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의 춤[影舞] 28-제2장 죽음과 삶의 기록들 7

내글[影舞]2004.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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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의 춤[影舞] 28 - 제2장 죽음과 삶의 기록들  7 -내글-

- 죽음은 삶의 마침표가 아니다, 단지 삶의 쉼표이지…

 

7

 

주위의 색깔이 모두 이상하게 보였다. 검은색 나무는 주위에 넓게 인광을 발생하는 보라색으로, 광장에는 천정과 바닥에 푸른빛이 도는 형형색색(形形色色)의 빛을 발하는 것이 곳곳에 박혀있는 곳으로, 노란빛기린은 똑바로 쳐다보기 힘들 정도의 푸른빛인광을 발산하고 있다.

정민은 바로 다른 손에 노란빛기린을 집어 올려 손바닥에 올려놓았고 빨간빛새매는 짝을 맞추었다. 그러자 시야가 정상으로 돌아오면서 모든 것이 원래대로 보였다.

‘이게 뭐지? 각기 다르게 보이는 현상이 일어나다니…!’

정민은 방금 경험한 현상의 황당함에 어안이 벙벙했다. 정민은 마치 꿈을 꾸는 듯했다.

‘그럼 이게 모두 꿈인가? 그럼 어디…, 아야!’

정민은 언젠가 책에서 읽어 던 것처럼 볼을 힘차게 꼬집어보았다. 아팠다.

‘이런 꿈은 아니군! 되게 아프네. 그렇다면…, 이것들이 각기 다른 것 들을 볼 수 있게 한다는 것인가? 참 내가 무얼 따지는 거지? 우선은 저것의 정체를 밝히고 난후 다음을 생각해야겠다.’

정민은 빨간빛새매를 다시 주머니에 넣고 노란빛기린만을 왼손에 들고 소총은 어깨에 멘 후 수리검을 오른손에 빼어 들었다. 준비를 마친 정민은 조심스럽게 나무로 접근했다. 소리가 크게 증폭이 되는 현상이 일어났다는 것은 속이 비어있을 것이라 추측했다. 정민은 조금 전의 소동에도 물구하고 아무것도 튀어 나오지 않는 것으로 보아 일단은 동물들이 안에는 없을 것으로 보고 가까이 가서 살펴보기로 했다.

 나무가 있는 곳에서 15m 둘레에는 아주 고운 흙이 깔려있었는데 돌은 하나도 섞이지 않은 순수한 황토로만 이루어져있었다. 나무쪽으로 다가 갈수록 하얀색이 많아져서 주위3m 내에는 완전히 순백이 됐다. 정민은 호기심에 흙을 만져보니 마치 곱게 갈아 논 쌀가루를 만지는 느낌이 들었다.

‘야, 이거 먹어도 되는 거 아냐! 마치 떡가루 같잖아….’

드디어 정민은 나무 앞에 도달했다. 한 마디로 거대했다. 앞쪽은 뿌리가 들어나 있었지만 뒤쪽은 둔덕이 져서 완전히 덥혀 있었다. 칠 층 높이의 거대한 원통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밑둥치에 들어난 두 가닥의 뿌리는 그 굵기 만해도 1m을 넘었고 들러난 높이만 해도 2m을 넘었다. 들어난 뿌리 밑에는 2m 정도 안으로 파여 있었고, 바닥에는 주위와는 다르게 돌같이 단단한 푸른빛이 감도는 것이 약간 볼록 튀어나와 있었다. 나무뿌리가 무언가를 품은 모습으로 보였지만 정민은 거대한 남무의 모습에 시선을 빼앗기고 있었기 때문에 보고도 그렇게 신경 쓰지 않았다. 그저 단순하게 나무뿌리 밑에 돌이 있는 것으로 보았다.

정민은 나무주의를 한 바퀴 돌면서 세심하게 살폈다. 손으로 만져보기도 했다.

나무의 색깔은 문자 그대로 검은색 그 자체였다. 나무 주위에 흰색 흙이 깔려있어 피아노 건반처럼 땅과의 경계가 뚜렷하였다. 지면에 들어난 뿌리를 포함하여 전체표면은 매끄러웠고 촉감은 돌같이 차갑게 느껴졌다. 이미 오래전에 화석이 된 나무로 보였다. 오랫동안 누구의 손길도 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먼지하나 묻어있지 않았다. 표면은 유리같이 매끄러웠지만 거울처럼 반사는 되지 않았다.

잘려나간 윗부분에 있는 앞쪽으로 난 구멍이외에는 다른 구멍은 보이지 않았다. 그 구멍은 거의 2m 크기였다. 나무로 다가선 정민은 수리검의 손잡이로 두드려 보았다.

- 퉁퉁

마치 북을 두드리는 것 같은 소리가 동굴특유의 반향과 메아리를 일으키며 정민의 예상보다 크게 울려 퍼졌다. 촉감은 돌과 같았지만 소리는 분명 나무를 두드리면 나는 소리와 같았다.

‘어허, 이상 하네! 분명 화석이 된 나무인데 마른 나무 통을 두드리는 소리가 나다니? 이건 무슨 조화냐?’

정민은 나무 조각을 떼어 재질을 알아내기 위해 수리검의 칼날을 세워 나무를 찔렀다.

- 끼이익

그러나 유리에 칼을 댄 것 같은 날카로운 소음을 내며 미끄러지고 표면은 말짱했다.

‘어라 이 수리검으로도 흠집이 나지 않는다면 거의 금강석과 같은 강도를 가졌다는 이야기인데?’

수리검은 대검과는 달리 찌르기 보다는 던져서 적을 살상하는 무기이기 때문에 끝이 날카롭고 특수 합금으로 만들어 가볍지만 단단함은 선반이나, 드릴의 날로 쓰이는 특수 절삭용 공구와 같았다. 그래서 웬만한 돌이나 쇠에 흠집을 내는 건 아주 쉬운 일이었다. 그런 수리검으로 자르기는커녕 흠집조차 내지 못한다는 것은 검은 나무가 경도가 높은 물질로 이루어진 것 틀림이 없었다.

'그렇다면…, 속을 살펴보려면 꼭대기로 올라가는 방법밖엔 없다는 소린데, 어떻게 한다.'

잠시 고민에 빠져있던 정민은 나무속을 살펴보는 것은 뒤로 미루고 광장에 다른 출입구가 있는지 찾아보기로 했다. 정민은 우선 등짐을 놓아두었던 곳으로 돌아와 등짐을 다시 메고 광장의 가장자리를 따라 돌며 출입구를 찾기 시작했다.

정민이 들어 왔던 곳 이외에 세 곳의 출입구가 더 있어, 이곳의 거대광장으로 연결되는 동굴의 통로는 모두 네 개였다. 검은빛나무를 중심으로 전후좌우에 각기 하나씩 있는 형태였다. 그러나 그 크기는 달랐다. 정민이 들어온 곳은 터널 모양으로 높이가 5m을 넘는 대형이었지만 나머지 세 개는 가장 큰 것 높이가 3m 정도였고 그다음이 2m을 조금 넘었고, 제일 작은 것은 1.5m 을 넘지 못해 몸을 구부려야 들어갈 수 있는 크기였다.

정민이 시간을 보니 3시를 넘어가고 있었다. 활을 만들 재료를 찾으려는 목적을 달성 하지 못하고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한 것 같아 찜찜했다. 다른 네 개의 출입구를 찾았으니 그런대로 괜찮은 성과였지만, 식량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이곳에서 밖으로 나가기도 전에 굶어 죽을 지도 모르는 일이었기 때문에 마음이 무거워 졌다.

정민은 이번 일을 계기로 네 개의 동굴을 다 돌아보기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철저한 준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민은 곧바로 군장을 숨겨놓은 곳을 향해 걸음을 빨리했다. 군장이 있는 곳에서 광장까지 올 때는 조심스럽게 주위경계를 하면서 천천히 움직였기 때문에 10여분이 걸렸지만, 되돌아갈 때는 불과 3분밖에는 걸리지 않았다. 올 때와는 달리 바닥 여기저기에 많은 돌과 흙무더기들이 떨어져 있었다. 정민은 떨어져있는 돌과 흙무더기들을 보고 불길한 생각이 떠올랐다. 정민은 물가가 보이자 더 빨리 뛰었다.

“어, 억! 저, 저럴 수 가…!”

군장이 있는 물가에 도착한 정민은 불길한 생각이 맞아 떨어지자, 신음을 흘리며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물가에서 20m 정도 떨어진 곳이 무너져 완전히 막혀있었다. 다른 곳에서 출구를 못 찾는 최악의 경우 흡혈갑충을 퇴치하면서 되돌아가 구조를 기다릴 수 있다는 것이 한 가지 가능성이 허무하게 사라져버린 것이었다. 이제는 오로지 아직 가보지 않은 세 곳의 통로만이 남아 있는 셈이었다. 그러나 이곳이 이렇게 무너져 버렸다면 그곳도 여기처럼 막히지 않았다고 장담할 수 없었다.

“어, 어떻게 하지?”

정민은 망연자실(茫然自失)해서 오래 동안 그대로 앉아 있었다. 정민은 노란빛기린을 손에서 놓쳤기 때문에 어둠속에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물 흐르는 소리만 들렸다. 갑자기 혼자라는 사실이 머리를 싸늘하게 스치고 지나갔다.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완전히 막혀버린 동굴 속에 갇혔다는 사실이 머리를 꽉 채우며 외로움이 가슴에 밀려왔다. 정민은 부모님을 비롯하여 가족들의 얼굴이 차례차례 떠올랐다. 친구들의 모습과 황준일의 모습도 떠올랐다. 부모의 얼굴과 더불어 연정의 얼굴이 겹쳐져 떠오르자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볼을 타고 흐르기 시작했다.

“어머니! 아버지! 연정아!”

- 우우웅

정민은 동굴 속이 무너져라 소리쳤다. 그 누구의 대답은 없고 암흑에 묻힌 동굴의 울림만이 귓전을 때렸다. 정민은 한 시간여를 그렇게 눈물을 흘리며 울었다. 그가 기억하는 한 이렇게 오래 동안 울어 본적이 없었다. 한바탕 울고 나니 가슴이 후련해지면서 다시 냉정을 찾을 수 있었다.

‘이렇게 있을 수만 없지. 이제부터는 장기전이다. 하나씩 해결하자 우선 식량문제를 해결하는 게 우선이다.’

정민은 메고 있던 등짐을 풀어 옆에 놓고 노란빛기린을 찾기 위해 자신의 주위를 더듬거렸으나 찾을 수가 없었다. 떨어지면서 어딘가로 튕겨나간 것 같았다. 정민은 더 이상 찾는 것을 포기하고 왼쪽주머니에 있는 것을 꺼내기로 했다. 정민은 왼쪽주머니 속에서 두 쌍의 목각 중에 파란빛해태를 꺼냈다.

그리고 어둠을 밝히기 위해 왼손바닥에 올려놓고 빛을 발하게 사이를 띄었다. 순간 정민은 당황 했다. 예상과는 다르게 빛을 발하지 않았고 여전히 정민은 답답한 어둠속에 감싸여 있었다. 정민은 마음을 진정시키고 왼손바닥에 놓여있는 파란빛해태를 다시 짝을 맞추기 위해 오른손으로 하나를 잡았다. 순간 정민은 양손을 통해 전해지는 뼛속까지 얼릴 것 같은 차가운 냉기에 놀라 오른 손에 집어 들었던 한 쪽을 땅바닥에 떨어뜨렸다. 별생각 없이 오른손으로 집어든 것이 왼쪽 짝이었던 것 이었다.

“어이쿠, 차가워!”

‘뭐야, 갑자기 이렇게 차가워지다니?’

정민은 잠시 동작을 멈추고 방금 전의 상황을 하나씩 되새겨 보았다. 정민은 이미 극한의 상황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에 냉철해 져야 생존의 가능성을 높이는 길이라 생각을 하고 모든 일을 철저하게 대처하기로 결심했다.

‘그래 맞아, 역으로 잡았군!’

정민은 조심스럽게 남은 파란빛해태의 오른쪽 짝을 오른 손으로 잡고 왼손을 더듬어 다른 짝을 찾아다. 마침 왼쪽 짝은 바로 발 옆에 떨어져 있었다. 정민은 왼손으로 집어 들었다. 그 순간 조금 전과는 다르게 시원한 청량감이 손을 통해 전해오면서 시야가 밝아졌다. 그러나 그의 눈에 보이는 환경은 너무나 달랐다. 잠에서 깨서 신기해하면서 볼 때는 그저 모든 물체가 푸른색안경을 끼고 보는 정도였으나 지금은 빨간빛새매처럼 전혀 다르게 보였다. 마치 적외선 카메라로 찍은 영상처럼 보였다. 또한 장애물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투시 되어 흐릿하게 보이기도 했고  자신이 손을 집었던 부분에 손자국이 남아 있는 것이 보였다. 흐르는 물은 국수 가락이 길게 풀어져 하늘거리며 떠내려가는 것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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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날이 국경일이 되는 그 날까지... 아자!

한글을 사랑 합시다.

내글이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