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이 없는 사랑>>

동해바다2004.11.11
조회562

<<발이 없는 사랑>>

 

 

아빠는 몸이 아파서 온종일 방안에만 누워 있었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경수는 학교에 갔다 오면

엄마가 없는 집이 텅 비어 있는 것만 같아 싫었다.
그런 날이면 경수는 한참을 걸어 엄마가 어묵 장사를 하는 곳까지 갔다.
"오늘은 왜 또 왔어? 날도 추운데."
"엄마 보고 싶으니까 왔지 뭐."

 

 

경수는 김이 하얗게 피어오르는 어묵 국물 통 앞에 앉아

조그만 얼굴을 엄마 어깨에 기대고 있었다.
그때 할머니 한 분이 다가왔다.
할머니가 끌고 온 망가진 유모차 위에는

펼쳐진 종이상자가 가지런히 쌓여 있었다.
"하나에 얼마유?"
"오백 원인데요, 할머니."

 

 

할머니는 잠시 망설이더니 어묵이 달린 꼬치 하나를 집어들었다.
김이 무럭무럭 나는 어묵을 입으로 호호 불었다.
"칠십이 넘으니까 이가 다 빠져서 음식 먹기가 너무 곤욕스러워."
"연세에 비해서 정정하시네요. 힘든 일까지 하시니 말예요."
"정정하긴 뭐. 같이 있는 할망구들 과자 값이라도 벌라고 허는 일이지.

저 아래 '사랑의 집'에 있거든.
근데 할망구들이 다들 허리 아프고, 다리 아프다고 거동들을 못 해.

근데, 이게 얼마라구 했지?"
"네, 오백 원이요, 할머니."
"나이 먹으니까 입에 들어가는 게 다 까마귀 고기가 되는가벼.
들어도 금방 까먹고, 다시 들어도 금방 까먹고.

이러다 나중엔 내 이름도 까먹겄어."

 

 

할머니는 허탈하게 웃다 말고 다시 어묵 꼬치 하나를 집어들었다.
"오늘 점심은 이걸로 해야겄네. 저 윗동네까지 다 돌아야 허니까."
"네 시가 다 돼 가는데 점심도 못 드셨어요?"
"이 일 하다 보면 때 거르는 건 예산걸 뭐."
"국물하고 천천히 드세요."

 

경수 엄마는 할머니 앞에 있는 종이컵에다 다시 따뜻한 국물을 퍼주었다.
할머니는 두 개밖에 남지 않은 앞니로 조심스럽게 어묵을 베어물었다.
"아까, 얼마라 그랬지? 또 잊어버렸네, 또 잊어버렸어."

 

 

할머니는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웃고 있었다.

경수 엄마도 할머니를 따라 웃었다.
"할머니, 정말로 잘 잊어버리시네요.

벌써 세 번이나 물어보셨잖아요."
"글쎄 내가 그렇다니까."
"그럼 아까 전에 돈 주신 것도 잊으셨어요?

아까 천 원 주셨잖아요.오뎅 두 개째 드실 때요."
"응? 내가 벌써 돈을 줬다구?"
"네. 주셨어요. 이거 보세요."

 

 

경수 엄마는 앞 주머니에 있는 천 원 짜리까지 꺼내 보이며 말했다.
"난, 통 기억이 안 나는데. 내가 줬나."
"경수야. 할머니 아까 전에 돈 주셨지, 그치?"
"응? 응."

 

 

경수는 얼떨결에 그렇게 대답했다.

할머니는 낡은 유모차를 끌고 고개를 갸웃거리며 뒤돌아서 걸어갔다.
"엄마, 저 할머니한테 돈 안 받았잖아, 그치?"
"돈을 안 받은 게 아니라, 그냥 대접해드린 거야."
"엄마는 지난번에도 집 없는 아저씨한테 오뎅 그냥 줬잖아.

엄마는 그런 사람들이 불쌍해서 그러는 거야?"
"불쌍해서 그러는 건 아니구,

함께 살아가는 이웃들을 사랑해야 하잖아."

 

 

경수는 알았다는 듯 엄마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경수야, 사랑은 발이 없대.

그래서 안아 주지 않으면 혼자서는 한 발자국도 걸어갈 수가 없대.
할머니는 친구들 과자 사주려고 점심도 못 드시고 일하신다고 하잖아.
우리 경수가 조금 더 크면 엄마 말을 이해할 수 있을 거야."

 

 

경수는 엄마가 해준 말을 어렴풋이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경수는 국물통에서 하얗게 피어오르는 김을 바라보며

엄마가 해준 말을 몇 번이고 되뇌었다.
'사랑은 발이 없대. 그래서 안아주지 않으면

혼자서는 한 발자국도 걸어갈 수 없는 거래….'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내린 다음이니..

이젠 더 추워지겠지요??

건강들 더욱 유의하시구요!!

조금 긴글이라 읽으시느라 힘드셨지요?

오늘 하루 동해바다를 걱정해 주신 모든님들^^

추워지는 날씨에 가슴을 덥히시라고..

자그마한 감동의 글 올립니다..^^

출처는 저도 몰라서 밝히지 못하는 점

이해 해주시구요..^^

모든 님들 편안한 저녁 되세요~!!*^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