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의 춤(影舞) 32 - 제2장 죽음과 삶의 기록들 11 - 내글 - - 죽음은 삶의 마침표가 아니다, 단지 삶의 쉼표이지…
11
‘자신이 어디에 갇혀있는 지도 모른다면서 어떻게 그걸 장담하지? 들어오는 길이 있다는 것은 나갈 수 있는 길도 있다는 것이다.’
- 그건 나갈 수 있다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제가 갇힐 때에 어떻게, 어디에 갇혔는지 모르지만 분명히 상제님께서 반드시 주인님과 함께해야 다시 태양을 볼 수 있을 것이라 했습니다.
‘후후, 나를 너무 과대평가하는 것 같은데! 나는 너처럼 남의 의식에 직접 이야기할 수 있는 그런 능력이 없기 때문에 너를 구하는 건 물론 혼자의 힘으로 찾는 것도 힘든 형편이다. 만년을 기다렸다면 내가 입구를 찾아 이곳을 빠져 나가게 된다면 반드시 되돌아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와서 너를 구해 줄 것을 약속하지.’
- 흥, 그 고집은 일 년 반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군요.
‘자꾸 나를 만난 적이 있는 것같이 말하는데, 나는 너를 만난 기억이 전혀 없다. 다른 자와 헷갈리는 모양인데 네 주인 될 사람을 다시 찾아보는 게 낳을 것이다. 이기적이라 할지모르지만 솔직히 내 몸 하나 간수하기도 힘들다.’
- 아니 백일이나 곁에 있었는데, 나를 기억 못한단 말이에요? 비록 내 몸으로 직접 한건 아니지만 하루 세끼 밥해주고 빨래도 해주었는데. 아니….
‘네가 백일 동안이나 내 수발을 들었다고? 그럴 리가, 네가 잠시 정신을 잃었다가 깨어났다고는 하지만, 다른 건 다 기억하는데 너에 대한 것만을 기억 못한단 말인가?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릴…!’
- 자, 잠깐 뭐라고 했어요?
‘뭘, 뭐라고?’
- 방금 전에 정신을 잃었던 적이 있다고 했잖아요?
‘그래, 내가 이 동굴에 떨어진 첫날, 무너져 내린 무언가에 뒷머리를 맞고 만 하루를 기절해 있다가 깨어난 적이 있었다. 근데 그게 왜?’
- 정말 인가요?
‘그, 그래! 맞다.’
- 잠시 만요.
‘뭐, 뭐야 이건?
- 좀 이상해도 참아요!
“이거 좀 이상한 게 아니야, 으윽!”
정민은 머리를 흩고 지나가는 날카로운 통증에 눈을 뜨고 비명을 질렀다. 그리고 한동안 꿈을 꾸듯이 몽롱한 눈빛을 한 상태로 앉아 있었다. 얼마가 흘렀을까 정민의 눈이 제 빛을 찾으면서 고개를 흔들었다. 그리고 11시를 넘어가고 있는 시계를 보며 중얼 거렸다.
“어이구, 머리야! 뭐가 이렇게 아픈 거야, 꼬박 8시간이나 잤는데? 꿈도 꾸지 않는 것 같은데 한잠도 못잔 것처럼 멍하고 지끈 거리지?”
정민은 아픈 머리를 맑게 하기 위해 물가로 가서 머리를 흐르는 찬물에 거꾸로 쳐 박고 한참을 그대로 있었다. 머리가 맑아짐을 느낀 정민은 상체를 일으켜 세웠고, 주위를 세심하게 살폈다. 자기전과 달라진 것이 없었다. 정민은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전투식량 하나를 뜯었다.
“제기랄, 이곳에 온지 며칠이나 됐다고 이렇게 생활이 불규칙해 지는 거야?”
전투식량으로 배를 채운 정민은 그물을 짜기 위해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리고 3시간이 흘렀을 때 그물이 완성되었다. 폭이 1m에 길이가 2m되는 직사각형 모양으로 3 ~ 4cm의 그물코를 가진, 고기그물이라고 보기보단 체육경기에나 쓰일 그런 그물이었다. 정민은 그물을 펴들고 한심한 자신의 작품에 고개를 저었다.
“이건 너무 심하군! 아무리 눈먼 고기를 잡는 그물이라지만 이건 너무했군. 모로 가도 서울만가면 된다 했으니 고기만 잡히면 될 거 아닌 감. 히히히!”
정민은 그물을 치기위한 준비를 했다. 물속으로 들어가는 부분에 추를 달았고, 양쪽 끝에는 줄을 달아 한쪽은 큰 돌을 매달아 물가에 고정시킨 후 남은 한쪽 줄을 잡고 건너편으로 넘어갔다. 그러자 자연스럽게 개울을 가로지르는 그물이 쳐졌다. 정민은 다른 한쪽을 큰 돌에 묶어 고정하고는 천막을 쳐놓은 곳으로 돌아갔다.
정민은 소총을 집어 들었다. 첫날 막힌 총구를 뚫기 위해서, 소총을 분해했다. 총열에 박혀있던 흙들은 바짝 말라붙어있어서 쉽게 떨어 질것 같지 않았다. 야전삽으로 두드려 보았으나 떨어지질 않았다.
“너무 오래 방치했군. 바로 손을 썼다면 쉽게 뚫렸을 터인데…!”
정민은 수통을 들어서 총열을 들어 거꾸로 세운다음 물을 조금씩 흘려보냈다. 물이 차오르자 조심스럽게 바위에 기대어 세워놓고 나머지 부품들에 묻어있는 흙먼지를 털어내고 개머리판 홈에 들어있는 기름포를 꺼내어 닦았다. 다시 총열을 들어 물을 빼내고 총구 속을 들여다보니 말라붙어 있던 흙이 축축하게 젖어있었다. 삽자루로 두드려 대니 조금씩 흙이 나왔다. 30분여를 노력한 끝에 총구에 박혀있는 흙을 다 빼내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총열 중간에 박혀있는 돌은 빠지지 않았다.
“속 썩이는군! 이왕 이렇게 된 거 망가진다고 뭐랄 사람 없으니 우격다짐으로 빼야겠구나.”
정민은 총열과 야전삽을 들어 힘껏 서로 부딪쳤다.
- 탕, 탕, 탕
여러 번 부딪치자 드디어 돌이 약간씩 깨지며 빠져나왔다. 정민은 꽂을대를 이용해서 총열에 생긴 녹을 제거하고 기분 좋게 총을 재조립했다. 정민은 개머리판을 바위에 부딪혀보고, 소총이내는 경쾌한 소리를 들으며 기분이 매우 좋아졌다. 최고의 무기인 소총을 쓸 수 있다는 것은 앞으로 해야 될 동굴 탐색 중에 생길 위험을 극복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정민은 소총을 시험하기 위해서 실탄이 들어있는 탄창을 챙기고 광장으로 나섰다. 5분정도 걷자 광장이 나타났다. 탄창에 한발을 남기고 소총에 끼운 후 장전을 했다. 그리고 검은 나무 앞에 있는 황토를 겨누었다. 방아쇠를 천천히 당겼다.
- 타 앙
- 팍
- 우 웅
한발이 발사되며 굉음이 광장을 울리고, 이어서 황토가 튀어 올랐다. 정민은 만족한 듯 총을 두드리고 탄피를 챙긴 후 총알을 챙기기 위해 검은 나무쪽으로 접근하기 시작했다. 총알은 약간만 손을 보면 훌륭한 무성무기로 쓸 수 있었다. 정민은 흙이 튄 곳으로 가서 총알을 찾기 시작했다.
‘뭐, 뭐야?’
탄흔에서 정체모를 액체가 황토를 적시며 배어나오고 있었다.
정민은 황토를 적시는 액체의 정체를 알아내기 위해 대검을 뽑아들었다. 그는 대검으로 젖어있는 황토에 대려는 순간 멈칫했다. 배어나오는 수준을 넘어 황토를 밀쳐내며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정민은 당황하여 뒤로 물러서서 지켜보기로 했다.
분출되는 양이 많아지자 액체의 실체를 알아 볼 수가 있었다. 액체는 무색의 투명하며 약간 점성이 있는 것으로 보였다. 황토를 밀어내며 솟아나는 정체불명의 액체는 밀어낸 황토가 자연스럽게 둑처럼 되어 흘러넘치지 않았다. 그리고 액체가 배어들었던 황토는 1분도 못 되 굳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황토와 섞이며 굳어진 황토 위를 흘러넘쳐 마치 촛농이 흘러 굳어지는 것처럼 겹겹이 굳어지며 커지고 있었다.
‘수액인가? 총알이 뿌리에 상처를 낸 모양이군. 그렇다면 이 나무는 죽어있는 나무가아니란 말인가?’
정민이 놀라고 있을 때 불과 10여 분만에 직경이 1m 에 높이가 50cm 이 넘는 수액의 샘이 형성 되었다. 흘러넘치는 수액은 황토와 섞여 얼룩이 진 종유석이 자라는 것처럼 점점 커지다가. 30분이 지나자 더 이상 흘러넘치지 않고 맹렬하던 분출도 멈추었다. 결국 직경이 2m 에 높이는 70cm 이 넘는 우물 같은 수액의 샘이 만들어 졌다. 고여 있는 수액은 더 이상 굳지도 않았다. 정민이 생각하기에 황토와 섞여야 굳어지는 성질의 수액으로 판단되었다.
정민은 조심스럽게 접근했다. 내부를 보니 삿갓을 뒤집어 놓고 거기에 맑은 물을 부어 놓은 것처럼 보였다. 대검 끝으로 고인 수액을 건드렸더니 대검을 중심으로 파장이 일었고 잠시 뒤 대검을 중심으로 원뿔 모양으로 대검의 색이 얼룩진 색으로 수액이 굳어 붙기 시작했다. 정민은 놀라서 대검을 들어 올렸다. 그러나 이미 대검에는 직경이 6cm 에 길이가 10cm 이 넘는 고깔모양으로 일부러 대검으로 찌른 것처럼 보였다.
“이런, 대검에도 달라붙는군! 근데 이거 굉장히 가벼운데.”
대검의 검은색이 얼룩져있어 겉보기에는 무거워 보였지만 무게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가벼웠다. 정민은 조심스럽게 굳어진 수액에 손끝을 대보았다. 차가운 돌을 만지는 느낌이 드는 게 처음 검은 나무를 만졌을 때와 같았다.
“엉! 이거 저 나무랑 같은 재질이네…!”
정민은 액체가 굳어지면 광장에 서있는 검은 나무의 재질과 같다는 사실에 수액이 틀림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대검에 붙은 덩어리를 떼어내기 위해 힘을 썼으나 대검의 일부가 된 듯이 떨어지지 않았다. 다시 대검을 돌 위에 올리고 돌로 내리쳐 깨려고 했으나 깨지지 않았다. 몇 번을 시도하다가 되지 않자, 정민은 문득 머리에 떠오르는 생각대로 바지주머니에서 라이터를 꺼내 수액 덩어리에 불을 붙여 보았다. 그의 생각대로 소나무 송진처럼 불이 붙었다. 이상하게도 그 타는 냄새는 대검이 녹이 스는 걸 방지하기위해 바르는 기름이 타는 냄새를 풍겼다.
“어라, 이것 봐라! 어째 냄새가 요상하네, 어떻게 총기기름을 태우는 냄새가나지?”
정민은 불이 붙은 대검에서 나는 냄새에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점점 뜨거워지는 대검손잡이를 바닥에 세워 수액덩어리가 다 타서 없어지게 만들어 놓고, 탄띠에 걸고 다니던 낙하산 줄을 풀어 끝을 수액에 넣었다가 잠시 뒤 꺼냈다. 역시 수액의 결정이 줄 끝에 매달려 나왔다. 정민은 만져서 촉감을 확인하고 역시 불을 붙였다. 이번에는 낙하산 줄이 타는 냄새가 났다.
그림자의 춤 32 - 제2장 죽음과 삶의 기록들 11
그림자의 춤(影舞) 32 - 제2장 죽음과 삶의 기록들 11 - 내글 -
- 죽음은 삶의 마침표가 아니다, 단지 삶의 쉼표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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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어디에 갇혀있는 지도 모른다면서 어떻게 그걸 장담하지? 들어오는 길이 있다는 것은 나갈 수 있는 길도 있다는 것이다.’
- 그건 나갈 수 있다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제가 갇힐 때에 어떻게, 어디에 갇혔는지 모르지만 분명히 상제님께서 반드시 주인님과 함께해야 다시 태양을 볼 수 있을 것이라 했습니다.
‘후후, 나를 너무 과대평가하는 것 같은데! 나는 너처럼 남의 의식에 직접 이야기할 수 있는 그런 능력이 없기 때문에 너를 구하는 건 물론 혼자의 힘으로 찾는 것도 힘든 형편이다. 만년을 기다렸다면 내가 입구를 찾아 이곳을 빠져 나가게 된다면 반드시 되돌아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와서 너를 구해 줄 것을 약속하지.’
- 흥, 그 고집은 일 년 반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군요.
‘자꾸 나를 만난 적이 있는 것같이 말하는데, 나는 너를 만난 기억이 전혀 없다. 다른 자와 헷갈리는 모양인데 네 주인 될 사람을 다시 찾아보는 게 낳을 것이다. 이기적이라 할지모르지만 솔직히 내 몸 하나 간수하기도 힘들다.’
- 아니 백일이나 곁에 있었는데, 나를 기억 못한단 말이에요? 비록 내 몸으로 직접 한건 아니지만 하루 세끼 밥해주고 빨래도 해주었는데. 아니….
‘네가 백일 동안이나 내 수발을 들었다고? 그럴 리가, 네가 잠시 정신을 잃었다가 깨어났다고는 하지만, 다른 건 다 기억하는데 너에 대한 것만을 기억 못한단 말인가?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릴…!’
- 자, 잠깐 뭐라고 했어요?
‘뭘, 뭐라고?’
- 방금 전에 정신을 잃었던 적이 있다고 했잖아요?
‘그래, 내가 이 동굴에 떨어진 첫날, 무너져 내린 무언가에 뒷머리를 맞고 만 하루를 기절해 있다가 깨어난 적이 있었다. 근데 그게 왜?’
- 정말 인가요?
‘그, 그래! 맞다.’
- 잠시 만요.
‘뭐, 뭐야 이건?
- 좀 이상해도 참아요!
“이거 좀 이상한 게 아니야, 으윽!”
정민은 머리를 흩고 지나가는 날카로운 통증에 눈을 뜨고 비명을 질렀다. 그리고 한동안 꿈을 꾸듯이 몽롱한 눈빛을 한 상태로 앉아 있었다. 얼마가 흘렀을까 정민의 눈이 제 빛을 찾으면서 고개를 흔들었다. 그리고 11시를 넘어가고 있는 시계를 보며 중얼 거렸다.
“어이구, 머리야! 뭐가 이렇게 아픈 거야, 꼬박 8시간이나 잤는데? 꿈도 꾸지 않는 것 같은데 한잠도 못잔 것처럼 멍하고 지끈 거리지?”
정민은 아픈 머리를 맑게 하기 위해 물가로 가서 머리를 흐르는 찬물에 거꾸로 쳐 박고 한참을 그대로 있었다. 머리가 맑아짐을 느낀 정민은 상체를 일으켜 세웠고, 주위를 세심하게 살폈다. 자기전과 달라진 것이 없었다. 정민은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전투식량 하나를 뜯었다.
“제기랄, 이곳에 온지 며칠이나 됐다고 이렇게 생활이 불규칙해 지는 거야?”
전투식량으로 배를 채운 정민은 그물을 짜기 위해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리고 3시간이 흘렀을 때 그물이 완성되었다. 폭이 1m에 길이가 2m되는 직사각형 모양으로 3 ~ 4cm의 그물코를 가진, 고기그물이라고 보기보단 체육경기에나 쓰일 그런 그물이었다. 정민은 그물을 펴들고 한심한 자신의 작품에 고개를 저었다.
“이건 너무 심하군! 아무리 눈먼 고기를 잡는 그물이라지만 이건 너무했군. 모로 가도 서울만가면 된다 했으니 고기만 잡히면 될 거 아닌 감. 히히히!”
정민은 그물을 치기위한 준비를 했다. 물속으로 들어가는 부분에 추를 달았고, 양쪽 끝에는 줄을 달아 한쪽은 큰 돌을 매달아 물가에 고정시킨 후 남은 한쪽 줄을 잡고 건너편으로 넘어갔다. 그러자 자연스럽게 개울을 가로지르는 그물이 쳐졌다. 정민은 다른 한쪽을 큰 돌에 묶어 고정하고는 천막을 쳐놓은 곳으로 돌아갔다.
정민은 소총을 집어 들었다. 첫날 막힌 총구를 뚫기 위해서, 소총을 분해했다. 총열에 박혀있던 흙들은 바짝 말라붙어있어서 쉽게 떨어 질것 같지 않았다. 야전삽으로 두드려 보았으나 떨어지질 않았다.
“너무 오래 방치했군. 바로 손을 썼다면 쉽게 뚫렸을 터인데…!”
정민은 수통을 들어서 총열을 들어 거꾸로 세운다음 물을 조금씩 흘려보냈다. 물이 차오르자 조심스럽게 바위에 기대어 세워놓고 나머지 부품들에 묻어있는 흙먼지를 털어내고 개머리판 홈에 들어있는 기름포를 꺼내어 닦았다. 다시 총열을 들어 물을 빼내고 총구 속을 들여다보니 말라붙어 있던 흙이 축축하게 젖어있었다. 삽자루로 두드려 대니 조금씩 흙이 나왔다. 30분여를 노력한 끝에 총구에 박혀있는 흙을 다 빼내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총열 중간에 박혀있는 돌은 빠지지 않았다.
“속 썩이는군! 이왕 이렇게 된 거 망가진다고 뭐랄 사람 없으니 우격다짐으로 빼야겠구나.”
정민은 총열과 야전삽을 들어 힘껏 서로 부딪쳤다.
- 탕, 탕, 탕
여러 번 부딪치자 드디어 돌이 약간씩 깨지며 빠져나왔다. 정민은 꽂을대를 이용해서 총열에 생긴 녹을 제거하고 기분 좋게 총을 재조립했다. 정민은 개머리판을 바위에 부딪혀보고, 소총이내는 경쾌한 소리를 들으며 기분이 매우 좋아졌다. 최고의 무기인 소총을 쓸 수 있다는 것은 앞으로 해야 될 동굴 탐색 중에 생길 위험을 극복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정민은 소총을 시험하기 위해서 실탄이 들어있는 탄창을 챙기고 광장으로 나섰다. 5분정도 걷자 광장이 나타났다. 탄창에 한발을 남기고 소총에 끼운 후 장전을 했다. 그리고 검은 나무 앞에 있는 황토를 겨누었다. 방아쇠를 천천히 당겼다.
- 타 앙
- 팍
- 우 웅
한발이 발사되며 굉음이 광장을 울리고, 이어서 황토가 튀어 올랐다. 정민은 만족한 듯 총을 두드리고 탄피를 챙긴 후 총알을 챙기기 위해 검은 나무쪽으로 접근하기 시작했다. 총알은 약간만 손을 보면 훌륭한 무성무기로 쓸 수 있었다. 정민은 흙이 튄 곳으로 가서 총알을 찾기 시작했다.
‘뭐, 뭐야?’
탄흔에서 정체모를 액체가 황토를 적시며 배어나오고 있었다.
정민은 황토를 적시는 액체의 정체를 알아내기 위해 대검을 뽑아들었다. 그는 대검으로 젖어있는 황토에 대려는 순간 멈칫했다. 배어나오는 수준을 넘어 황토를 밀쳐내며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정민은 당황하여 뒤로 물러서서 지켜보기로 했다.
분출되는 양이 많아지자 액체의 실체를 알아 볼 수가 있었다. 액체는 무색의 투명하며 약간 점성이 있는 것으로 보였다. 황토를 밀어내며 솟아나는 정체불명의 액체는 밀어낸 황토가 자연스럽게 둑처럼 되어 흘러넘치지 않았다. 그리고 액체가 배어들었던 황토는 1분도 못 되 굳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황토와 섞이며 굳어진 황토 위를 흘러넘쳐 마치 촛농이 흘러 굳어지는 것처럼 겹겹이 굳어지며 커지고 있었다.
‘수액인가? 총알이 뿌리에 상처를 낸 모양이군. 그렇다면 이 나무는 죽어있는 나무가아니란 말인가?’
정민이 놀라고 있을 때 불과 10여 분만에 직경이 1m 에 높이가 50cm 이 넘는 수액의 샘이 형성 되었다. 흘러넘치는 수액은 황토와 섞여 얼룩이 진 종유석이 자라는 것처럼 점점 커지다가. 30분이 지나자 더 이상 흘러넘치지 않고 맹렬하던 분출도 멈추었다. 결국 직경이 2m 에 높이는 70cm 이 넘는 우물 같은 수액의 샘이 만들어 졌다. 고여 있는 수액은 더 이상 굳지도 않았다. 정민이 생각하기에 황토와 섞여야 굳어지는 성질의 수액으로 판단되었다.
정민은 조심스럽게 접근했다. 내부를 보니 삿갓을 뒤집어 놓고 거기에 맑은 물을 부어 놓은 것처럼 보였다. 대검 끝으로 고인 수액을 건드렸더니 대검을 중심으로 파장이 일었고 잠시 뒤 대검을 중심으로 원뿔 모양으로 대검의 색이 얼룩진 색으로 수액이 굳어 붙기 시작했다. 정민은 놀라서 대검을 들어 올렸다. 그러나 이미 대검에는 직경이 6cm 에 길이가 10cm 이 넘는 고깔모양으로 일부러 대검으로 찌른 것처럼 보였다.
“이런, 대검에도 달라붙는군! 근데 이거 굉장히 가벼운데.”
대검의 검은색이 얼룩져있어 겉보기에는 무거워 보였지만 무게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가벼웠다. 정민은 조심스럽게 굳어진 수액에 손끝을 대보았다. 차가운 돌을 만지는 느낌이 드는 게 처음 검은 나무를 만졌을 때와 같았다.
“엉! 이거 저 나무랑 같은 재질이네…!”
정민은 액체가 굳어지면 광장에 서있는 검은 나무의 재질과 같다는 사실에 수액이 틀림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대검에 붙은 덩어리를 떼어내기 위해 힘을 썼으나 대검의 일부가 된 듯이 떨어지지 않았다. 다시 대검을 돌 위에 올리고 돌로 내리쳐 깨려고 했으나 깨지지 않았다. 몇 번을 시도하다가 되지 않자, 정민은 문득 머리에 떠오르는 생각대로 바지주머니에서 라이터를 꺼내 수액 덩어리에 불을 붙여 보았다. 그의 생각대로 소나무 송진처럼 불이 붙었다. 이상하게도 그 타는 냄새는 대검이 녹이 스는 걸 방지하기위해 바르는 기름이 타는 냄새를 풍겼다.
“어라, 이것 봐라! 어째 냄새가 요상하네, 어떻게 총기기름을 태우는 냄새가나지?”
정민은 불이 붙은 대검에서 나는 냄새에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점점 뜨거워지는 대검손잡이를 바닥에 세워 수액덩어리가 다 타서 없어지게 만들어 놓고, 탄띠에 걸고 다니던 낙하산 줄을 풀어 끝을 수액에 넣었다가 잠시 뒤 꺼냈다. 역시 수액의 결정이 줄 끝에 매달려 나왔다. 정민은 만져서 촉감을 확인하고 역시 불을 붙였다. 이번에는 낙하산 줄이 타는 냄새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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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날이 국경일이 되는 그 날까지... 아자!
한글을 사랑 합시다.
내글이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