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연인의 잦은 다툼...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요?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2004.11.18
조회1,453

4년을 만난 남친이 있습니다.
20년을 넘게 다른 방식으로 살아온 사람들이 맞춰 간다는 게 쉽지 않을 거라는 건 알았지만,
처음부터 많이 달랐음에도 서로 좋아하니까, 나로 인해 그 사람이 달라질 수 있을 거란 믿음으로 시작했었죠.
그렇게 시작해 나름대로 어렵게 4년을 만나 왔습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예전엔 이해하고 감싸주던 모습들에 제가 짜증이 나기 시작했던 모양입니다.
저... 집 밖에선 운 적이 없는 애였거든요.
대학교 때까지... 처음 사귀던 사람이랑 헤어지면서도 눈물 한방울 안흘리던 사람이 저였습니다.
그런데 남친 만나고... 1년쯤 지났을 땐가...
나랑 떨어져 지내는 동안 전에 사귀던 여자랑 연락 하던 거 알게 되고... 나이 속인 거 알게 되면서... 그 때부턴 생각해보니 참 많이도 울었습니다.
권위적인 부분이 많아 맞춰주던 것도 남친은 익숙한 듯 받아 들이고, 전 그게 불만으로 쌓이고...
그러다 결국 이 지경에까지 온 거죠.
울 남친... 다투다 내 목소리 높아지면 주위 시선부터 의식하는 사람입니다.
내가 화난 건 아랑곳않고 주위 살피는 모습에 더 열받아서 목소리를 높이게 되고...
그러다 보면 상황은 악화되는 거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번 다투고 화해하고... 그래 왔는데, 오늘은 기분이 남다르네요.
헤어지자며 말하는 남친 행동이 쉽게 잊혀질 거 같지 않아서요.
그런 앙금이 남으면 문득 문득 생각나 다퉜던 기억 때문에 또 싸우게 되는 경우 많았거든요.
화나서 막말하는 거라면 가라앉히고 얘기하래도 두번 다시 안볼 것처럼 사람 무시하면서 헤어지자더니...
제가 실수한 부분 사과했더니... 다시 안그럴 거냐고 합니다.
연애나 하자고 장난으로 만난 것도 아니고 진지하게 4년을 만났던 사람인데...
사소한 다툼으로 시작해 막말 들으며 그런 추한 꼴로 마지막이라는 사실을 용납할 수 없었습니다.
항상 생각하길.. 헤어지더라도 좋은 모습으로 끝내고 싶었거든요.
조건없이... 처음으로 좋아한 사람이었으니까요.
그런데... 이렇게까지 만날 필요가 있을까 씁쓸한 생각에 열분들의 조언을 듣고자 게시판을 찾았습니다.
사설이 길었는데, 오늘 다툼만으로 보자면... 이렇습니다.
어제 새벽까지 PC방에서 게임하다 오늘 쉬는 날임에도 늦잠 자는데... 화가 났습니다.
회사 사람들끼리 낚시가거나 자기 필요한 날 외에 나랑 특별하게 보내려고 휴일날 일찍 일어난 적 없는 사람이거든요.
(물론 처음엔 아니었습니다. 정말 절 좋아하는 것 같아서... 그 모습에 감동에 사귀기로 결심했으니까요. 달라진 건... 지방에 살던 남친이 설로 직장을 옮기면서부터였습니다.)
암튼, 티격태격하다 화해하고 극장엘 찾았는데...
밀라 요보비치 나오는 액션을 보자더라구요.
제가 '이프 온리' 보고 싶다고 말한 게 오래 됐음에도 불구하고...
저, 남친 만나면서 영화는 많이 봤지만, 제가 보고 싶은 영화는 비디오방에서 딱 두번이 전부였습니다.
코믹, 액션... 재미있는 영화 즐겁게 봤지만, 때로는 감동적인 영화도 보고 싶은 게 여자 마음 아닌가요?
사소한 문제에 맘 상해 안보고 돌아서 오는데, PC방 가자고 하대요.
그 상황에서 담배 연기 자욱한 PC방에 앉아 있고 싶겠습니까?!
전 게임도 안하거든요.
그렇게 다시 시작된 다툼...
나 그런 영화 돈 주고 보기 아깝다는 얘기에 울 남친... 자기도 마찬가지라고... 수준 맞는 놈 만나 영화 보랍니다.
그렇게 수준 얘기 나오자 욱해서... 제가 실수를 한 겁니다.
4년 동안 한번이라도 내가 보고 싶다는 영화 극장에서 본 적 있냐고?!
수준 맞춰 주면 안되냐고... 여기서부터 제 말이 심해졌죠...
내 말에 맘 상한 남친... 헤어지자더라구요.
저... 별의별 소리 다 들었습니다.
집에서 가정교육 그렇게 시키더냐고, 니가 인격이 있냐, 몰상식하다, 다중 인격자다...
그런 소리 들으면서도... 왜 그러냐고, 화 풀라고 말했던 건...
그 말이 아무렇지 않아서가 아니라...
제가 실수한 부분에 대한 미안함과...
이런 꼴로 헤어지자고... 지난 4년 동안... 부모 속여 가며 널 만나 왔나... 라는 복합적인 감정에서였습니다.
아버지 말씀이 몇십년을 같이 산 부부라도 싸울 때 약점은 건드리지 말아야 한댔는데...
저도, 남친도.... 편하고 익숙하다는 이유로 함부로 대한 부분이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
알면 알게 될수록 서로 다른 점도 너무 많구요.
전 오래된 연인들이 '정' 때문에 사귄다는 말 싫어하거든요.
아무리 '정' 때문이라지만 싫은 사람 얼굴 보면 만날 수 없다고 생각하니까요.
첨 만날 때야 다투면 화해하고 끝이었는데, 지금은 매번 다투고 화해하는 과정을 되새기며 고민하게 됩니다.
오래 만난만큼 그 빛을 발할 수 있어야 결혼도 가능하거 아닌가요?
오래 만났다고 함부로 할 것 같음... 3~4달 사귀다 결혼해야죠.
이런 문제점 극복하며 좋은 만남 이어갈 수 있을지 객관적으로... 진심어린 조언 부탁 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