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고향 / 111

김명수2004.11.13
조회316

그림 같은 사진  작가/Don Hong-Oai[中國人]

1929년 중국 광동 태생.

7세 때 사이공에 있는 사진사에서 견습생으로 지내면서 사진의 기초를 배

움.  베트남 예술대학을 다닌 후 21세 때 예술사진에 대해 가르치기 시작함.

1979년 보트피플로 미국에 망명.

이후 개인전들을 통해 자신만의 독특한 사진세계를 보여줌.



:: 수상경력

Chinatown Photographic Society

International Federation of Photographic Art, Switzerland

 

 

                                      마음의 고향

 

                      김 명 수


마음의 고향 / 111
고독한 목선 (solitary wooden boat)

어두워지는 들녘을 뒤로하고 허리 구부정한 농부가

 

사래 긴 밭길을 걸어가고 있습니다.



마음의 고향 / 111
나 홀로 (only me)

시냇물에 어깨 메고 있던 삽을 씻고 주머니에서

 

담배 한 개비 입에 물어 불을 당기는 모습이

 

너무도 아름다운 들녘의 모습입니다.



마음의 고향 / 111
봉우리들을 휘감은 안개  (mist wrapping the peaks)

석양이 지는 노을이 그 강렬한 빛깔로

 

잠시나마 시냇물을 아름답게 덮어 줍니다.



마음의 고향 / 111
굽이 굽이 강을 거슬러 (meandering up river)

농부의 늙은 아내가 마중을 나와 있습니다.

 

그들의 행복하게 보이는 삶이

 

시냇물에 흐르는 모습으로 반영 되어 그림자 길어집니다.



마음의 고향 / 111
장으로.. (to the market)

 

밀레의 만종이 이토록 아름답게 보일까요.

 

들녘에는 황금빛 풍요롭던 볏단들이

 

늙은 농부의 힘찬 일손으로 가지런히 누워 있습니다.



마음의 고향 / 111
솔끝자리 (pine peak)

동해로 불어가는 큰 바람이

들녘을 좀 어수선하게 쓸어갑니다.

 

가을 몰고 가는 바람이겠지요.



마음의 고향 / 111
모래폭풍이 부는 날 (sandstorm day)

 

세월의 뒷강에 그 바람은 작은 소용돌이를 일으켜

 

산그늘 앞당깁니다.



마음의 고향 / 111
원숭이들의 유희 (gibbon)

동구 밖 마을 지키던 장승을 누군가 뽑아 가 버린 후

 

혼자 쓸쓸한 "지하여장군"이 청승스러워

 

다시 짝을 맞추려는 농부의 가슴앓이를 듣고

 

길한 날 받아 장승 깎는 좋은 날

 

막걸리 한 통이라도 준비 해야겠습니다.



마음의 고향 / 111
굴렁쇠를 굴리며... (playing with hoops)

참새 후려 쫓는 바쁨에 정신이 없었던 허수아비도

 

한여름 땀 흘려 소금기 묻어난 옷이 빛바래어 있습니다.



마음의 고향 / 111
강을 거슬러 (aginst the current)


텃밭의 붉은 고추는 마당에서 빛 좋은 가을 햇살에

 

매콤한 태양초로 익어가고,

 

이랑 가득 찬 푸른 무와 배추가

 

김장철이 가까워 온다고 눈으로 말 전하고 있습니다.


마음의 고향 / 111
봄날의 풍경 (spring scenery)

잎새 파르라니 단물 묻어 오른 살찐 무 한 뿌리 뽑아

손으로 껍질 돌려 깐 후 한 입 베어 무니

가슴 참 시리도록 맑아집니다.

 

텃밭 처음 일구어 씨 뿌린 후

 

어떻게 하면 농사를 잘 지을 수 있냐고 물어 보았습니다.



마음의 고향 / 111
강태공으로의 여행 (fishing journey)

 

늙은 농부가 "아내를 사랑하듯 자식을 사랑하듯

 

땅을 사랑하면 사랑하는 만큼 믿음으로 돌아온다."고

 

나에게 말했습니다.

어설피 뿌린 씨앗이 가을 풍요로운 결실로

나에게 돌아 왔습니다.

 

오늘 저녁은 속 살 고운 배추 한 포기 뽑아

 

된장 폭 찍어 쌈이나 싸야겠습니다.



마음의 고향 / 111

  

붉은 해 서산 넘자  빨리도 달 올라옵니다.

휘영청 밝아오는 달, 내 가슴에 포근히 안깁니다.

저문 가을 들녘 눈물이 나도록 아름답기만 합니다.

 

달 보고 마음 티 없이 살리라 빌어보는 기분 좋은 저녁입니다. 

 

                                        김 명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