醜面游龍 (133)

솔아2004.11.22
조회623

  “음..... 당신들 지금 얼마나 위험한 상황이란 걸 아시는지 모르겠소?”

“이놈! 무슨 헛소리를 하느냐 어서 말하지 못할까?”

“이 칼로 나를 위협하면 될 줄 아시오?”

“네 목이 무슨 강철이라도 되는 줄 아는 모양인데......... 어....어......”

“왜...왜 그래?”

“하하하...... 사람을 잘 못 보셨네. 잡을 사람을 잡았어야지. 전부 꿇어라!” 말소리를 낮추어 조용히 말했으나 놈들은 모두 사색이 되었다. 갑자기 상대의 몸에서 엄청난 기운이 자신들을 압박해오니.......

“이.....이.....이게 무슨 조화.....” 말을 더듬거리며 전부가 무릎을 꿇어야 했다. 마치 하늘이 내리 누르는 듯 무거워졌기에 서있을 수도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부터는 거꾸로 내가 물을 차례다. 누가 대답을 하겠느냐?” 효연이 묻자 전부들 덩치가 크고 비단옷을 입은 자를 바라보았다.

“네가 이중에서 우두머리인 모양이로구나. 그럼 네가 대답을 해야겠다. 만약 대답을 못하겠다면 하나 씩 하나씩 큰 봉변을 당할 것이니 명심하도록. 네놈들을 보낸 곳이 유혼교가 맞느냐?”

“으......으........” 대답을 못하고 고개만 끄떡거리더니 갑자기 피를 토하며 죽어 버렸다.

그자가 죽어 버리자 나머지들도 벌벌 떨더니 피를 토하며 죽어간다.

‘음...... 이 악랄한 놈들 아무 잘못이 없는 양민까지 독으로 죽게 하다니......’

효연은 살며시 주점에서 빠져나와 금비를 불러 귀도에 돌아왔다. 지금쯤은 그 주점에서 난리가 났을 것이다. 갑자기 다섯이나 되는 시신을 치워야 하니......

전부들 효연을 기다리며 궁금해 하고 있었다.

“무슨 일입니까?”

“아무 일도 아니었소. 하지만 경계를 강화해야 할 것 같군요. 유혼교에서 양민들을 보내어 조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으음...... 양민들을 이용하여 조사를 한다면 이미 이곳에 대해 어느 정도 의심을 하고 있다고 봐야겠군요?”

“그럴지도 모르겠으나 아직은 걱정해야 할 단계는 아닌 것 같고 관병들이 철저히 함구하고 있으니 당분간은 아무런 일이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일이니 우리가 더욱 철저하게 보안을 유지해야 합니다.”

“알겠습니다.” 무철은 대답을 하고는 전부에게 이를 전파하게끔 알려주러 갔다.

정노인도 궁금했던 일이 풀리자 인부들이 일하는 곳을 둘러보기 위해 전각이 있는 곳으로 내려갔다.

잠시 전망탑에서 생각을 해보니 미리 대비를 하는 것이 좋을 듯하여 관병의 숫자를 늘리도록 조치를 해야겠다는 판단이 되어 관병의 책임자에게 관병의 수를 배 이상 늘려줄 것을 적은 후 수결을 하고 봉인하여 보내었다.

정노인과 무철은 공사의 진행을 독려하느라 정신없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기에 한 번 더 높은 상공에서 유혼교의 장원을 감시하다가 신의가 살던 모옥으로 갔다.

“편안히 쉬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그렇지 않아도 이제 밖에서 조금 움직여 보려던 차에 마침 잘 오셨습니다.”

“우선 상처를 좀 봐야겠습니다.”

“언제 의술까지 익히셨는지 부럽습니다.”

“의술이나 되는 거라면....그냥 곁눈질로 좀 배웠습니다.” 하며 성운봉의 등에 있는 상처를 다시 치료하는데 왕주무의 해독제의 효력이 뛰어나 중독 되었던 피부는 완전히 되살아났고 상처만이 약간의 염증을 보이고 있었다.

“음..... 혹시 어제저녁에 술을 드셨습니까?”

“아!...... 무료하여 가지고 있던 술을 조금 마셨지요. 그걸 어찌.....?”

“내일까지는 술을 드시지 마셔야 합니다. 지근 등이 약간 화끈거릴 것 같은데.....”

“그렇지 않아도 약간 결려서......”

“큰 상처가 있을 때에는 절대로 술을 마시면 안 됩니다. 나중에 아주 고질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으음.... 아직 이런 일을 당해보지 못해서 내가 실수를 한 모양입니다.”

“앞으로는 절대로 그러지 마시기 바랍니다.”

“끄응~ 그렇게 하겠습니다.” 효연이 등의 상처를 치료하며 염증이 난 부위를 긁어내자 아픔을 참으며 말을 하였다.

금창약을 다시 바르고 나자 자신이 준비해온 면포로 잘 동여매어 주며

“오늘 밤에 가시려면 이걸 가지고 가십시오.”

“이게 뭡니까?”

“이건 금창약인데 잘 듣는 것이니 나누어 사용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가시는 길에 되도록이면 남과 부딪치지 말고 은밀하게 움직이십시오. 아무래도 무리를 하면 상처가 덧나니까요.”

“알겠습니다.”

“어느 방향으로 가시려는지 제가 알아도 되겠습니까?”

“전 산서방향으로 가야 합니다.”

“그렇다면 제가 가는 길과 비슷하군요. 제가 청옥협까지 모셔다 드릴 테니 그곳에서부터는 혼자 가시면 되겠군요.”

“아닙니다. 혼자서 갈 수 있습니다.”

“그렇지요. 혼자 가실 수 있지만 가는 길의 안전이 우려되니 제가 모셔다 드리는 것이니 괘념치 마십시오.”

금비를 부르자 성운봉은 금비를 보고 놀라 말을 못하였다.

“이....이...새는 전설속의 천붕인 것 같은데......”

“전설속의 천붕이 아니라 실존하는 것입니다.”

“이...이걸 타고 다니신다는 것입니까?”

“그렇습니다. 우리 금비는 둘 정도는 힘 안들이고 태우고 다닙니다. 그렇지?”

마치 말을 다 알아들은 것처럼 깃을 한두 번 친다. 그리고는 다리를 구부려 올라타기 쉬운 자세를 취하니.....

“음..... 정말 영물이로군요.”

“영물 정도가 아니라 제게는 아주 가까운 가족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자, 타시지요.”

성운봉은 조심스럽게 금비의 등에 올라탔다. 효연이 등에 오르자 뒤를 한번 쳐다 보더니 땅을 박차고 날아올랐다.

“허! 정말 대단 하군요.”

“우리 금비가 처음 태운 모르는 분이라 약간 경계를 하는 것 같군요.”

“허! 그렇습니까?”

“예, 저한테 분명하게 뜻을 전하고 있으니..... 금비야, 청옥협에서 이분이 내릴 것이니 조금만 가면 된다.”

세찬 바람소리 속에서도 금비가 꾸룩 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마치 대답을 하는 것 같은.....

까마득한 하늘위에서 경치를 바라보는 성운봉은 정말 신선이라도 된 기분인 듯 정신없이 발아래 펼쳐지는 풍경을 보고 있었다. 벌써 쌍검봉이 보이기 시작했고. 두어 식경 만에 자신이 하루 꼬빡 달려온 길을 다온것이니.....

금비가 인적이 드문 곳을 찾아서 내려앉았다.

“정말 오늘 너무 신기해서 말을 제대로 할 수가 없군요.”

“하하하..... 그래 즐거우셨습니까?”

“즐겁기만 했으면 이렇지 않지요. 세상에.....”

“자 그럼 저는 먼 길을 가야 하니 이제 가 보겠습니다.”

“그러시지요. 언제 한번 다시 만납시다. 그리고 제가 뭐라도 중요한 일을 알아내면 반드시 천무장으로 알려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같은 길을 가니 언제고 만나겠지요. 부디 몸조심하시기를.....”

성운봉과 청옥협에서 헤어지고 나자 천무장으로 급히 돌아갔다.

아무래도 신경이 곤두서있는 후란이 걱정이 되니..... 벌써부터 이러면 이거 나중에는 어찌될까?

자시가 넘은 시간이라 밤바람이 싸늘하다. 어느새 천무관에도 하나 둘 등촉이 꺼지기 시작하여 어둠 속에 묻혀가고 있었다. 효연이 귀도에 다녀오는 사이에 눈이라도 내렸는지 음지쪽에는 잔설이 남아있고 땅이 질척하였다.

왠지 마음이 공허한 느낌이다. 자신이 없는 순간에도 여기엔 아무런 변화가 없었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왜일까? 발길을 유선에게로 향하는데 누군가 자꾸 끌어당기는 듯하여 돌아보니 아무도 없다.

‘이게 무슨...... 그래 나중에 이야기 하고 후란에게 가 보아야겠구나.’

방문이 굳게 닫혀있고 방에 불이 꺼져있어 살며시 문을 열고 들어서니 후란은 깊은 잠 속에 있는지 가볍게 숨쉬는 소리만 들렸다. 침상에 살며시 걸터앉아 후란의 얼굴을 살며시 쓰다듬는데

“아! 차가와. 어마! 누구.....?”

“어! 잠이 깨었군...... 그냥 살펴보고 가려했는데..... 지금 막 돌아왔소.”

“그랬어요?”

“음...... 우리 아기 잘 크고 있나 어디 볼까?” 하며 후란의 배에 손을 대니 제법 태동이 느껴진다.

“아!.... 요즘 발로 막 차는지 흔들기도 하고.....”

“음..... 개구 진 녀석이 들어있나? 왜 엄마를 괴롭히지?”

“그러게 말이 예요.”

“잠 깨워서 어쩐다......”

“잠이야 다시 자면 되지만 그렇게 돌아다녀도 건강에는 이상이 없는 거지요?”

“물론이지. 내가 병들면 어쩌려고.”

“그래야지요. 형님들한테는?”

“아직.... 지금 막 돌아왔는데 언제 갈 시간이 있었나?”

“그럼 안돼요. 어서 가보세요.” 이건 또 무슨....... 갑자기 이렇게 너그러워진 것인가?

“아니 금방 온 사람을 이렇게 내쫒는 사람이 어디 있소?”

“어서 가보기나 하세요. 자야 하니까. 저 피곤해서 그래요.”

“그래? 음..... 알았소. 잘 자고 아침에 봅시다.” 청청에게 들려보니 청청역시 잠이 들어있었다. 요즘 산월이 점점 가까워지니 많이들 피곤해 하는 모양이다.

가던 걸음을 돌려 결국 유선에게로 갔다. 아직까지 방에 불을 밝히고 있었다. 효연이 다가가니 문이 열리며

“늦었네요. 어서 들어오세요. 유빈이 찬바람 맞으면 안 되니까.”

“음......” 얼른 들어가 방문을 닫으며 보니 유빈이가 침상에 누워 자고 있었다.

“지금 오시는 거예요?”

“그렇소. 오다가 청옥협에 좀 들리느라 더 늦어졌네.”

“저녁은 드셨어요?”

“그냥 벽곡단으로 때웠지.”

“그렇게 다니면 어떻게 해요. 때가되면 식사를 해야지요. 조금만 기다리세요. 얼른 요기할거라도 가져 올 테니....”

“음.... 안 먹어도 되는데.......”

“얼른 차려올 테니 잠시만 기다려요.”

“알았어.” 아무래도 유선이 제일 편하다 말을 하기도 편하고 어떻게 하더라도 자신을 먼저 생각해주니.....

유선은 상을 차려와 탁자에 내려놓고는 유빈이를 두터운 이불로 싸 데리고 나간다.

“어디로 데려가는 것이오?”

“이모님에게로 데려가려고요.”

“왜?.......”

“그럼 부부가 있는 방에 아기를 그냥 놔둬도 되나요?”

“음...... 그런가?”

“식사나 하고 계셔요.”

“알았어. 내 먹고 있을 테니 빨리 다녀오기나 해.” 유선이 문을 닫고 나가자 혼자서 차려온 상을 다 비워 버렸다. 그리고는 아무래도 좀 씻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뒷방에 가니 더운물이 한 방울도 없어 그냥 찬물을 퍼 씻기 시작했다.

“어 엇! 으..... 아무래도 아직 차가운걸....” 그때 유선이 들어오며

“어휴~ 이 추운데 찬물로 씻어요?”

“음.... 더운물이 안보이니 찬물로라도 씻어야지....”

“여기 있어요.” 하며 들고 있는 물통을 욕통에 부었다. 김이 무럭무럭 피어오르는 뜨거운 물이었다. 역시.... 유선은 자신을 생각하여 더운물까지 미리 준비하는 치밀함을 보이니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통 네 개를 부어 넣고 찬물을 섞자 욕통가득 물이 찬다. 더운 물속에 몸을 담그니 그동안의 바깥생활이 전부 더운 물속에 녹아버리고 갑자기 몸이 늘어지기 시작하였다.

“음..... 정말 좋군....”

 

한주 새롭게 시작합니다. 예정대로 아침에 올리게 되어 기분이 상쾌하군요.

즐겁게 읽어주시는 독자여러분에게 감사 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