 입에서 쉰네가 나던데. 그럼 난 수다중독증인가. -_-;;; 와하...하하...하하...;;; (~ㅡㅇ-)~ 내 썰렁한 개그에 중독되어라~ 중독되어라~ 수정님, Oh 수정님~ 가은이가 여자 쥔공. 원수가 남자 쥔공. 둘을 좋아하게 만들지 말고 공포스런 사이로 만들어 버리면 어떨까요? -,.-; (돌뎅이 날아온다...;; 허접한 글 더 허접스러 졌다고... ㅡ.ㅜ) 어서 1부가 끝나고 2부가 시작되야 둘 다 좀더 자라 성숙(?)한 사랑을 할텐데... ^^ 그치만 1부에서의 어린 사랑도 지켜봐 주세요. ^,.^a 짱마님, 짱마님도 글 보시면서 현실과 자꾸 비교하시는걸 보니, 상상력이 참~ 많으신 분 같아요. ㅎㅎㅎ 마음도 무지 따뜻하시구요. 난 무슨 복이람~ 이런 분들이 꾸준히 격려해주시니... ^^ 분발해서 더 열심히 할께요. 티가 많더라도 너그럽게 봐주세요. 열심히 하고 있거든요. ^.^)/ 아자! 겨울나그네님, 낚시 좋아하시는것도 그렇고, 아이디도 그렇고- 겨울엔 얼음낚시가 최고라죠? ㅎㅎ 겨울되면 나그네님 철이겠어요~ 물 만난 물고기~ 가 아니라, 겨울 만난 겨울나그네~ 가 되겠네요. 전 겨울되면 장롱속의 이불이 되고 싶어라 하는 체질이라...;; 그래서... 전 숨겨진 1인치가 없어요. 다 드러나요. -_-;;; 숨길수가 없어요... T_T 이런말까지 하다니... 글쓰다보니 여주인공화 되가네... 허쉬초콜렛님, 여기 여기, 또 나랑 처지 비슷한 분 계시넹... 저두... 엄마~ 보고싶어~ (~ㅡ0-)~ 엄마 엄마~ 가족은 참 이상하죠~ 곁에 없어도 늘 힘이 되니깐요. ^,.^; (이런 멋지고 철든 말을...;; 울 엄마가 들으시면 안 믿겄네) 허쉬님, 그 힘이 2% 부족할때, 놀러오셔서 채우고 가기에요~
#14 내가 녀석의 이름을 부르자, 녀석은 내게로 와서 웬수가 되었다
가은은 씩씩거리며 조금도 멈출기색이 없었다.
원수는 빠른걸음으로 가은의 곁에 나란히 서서 걸었다.
“그렇다고 준걸 도로 뺏어가냐?”
왠지 원수는 초조해졌다.
“알았다, 네 정성이 그렇다면~ 까짓거 받아주지, 뭐.”
무안함을 감추려고 선심쓰는것처럼 일부러 건 말이지만 정작 가은이 아무런 대꾸도 않자 무안함은 배가 되었다.
“야- 사람이 말하는데 안들려?”
원수는 가은의 어깨를 휙 나꿔챘다.
그런데...
가은은 무슨 쪽지에 코를 박고 열심히 읽는 중이었나보다.
“어? 너 언제부터 따라왔어?”
전혀 몰랐다는 반응.
“뭐야... 내가 옆에 붙어서 걸은것도 몰랐단 말야?”
“왜 따라왔어? 이건 안 갖는다며.”
“어? 어... 그건... 우씨, 이리내놔!”
원수는 가은에게서 비둘기털 부적(?)을 나꿔챘다.
“얼래, 치사한 놈. 공짜라서 아까웠구나?”
“근데 뭘 그렇게 코를 박고 보는거야?”
“어어, 오늘 돈 받으러 갈 사람들 이름이랑 주소.”
“뭐어? 너 그거 아직도 하고 다니는거야?”
“그럼 어떡해. 아직도 40만원 정도가 비는걸.”
“80만원 아니었어?”
“40만원은 해결됐어.”
그새... 40만원이나... 역시 독하긴 독해. 어디서 구했을까?
가은은 다시 쪽지에 코를 박았다.
“안경집. 무슨 이름이 이러냐, 안경집 하는 사람이란 뜻인가? 어휴, 멀기도 머네. 등촌동까지 가야 하잖아. 갖다오면 밥때 넘겠다.”
촌닭답게 시간관념도 먹을걸로 정해져있군.
“정말 가려구? 남자 아니야?”
“응. 그런거 같아. 그럼 바쁘니까 이만 갈께~!”
가은은 지하철 역으로 뛰었고, 원수는 잠시 망설이다 곧 뒤를 따라 뛰기 시작했다.
‘내가 왜 따라가는거지? 아어... 젠장...’
거기다 원수는 가은이가 볼까봐 잔뜩 신경을 쓰고 있었다.
18. 아버지 이야기
평범한 골목 주택이었다.
“우리 아저씨는 왜요? 아직 안 들어오셨는데...”
“아, 예... 언제쯤 들어오실까요?”
“들어오실 시간 됐어요. 어디시라고 전해드릴까요?”
“예에... 그냥 회사 일이에요. 다시 전화 드리겠습니다.”
가은은 집앞 공중전화에서 전화를 끊고, 대문앞에 자릴 잡고 앉았다.
“토요일이니까 일찍 들어오겠지.”
원수는 멀찌감치 모퉁이에 역시 자릴 잡고 앉았다.
“토요일이니까 일찍 해결되겠지.”
한참 가은이 쏟아지는 졸음과 싸우고 있을때, 가은 앞으로 구둣발 하나가 와서 섰다.
“아가씨, 여기서 왜 이러구 있어?”
가은은 총알같이 일어났다.
“안경집씨?”
“? 누구...?”
가은은 예의 허리춤에 찬 전대에서 명함을 꺼내 아저씨에게 건넸다.
명함을 받은 아저씨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음. 딱 보니 힘들진 않겠군.’
원수역시 멀리 숨어서 긴장한채 가은이쪽을 주시하고 있었다.
“아저씨, 지금까지 밀리신 이자가 7.654.321원 이에요. 밀리기 시작하면 계속 더 늘어난다구요.”
“아... 알고있어요.”
안경집이라는 사람은 대문 안쪽을 두리번 거리더니 가은의 팔을 잡았다.
“이, 이리로...”
“이거 놔요~!”
“아니, 여기선 좀 곤란하고 다른곳에서 얘기합시다.”
가은은 전에 당했던 기억이 있는지라 덜컥 겁이 났다.
“시, 싫어요! 여기서 이야기 해요.”
설마 자기 집 앞에서 무슨 일이야 저지르겠어, 하는 계산이었다.
“제발, 아가씨... 우리 집 식구들은 사정을 전혀 모른다우. 저쪽으로 가서 이야기 합시다.~”
“시, 싫다니까요!”
갑자기 아저씨가 가은이 앞에 무릎을 꿇었다.
가은이도 놀라고, 멀리서 지켜보던 원수도 놀랐다.
“아가씨... 우리 식구들은 내가 하던 안경가게가 문 닫은것도 몰라요. 막내도 고3인데... 제발...”
“이, 일어나세요- 지금 뭐 하시는거에요-”
가은은 아저씨의 팔을 잡아 끌어 일으켰다.
가은은 근처 포장마차에 아저씨와 나란히 자리를 잡았다.
안경집이란 아저씨는, 가은 아버지보다 조금 더 나이 드신 분이었다.
“소주 한 병하고...”
아저씨는 가은을 흘깃 보더니, “오뎅 한 그릇 주시오.” 라고 주문했다.
“후우...”
아저씨는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었다.
“내가 안경가게를 한게 벌써 15년이 됐구먼. 6개월쯤 됐나... 우리 가게 앞에 대형 안경점이 들어섰지. 그 가게, 문 열때부터 연예인이 와서 싸인회를 한다, 사은품을 돌린다, 요란하기도 하더군.”
소주가 나오자, 아저씨는 소주를 따라 들이켰다.
“오랫동안 단골이었던 사람들도 하나씩 떨어져 나가고, 스무평도 안되는 가게가 세도 안나올 지경에 이르렀다우. 차마 집에 이야기 할 수가 없어서 차일 피일 미루다 가게가 경매로 넘어갈 처지가 되고..., 은행빚도 있는데... 해서 내가 급한 마음에 사채를 끌어쓴거지.”
“......”
“여기저기 끌어다 쓴 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데, 큰 아들은 결혼할 색시를 데려오고... 막내딸은 내년이면 대학들어가고... 어디가 죽으려고 해도 나 죽으면 마누라가 그 짐을 다 떠맡는구나... 생각에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문득 아저씨가 가은이를 위 아래 훑어봤다.
“헌데, 아가씨는 가만보니 우리 막내딸 또래밖에 안되보이는데... 빚을 받으러 다니나?”
가은은 갑자기 소주컵을 하나 들더니 소주를 따랐다.
“우리집도 망했어요.”
가은은 소주를 쭉 들이켰다.
“카아...”
아저씨는 황당하다는 듯 가은을 쳐다봤다.
“그래두 아저씨 딸은 행복한거에요. 아버지가 매일 들어오시고, 엄마도 있잖아요.”
“......!”
“후우... 아저씨만 힘든거 아니라구요. 그리구, 나중에 일 터지기 전에 가족들한테 말하세요.”
가은은 자리에서 일어나 아저씨 등을 툭툭 두들기고 다시 소주 한 잔을 따라 마셨다.
“이름이 안경집이 아니었구나... 아줌마, 여기 얼마에요?”
“2천원.”
“여기 있어요~ 아저씨- 내가 낸거니까, 그거 남기지 말고 다 드시고 가세요~ 알았죠?”
아저씨를 남겨두고 가은은 포장마차를 나왔다.
“에휴... 우리 아빠같은 사람이 저기 또 하나 있었군.”
포장마차 앞에서 초조하게 기다리던 원수는, 가은이 나타나자 잽싸게 몸을 돌렸다.
가은은 원수를 전혀 모른채 지나쳐갔고, 원수는 다시 가은의 뒤를 쫓았다.
“우아... 왜 갑자기 눈이 나빠진담. 흐릿흐릿 하네... 밥을 안 먹어서 그런가.”
가은은 빈속인데다 난생 처음 먹은 술 때문에 취했다는것도 모르고 점점 비틀거리기 시작했다.
“안경 바꿀때가 벌써 됐나? 여기서 눈 더 나빠지면 완전 장님 수준인데...”
“아니 저게 왜 저렇게 비틀대? 술이라도 마신거야, 뭐야?”
원수가 아슬아슬한 심정으로 가은을 보며 따라오고 있을때, 급기야 비명소리가 터졌다.
“꺄악!”
“가은아!!!”
가은은 자기발에 걸려 그대로 앞으로 곤두박질쳤다.
거의... 나는 수준으로.
원수역시, 나는 수준으로 달려왔다.
“괜찮아?”
“아이구, 머리야... 안경... 내 안경...”
가은은 엎드린채 손을 더듬으며 안경을 찾았다.
가은의 안경은 조금 앞에 떨어져 깨져 있었다.
원수가 안경을 집었다.
“내 안경......”
원수는 가은의 어깨를 잡아 인도옆 벤치에 앉혔다.
“뭐냐? 돈 받으러 간다더니 술 마신거야? 너 미쳤어?”
“안경...”
흐릿한 눈으로 두리번거리는 가은에게 안경을 씌워주려던 원수는, 순간 가은의 얼굴을 정면으로 보게되자... 얼어버리고 말았다.
‘뭐, 뭐야... 폭탄이 술 마시고 변신했나...’
굵고 큼직한 까만테에 엄청 높은 돗수의 안경으로 얼굴을 반쯤 가렸던 가은은...
‘예, 예쁘잖아... 아니지, 절대 그럴리 없지. 젠장. 내가 술 먹었나?’
평소엔 두껍다고 생각됐던 입술도 동그란 눈이 드러나자 도톰하고 예쁘게 어울려 보이는 것이었다.
“야. 안경 줘.”
“어? 어...”
한쪽 알이 깨진 안경을 쓴 가은은 예의 촌닭으로 돌아갔다.
원수는 오히려 안심했다.
‘분명히 내가 잘못본거야. 그래, 맞아. 안경 벗은 모습은 한 번도 못봤잖아. 너무 그 모습이 생소해서 착각한거라구. 어쩌면, 안경 벗은 모습이 쓴것보다 아주 쬐끔 나았을지도 모르지. 그래서 내 눈이 착각한거야. ’
그러면서도 원수는 자꾸 가은을 훔쳐보게 되는걸 어쩔 수 없었다.
조금전에 본 가은의 모습이 착각이라고 할지라도, 피부 하나는 끝내주게 좋다는걸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하긴 그렇게 먹어대니, 피부상태가 안좋을 리가 있나.’
“웬수야.”
“어? 어?”
“부탁이 있다.”
“뭐...?”
“오는 버스 번호 좀 봐주라. 안경이 잘 안보인다.”
“데... 데려다줄께.”
“나, 아저씨한테 술값쏴서, 너 줄 차비 없다.”
“다음에 줘.”
“혼자가면 되는데 다음에 주긴 뭘 줘.”
왜 원수가 자기 옆에 앉아 있는지, 취한정신에 그건 모르는 것 같은데 돈에 관해선 평소랑 똑같군.
돈에 관한한 무조건 반사인가.
“어휴... 먹는거 봤을때 알아봤어야 하는건데. 드럽게 무겁네, 젠장.”
원수는 투덜거리며 가은을 업고 옥탑으로 올라왔다.
침대대신 쓰는 것 같은 소파위에 내려놓을때도 가은은 정신없이 곯아떨어져 있었다.
“겁도 없군.”
원수는 깨진 안경이 혹시 위험할까 싶어 벗겨주려다 멈칫했다.
안경벗은 모습을 보는 것이 조금 두려웠던 것이다.
“드르렁~”
갑자기 가은이 코를 골았다.
원수는 한심하다는 듯 인상을 찌푸렸다.
“대체 이게 여자야...?”
기대감과 떨림이 한순간에 무너지자, 원수는 더이상 깊이 생각않고 안경을 잡아 올렸다.
하지만...
----------------------------------------------15편에서 계속
닐니리님, 공주엄마- 글 올린게 오후 네다섯시쯤일텐데... -,.- 밤 12시라니...
무쟈 멀리 계시긴 하네요. (먼건 싫어!!!!)
오늘 부시가 당선됐더구만요. 기름값 오르고... (자가용, 절대없음.)
오늘 어떤 후배가 읽을만한 책 좀 추천해 달라는데, 덧붙이는 말이
"최근거요~" -.-;;; 그래서 제가 해준 대답은... "장터 읽어라."
그기 뭐냐면... 이번달 우리지역 전화번호부. -_-;;
내가 이번달에 읽은거라곤 만화밖에 없는데 우째요. -_-;;;
그 후배는 내가 무쟈게 지적인줄 아는디. -_-;;; 은둔생활하면
다 책만 읽는 줄 아남. -,.-;;; 아... 나를 너무 몰라. ㅡ.ㅜ
허브향기님, 연두빛 여리고 싱싱한 새싹이 생각나네요.
덕분에 제 기분까지 싱그러워 지는거 같아요. ^^
(웰빙시대라... 허브 삼겹살도 무쟈 맛나대요. 안먹어봤음. ㅡ.ㅜ)
음... 배너 비스꾸리무리한걸 붙였더니 눈이 자꾸 그리로 가네.
-,.-; 이건 역효과인데...
가끔 오셔서 푸르게 푸르게~ 채워 주셔요 ^^
돼랑이님, 다시 행복한 돼랑님이 되셔서 너무 다행. ^0^)/ 그럴 줄 알았어요.
낙천적이고 유쾌 발랄하신 돼랑이님이 금방 제자리로 돌아오실 줄
알았음. 자자, 이제 울지않기! 많이 많이 웃기!
잠탱이님, 잠탱이님 아뒤만 보면 우리 강아지 생각이 절로 나요. ^,.^
맨날 대자로 뻗어서 자는 잠탱이거든요. ㅎㅎㅎ
곧 울 강아지한테 친구가 하나 생길것 같아요.
스피츠 비스꾸리무리한 녀석이 들어올거 같거든요. 녀석 이름은-
만복이. 푸하하하... 음... 둘이 똑같이 잠탱이면 안되는데...;;;
중독님, 기왕이면 다른거 말고 제 소설에 중독되시면... 정말 정말 좋겠당...^,.^;
제 친구중에 정말 바람직한 중독증 환자가 하나 있는데요,
이름하여 활자중독증. 하루라도 글을 안보면 눈에 고름이 생긴다나.
-,.-; 난 하루라도 수다를 안 떨면 입에서 쉰네가 나던데.
그럼 난 수다중독증인가. -_-;;; 와하...하하...하하...;;;
(~ㅡㅇ-)~ 내 썰렁한 개그에 중독되어라~ 중독되어라~
수정님, Oh 수정님~ 가은이가 여자 쥔공. 원수가 남자 쥔공. 둘을 좋아하게 만들지 말고
공포스런 사이로 만들어 버리면 어떨까요? -,.-; (돌뎅이 날아온다...;; 허접한 글
더 허접스러 졌다고... ㅡ.ㅜ) 어서 1부가 끝나고 2부가 시작되야 둘 다 좀더
자라 성숙(?)한 사랑을 할텐데... ^^ 그치만 1부에서의 어린 사랑도 지켜봐
주세요. ^,.^a
짱마님, 짱마님도 글 보시면서 현실과 자꾸 비교하시는걸 보니, 상상력이 참~
많으신 분 같아요. ㅎㅎㅎ 마음도 무지 따뜻하시구요.
난 무슨 복이람~ 이런 분들이 꾸준히 격려해주시니... ^^
분발해서 더 열심히 할께요. 티가 많더라도 너그럽게 봐주세요.
열심히 하고 있거든요. ^.^)/ 아자!
겨울나그네님, 낚시 좋아하시는것도 그렇고, 아이디도 그렇고- 겨울엔 얼음낚시가
최고라죠? ㅎㅎ 겨울되면 나그네님 철이겠어요~
물 만난 물고기~ 가 아니라, 겨울 만난 겨울나그네~ 가 되겠네요.
전 겨울되면 장롱속의 이불이 되고 싶어라 하는 체질이라...;;
그래서... 전 숨겨진 1인치가 없어요.
다 드러나요. -_-;;; 숨길수가 없어요...
T_T 이런말까지 하다니... 글쓰다보니 여주인공화 되가네...
허쉬초콜렛님, 여기 여기, 또 나랑 처지 비슷한 분 계시넹... 저두...
엄마~ 보고싶어~ (~ㅡ0-)~ 엄마 엄마~
가족은 참 이상하죠~ 곁에 없어도 늘 힘이 되니깐요. ^,.^;
(이런 멋지고 철든 말을...;; 울 엄마가 들으시면 안 믿겄네)
허쉬님, 그 힘이 2% 부족할때, 놀러오셔서 채우고 가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