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 왜 내가 직접 죽여야 하지? 어차피 곧 악마의 심장이 박동하게 되면 죽게 될 텐데.. 그리고 인류가 정화되는 순간을 구경할 관객이 한명 정도 있는 것도 괜찮지.“
“미친놈! 너희들은 정신병자야!”
강민우의 말에 스미스 김의 옆에 가만히 있던 검은 양복의 사내가 히죽 웃으며 말했다.
“정신병자? 어차피 세상은 돌았다.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거짓을 일삼고 약한자의 것을 착취하고 그들을 괴롭히면서 정의라 말한다. 크크크...세상은 약육강식의 세계야! 우린 이런 세상을 정화하려는 거야. 약한자도 마음 놓고 살 수 있는 세상. 폭력적인 적인 생각과 욕심으로 가득 찬 인간들은 모두 죽고, 순수한 마음만 간직한 사람이 사는 세상. 우리는 그런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선지자들이다.“
“궤변을 늘어놓지 마라! 너희들이 뭔데 마음대로 판단하고 세상을 정화 한다는 것이냐?”
“우린 신의 사자야.”
“미친놈!”
강민우가 비웃음에 찬 말을 하자 검은 양복의 사내는 갑자기 미친 듯이 웃어댔다.
“크하하하하....재미있군! 우리의 정화 사업이 시작되면 알게 되겠지.”
크게 웃던 검은 양복은 스미스 김을 보고 말했다.
“악마의 심장 살포장치는 다 되었겠지?”
“예. 타이머 작동만하면 됩니다.”
스미스 김의 말에 검은 양복의 사내는 시계를 보더니 중얼거렸다.
“그래? 지금 시간이 9시가 넘어가니 아직 많이 기다려야겠군.”
“강 집법사님 굳이 내일 오후 3시까지 기다릴 필요 있습니까?”
강 집법사로 불린 검은 양복의 사내는 스미스 김을 힐긋 쳐다보더니 말했다.
“이건 우리 ‘빛과 그림자’의 의지를 세계에 알리는 위대한 작업이다. 유럽과 미국 쪽에 가 있는 우리 형제들이 곧 정화 사업을 시작할 것이다. 우린 그들이 먼저 울리는 심장 박동소리를 듣고 그대로 시행하면 되는 것이다. 곧, 미국의 뉴욕에 가 있는 우리 형제에 의해 첫 번째 박동이 시작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신호로 유럽 쪽에서 두 번째 박동이 시작되는 것이고 마지막으로 이곳 한국에서 마지막 세 번째 박동이 시작되면 세계는 7일 안에 깨끗하게 정화될 것이다. 그 7일 안에 더러운 생각과 욕망 그리고 폭력적 성향을 가진 모든 인간들은 멸종할 것이고 오직 순수한 우주의 기운을 받은 사람만이 살아남아 이 세계를 다스릴 것이다.“
강 집법사의 말을 들은 스미스 김은 의문스런 얼굴로 물었다.
“제임스 칼튼 박사의 말에 의하면 한 곳에서만 악마의 심장을 터트려도 세계는 정화 된다고 했는데 뭐 때문에 세 군데에서 동시에 테러를 감행하는 모험을 하는 거죠?“
스미스 김의 말에 강 집법사는 차가운 눈으로 쳐다보며 말했다.
“자네는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군. 비록 제임스 칼튼 박사가 악마의 심장을 개발했다고 하나 그도 정확히 악마의 심장이 미칠 파급효과를 장담하지 못한다고 했다. 그러니 세계 정화사업을 더욱 빨리 진행시키기 위해서는 동시에 퍼트리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 수밖에 없지. 만약 더욱 많은 양의 악마의 심장이 있었다면 세계 곳곳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터트렸을 것이다. 그러나 그 양이 적어 동양과 유럽 그리고 저 오만한 미국을 희생양으로 삼은 것이다. 계산에 의하면 7일 그 안에 모든 것은 정화된다. 우린 성스런 빛에 보호되기 때문에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고 세상이 정화 될 때까지 기다리면 되는 거야. 후후후..“
강 집법사는 말을 하며 네모난 검은 박스를 들었다.
“이 것 하나가 세상을 깨끗하게 정화할 수 있다니...정말 대단하지 않은가?”
강민우는 그들의 대화를 듣다 강 집법사가 들어 보인 검은 상자를 보고 생각했다.
‘저것이군! 저게 악마의 심장을 터트리는 장치야! 저걸 분해해야하는데...’
강 집법사는 한동안 검은 상자를 보물 보듯 바라보다 말했다.
“내일 오후 3시에 자동 폭발하도록 타이머를 맞추고 곧 남대문으로 가서 악마의 심장을 설치해라. 서울 시내 한 복판에서 악마의 심장이 박동되기 시작하면 그것이 온 아시아를 정화할 것이다.“
그의 말을 들은 스미스 김이 검은 상자를 배낭에 넣고 둘러메었다.
그리고는 강민우를 힐긋 보고는 말했다.
“강 집법사님 저놈은 어떻게 할까요? 여기 계속 잡아놓을 필요가 없을 것 같은데... 만일에 대비해서 인질로 끌고오긴 했는데 이제는 정보원 놈들의 추적도 따돌렸으니 필요 없는 것 같으니 죽여 버릴까요?“
강 집법사는 철재기둥에 묶여서 날카로운 눈으로 쳐다보는 강민우를 향해 한번 씩 웃어
준 후 말했다.
“자네가 알아서 저승에 보내주게. 오히려 그게 놈에게는 행운이지...악막의 심장이 터지면 그건 지옥과 같을 테니....인정을 베풀어서 편하게 죽도록 해주는 것도 우리 선한 사람들이 해야 할 일이지. 후후후“
강민우는 그의 말을 듣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아! 이렇게 허무하게 죽는가!’
스미스 김이 차가운 웃음을 날리며 권총을 겨누자 강민우가 비웃으며 말했다.
“흥! 네 놈이 나를 지목해서 인질로 삼은 것은 나와 한번 다시 겨루고 싶어서였지 않나? 겁먹었군! 처음 너의 눈을 보고 난 승부사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겁에 질린 강아지에 불과했어. 죽여라! 그러나 네 놈들의 계획은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강민우의 비웃음에 찬 말을 들은 스미스 김의 굵은 눈썹이 꿈틀거렸다.
사실 스미스 김이 굳이 강민우를 지목해서 인질로 삼은 것은
그와의 첫 대결에서 진 것이 자존심 상했기 때문이었다.
그는 남에게 지고는 못하는 성격이었다.
더구나 비겁하다는 소리나 겁먹었다는 말은 그가 최고 싫어하는 소리였다.
스미스 김은 뒤 쪽의 강 집법사를 향해 정중히 말했다.
“강 집법사님! 부탁이 있습니다. 저 놈과 정정당당하게 겨루게 해 주십시오.”
강 집법사는 승부기질이 강한 스미스 김이 강민우의 충동질에 넘어간 것을 보고 소리쳤다.
“멍청한 놈!! 곧 세계를 깨끗하게 정화 시켜야하는 막중한 임무를 앞에 두고 사소한 감정 다툼이나 벌이겠다고?“
그의 말에 스미스 김은 고개를 푹 숙이며 다시 부탁했다.
“부탁드립니다. 수하들 앞에서 모욕을 당하고 어떻게 저들을 지휘하겠습니까? 허락해 주십시오.“
강 집법사는 자동소총을 들고 이쪽을 바라 보는 5명의 신도들을 보고 한 숨을 쉬었다.
“알았다. 아직 시간이 있으니 간단한 여흥을 즐기는 것도 괜찮겠지. 빨리 끝내도록!”
그의 말에 밝은 얼굴로 스미스 김이 대답했다.
“감사합니다.”
강민우는 허무하게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스미스 김을
화나게 해서 시간을 벌게 한 것인데 그것이 먹히자 다행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렇다고 상황이 좋은 것은 아니었다.
자신을 제외하고 적은 총 8명 그중 5명이 중무장을 했다.
그런데 자신은 아무 무기도 없는 상황인 것이다.
이 난관에서 살아 난다면 정말 기적이 일어나야 했다.
스미스 김의 지시에 의해 신도 한명이 강민우가 묶여 있던 끈을 풀어주었다.
강민우는 묶여 있어서 굳어진 몸을 약간씩 풀며 뚫려 있는 개구부를 통해 밤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운을 하늘에 맡기는 수밖에....그들이 올 때까지....’
느낌이 틀렸다.
처음 스미스 김과 부딪혔을 때와 지금은 또 틀렸다.
마주선 그에게 느껴지는 것은 마치 거대한 산과 같았다.
수많은 실전경험을 통해 얻은 자에게서 만이 느낄 수 있는
차가운 살기와 같은 기운이 그에게서 뻗어 나오고 있었다.
강민우는 국가정보원 안에서도 알아주는 실력파였다.
태권도, 유도, 유술, 검도 그가 안해 본 무술이 없을 정도였고
나름대로 성취를 이루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스미스 김으로부터 뻗어 나오는 강한 공격은 그를 당황하게 만들고 있었다.
처음 그의 빠르고 매끄러운 발차기에 밀려 뒤로 한 발작 물러선 것이 실수였다.
한 번 밀리기 시작한 수세는 걷잡을 수 없게 그를 밀리게 만들었다.
다행이라면 치명적인 타격을 잘 피해 그나마 버티고 있다는 것이 그에게는 행운이었다.
‘제길! 뭐가 이렇게 빨라!’
순식간에 좌측으로 파고들며 스미스 김의 발차기가 옆구리를 가격해 왔다.
강민우는 놀라며 뒤로 몸을 급하게 뺐지만 스미스 김의 발차기는 거기에서 끝나지
않고 돌면서 연속적으로 가격해 왔다.
처음은 허리였지만 후에는 머리를 노리고 빠르게 회전하며 덮쳐왔다.
뒤로 피하기에 늦은 강민우는 팔을 들어 막았다.
그리고 이내 자신도 모르게 신음성이 터져 나왔다.
“윽!”
‘팔을 들어 막았는데 마치 쇠몽둥이로 내려치는 듯 아프구나!’
옆에서 싸움을 지켜보고 있던 사람들은 스미스 김의 멋진 발차기에 환호성을 질렀다.
“역시! 캡틴 스미스야!!”
진땀 흘리는 강민우를 바라보며 스미스 김은 비웃음을 흘렸다.
“그것 밖에 안되나? 역시 비겁하게 표창이나 던져야 내 상대가 될 수 있는가?”
그의 말에 인상을 쓰며 강민우는 말했다.
“휴! 넌 실수했어! 넌 나에게 여유를 주지 말고 계속 몰아 부쳤어야했어.”
“그래? 그럼 좀 쉬었으니 다시 해 볼까?”
말을 마친 스미스 김이 순식간에 다가들며 강민우를 가격해 왔다.
강민우는 예상 한 듯이 옆으로 피하며 그의 옆구리를 팔꿈치로 가격했다.
그러나 스미스 김이 그의 공격을 손으로 막으며 몸 틀었다.
그리고 강민우의 뒤 쪽으로 빠지며 그의 목을 당수로 내려쳤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지만 강민우는 갑자기 앞쪽으로
몸을 숙이며 뒷발로 스미스 김을 공격했다.
“헛!”
예상치 못한 공격에 놀란 스미스 김이 뒤로 피했다.
그 순간 기세를 점했다고 생각된 강민우는 바닥에 몸을 숙이며 회전시켜 스미스 김의 하체를 공격했다.
빠른 그의 공격에 스미스 김의 왼 쪽다리가 채이며 휘청거렸다.
그 모습을 놓치지 않고 강민우는 그대로 튀어 오르며 스미스 김의 턱을 올려 찼다.
“컥!”
짧은 외마디 비명소리와 함께 스미스 김은 다시 한번 휘청거리며 뒤로 물러섰다.
강민우는 자신의 발차기에 쓰러질 줄 알았던 그가 휘청거리며 뒤로 물러서자 놀랐다.
‘허! 대단한 매집이다. 웬만한 사람은 턱이 부러졌을 텐데..’
그러나 그는 더 이상 오래 생각할 수 없었다.
어느새 정신을 수습한 스미스 김이 공격해 온 것이다.
그의 공격에 강민우는 인상을 썼다.
‘젠장! 엄청난 놈이군!’
태풍처럼 거세게 몰아쳐 오는 스미스 김의 돌려차기를 피하며,
강민우는 돌려차기 공격 후에 들어나는 허점을 노리고 빠르게 들어갔다.
그러나 이내 그는 차가운 한기를 느끼며 재차 뒤로 물러나야했다.
“헛! 이런!!”
‘삼단 돌려차기라니!’
스미스 김의 돌려차기는 아랫배를 공격하는 것을 시작해서 가슴과 머리로 이어지는
삼단 돌려차기였던 것이다.
그의 매끄럽고 강력한 공격은 강민우의 예상을 빗나가게 하며
그들 또다시 궁지로 몰아넣었다.
‘매섭다! 돌려차기하면서 나오는 강한 바람에 얼굴이 시릴 정도라니!’
그러나 강민우만 놀란 것은 아니었다.
스미스 김은 자신의 삼단 돌려차기라면 충분히 강민우를 바닥에 눕힐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그는 번번히 공격을 막아 내고 있었던 것이다.
‘역시! 만만하게 볼 놈은 아니군!’
주위에서 구경하던 사람들은 그들의 싸움에 흥분해서 소리쳤다.
“죽여라! 죽여!”
강 집법사도 스미스 김이 쉽게 끝낼 수 있으리라 생각했던 싸움이 의외로 길게 가자
재미있단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시계를 들여다보고는 고개를 저었다.
“안되겠군. 정말 재미있는 싸움인데...시간이 부족해!”
강민우는 스미스 김과의 싸움 중에 강 집법사의 행동을 얼핏 보고 곧 싸움을 중지
시키고 자신을 죽일 거란 것을 알 수 있었다.
‘어떻게든....여기서 빠져나가야 한다.’
그가 빠져나갈 궁리를 할 때 얼핏 반짝이는 무언가가 눈에 들어왔다.
창문 쪽 개구부 상부에서 살짝 보인 것은 조그맣고 동그란 거울이었다.
‘왔군!“
그는 빠르게 생각하며 덮쳐오는 스미스 김의 공격을 옆으로 흘렸다.
그리고는 싸움 구경에 정신없이 서 있던 신도 중한 명에게 달려들어
그의 뒷 목을 조르며 자동소총을 낚아챘다.
그 모습을 본 스미스 김과 강 집법사 놀라며 소리쳤다.
“놈을 죽여라!”
신도 네 명이 동시에 강민우를 향해 소총을 난사했다.
타타타타탕!!
놀란 강민우는 잡고 있는 신도를 앞으로 밀며 자동소총을 가지고 빠르게 기둥 뒤로
몸을 숨겼다.
그 바람에 그에게 잡혀 있던 신도는 온 몸에 총을 맞고 피투성이가 되어 쓰러졌다.
강민우가 기둥 뒤로 숨으며 총을 난사하자 스미스 김과 강 집법사는 바닥에 몸을
뒹굴며 피했다. 그리고 신도 둘은 강민우의 좌측으로 나머지 둘은 우측으로 들어가며
총을 난사했다. 강민우는 기둥 뒤에 숨어서 그들의 총격을 받으며 소리쳤다.
“젠장! 왜 안들 와!!”
그의 소리를 들은 듯 창문 쪽 개구부로 순식간에 여러 명의 사람들이 밧줄을 타고
들어오며 신도들을 향해 총을 쐈다.
타타타타탕!!
얼핏 보아도 십 여 명이 창문 쪽 개구부와 아래쪽 계단을 통해서 쏟아져 들어왔다.
그들을 보고 놀란 강 집법사 소리쳤다.
“어떻게 된 거야? 저 정보원 놈들이 어떻게 여길 알고 쳐들어 온 거야? 밑에서 지키고 있던 놈들은 뭐하고?“
그러나 그의 고함 소리는 사방에서 들려오는 총소리에 묻혀 스미스 김에게 잘
전달되지 못했다.
스미스 김 또한 어떻게 저들이 어떻게 여기를 알고 귀신처럼 찾아
왔는지 이해 할 수 없었다.
그는 자신의 좌측으로 들어오는 요원 한 사람을 총을 쏘아 맞춘 뒤 몸을 잽싸게
굴려 기둥 뒤로 피하며 강 집법사를 보고 소리쳤다.
“강 집법사님 역부족 입니다. 피해야 합니다.”
강 집법사는 두 명의 신도가 총격에 쓰러지고 나머지 두 명의 신도가 치열하게
총격전을 벌이는 것을 보고 말했다.
“악마의 심장은?”
스미스 김이 자신의 뒤 쪽 가방을 가리켰다.
강 집법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빠르게 계단 쪽으로 달려갔다.
그러나 그는 얼마 달리지 못하고 앞 쪽에 있던 요원의 총격에 가슴을 맞고 쓰러졌다.
“컥!!”
그가 쓰러지자 놀란 스미스 김이 소리쳤다.
“강 집법사님!!”
강 집법사는 붉은 피가 흘러나오는 자신의 가슴을 손으로 만져보고는 인상을 쓰며
헐떡거렸다.
“제....제...길!! 허....밝은...세상이...눈 앞에 왔는데.....”
그는 안타까운 눈으로 스미스 김을 보더니 무언가 말하려다 이내 고개를 꺽었다.
스미스 김은 사방에서 울리던 총소리가 조용해지자 살짝 고개를 내밀어 상황을
보았다. 신도들 모두가 총에 맞아 쓰러져 죽어있는 것이 보였다.
“이런! 나 혼자 남았군.”
강민우는 요원들이 들이닥치며 상황이 순식간에 끝나자 입맛을 다시며 말했다.
“젠장! 좀 더 빨리 오면 어때서?”
강민우 옆에 총을 들고 있던 심운중이 웃으며 말했다.
“헤헤. 죄송합니다. 추적 장치가 한동안 잡히지 않아서 찾느라 애먹었어요.”
강민우는 남산공원에서 스미스 김에 인질처럼 잡혀가게 되자 인천공항에서 미우라를
잡기위해 설치했던 추적 장치가 생각났다.
원래는 미우라를 좆기 위해 그의 옷에 설치 했던 것이었는데 그날 미우라가
죽인 사람의 주머니 속에 있는 것을 강민우가 발견한 것이다.
한동안 정신없던 강민우는 그 추적 장치를 자신의 주머니 속에 계속 가지고
있었고, 국가정보원에서는 추적 장치가 움직이는 것을 보고 강민우의 위치를 알 수
있었던 것이다. 사실, 강민우는 자신이 추적장치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정보원 내에 아무도 없었기 때문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런데 용케 정보원들이
자신의 위치를 정확하게 알고 찾아 온 것이다. 그는 스미스 김과의 대결 때 잠시
스치듯 보았단 조그만 거울을 보고 정보원들이 왔음을 알고 모험을 걸은 것이다.
쓰러진 신도들을 보며 강민우가 말했다.
“스미스 김은? 그 놈이 악마의 심장을 가지고 있는데..”
“우리 요원들과 대치 중입니다. 저 쪽 기둥 뒤 쪽에 총을 들고 숨어있습니다.”
심운중의 말에 강민우는 그 쪽으로 다가가며 스미스 김을 불렀다.
“스미스 김. 이미 너희들의 계획은 끝났다. 순순히 항복하고 나와라.”
그의 소리를 들은 스미스 김이 허탈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후후....과연 그럴까? 어쨌든 넌 대단한 놈이다. 그때 주차장에서 냥 널 죽였어야하는데.”
“무슨 그런 섭섭한 말을...이제 그만 총을 버리고 나오지?”
스미스 김이 말했다.
“아까도 말했던 거지만... 뭐하러 멍청하게 내일까지 기다리지? 그리고 꼭 남대문에 설치해서 터트릴 필요가 있을까?“
스미스 김의 말을 들은 강민우는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저 자식! 설마!’
강민우는 빠르게 요원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안되겠다. 저 놈 지금 악마의 심장을 터트릴 생각 인가보다. 그대로 덮친다.”
그가 좌측과 우측으로 손가락질을 하자 일사 분란하게 요원들이 갈라지며
스미스 김을 향해 들어갔다.
강민우는 시간을 끌기위해 그에게 말을 걸었다.
“이봐! 무슨 소리를 하고 싶은 건가?”
스미스 김은 요원들이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것을 보고 총을 쐈다.
타타타탕!!
그러면서 강민우를 향해 말했다.
“이봐! 난 이미 타이머를 작동 시켰어. 1분 안에 이 건물 안에서 도망가지 않으면 모두 바이러스에 감염이 된다. 후후 뭐 어차피 이곳을 나간다 해도 피할 수는 없지만...“
강민우는 스미스 김이 있는 곳으로 숨어들며 인상을 썼다.
“나쁜 새끼! 타이머를 작동 시켰어?”
강민우는 요원들을 향해 공격 지시를 내렸다. 그의 손동작에 양측에 있던 요원들이
스미스 김을 향해 총을 난사하며 들어갔다.
타타탕!! 타탕! 타타탕!
그들의 총격을 받은 스미스 김은 몸을 기둥 뒤로 피하며 반격을 했다.
타타탕!!
강민우는 그들의 총격전을 보며 스미스 김의 뒤 쪽으로 숨어들어갔다.
스미스 김이 앞의 요원들과 치열한 총격전을 벌이는 동안 그는 후부를 공격하려 했던 것이다.
타타탕!
“어흑!”
요원 하나가 스미스 김의 총에 맞아 바닥에 쓰러졌다.
그것을 본 다른 요원들은 눈에 불을 켜고 스미스 김에게 총격을 가했다.
우박처럼 쏟아져 들어오는 총탄에 놀란 스미스 김이 기둥 뒤로 몸을 피하며 고개를
숙였다.
타타타탕!! 타타타탕!!“
스미스 김은 왼쪽 어깨에 시큰한 통증을 느끼고 쳐다봤다.
“이런!”
그의 왼쪽 어깨는 피가 분수처럼 흘러내리고 있었다.
치열한 총격전에 의식하지 못했지만 어느새 어깨에 총을 맞은 것이다.
그는 흘러내리는 피를 지열하고 싶었으나 앞의 요원들이
조심씩 다가오자 그럴 여유가 없었다.
스미스 김은 갑자기 상황이 이렇게 악화되도록 만든 자기 자신에게 화가 났다.
‘바보같이! 좀 더 조심했어야 했는데....그래! 이 곳에서 악마의 심장을 터트리고 나도 죽는 거다!‘
악마의 심장-9
6. 날깨우는 자 누구인가? -2
8월18일 수요일 오후 9시
강민우는 뒷목이 시큰하게 아파오는 것을 느끼며 정신을 차렸다.
그는 한동안 머리가 멍해서 자신이 어디 있는지도 몰랐으나 이내 자신이
작은 철재기둥에 손이 뒤로 묶인 채 있는 것을 깨달았다.
‘아! 놈들에 인질이 되어 잡혀있었지. 그런데 여기는 어디지?’
어느 정도 상황파악이 되자 강민우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살폈다.
주위를 살피니 짓다만 건물에 들어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녹슨 철골들이 들어나 보이는 기둥들이 스산하게 세워져 있고 창문을 달기
위해 뚫어놓은 개구부에는 아무 것도 설치되지 않아 바람이 들어오고 있었다.
아마도 골조를 세우다 시공사가 부도나서 공사가 중지된 건물인 것 같았다.
각종 건축 쓰레기 더미가 군데군데 모여 있는 것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강민우의 눈에는 그런 상황보다 그의 앞쪽에 있는 사람들이 먼저 들어왔다.
강민우를 납치한 스미스 김과 붉은 모자 외에 5명의 남자들이 자동 소총을 옆에
끼고선 주위를 경계하고 있었다.
그들의 눈빛이나 움직임을 보니 잘 교육 받은 군인들 같은 모습이었다.
스미스 김과 붉은 모자 그리고 주위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게 검은 색 양복을 빼
입은 낮선 사내가 지도인 듯한 종이를 펼쳐들고 심각하게 무엇인가 얘기하고 있는
중 이었다.
얼핏 그들의 대화를 들으니 테러를 감행할 계획을 짜는 듯 보였다.
강민우가 깨어나는 것을 보고 스미스 김이 웃으며 말했다.
“잘 잤나? 좋은 꿈꾸었길바래. 이제부터는 악몽이 시작될 테니....후후”
강민우가 의문에 찬 목소리로 물었다.
“왜 날 죽이지 않았지?”
“널 왜 내가 직접 죽여야 하지? 어차피 곧 악마의 심장이 박동하게 되면 죽게 될 텐데..
그리고 인류가 정화되는 순간을 구경할 관객이 한명 정도 있는 것도 괜찮지.“
“미친놈! 너희들은 정신병자야!”
강민우의 말에 스미스 김의 옆에 가만히 있던 검은 양복의 사내가 히죽 웃으며 말했다.
“정신병자? 어차피 세상은 돌았다.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거짓을 일삼고 약한자의
것을 착취하고 그들을 괴롭히면서 정의라 말한다. 크크크...세상은 약육강식의 세계야!
우린 이런 세상을 정화하려는 거야. 약한자도 마음 놓고 살 수 있는 세상. 폭력적인 적인
생각과 욕심으로 가득 찬 인간들은 모두 죽고, 순수한 마음만 간직한 사람이 사는 세상.
우리는 그런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선지자들이다.“
“궤변을 늘어놓지 마라! 너희들이 뭔데 마음대로 판단하고 세상을 정화 한다는 것이냐?”
“우린 신의 사자야.”
“미친놈!”
강민우가 비웃음에 찬 말을 하자 검은 양복의 사내는 갑자기 미친 듯이 웃어댔다.
“크하하하하....재미있군! 우리의 정화 사업이 시작되면 알게 되겠지.”
크게 웃던 검은 양복은 스미스 김을 보고 말했다.
“악마의 심장 살포장치는 다 되었겠지?”
“예. 타이머 작동만하면 됩니다.”
스미스 김의 말에 검은 양복의 사내는 시계를 보더니 중얼거렸다.
“그래? 지금 시간이 9시가 넘어가니 아직 많이 기다려야겠군.”
“강 집법사님 굳이 내일 오후 3시까지 기다릴 필요 있습니까?”
강 집법사로 불린 검은 양복의 사내는 스미스 김을 힐긋 쳐다보더니 말했다.
“이건 우리 ‘빛과 그림자’의 의지를 세계에 알리는 위대한 작업이다. 유럽과 미국
쪽에 가 있는 우리 형제들이 곧 정화 사업을 시작할 것이다. 우린 그들이 먼저 울리는
심장 박동소리를 듣고 그대로 시행하면 되는 것이다. 곧, 미국의 뉴욕에 가 있는
우리 형제에 의해 첫 번째 박동이 시작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신호로
유럽 쪽에서 두 번째 박동이 시작되는 것이고 마지막으로 이곳 한국에서 마지막
세 번째 박동이 시작되면 세계는 7일 안에 깨끗하게 정화될 것이다. 그 7일 안에
더러운 생각과 욕망 그리고 폭력적 성향을 가진 모든 인간들은 멸종할 것이고
오직 순수한 우주의 기운을 받은 사람만이 살아남아 이 세계를 다스릴 것이다.“
강 집법사의 말을 들은 스미스 김은 의문스런 얼굴로 물었다.
“제임스 칼튼 박사의 말에 의하면 한 곳에서만 악마의 심장을 터트려도 세계는 정화
된다고 했는데 뭐 때문에 세 군데에서 동시에 테러를 감행하는 모험을 하는 거죠?“
스미스 김의 말에 강 집법사는 차가운 눈으로 쳐다보며 말했다.
“자네는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군. 비록 제임스 칼튼 박사가 악마의 심장을 개발했다고
하나 그도 정확히 악마의 심장이 미칠 파급효과를 장담하지 못한다고 했다. 그러니
세계 정화사업을 더욱 빨리 진행시키기 위해서는 동시에 퍼트리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
수밖에 없지. 만약 더욱 많은 양의 악마의 심장이 있었다면 세계 곳곳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터트렸을 것이다. 그러나 그 양이 적어 동양과 유럽 그리고 저 오만한
미국을 희생양으로 삼은 것이다. 계산에 의하면 7일 그 안에 모든 것은 정화된다.
우린 성스런 빛에 보호되기 때문에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고 세상이 정화 될 때까지
기다리면 되는 거야. 후후후..“
강 집법사는 말을 하며 네모난 검은 박스를 들었다.
“이 것 하나가 세상을 깨끗하게 정화할 수 있다니...정말 대단하지 않은가?”
강민우는 그들의 대화를 듣다 강 집법사가 들어 보인 검은 상자를 보고 생각했다.
‘저것이군! 저게 악마의 심장을 터트리는 장치야! 저걸 분해해야하는데...’
강 집법사는 한동안 검은 상자를 보물 보듯 바라보다 말했다.
“내일 오후 3시에 자동 폭발하도록 타이머를 맞추고 곧 남대문으로 가서 악마의 심장을
설치해라. 서울 시내 한 복판에서 악마의 심장이 박동되기 시작하면 그것이 온 아시아를
정화할 것이다.“
그의 말을 들은 스미스 김이 검은 상자를 배낭에 넣고 둘러메었다.
그리고는 강민우를 힐긋 보고는 말했다.
“강 집법사님 저놈은 어떻게 할까요? 여기 계속 잡아놓을 필요가 없을 것 같은데...
만일에 대비해서 인질로 끌고오긴 했는데 이제는 정보원 놈들의 추적도 따돌렸으니
필요 없는 것 같으니 죽여 버릴까요?“
강 집법사는 철재기둥에 묶여서 날카로운 눈으로 쳐다보는 강민우를 향해 한번 씩 웃어
준 후 말했다.
“자네가 알아서 저승에 보내주게. 오히려 그게 놈에게는 행운이지...악막의 심장이 터지면
그건 지옥과 같을 테니....인정을 베풀어서 편하게 죽도록 해주는 것도 우리 선한 사람들이
해야 할 일이지. 후후후“
강민우는 그의 말을 듣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아! 이렇게 허무하게 죽는가!’
스미스 김이 차가운 웃음을 날리며 권총을 겨누자 강민우가 비웃으며 말했다.
“흥! 네 놈이 나를 지목해서 인질로 삼은 것은 나와 한번 다시 겨루고 싶어서였지 않나?
겁먹었군! 처음 너의 눈을 보고 난 승부사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겁에 질린
강아지에 불과했어. 죽여라! 그러나 네 놈들의 계획은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강민우의 비웃음에 찬 말을 들은 스미스 김의 굵은 눈썹이 꿈틀거렸다.
사실 스미스 김이 굳이 강민우를 지목해서 인질로 삼은 것은
그와의 첫 대결에서 진 것이 자존심 상했기 때문이었다.
그는 남에게 지고는 못하는 성격이었다.
더구나 비겁하다는 소리나 겁먹었다는 말은 그가 최고 싫어하는 소리였다.
스미스 김은 뒤 쪽의 강 집법사를 향해 정중히 말했다.
“강 집법사님! 부탁이 있습니다. 저 놈과 정정당당하게 겨루게 해 주십시오.”
강 집법사는 승부기질이 강한 스미스 김이 강민우의 충동질에 넘어간 것을 보고 소리쳤다.
“멍청한 놈!! 곧 세계를 깨끗하게 정화 시켜야하는 막중한 임무를 앞에 두고 사소한 감정
다툼이나 벌이겠다고?“
그의 말에 스미스 김은 고개를 푹 숙이며 다시 부탁했다.
“부탁드립니다. 수하들 앞에서 모욕을 당하고 어떻게 저들을 지휘하겠습니까? 허락해
주십시오.“
강 집법사는 자동소총을 들고 이쪽을 바라 보는 5명의 신도들을 보고 한 숨을 쉬었다.
“알았다. 아직 시간이 있으니 간단한 여흥을 즐기는 것도 괜찮겠지. 빨리 끝내도록!”
그의 말에 밝은 얼굴로 스미스 김이 대답했다.
“감사합니다.”
강민우는 허무하게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스미스 김을
화나게 해서 시간을 벌게 한 것인데 그것이 먹히자 다행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렇다고 상황이 좋은 것은 아니었다.
자신을 제외하고 적은 총 8명 그중 5명이 중무장을 했다.
그런데 자신은 아무 무기도 없는 상황인 것이다.
이 난관에서 살아 난다면 정말 기적이 일어나야 했다.
스미스 김의 지시에 의해 신도 한명이 강민우가 묶여 있던 끈을 풀어주었다.
강민우는 묶여 있어서 굳어진 몸을 약간씩 풀며 뚫려 있는 개구부를 통해 밤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운을 하늘에 맡기는 수밖에....그들이 올 때까지....’
느낌이 틀렸다.
처음 스미스 김과 부딪혔을 때와 지금은 또 틀렸다.
마주선 그에게 느껴지는 것은 마치 거대한 산과 같았다.
수많은 실전경험을 통해 얻은 자에게서 만이 느낄 수 있는
차가운 살기와 같은 기운이 그에게서 뻗어 나오고 있었다.
강민우는 국가정보원 안에서도 알아주는 실력파였다.
태권도, 유도, 유술, 검도 그가 안해 본 무술이 없을 정도였고
나름대로 성취를 이루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스미스 김으로부터 뻗어 나오는 강한 공격은 그를 당황하게 만들고 있었다.
처음 그의 빠르고 매끄러운 발차기에 밀려 뒤로 한 발작 물러선 것이 실수였다.
한 번 밀리기 시작한 수세는 걷잡을 수 없게 그를 밀리게 만들었다.
다행이라면 치명적인 타격을 잘 피해 그나마 버티고 있다는 것이 그에게는 행운이었다.
‘제길! 뭐가 이렇게 빨라!’
순식간에 좌측으로 파고들며 스미스 김의 발차기가 옆구리를 가격해 왔다.
강민우는 놀라며 뒤로 몸을 급하게 뺐지만 스미스 김의 발차기는 거기에서 끝나지
않고 돌면서 연속적으로 가격해 왔다.
처음은 허리였지만 후에는 머리를 노리고 빠르게 회전하며 덮쳐왔다.
뒤로 피하기에 늦은 강민우는 팔을 들어 막았다.
그리고 이내 자신도 모르게 신음성이 터져 나왔다.
“윽!”
‘팔을 들어 막았는데 마치 쇠몽둥이로 내려치는 듯 아프구나!’
옆에서 싸움을 지켜보고 있던 사람들은 스미스 김의 멋진 발차기에 환호성을 질렀다.
“역시! 캡틴 스미스야!!”
진땀 흘리는 강민우를 바라보며 스미스 김은 비웃음을 흘렸다.
“그것 밖에 안되나? 역시 비겁하게 표창이나 던져야 내 상대가 될 수 있는가?”
그의 말에 인상을 쓰며 강민우는 말했다.
“휴! 넌 실수했어! 넌 나에게 여유를 주지 말고 계속 몰아 부쳤어야했어.”
“그래? 그럼 좀 쉬었으니 다시 해 볼까?”
말을 마친 스미스 김이 순식간에 다가들며 강민우를 가격해 왔다.
강민우는 예상 한 듯이 옆으로 피하며 그의 옆구리를 팔꿈치로 가격했다.
그러나 스미스 김이 그의 공격을 손으로 막으며 몸 틀었다.
그리고 강민우의 뒤 쪽으로 빠지며 그의 목을 당수로 내려쳤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지만 강민우는 갑자기 앞쪽으로
몸을 숙이며 뒷발로 스미스 김을 공격했다.
“헛!”
예상치 못한 공격에 놀란 스미스 김이 뒤로 피했다.
그 순간 기세를 점했다고 생각된 강민우는 바닥에 몸을 숙이며 회전시켜
스미스 김의 하체를 공격했다.
빠른 그의 공격에 스미스 김의 왼 쪽다리가 채이며 휘청거렸다.
그 모습을 놓치지 않고 강민우는 그대로 튀어 오르며 스미스 김의 턱을 올려 찼다.
“컥!”
짧은 외마디 비명소리와 함께 스미스 김은 다시 한번 휘청거리며 뒤로 물러섰다.
강민우는 자신의 발차기에 쓰러질 줄 알았던 그가 휘청거리며 뒤로 물러서자 놀랐다.
‘허! 대단한 매집이다. 웬만한 사람은 턱이 부러졌을 텐데..’
그러나 그는 더 이상 오래 생각할 수 없었다.
어느새 정신을 수습한 스미스 김이 공격해 온 것이다.
그의 공격에 강민우는 인상을 썼다.
‘젠장! 엄청난 놈이군!’
태풍처럼 거세게 몰아쳐 오는 스미스 김의 돌려차기를 피하며,
강민우는 돌려차기 공격 후에 들어나는 허점을 노리고 빠르게 들어갔다.
그러나 이내 그는 차가운 한기를 느끼며 재차 뒤로 물러나야했다.
“헛! 이런!!”
‘삼단 돌려차기라니!’
스미스 김의 돌려차기는 아랫배를 공격하는 것을 시작해서 가슴과 머리로 이어지는
삼단 돌려차기였던 것이다.
그의 매끄럽고 강력한 공격은 강민우의 예상을 빗나가게 하며
그들 또다시 궁지로 몰아넣었다.
‘매섭다! 돌려차기하면서 나오는 강한 바람에 얼굴이 시릴 정도라니!’
그러나 강민우만 놀란 것은 아니었다.
스미스 김은 자신의 삼단 돌려차기라면 충분히 강민우를 바닥에 눕힐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그는 번번히 공격을 막아 내고 있었던 것이다.
‘역시! 만만하게 볼 놈은 아니군!’
주위에서 구경하던 사람들은 그들의 싸움에 흥분해서 소리쳤다.
“죽여라! 죽여!”
강 집법사도 스미스 김이 쉽게 끝낼 수 있으리라 생각했던 싸움이 의외로 길게 가자
재미있단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시계를 들여다보고는 고개를 저었다.
“안되겠군. 정말 재미있는 싸움인데...시간이 부족해!”
강민우는 스미스 김과의 싸움 중에 강 집법사의 행동을 얼핏 보고 곧 싸움을 중지
시키고 자신을 죽일 거란 것을 알 수 있었다.
‘어떻게든....여기서 빠져나가야 한다.’
그가 빠져나갈 궁리를 할 때 얼핏 반짝이는 무언가가 눈에 들어왔다.
창문 쪽 개구부 상부에서 살짝 보인 것은 조그맣고 동그란 거울이었다.
‘왔군!“
그는 빠르게 생각하며 덮쳐오는 스미스 김의 공격을 옆으로 흘렸다.
그리고는 싸움 구경에 정신없이 서 있던 신도 중한 명에게 달려들어
그의 뒷 목을 조르며 자동소총을 낚아챘다.
그 모습을 본 스미스 김과 강 집법사 놀라며 소리쳤다.
“놈을 죽여라!”
신도 네 명이 동시에 강민우를 향해 소총을 난사했다.
타타타타탕!!
놀란 강민우는 잡고 있는 신도를 앞으로 밀며 자동소총을 가지고 빠르게 기둥 뒤로
몸을 숨겼다.
그 바람에 그에게 잡혀 있던 신도는 온 몸에 총을 맞고 피투성이가 되어 쓰러졌다.
강민우가 기둥 뒤로 숨으며 총을 난사하자 스미스 김과 강 집법사는 바닥에 몸을
뒹굴며 피했다. 그리고 신도 둘은 강민우의 좌측으로 나머지 둘은 우측으로 들어가며
총을 난사했다. 강민우는 기둥 뒤에 숨어서 그들의 총격을 받으며 소리쳤다.
“젠장! 왜 안들 와!!”
그의 소리를 들은 듯 창문 쪽 개구부로 순식간에 여러 명의 사람들이 밧줄을 타고
들어오며 신도들을 향해 총을 쐈다.
타타타타탕!!
얼핏 보아도 십 여 명이 창문 쪽 개구부와 아래쪽 계단을 통해서 쏟아져 들어왔다.
그들을 보고 놀란 강 집법사 소리쳤다.
“어떻게 된 거야? 저 정보원 놈들이 어떻게 여길 알고 쳐들어 온 거야? 밑에서
지키고 있던 놈들은 뭐하고?“
그러나 그의 고함 소리는 사방에서 들려오는 총소리에 묻혀 스미스 김에게 잘
전달되지 못했다.
스미스 김 또한 어떻게 저들이 어떻게 여기를 알고 귀신처럼 찾아
왔는지 이해 할 수 없었다.
그는 자신의 좌측으로 들어오는 요원 한 사람을 총을 쏘아 맞춘 뒤 몸을 잽싸게
굴려 기둥 뒤로 피하며 강 집법사를 보고 소리쳤다.
“강 집법사님 역부족 입니다. 피해야 합니다.”
강 집법사는 두 명의 신도가 총격에 쓰러지고 나머지 두 명의 신도가 치열하게
총격전을 벌이는 것을 보고 말했다.
“악마의 심장은?”
스미스 김이 자신의 뒤 쪽 가방을 가리켰다.
강 집법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빠르게 계단 쪽으로 달려갔다.
그러나 그는 얼마 달리지 못하고 앞 쪽에 있던 요원의 총격에 가슴을 맞고 쓰러졌다.
“컥!!”
그가 쓰러지자 놀란 스미스 김이 소리쳤다.
“강 집법사님!!”
강 집법사는 붉은 피가 흘러나오는 자신의 가슴을 손으로 만져보고는 인상을 쓰며
헐떡거렸다.
“제....제...길!! 허....밝은...세상이...눈 앞에 왔는데.....”
그는 안타까운 눈으로 스미스 김을 보더니 무언가 말하려다 이내 고개를 꺽었다.
스미스 김은 사방에서 울리던 총소리가 조용해지자 살짝 고개를 내밀어 상황을
보았다. 신도들 모두가 총에 맞아 쓰러져 죽어있는 것이 보였다.
“이런! 나 혼자 남았군.”
강민우는 요원들이 들이닥치며 상황이 순식간에 끝나자 입맛을 다시며 말했다.
“젠장! 좀 더 빨리 오면 어때서?”
강민우 옆에 총을 들고 있던 심운중이 웃으며 말했다.
“헤헤. 죄송합니다. 추적 장치가 한동안 잡히지 않아서 찾느라 애먹었어요.”
강민우는 남산공원에서 스미스 김에 인질처럼 잡혀가게 되자 인천공항에서 미우라를
잡기위해 설치했던 추적 장치가 생각났다.
원래는 미우라를 좆기 위해 그의 옷에 설치 했던 것이었는데 그날 미우라가
죽인 사람의 주머니 속에 있는 것을 강민우가 발견한 것이다.
한동안 정신없던 강민우는 그 추적 장치를 자신의 주머니 속에 계속 가지고
있었고, 국가정보원에서는 추적 장치가 움직이는 것을 보고 강민우의 위치를 알 수
있었던 것이다. 사실, 강민우는 자신이 추적장치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정보원 내에 아무도 없었기 때문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런데 용케 정보원들이
자신의 위치를 정확하게 알고 찾아 온 것이다. 그는 스미스 김과의 대결 때 잠시
스치듯 보았단 조그만 거울을 보고 정보원들이 왔음을 알고 모험을 걸은 것이다.
쓰러진 신도들을 보며 강민우가 말했다.
“스미스 김은? 그 놈이 악마의 심장을 가지고 있는데..”
“우리 요원들과 대치 중입니다. 저 쪽 기둥 뒤 쪽에 총을 들고 숨어있습니다.”
심운중의 말에 강민우는 그 쪽으로 다가가며 스미스 김을 불렀다.
“스미스 김. 이미 너희들의 계획은 끝났다. 순순히 항복하고 나와라.”
그의 소리를 들은 스미스 김이 허탈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후후....과연 그럴까? 어쨌든 넌 대단한 놈이다. 그때 주차장에서 냥 널 죽였어야하는데.”
“무슨 그런 섭섭한 말을...이제 그만 총을 버리고 나오지?”
스미스 김이 말했다.
“아까도 말했던 거지만... 뭐하러 멍청하게 내일까지 기다리지? 그리고 꼭 남대문에
설치해서 터트릴 필요가 있을까?“
스미스 김의 말을 들은 강민우는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저 자식! 설마!’
강민우는 빠르게 요원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안되겠다. 저 놈 지금 악마의 심장을 터트릴 생각 인가보다. 그대로 덮친다.”
그가 좌측과 우측으로 손가락질을 하자 일사 분란하게 요원들이 갈라지며
스미스 김을 향해 들어갔다.
강민우는 시간을 끌기위해 그에게 말을 걸었다.
“이봐! 무슨 소리를 하고 싶은 건가?”
스미스 김은 요원들이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것을 보고 총을 쐈다.
타타타탕!!
그러면서 강민우를 향해 말했다.
“이봐! 난 이미 타이머를 작동 시켰어. 1분 안에 이 건물 안에서 도망가지 않으면
모두 바이러스에 감염이 된다. 후후 뭐 어차피 이곳을 나간다 해도 피할 수는 없지만...“
강민우는 스미스 김이 있는 곳으로 숨어들며 인상을 썼다.
“나쁜 새끼! 타이머를 작동 시켰어?”
강민우는 요원들을 향해 공격 지시를 내렸다. 그의 손동작에 양측에 있던 요원들이
스미스 김을 향해 총을 난사하며 들어갔다.
타타탕!! 타탕! 타타탕!
그들의 총격을 받은 스미스 김은 몸을 기둥 뒤로 피하며 반격을 했다.
타타탕!!
강민우는 그들의 총격전을 보며 스미스 김의 뒤 쪽으로 숨어들어갔다.
스미스 김이 앞의 요원들과 치열한 총격전을 벌이는 동안 그는 후부를 공격하려 했던 것이다.
타타탕!
“어흑!”
요원 하나가 스미스 김의 총에 맞아 바닥에 쓰러졌다.
그것을 본 다른 요원들은 눈에 불을 켜고 스미스 김에게 총격을 가했다.
우박처럼 쏟아져 들어오는 총탄에 놀란 스미스 김이 기둥 뒤로 몸을 피하며 고개를
숙였다.
타타타탕!! 타타타탕!!“
스미스 김은 왼쪽 어깨에 시큰한 통증을 느끼고 쳐다봤다.
“이런!”
그의 왼쪽 어깨는 피가 분수처럼 흘러내리고 있었다.
치열한 총격전에 의식하지 못했지만 어느새 어깨에 총을 맞은 것이다.
그는 흘러내리는 피를 지열하고 싶었으나 앞의 요원들이
조심씩 다가오자 그럴 여유가 없었다.
스미스 김은 갑자기 상황이 이렇게 악화되도록 만든 자기 자신에게 화가 났다.
‘바보같이! 좀 더 조심했어야 했는데....그래! 이 곳에서 악마의 심장을 터트리고 나도
죽는 거다!‘
결심을 굳히자 마음이 편안해 졌다.
그는 검은 상자의 붉은 스위치를 눌렀다.
틱!
가볍게 부딪히는 소리가 나더니 이내 타이머가 작동되기 시작했다.
타이머의 시간은 이미 1분에 맞추어 놓은 상태였다.
시간은 금새 56초를 지나 55초....54...53....지나가기 시작했다.
그가 막 타이머를 작동시키고 웃음을 흘릴 때 갑자기 뒤쪽에서 강민우가 튀어나오며
소리쳤다.
“총 버려 스미스 김!!”
스미스 김은 그를 보고 히죽 웃더니 강민우를 향해 총을 겨누었다.
그 모습에 흠짓 놀란 강민우는 총을 든 그의 팔을 겨냥해서 쏠 생각으로 조준을 했다.
그런데 멀리서 대치 상황을 본 요원들은 그가 위험함을 알고 바로 스미스 김을 향해
총을 쏘았다. 그 모습을 본 강민우가 안타깝게 소리쳤다.
“안돼!! 쏘지마!!”
타타탕!
“컥!”
그러나 이미 요원들의 총격에 스미스 김의 몸 몇 군데에 총알이 박혀 들어가 피가 흘러
내리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강민우가 스미스 김에게 달려가며 소리쳤다.
“젠장! 정신 차려!”
그때, 강민우의 눈에 검은 상자의 타이머가 작동되고 있는 것이 보였다.
시간은 30초....29.....28....
그는 더 이상 생각할 겨를 없이 요원들을 향해 소리쳤다.
“아! 젠장! 모두 피해!!”
그의 외침에 놀란 요원들이 일사 분란하게 건물 밖으로 달려 나가기 시작했다.
강민우도 피하려 일어설 때 무언가가 자신의 옷을 잡고 있는 것을 느꼈다.
“뭐야?”
강민우는 스미스 김이 희미하게 웃으며 자신의 옷을 잡고 있는 것을 보고 화가 나서
그의 턱을 발로 찼다.
“팍!”
그러나 스미스 김은 강민우의 옷자락을 끝까지 잡으며 놓지 않았다.
당황된 강민우가 타이머를 보니 시간은 10초를 넘기고 있었다.
“안돼! 이 미친놈아! 놔! 놔! 놔! 놓으란 말야!!”
강민우는 미친 듯이 스미스 김의 손을 옷에서 떼어내기 위해 몸부림 쳤으나 끝까지
놓지 않자 칼로 옷을 찢으려 했다. 그러나 이내 타이머의 시간을 보고 허탈한 마음에
바닥에 그냥 주저앉았다.
“젠장! 이렇게 갈 줄 알았어....”
그의 허탈한 모습을 본 스미스 김은 피를 흘리며 악마 같은 미소를 지었다.
“크크크....같이 자자! 지옥에....”
타이머의 시간은 5초를 넘기며 마지막 카운트에 들어갔다.
짧은 순간이지만 강민우는 자신의 지나온 삶을 생각하며 눈을 감았다.
‘3초......2초.......1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