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위에서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이 하나 하나 결혼을 하기 시작했다. 알렉한드로네 사촌과 알렉한드로와 친하게 지내던 동갑 친구가 결혼을 해서 거의 동시에 집집마다 임신을 하게 됐다.
로미나는 배가 남산만하게 불러왔다. 근데 임신 중독증 증세인지 온 몸에 피부병이 생겨나 간지러워 긁어댔다. 어떤 약을 발라도 안낫는단다. 긁은 피부는 상처가 나서 흉터가 생겼다. 팔뚝이며 손등 배, 온통 땀띠처럼 생긴게 나서 너무 간지러워서 죽으려고 했다.
미국에서 약을 부쳐와서 먹고 바르고 했지만, 임신상태라 약을 함부로 먹을 수도 없어서 조심스러워했다. 임신때문에 일어난 피부병이기에 임신이 끝나면 없어질 듯도 했다. 하지만 그 기간동안은 사람 죽어나게 간지러운 모양이다.
로미나네 방에는 아주 예쁜 눈이 똥그란 외국 아가 사진을 붙여놓았다. 로미나 말에 의하면 아르헨티나 인들은 그렇게 이쁜 아가 사진을 걸어놓고 자주 봐주면 정말 그 아이랑 비슷한 아이가 태어난다고했다. 수건을 뒤집어쓴 솜털이 보송한 그 아가 사진은 정말 이뻤다.
로미나는 아들 낳기를 원했다. 시댁에서도 아들을 원했는데, 병원에 가면 아들인지 딸인지 대체적으로 가르쳐주는데 로미나에겐 잘 안가르쳐주었다. 로미나 말에 따르면 아들이면 가르쳐주는데 딸이면 안가르쳐준단다. 왜냐하면 아르헨티나도 아들을 선호하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로미나가 아이를 낳기 일주일 전에 꿈에 난 커다란 열쇠꾸러미를 줏어서 로미나네 식구들에게 갖다 주었다. 태몽인거같다.
알렉한드로와 로미나에게 그 꿈 이야기를 해줬더니 좋아라 했다.
아무래도 그런 열쇠꿈은 아들일텐데....로미나가 원하는 아들을 낳기를 빌었다.
그러나 로미나는 딸을 낳았다. 되게 섭섭해했다. 로미나 딸내미는 눈이 똥그랗게 쌍꺼풀이 진게 너무나도 이뻤다. 벽에 붙여놓은 사진의 효과가 있었는지 그 사진 속 아가랑 정말 많이도 닮아 있었다. 외국 아가처럼 눈에 진하게 쌍꺼풀이 져서 똥그랗게 눈이 커다란 아가였다.
아가 이름을 '죠안나'라고 지었는데, 지네들은 그 이름이 이쁘다고 그러는데 한국에 아이스크림 이름하고 비슷해서 도무지 아이 이름같지않고 아이스크림 이름같아서 웃겼다.
하긴 나중에 나도 한국에 갔더니 내 이름의 '그레이스' 봉고차도 있긴 했지만...
그 비슷한 시기에 결혼한 친구들도 한달 상간으로 딸들을 낳았다. 쪼로록 집집마다 딸을 낳았는데 나만 아들넘 데리고 다니니 부러운 눈치들이었다.
우리 아들넘 여자친구들이 많이 생겨서 좋았다. 딸내미들이 하나같이 이뻤다. 한달 차이로 태어난 아가들 이름은 죠안나, 안드레, 사라 였는데, 나중에 우리 아들넘은 사라를 제일 이뻐했다. 화려한 얼굴의 로미나 딸내미보다 얌전하게 생긴 사라가 우리 아들넘 눈엔 제일 이쁘단다.
아가들을 데리고 주말엔 야외로 나가서 고기도 구워먹고 사진도 찍고 그랬는데 쪼로록 가시나들 세워놓고 엄마들 앉아서 사진도 찍곤 했다. 그런걸 보니 이뻐서 딸이 있음 좋겠다 싶기도 했다.
그들은 서로 샘을 많이 냈는데, 누구네집이 아가를 위해서 그네를 샀다 싶음 쪼로록 샘을 내서 샀고, 유모차도 다들 근사한거 끌고 다녔다. 난 원래 그런 쪽으로도 관심이 없으니 그러려니 했다.
애 낳는 붐이 일어났는지 집집마다 아이를 임신하고 낳고 유행처럼 번졌다.
아들 녀석이 커가니까 가족 계획을 세우자며 랑이 둘째를 낳자고 했다. 자식 욕심이 많은 랑은 아이를 다섯은 낳아야 한다고 생각했으니 둘째가 늦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나도 아이를 좋아하긴해도 내가 낳는건 너무 끔찍했는데, 첫 애를 낳으면서 죽을 고비를 넘겨서 그랬나부다.
아이를 가질까 맘 먹었는데 금방 임신이 되었다. 랑은 너무 좋아했다.
한국에 계신 시어머님께 랑이 전화로 임신 사실을 알렸다.
어머님은 우릴 걱정하셔서 아직 완전히 자리도 안잡았는데 아이만 주렁 주렁 낳아서 고생한다며 벌써 임신한걸 나무라셨다. 순전히 우릴 위해 하시는 걱정의 소리였지만 기뻐서 전화하는 랑의 귀엔 섭하게 들렸는지 어머니께 섭하다는 말을 남겼다.
아버님은 이번에도 아들을 낳으라고하셨다. ㅡ.ㅜ 그게 맘대로 되는 일인가...
아들을 임신 했을 때의 태몽은 커다란 산맥이 날라와 그걸 랑이 받아들고 와서 날 주었다. 그 속에 아주 발그스름한 커다란 고구마도 들어있었다. 그리고 날개달린 호랑이도 나타나기도 했다.
둘째 태몽은 배경이 바다다.
커다란 만에 해룡이 사는데 어찌나 똘똘한지 바다의 모든 고기를 길다란 몸을 이용해 만으로 몰아 간 뒤에 한 입에 넣는게 아닌가. 오호 용꿈이다. 그럼 아들이겠지?
첫 아이 때는 입덧을 해도 순하게 해서 조용히 넘어갔는데 둘째는 좀 성격이 까다로운지 입덧이 심했다.
아버님과 랑의 식사를 해주는게 이만저만 고역이 아니었다. 냄새에 민감해져서 도무지 밥을 못먹었다. 밥에서 이상한 냄새가 났다. 고구마만 먹혀서 오븐에 구운 조그만 고구마 하나로 연명했다. 다른건 일체 입에도 못댔다.
못 먹는 기간이 길어지니 사람이 비리비리 말라가며 힘이 없어서 못일어나고, 슈퍼를 가도 빈혈로 쓰러지고, 은행에 가서도 쓰러져서 집에 업혀오기 일쑤였다.
집 앞에 중국인 슈퍼마켓이 생겼는데, 그들은 내가 가면 위태스럽게 쳐다보곤했다. 한번은 그 슈퍼에서 쓰러져 그 집 딸내미가 날 업고 집에까지 온 적도 있었다.
은행에 가서 줄 서있다가 은행 응급실로 바로 들어가 누워있다 온 적도 있다. 극도의 빈혈이 일어났다.
우리가 살던 집은 아홉 식구가 널널하게 살려고 사신 집이라, 여름 거실 겨울 거실 따로 있는 엄청나게 큰 3층 집이었다. 그래서 그 집을 옥상, 계단까지 한 번 청소하려면 나같이 청소에 능숙하지 못한 사람은 딱 세시간 반이 걸렸다.
그렇게 힘드니 청소를 제대로 못했다. 안그래도 청소엔 재주가 별로 없었는데, 참 힘들었다. . 주위에 있던 친구들이 내가 힘든걸 보고 랑에게 파출부를 불러주마 했다. 그때만해도 아르헨티나 물가가 싸서 인건비가 쌌다. 그래서 파출부를 불렀는데 어찌나 청소를 잘하는지 감탄이 나왔다. 역시 아르헨티나 아줌마는 청소의 귀재다. 온 집안이 반들반들했다. 그 아줌마 지나간 자리는 얼마나 깨끗한지 몰랐다.
하지만 우리 천하에 둘도 없는 구두쇠 시아버님이 그걸 가만히 참고 있으실리가 없지. 이틀만에 내쫓으셨다. 돈이 아까우셔서 못참으신다.
내딴엔 그게 참 섭했다. 너무 힘든 가운데 불렀는데, 다른 집 며느리는 입덧이 심해서 병원에 입원도 하는데...하는 생각도 들며 섭해서 랑만 들볶아댔다.
<아르헨티나, 아르헨티나> 52. 두 번째의 임신
주위에서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이 하나 하나 결혼을 하기 시작했다.
알렉한드로네 사촌과 알렉한드로와 친하게 지내던 동갑 친구가 결혼을 해서 거의 동시에 집집마다 임신을 하게 됐다.
로미나는 배가 남산만하게 불러왔다.
근데 임신 중독증 증세인지 온 몸에 피부병이 생겨나 간지러워 긁어댔다.
어떤 약을 발라도 안낫는단다. 긁은 피부는 상처가 나서 흉터가 생겼다. 팔뚝이며 손등 배, 온통 땀띠처럼 생긴게 나서 너무 간지러워서 죽으려고 했다.
미국에서 약을 부쳐와서 먹고 바르고 했지만, 임신상태라 약을 함부로 먹을 수도 없어서 조심스러워했다. 임신때문에 일어난 피부병이기에 임신이 끝나면 없어질 듯도 했다.
하지만 그 기간동안은 사람 죽어나게 간지러운 모양이다.
로미나네 방에는 아주 예쁜 눈이 똥그란 외국 아가 사진을 붙여놓았다.
로미나 말에 의하면 아르헨티나 인들은 그렇게 이쁜 아가 사진을 걸어놓고 자주 봐주면 정말 그 아이랑 비슷한 아이가 태어난다고했다.
수건을 뒤집어쓴 솜털이 보송한 그 아가 사진은 정말 이뻤다.
로미나는 아들 낳기를 원했다.
시댁에서도 아들을 원했는데, 병원에 가면 아들인지 딸인지 대체적으로 가르쳐주는데 로미나에겐 잘 안가르쳐주었다.
로미나 말에 따르면 아들이면 가르쳐주는데 딸이면 안가르쳐준단다. 왜냐하면 아르헨티나도 아들을 선호하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로미나가 아이를 낳기 일주일 전에 꿈에 난 커다란 열쇠꾸러미를 줏어서 로미나네 식구들에게 갖다 주었다. 태몽인거같다.
알렉한드로와 로미나에게 그 꿈 이야기를 해줬더니 좋아라 했다.
아무래도 그런 열쇠꿈은 아들일텐데....로미나가 원하는 아들을 낳기를 빌었다.
그러나 로미나는 딸을 낳았다.
되게 섭섭해했다.
로미나 딸내미는 눈이 똥그랗게 쌍꺼풀이 진게 너무나도 이뻤다.
벽에 붙여놓은 사진의 효과가 있었는지 그 사진 속 아가랑 정말 많이도 닮아 있었다.
외국 아가처럼 눈에 진하게 쌍꺼풀이 져서 똥그랗게 눈이 커다란 아가였다.
아가 이름을 '죠안나'라고 지었는데, 지네들은 그 이름이 이쁘다고 그러는데 한국에 아이스크림 이름하고 비슷해서 도무지 아이 이름같지않고 아이스크림 이름같아서 웃겼다.
하긴 나중에 나도 한국에 갔더니 내 이름의 '그레이스' 봉고차도 있긴 했지만...
그 비슷한 시기에 결혼한 친구들도 한달 상간으로 딸들을 낳았다.
쪼로록 집집마다 딸을 낳았는데 나만 아들넘 데리고 다니니 부러운 눈치들이었다.
우리 아들넘 여자친구들이 많이 생겨서 좋았다.
딸내미들이 하나같이 이뻤다.
한달 차이로 태어난 아가들 이름은 죠안나, 안드레, 사라 였는데, 나중에 우리 아들넘은 사라를 제일 이뻐했다.
화려한 얼굴의 로미나 딸내미보다 얌전하게 생긴 사라가 우리 아들넘 눈엔 제일 이쁘단다.
아가들을 데리고 주말엔 야외로 나가서 고기도 구워먹고 사진도 찍고 그랬는데 쪼로록 가시나들 세워놓고 엄마들 앉아서 사진도 찍곤 했다.
그런걸 보니 이뻐서 딸이 있음 좋겠다 싶기도 했다.
그들은 서로 샘을 많이 냈는데, 누구네집이 아가를 위해서 그네를 샀다 싶음 쪼로록 샘을 내서 샀고, 유모차도 다들 근사한거 끌고 다녔다.
난 원래 그런 쪽으로도 관심이 없으니 그러려니 했다.
애 낳는 붐이 일어났는지 집집마다 아이를 임신하고 낳고 유행처럼 번졌다.
아들 녀석이 커가니까 가족 계획을 세우자며 랑이 둘째를 낳자고 했다.
자식 욕심이 많은 랑은 아이를 다섯은 낳아야 한다고 생각했으니 둘째가 늦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나도 아이를 좋아하긴해도 내가 낳는건 너무 끔찍했는데, 첫 애를 낳으면서 죽을 고비를 넘겨서 그랬나부다.
아이를 가질까 맘 먹었는데 금방 임신이 되었다.
랑은 너무 좋아했다.
한국에 계신 시어머님께 랑이 전화로 임신 사실을 알렸다.
어머님은 우릴 걱정하셔서 아직 완전히 자리도 안잡았는데 아이만 주렁 주렁 낳아서 고생한다며 벌써 임신한걸 나무라셨다.
순전히 우릴 위해 하시는 걱정의 소리였지만 기뻐서 전화하는 랑의 귀엔 섭하게 들렸는지 어머니께 섭하다는 말을 남겼다.
아버님은 이번에도 아들을 낳으라고하셨다.
ㅡ.ㅜ 그게 맘대로 되는 일인가...
아들을 임신 했을 때의 태몽은 커다란 산맥이 날라와 그걸 랑이 받아들고 와서 날 주었다. 그 속에 아주 발그스름한 커다란 고구마도 들어있었다. 그리고 날개달린 호랑이도 나타나기도 했다.
둘째 태몽은 배경이 바다다.
커다란 만에 해룡이 사는데 어찌나 똘똘한지 바다의 모든 고기를 길다란 몸을 이용해 만으로 몰아 간 뒤에 한 입에 넣는게 아닌가.
오호 용꿈이다.
그럼 아들이겠지?
첫 아이 때는 입덧을 해도 순하게 해서 조용히 넘어갔는데 둘째는 좀 성격이 까다로운지 입덧이 심했다.
아버님과 랑의 식사를 해주는게 이만저만 고역이 아니었다. 냄새에 민감해져서 도무지 밥을 못먹었다.
밥에서 이상한 냄새가 났다.
고구마만 먹혀서 오븐에 구운 조그만 고구마 하나로 연명했다.
다른건 일체 입에도 못댔다.
못 먹는 기간이 길어지니 사람이 비리비리 말라가며 힘이 없어서 못일어나고, 슈퍼를 가도 빈혈로 쓰러지고, 은행에 가서도 쓰러져서 집에 업혀오기 일쑤였다.
집 앞에 중국인 슈퍼마켓이 생겼는데, 그들은 내가 가면 위태스럽게 쳐다보곤했다. 한번은 그 슈퍼에서 쓰러져 그 집 딸내미가 날 업고 집에까지 온 적도 있었다.
은행에 가서 줄 서있다가 은행 응급실로 바로 들어가 누워있다 온 적도 있다.
극도의 빈혈이 일어났다.
우리가 살던 집은 아홉 식구가 널널하게 살려고 사신 집이라, 여름 거실 겨울 거실 따로 있는 엄청나게 큰 3층 집이었다. 그래서 그 집을 옥상, 계단까지 한 번 청소하려면 나같이 청소에 능숙하지 못한 사람은 딱 세시간 반이 걸렸다.
그렇게 힘드니 청소를 제대로 못했다. 안그래도 청소엔 재주가 별로 없었는데, 참 힘들었다.
.
주위에 있던 친구들이 내가 힘든걸 보고 랑에게 파출부를 불러주마 했다.
그때만해도 아르헨티나 물가가 싸서 인건비가 쌌다.
그래서 파출부를 불렀는데 어찌나 청소를 잘하는지 감탄이 나왔다.
역시 아르헨티나 아줌마는 청소의 귀재다. 온 집안이 반들반들했다.
그 아줌마 지나간 자리는 얼마나 깨끗한지 몰랐다.
하지만 우리 천하에 둘도 없는 구두쇠 시아버님이 그걸 가만히 참고 있으실리가 없지.
이틀만에 내쫓으셨다.
돈이 아까우셔서 못참으신다.
내딴엔 그게 참 섭했다.
너무 힘든 가운데 불렀는데, 다른 집 며느리는 입덧이 심해서 병원에 입원도 하는데...하는 생각도 들며 섭해서 랑만 들볶아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