醜面游龍 (127)

솔아2004.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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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으흠.... 일어났니?” 밖에서 이모님 목소리가 들렸다. 청청은 급히 일어나 자신의 옷매무새를 돌아보고는

“네, 이모님 들어오세요.”

문이 열리고 원주가 조용히 들어서다가 효연을 발견하고는

“어! 너 언제 왔느냐?”

“예, 지금 막 돌아왔습니다.”

“그래 귀도의 일은 잘 되어가고?”

“예, 정말 정노인이 대단 합니다. 아주 신기할 정도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흠.... 그리 말하니 나도 정말 보고 싶구나.”

“그렇지 않아도 어느 정도 진척이 되면 이모님이 보셔야 겠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건 그렇고, 선아가 네가 말 했다며 영충의 이야기를 하던데 네가 정말 그런 결정을 하였느냐?”

“예, 그동안 너무 외부로만 돌아 이제 당분간은 영충과 능풍 둘 다 장원에 남겨두고 싶습니다.”

“그래, 그건 잘 생각하였구나. 그럼 영충을 총관으로 임명하고 능풍이 당분간 천무령주겸 연무관을 맡도록 하는 게 좋을 것 같구나.”

“그럼 그렇게 해 주십시오.”

“알겠다. 그리고 너 요즘 들어 선아 아버지께 인사 드렸느냐?”

“아!......너무 돌아다니다 보니 인사도 못 드렸습니다.”

“바쁘더라도 자식 된 도리는 해야 하는 법이다. 오늘은 반드시 인사드리고 움직이도록 해야겠다.”

“알겠습니다.”

“그래, 그럼 나가서 한바퀴 돌아보고 청청은 나와 산책이나 하자.”

“예.” 이모는 청청과 후란을 매일아침 가볍게 산책을 시키며 약간씩 운동을 시켜온 것이다. 이들을 대하는 이모는 마치 어머니가 딸들을 대하는 것처럼 한부분도 안 놓치고 세심하게 보살피는 정성을 보이고 있다. 이런 이모가 정말 고맙기도 하고.......

연무장에서 우렁찬 구령과 함께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시간이 되었고 전부들 일어나 자신들이 해야 할 일들을 하기 시작하였다. 이들을 방해 하지 않으려 자신의 방으로 가니 벼리가 운공을 하느라 효연이 들어오는 것도 모르고 삼매경에 들어있었다. ‘음.... 이 녀석 정말 열심이로군. 좀 도와주어야겠구나.’

슬며시 운공하는 뒤로 돌아가 자신도 정좌를 하고 운공하면서 벼리의 배심에 장심을 붙이고는 자신의 운기로 벼리의 전신 대혈을 두드리기 시작하였다. 일주천을 하고나자 벼리의 단전에 고여 있던 순양의 진기가 자연스럽게 융화하면서 맹렬히 치닫기 시작한다.

‘음.... 벌써 이정도의 수련이 되었나?’ 거의 초범입성의 경지를 보이고 있었다. 너무 빠른 성취가 아닐까?

배심에 붙였던 손을 떼자 벼리는 자신의 사부가 도와준 것을 알게 되었는지 얼른 운공을 풀며 일어서 인사를 하였다. “돌아오셨습니까?”

“그래, 네가 이토록 열심히 하는 것을 보니까 든든하구나. 하지만 내력만큼 중요한 것이 발초하는 방법이니 외공에도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

“잘 알고 있습니다.”

“지금 너의 내경이 꽤나 높은 경지를 보이고 있으니 대견스럽기는 하다만 아직 그 운용함이 거칠게 느껴지니 좀더 자연스럽게 흐르도록 수련하여야겠구나.”

“열심히 하는데 아직 잘 안되고 있어 그 원인을 모르겠습니다.”

“그것은 네 마음이 조급함에서 기인한 것이므로 네 마음을 먼저 다스려야 한다. 급하게 운용하면 자칫 주화입마에 드는 수가 있으니 먼저 마음을 다스리고 마음이 안정된 연후에 연공하여야 할 것이야.”

“아!.....” 

아주 영특한 벼리는 이 몇 마디의 말에서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한 단계 위의 생각을 하기 시작하였다.

효연은 아침 식사를 마치자 별채를 찾아가 나장주에게 인사를 드리고 자주 찾아뵙지 못함을 사죄하였다.

“이 사람, 그리 바쁘게 돌아다니며 예까지 찾을 필요가 있는가?” 내심 자신을 찾아 인사를 하는 효연의 마음에 흡족하였지만......

“앞으로는 자주 뵙도록 하겠습니다.”

“나도 요즘 유빈이 보는 재미가 있으니 그리 자주 안와도 되네.”

“알겠습니다.” 차 한 잔 마시며 이야기를 하다 보니 영충이 찾아왔다.

“어서 오십시오. 조금 있으면 뵐 텐데 여기까지 찾아오셨소?”

“주공 덕분에 요즘 살맛납니다.”

“허허.... 그러셨군요. 이참에 아주 눌러 앉으셔야겠습니다.”

“눌러 앉다니요?”

“원주께서 영충형이 장원을 맡아주셨으면 한다고 합니다. 요즘 운송사업과 곡물사업 그리고 여러 가지 일에 치어 너무 힘이 드니 영충형이 좀 도와주셔야겠다고 하십니다.”

“음..... 저야 좋지만...... 주공께서 괜히 그러시는 거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괜히 그러다니요. 원주님이 괜히 그러실 분입니까?”

“그렇긴 합니다만.....”

“그리고 능풍에게 천무령을 인계하시고 영충형이 천무장의 총관으로 모든 사안을 관장해 주시기 바랍니다.”

“명을 내리시는 겁니까?”

“그렇습니다.”

“명을 내리시는 것이라면 달게 받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집사람에게 먼저 알리고 싶습니다. 다녀와도 되겠는지요?”

“당연하지요. 어서 다녀오십시오.”

영충은 자신이 이제 천무장의 총관으로 외부로 돌지 않게 되었음을 추정에게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급하여......

“저리도 좋아하는 것을.....”

“그래, 이제 자기 가정을 지킬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을 것인가?”

“진즉 그리 했어야 했는데.... 외부일이 너무 복잡하여 이제야”

“이제라도 그리 결정하였다니 잘 한 일이야.”

별채를 나와 후란에게 가서 한동안 이야기를 하며 다독거린 후에 연무장으로 나가 훈련하는 상황을 지켜보다가 이들에게 좀더 많은 것을 익힐 수 있도록 능풍에게 자신의 무공에 대한 주해서를 내밀었다.

능풍은 받아들고서 한번 읽어보면서 눈이 점점 커지기 시작하였다.

“은...은하성검까지 ...기술되었는데......어찌?”

“모두기 익힐 수 있도록 최대한 독려해 주십시오. 저희 천무장은 홍익인간의 뜻을 세상에 알리는 시원이 되어야 합니다.”

“으음..... 그래도 이것은.....?”

“무학은 궁극적으로 초식에 기인하는 것이 아닙니다. 초식이 없는 무학이어야 진정한 무학이 되는 것이니 그 경지에 오르기 위해서 모두를 깨쳐야 하는 것 입니다.”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노력하면 저도 그 경지를 볼 수 있겠습니까?”

“당연히 볼 수 있지요. 우선은 이기어검이 되어야 합니다. 후에 심검이 되고 이후엔 뜻이 곧 검이 되는 의검의 경지에 들게 되니 그러면 그때에는 초식이 없어지는 것입니다. 사실 저도 아직 의검의 경지에는 들지 못하였으나 가끔씩 위급한 상황에서는 의외의 발초로 위험을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잘 알겠습니다.”

“그리고 가끔 벼리에게 외공의 훈련을 부탁드리겠습니다. 그 녀석 이젠 제법 내경이 상당하더군요.”

“벌써?......”

“예, 아마도 지금 수련생들 보다는 서너 단계 위일 것 같으니..... 너무 빠른 성취라 겁이 나기도 합니다.”

“그 정도라면 최대한 외공을 습득하게끔 해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렇게 좀 도와주십시오.”

“무슨 말씀을......”

“그리고 말씀 들으셨지요? 천무령주겸 훈련 책임자로 임명되신 것.”

“예, 영주님이 총관으로 임명되시고 제가 그 자리를 이어받게 되었다고 하시더군요.”

“이제 두 분이서 천무장을 챙겨 주십시오. 무철이 생각보다 빨리 적응하는 것 같아 마음이 놓입니다.”

“집사람을 대신해서 정말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진천장의 수부들과 도수까지 전부 집중적으로 수공에 대한 훈련을 같이 병행하여 주십시오.”

“알겠습니다.”

“차후로 크게 쓰일 것 같으니까요.”

천무장의 하루는 너무 빠르다. 이곳저곳 둘러보고 참견을 하다보면 어느새 하루가 지나가 버리고 이모님께선 더욱 정신없게 일을 하셔야 했다. 장원밖에 별원을 지어 그곳에서 대상들과 거래를 하니 하루에도 대상들이 몇 차례나 방문을 하여 그들과 상담하는데 보통 신경이 쓰이는 것이 아니었다. 상품의 현 시세와 거래 가격을 조정하여야 했으며 원하는 상품을 구입하여 유통 시키고 또 재고량과 반출량까지 확인하여야 했으니 보통사람의 능력으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을 혼자서 해내고 계셨다. 정말 타고난 재주가 아닐까?

며칠간을 천무장에 머물며 충분히 쉬었다는 생각을 하자 귀도에 가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성도의 상황도 궁금하였고...... 이들이 귀도에까지 손길을 댄다면 정말 큰일이기에....... 모두에게 귀도에 다녀온다는 말을 하고 혼자서 귀도를 향하였다.

며칠을 안 보았는데 그간 귀도는 많은 변화가 있었던 모양이다. 일꾼들이 죽기 살기로 일을 하였는지 엄청난 공사의 진전이 있었던 것이다. 벌써 외부에서 희귀목과 기화이초를 옮겨와 이식을 하고 주위 환경을 가꾸기 시작하고 전각의 내부를 정리하며 곳곳에 외부세력의 침입을 방지하는  기관까지 설치하여 점점 제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정노인은 귀도 전체를 자신의 작품으로 만들기 위해 아주 작정을 하고 덤벼들었던 것이다.

“이제 삼 개월 정도면 전부 끝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오.”

“벌써 그 정도 입니까?”

“모두가 이렇게 열심이니...... 정말 청룡단원들한테는 두 손 두발 다 들고 싶소이다.”

“음..... 그들이 왜?”

“그 사람들은 사람도 아닌 것처럼 일을 하니.....모두가 열사람 몫 이상 움직이고 있소이다.”

“흠..... 그 정도 입니까?”

“그렇소. 정말 대단하다고 말할 밖에 다른 말이..... 사백 근이 넘는 바위도 척척 들어 옮기는 데야....”

“무공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리 무거운 무게가 아니지요.”

“우리는 네 명 이상이 달라 들어야 하는데 그들은 혼자서도 척척 잘하고 있으니 그 참....”

“하하하.... 정노인께서도 무공을 좀 배우셔야겠군요.”

“으음..... 이 나이에도 배울 수 있을까요? 부럽기도 하고....”

“그럼요, 무공을 하면 건강에도 많은 도움이 되니....”

“그럼 내게도 좀 가르쳐 주시오.”

“알겠습니다. 매일 밤에 제 숙소에 오십시오. 그럼 그때에 빨리 배우실 수 있도록 체질까지 개선해 드리겠습니다.”

“고맙소.”

“무슨 말씀이십니까? 저한테 이런 장원을 만들어 주시고 계시는데 그리고 앞으로 더 많은 것을 해주실 분에게 당연히 제가 건강을 돌보아 드려야지요.”

“허허....그렇게 말씀하시니 더욱 고맙소.”

 

월요일.... 힘이 드는군요. 아직 짐을 못 옮겨 어수선 합니다.

겨우 한편 정리하여 올려 드리니 널리 양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