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신들은 아무말도 없었다. -2 8월19일 오후11시 정웅기와 강민아는 빛과 그림자의 집회에 와있었다. 그들은 박태성 집에서 있던 끔찍한 일들을 뒤로 한 채 이곳으로 올 수 밖에 없었다. 경찰에 사실대로 말한다고 그들의 말을 믿어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들은 잘 못하면 살인범으로 몰릴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정웅기는 어떻게 하든 지금 일어난 일들의 실마리를 찾지 않으면 오히려 박태성의 누나와 어린아이를 자신들이 죽인 것으로 몰릴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비록, 정당방위였지만 그것에 대한 입증이 필요했다. 그들이 미쳐서 덤볐다는 증거는 아무것도 없는 것이다. 더구나 4살짜리 어린아이가 덤벼들었다는 것을 어떻게 입증 한단 말인가. 집안 곳곳에 자신들의 지문과 흔적이 남아있는 것을 경찰이 발견 한다면 그들은 영락없이 살인범으로 몰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실마리는 이곳 ‘빛과 그림자’ 밖에 없었다. 그래서 그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지금 이곳에 와 있는 것이다. 일산 외곽 쪽에 위치한 ‘빛과 그림자’의 성당은 밖에서 보는 것과 많이 틀렸다. 밖에서 볼 때는 일반 가정 집 같았는데 안 쪽 지하실로 들어서자 거대한 홀이 드러났다. 지하층의 층고도 5미터 가까이 되었고, 곳곳에 거대한 기둥이 바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넓이도 300여 평이 넘어보였다. 마치 거대한 고대 신전을 지하에 들여 놓은 듯 했다. 그런데 그 거대한 신전 안에 수 백 명의 사람들 모여서 기도를 하고 있었다. 모두 초록색 가운 같은 것을 걸쳐 입었는데 그 옷 뒤에는 달과 해 그리고 별들이 겹쳐있는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그들이 때때로 크게 소리치며 부르는 소리가 지하실에 가득 차올랐다. “빛의 수호신 슈의 영광을 얻으리니....” 그들은 알 수 없는 주문 같은 것을 소리치며 열렬하게 기도를 하고 있었다. 정웅기와 강민아는 그 모습을 보며 안내하는 여자를 따라 계속 지하층으로 내려갔다. 지하의 규모가 꾀 되는지 이미 2개 층을 지나 왔는데 또 계속 아래로 내려갔다. 그들이 지나온 곳곳에는 많은 사람들이 괴상한 소리를 질러대며 기도를 하고 있었는데 마치 ‘종말이 왔으니 교회를 믿으라’고 외치는 광신적인 모습이었다. 그 모습을 보며 강민아는 긴장되어 자신도 모르게 정웅기의 손을 꼭 잡았다. 정웅기도 음침한 지하에서 울려 퍼지는 괴상한 기도소리를 듣고 긴장되고 두려움이 일어 그녀의 손을 감싸 쥐었다. 앞서가던 여인이 지하 3층에서 멈추어서며 말했다. “3급 신도님들은 이곳에서 예배를 보시니 저 기도실로 들어가서 기도를 하세요.” 그녀는 말을 마친 후 계속 지하로 내려가 사라졌다. 그녀의 말을 들은 정웅기가 주위를 살피며 말했다. “여기서도 서열이 있나보군요. 서열에 따라 기도실이 틀린 것을 보니...” 강민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아마 아래로 내려갈수록 급수가 높은 것 같아요. 일단은 기도실 안으로 들어가 보죠?” 정웅기가 앞장서 나갔다. 이곳은 문이 따로 없었다. 계단을 내려와 좀 넓은 홀을 지나 옆으로 들어가니 거대한 신전과 같은 기도실이 들어났다. 이곳에도 수 백 명의 사람들이 바닥에 엎드려 괴상한 외침을 질러대고 있었다. “빛의 수호신 슈의 은총을 받들어 세상을 밝게 추니....” 통일된 초록색을 입고서 동시에 괴상한 소리를 지르는 모습은 흡사 악마를 숭배하는 사람들의 전형적인 모습이었다. 지하 신전 앞 쪽에는 설교를 위한 목적인 듯 커다란 단상이 마련되어 있었고, 전면 벽에는 ‘빛과 그림자’의 문양을 커다랗게 붙여놓고 있었다. 실내는 비교적 어두운 편이었다. 양쪽 벽면과 천장에서 불빛을 비추었지만 전체적으로 밝지 않았다. 그래서 사람들의 얼굴도 잘 보이지 않았다. 광란적인 모습에 잠시 넋을 잃고 있는 두 사람을 향해 푸른색 신도복을 입은 남자가 다가오며 말했다. “곧 빛의 문이 열릴 시간 입니다. 신도 분들은 같이 준비를 해 주십시오.” 그의 말에 정웅기와 강민아는 찔끔해서 고개를 숙이며 그가 가리키는 장소에서 가서 다른 신도들처럼 엎드렸다. 뒤 쪽에서 푸른색의 신도가 계속 쳐다보자 둘은 당황되었다. 정웅기가 눈치를 보며 중얼거렸다. “아무래도 저 사람이 우리를 의심하는 것 같으니 우리도 따라합시다.” “예? 뭘요?” 강민아의 말에 정웅기가 바로 앞에서 엎드려 절을 하는 신도를 턱짓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우린 여기 신도니 같이 기도해야 의심 안받죠.” “기도나 할 줄 알아야죠?” 강민아의 난감한 표정에 정웅기는 뒤 쪽의 푸른색 신도를 힐끗 보고는 말했다. “그냥...대충보고 따라 해요.” 정웅기는 말을 마치자 바로 앞의 신도가 하듯이 두 손을 모아 하늘에 올렸다 다시 바닥에 엎드리며 소리를 쳤다. “빛의 신 슈의 은총을 받아....” 그의 하는 냥을 보고 강민아도 어떨 결에 따라하며 외쳤다. “빛....슈의 은총이 있냐......” 그녀는 주문 같은 것을 잘 몰라 대충 해대며 뒤 쪽의 푸른 옷의 신도를 살짝 훔쳐봤다. 푸른 옷의 신도는 계속 둘을 주시하며 고개를 갸웃거리는 듯싶더니 이내 홀 쪽으로 사라졌다. 그 모습을 보고 강민아가 말했다. “저기 갔어요.” 그러나 정웅기는 마치 정말 ‘빛과 그림자’의 신도가 된 듯이 큰소리로 기도를 하느라 그녀의 목소리를 듣지 못했다. “빛의 신 슈의 은총을....” 너무 열심히 기도하는 그의 모습을 황당한 눈으로 한동안 보던 강민아가 그의 옆구리를 콕! 찔렀다. “윽! 왜...왜 갑자기 옆구리는 찔러요?” 갑자기 인상을 쓰며 말하는 정웅기를 보며 강민아는 화가 나서 그의 귀를 세게 잡고 귀 속에다 말했다. “갔. 다 . 고 . 요.” “......?” 정웅기의 멍한 눈을 보고 아직도 상황파악이 안된 것 같아 보이자 다시 말했다. “계속 여기서 기도 할 거면 쭉~그렇게 하세요. 전 다른 곳을 조사할 테니.” 그녀의 뾰족한 말을 들은 정웅기는 어색하게 웃음 지으며 말했다. “헤헤....뭐 그렇게까지....같이 갑시다. 이 기도도 하다보니 재미있어서...헤헤” 강민아는 그를 살짝 째려보더니 말했다. “어디로 가야하죠?” 정웅기가 자신감에 차서 말했다. “아마 지하로 더 가야 할 겁니다. 분명 아래쪽에는 간부급들이 있을 것이니 그곳을 뒤져보면 뭔가 실마리가 잡히겠죠.“ 그녀도 그의 생각에 동의 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 같은 생각이예요.” “이곳 신도들은 기도하느라 정신없어 다행이지요. 얼른 움직입시다.” 그들이 조용히 일어나 빠져 나갔지만 그들을 신경 쓰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정웅기와 강민아는 지하4층으로 조심히 내려갔다. 다행히 지키는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강민아가 이상한 듯 중얼거렸다. “이곳은 기도실이 없나보군요. 조용하면서 위쪽과 구조가 틀려요.” 그녀의 말처럼 지하4층은 계단실을 나와서 보니 기다란 복도가 있고 그 복도 안 쪽에 작은 홀이 있는 것이 전부였다. 정웅기가 복도 벽을 만지며 말했다. “이상하지 않아요? 위 신전을 보았을 때는 이곳도 엄청 넓을 텐데 복도 만있고 실이 없다는 것은 이해가 않되는 군요. 이 벽 어딘가에 문이 있어야 되는 것 아닌가요? 그래서 실로 들어가야 정상인데 문이 없는 벽이라니...“ 그의 말을 들은 강민아도 벽을 보며 이상했다. 처음에 복도를 보았을 때는 복도 안 쪽에 문이 있을 거라 짐작했지만 끝까지 따라가도 벽에 아무 문도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작은 홀에도 의자 두개만 덜렁 있을 뿐 어디에도 안 쪽으로 들어가는 문은 보이지 않았다. 마치 원래 좁은 공간으로 설계된 듯 보였다. 강민아가 벽을 좀 더 살핀 후 말했다. “이곳은 원래 문이 없는 것이 아닐까요? 지하 5층으로 내려가 보죠?” 그녀의 말에 정웅기가 고개를 끄덕이며 계단실로 가며 말했다. “어쨌든 이상하군요. 필요가 없다면 복도를 뭣 때문에 만들어 놨지?” 그들은 계단실에 들어와 아래쪽으로 내려갔다. 어느 정도 내려가던 그들은 다시 멈추며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어떻게 된 거죠?” 강민아가 이상한 듯 물었지만 정웅기는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그들의 앞에 나타난 것은 벽이었다. 몇 개의 계단을 내려왔을 때 계단 중간에 벽으로 막혀서 더 이상 앞으로 갈 수 없었던 것이다. 거기까지가 계단의 끝이니. 이상한 듯 강민아가 벽을 만지며 말했다. “여긴 정말 알 수 없는 곳이군요. 벽으로 막았다는 것은 안쪽에 공간이 있을 가능성 있다는 것인데....위 쪽 지하 4층과 아래 쪽 모두 문이 없으니...“ 정웅기가 벽면을 조사하며 말했다. “비밀 장치 같은 것이 있는 것 아닐까요? 아까 우리를 안내한 여자 신도가 분명 아래쪽으로 내려왔잖아요. 그러니 어디 문이 있을 겁니다.“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강민아도 벽면을 살폈다. 그러나 차가운 백색의 벽에는 특이할 만한 것이 없었다. 한동안 벽을 살피던 정웅기가 말했다. “이렇게 찾다가는 저들에게 들킬 것 같군요. 위쪽으로 다시 올라가 보죠. 혹시 다른 우리가 지나친 것이 있을 수 있으니.“ 말을 마친 정웅기가 계단을 올라가자 강민아도 따라 갔다. 그들이 막 지하 4층에 올라섰을 때 위쪽에서 계단으로 사람들이 내려오는 소리가 들렸다. 강민아가 당황해하며 말했다. “어떻게 하죠?” 정웅기는 강민아의 손을 잡아끌며 말했다. “할 수 없죠. 계단실을 나가 복도에서 저들이 가길 기다리는 수밖에...” “저들이 이 복도로 들어오면요?” “그 땐....뭐....어떻게 되겠죠!” 정웅기가 어색하게 웃으며 말하자 강민아는 한 숨이 나왔다. 그들이 말 할 때 4층 계단실까지 내려온 사람들의 말소리가 들렸다. “준비는 다 되어갑니까? 마 집법사님?” “예. 신도들도 모두 모인 것 같고....이제 빛의 문을 열어야 겠죠.” “참! 중요한 손님이 오셨다구요?” “예. 그렇지 않아도 민장호 대법사님을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 가시죠.” “그래요?” 그들은 대화를 나누며 계속 아래쪽으로 내려갔다. 그들이 지하 5층으로 내려가는 것을 본 정웅기가 말했다. “저들을 조용히 따라가서 봅시다.”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강민아가 뒤 따랐다. 그들이 조용히 쫒아 계단실을 내려가니 대화를 나누었던 두 사람이 보였다. 그중 검은 제복을 입은 사람이 하얀 벽면의 오른 쪽 끝에 있는 작은 점을 눌렀다. 그러자 스스스... 작은 마찰음이 들리며 벽면이 한 쪽으로 밀려들어가며 커다란 실이 들어났다. 이내 그들이 들어가자 벽면이 아무 일 없던 것처럼 다시 밀려들어와 닫혔다. 그 모습을 본 정웅가가 놀랍다는 듯 말했다. “헛! 마치 무슨 영화같군, 난 저 점들이 그저 단순한 얼룩인 줄 알았는데...참나!” 강민아가 벽에 귀를 대어보고 조용한 것 같자 그들이 한 것처럼 작은 점을 눌렀다. 그러자 아까 와같이 벽이 한 쪽으로 밀렸다. 강민아는 들어난 실을 살펴보고 아무도 없음을 확인 후 안으로 들어갔다. 그녀의 모습을 뒤에서 보던 정웅기는 생각했다. ‘무슨 여자가 겁이 없어! 나도 살 떨리는데 자기가 앞장서고....남자 체면 안서게...!’
악마의 심장-13
8. 신들은 아무말도 없었다. -2
8월19일 오후11시
정웅기와 강민아는 빛과 그림자의 집회에 와있었다.
그들은 박태성 집에서 있던 끔찍한 일들을 뒤로 한 채 이곳으로 올 수 밖에 없었다.
경찰에 사실대로 말한다고 그들의 말을 믿어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들은 잘 못하면 살인범으로 몰릴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정웅기는 어떻게 하든 지금 일어난 일들의 실마리를 찾지 않으면 오히려 박태성의
누나와 어린아이를 자신들이 죽인 것으로 몰릴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비록, 정당방위였지만 그것에 대한 입증이 필요했다.
그들이 미쳐서 덤볐다는 증거는 아무것도 없는 것이다.
더구나 4살짜리 어린아이가 덤벼들었다는 것을 어떻게 입증 한단 말인가.
집안 곳곳에 자신들의 지문과 흔적이 남아있는 것을 경찰이
발견 한다면 그들은 영락없이 살인범으로 몰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실마리는 이곳 ‘빛과 그림자’ 밖에 없었다. 그래서 그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지금
이곳에 와 있는 것이다.
일산 외곽 쪽에 위치한 ‘빛과 그림자’의 성당은 밖에서 보는 것과 많이 틀렸다.
밖에서 볼 때는 일반 가정 집 같았는데 안 쪽 지하실로 들어서자 거대한 홀이 드러났다.
지하층의 층고도 5미터 가까이 되었고, 곳곳에 거대한 기둥이 바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넓이도 300여 평이 넘어보였다. 마치 거대한 고대 신전을 지하에 들여
놓은 듯 했다. 그런데 그 거대한 신전 안에 수 백 명의 사람들 모여서 기도를 하고
있었다. 모두 초록색 가운 같은 것을 걸쳐 입었는데 그 옷 뒤에는 달과 해 그리고
별들이 겹쳐있는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그들이 때때로 크게 소리치며 부르는 소리가 지하실에 가득 차올랐다.
“빛의 수호신 슈의 영광을 얻으리니....”
그들은 알 수 없는 주문 같은 것을 소리치며 열렬하게 기도를 하고 있었다.
정웅기와 강민아는 그 모습을 보며 안내하는 여자를 따라 계속 지하층으로
내려갔다. 지하의 규모가 꾀 되는지 이미 2개 층을 지나 왔는데 또 계속 아래로
내려갔다. 그들이 지나온 곳곳에는 많은 사람들이 괴상한 소리를 질러대며
기도를 하고 있었는데 마치 ‘종말이 왔으니 교회를 믿으라’고 외치는 광신적인
모습이었다.
그 모습을 보며 강민아는 긴장되어 자신도 모르게 정웅기의 손을 꼭 잡았다.
정웅기도 음침한 지하에서 울려 퍼지는 괴상한 기도소리를 듣고 긴장되고
두려움이 일어 그녀의 손을 감싸 쥐었다.
앞서가던 여인이 지하 3층에서 멈추어서며 말했다.
“3급 신도님들은 이곳에서 예배를 보시니 저 기도실로 들어가서 기도를 하세요.”
그녀는 말을 마친 후 계속 지하로 내려가 사라졌다.
그녀의 말을 들은 정웅기가 주위를 살피며 말했다.
“여기서도 서열이 있나보군요. 서열에 따라 기도실이 틀린 것을 보니...”
강민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아마 아래로 내려갈수록 급수가 높은 것 같아요. 일단은 기도실 안으로 들어가 보죠?”
정웅기가 앞장서 나갔다.
이곳은 문이 따로 없었다. 계단을 내려와 좀 넓은 홀을 지나 옆으로 들어가니 거대한
신전과 같은 기도실이 들어났다.
이곳에도 수 백 명의 사람들이 바닥에 엎드려 괴상한 외침을 질러대고 있었다.
“빛의 수호신 슈의 은총을 받들어 세상을 밝게 추니....”
통일된 초록색을 입고서 동시에 괴상한 소리를 지르는 모습은 흡사 악마를 숭배하는
사람들의 전형적인 모습이었다.
지하 신전 앞 쪽에는 설교를 위한 목적인 듯 커다란 단상이 마련되어 있었고,
전면 벽에는 ‘빛과 그림자’의 문양을 커다랗게 붙여놓고 있었다.
실내는 비교적 어두운 편이었다. 양쪽 벽면과 천장에서 불빛을 비추었지만 전체적으로
밝지 않았다. 그래서 사람들의 얼굴도 잘 보이지 않았다.
광란적인 모습에 잠시 넋을 잃고 있는 두 사람을 향해 푸른색 신도복을 입은 남자가
다가오며 말했다.
“곧 빛의 문이 열릴 시간 입니다. 신도 분들은 같이 준비를 해 주십시오.”
그의 말에 정웅기와 강민아는 찔끔해서 고개를 숙이며 그가 가리키는 장소에서 가서
다른 신도들처럼 엎드렸다.
뒤 쪽에서 푸른색의 신도가 계속 쳐다보자 둘은 당황되었다.
정웅기가 눈치를 보며 중얼거렸다.
“아무래도 저 사람이 우리를 의심하는 것 같으니 우리도 따라합시다.”
“예? 뭘요?”
강민아의 말에 정웅기가 바로 앞에서 엎드려 절을 하는 신도를 턱짓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우린 여기 신도니 같이 기도해야 의심 안받죠.”
“기도나 할 줄 알아야죠?”
강민아의 난감한 표정에 정웅기는 뒤 쪽의 푸른색 신도를 힐끗 보고는 말했다.
“그냥...대충보고 따라 해요.”
정웅기는 말을 마치자 바로 앞의 신도가 하듯이 두 손을 모아 하늘에 올렸다 다시 바닥에
엎드리며 소리를 쳤다.
“빛의 신 슈의 은총을 받아....”
그의 하는 냥을 보고 강민아도 어떨 결에 따라하며 외쳤다.
“빛....슈의 은총이 있냐......”
그녀는 주문 같은 것을 잘 몰라 대충 해대며 뒤 쪽의 푸른 옷의 신도를 살짝 훔쳐봤다.
푸른 옷의 신도는 계속 둘을 주시하며 고개를 갸웃거리는 듯싶더니 이내 홀 쪽으로
사라졌다.
그 모습을 보고 강민아가 말했다.
“저기 갔어요.”
그러나 정웅기는 마치 정말 ‘빛과 그림자’의 신도가 된 듯이 큰소리로 기도를 하느라
그녀의 목소리를 듣지 못했다.
“빛의 신 슈의 은총을....”
너무 열심히 기도하는 그의 모습을 황당한 눈으로 한동안 보던 강민아가 그의 옆구리를
콕! 찔렀다.
“윽! 왜...왜 갑자기 옆구리는 찔러요?”
갑자기 인상을 쓰며 말하는 정웅기를 보며 강민아는 화가 나서 그의 귀를 세게 잡고
귀 속에다 말했다.
“갔. 다 . 고 . 요.”
“......?”
정웅기의 멍한 눈을 보고 아직도 상황파악이 안된 것 같아 보이자 다시 말했다.
“계속 여기서 기도 할 거면 쭉~그렇게 하세요. 전 다른 곳을 조사할 테니.”
그녀의 뾰족한 말을 들은 정웅기는 어색하게 웃음 지으며 말했다.
“헤헤....뭐 그렇게까지....같이 갑시다. 이 기도도 하다보니 재미있어서...헤헤”
강민아는 그를 살짝 째려보더니 말했다.
“어디로 가야하죠?”
정웅기가 자신감에 차서 말했다.
“아마 지하로 더 가야 할 겁니다. 분명 아래쪽에는 간부급들이 있을 것이니 그곳을
뒤져보면 뭔가 실마리가 잡히겠죠.“
그녀도 그의 생각에 동의 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 같은 생각이예요.”
“이곳 신도들은 기도하느라 정신없어 다행이지요. 얼른 움직입시다.”
그들이 조용히 일어나 빠져 나갔지만 그들을 신경 쓰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정웅기와 강민아는 지하4층으로 조심히 내려갔다.
다행히 지키는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강민아가 이상한 듯 중얼거렸다.
“이곳은 기도실이 없나보군요. 조용하면서 위쪽과 구조가 틀려요.”
그녀의 말처럼 지하4층은 계단실을 나와서 보니 기다란 복도가 있고 그 복도
안 쪽에 작은 홀이 있는 것이 전부였다.
정웅기가 복도 벽을 만지며 말했다.
“이상하지 않아요? 위 신전을 보았을 때는 이곳도 엄청 넓을 텐데 복도 만있고
실이 없다는 것은 이해가 않되는 군요. 이 벽 어딘가에 문이 있어야 되는 것
아닌가요? 그래서 실로 들어가야 정상인데 문이 없는 벽이라니...“
그의 말을 들은 강민아도 벽을 보며 이상했다. 처음에 복도를 보았을 때는
복도 안 쪽에 문이 있을 거라 짐작했지만 끝까지 따라가도 벽에 아무 문도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작은 홀에도 의자 두개만 덜렁 있을 뿐 어디에도 안 쪽으로
들어가는 문은 보이지 않았다. 마치 원래 좁은 공간으로 설계된 듯 보였다.
강민아가 벽을 좀 더 살핀 후 말했다.
“이곳은 원래 문이 없는 것이 아닐까요? 지하 5층으로 내려가 보죠?”
그녀의 말에 정웅기가 고개를 끄덕이며 계단실로 가며 말했다.
“어쨌든 이상하군요. 필요가 없다면 복도를 뭣 때문에 만들어 놨지?”
그들은 계단실에 들어와 아래쪽으로 내려갔다.
어느 정도 내려가던 그들은 다시 멈추며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어떻게 된 거죠?”
강민아가 이상한 듯 물었지만 정웅기는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그들의 앞에 나타난 것은 벽이었다. 몇 개의 계단을 내려왔을 때 계단 중간에
벽으로 막혀서 더 이상 앞으로 갈 수 없었던 것이다. 거기까지가 계단의 끝이니.
이상한 듯 강민아가 벽을 만지며 말했다.
“여긴 정말 알 수 없는 곳이군요. 벽으로 막았다는 것은 안쪽에 공간이 있을
가능성 있다는 것인데....위 쪽 지하 4층과 아래 쪽 모두 문이 없으니...“
정웅기가 벽면을 조사하며 말했다.
“비밀 장치 같은 것이 있는 것 아닐까요? 아까 우리를 안내한 여자 신도가
분명 아래쪽으로 내려왔잖아요. 그러니 어디 문이 있을 겁니다.“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강민아도 벽면을 살폈다. 그러나 차가운 백색의 벽에는
특이할 만한 것이 없었다.
한동안 벽을 살피던 정웅기가 말했다.
“이렇게 찾다가는 저들에게 들킬 것 같군요. 위쪽으로 다시 올라가 보죠. 혹시
다른 우리가 지나친 것이 있을 수 있으니.“
말을 마친 정웅기가 계단을 올라가자 강민아도 따라 갔다.
그들이 막 지하 4층에 올라섰을 때 위쪽에서 계단으로 사람들이 내려오는
소리가 들렸다.
강민아가 당황해하며 말했다.
“어떻게 하죠?”
정웅기는 강민아의 손을 잡아끌며 말했다.
“할 수 없죠. 계단실을 나가 복도에서 저들이 가길 기다리는 수밖에...”
“저들이 이 복도로 들어오면요?”
“그 땐....뭐....어떻게 되겠죠!”
정웅기가 어색하게 웃으며 말하자 강민아는 한 숨이 나왔다.
그들이 말 할 때 4층 계단실까지 내려온 사람들의 말소리가 들렸다.
“준비는 다 되어갑니까? 마 집법사님?”
“예. 신도들도 모두 모인 것 같고....이제 빛의 문을 열어야 겠죠.”
“참! 중요한 손님이 오셨다구요?”
“예. 그렇지 않아도 민장호 대법사님을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 가시죠.”
“그래요?”
그들은 대화를 나누며 계속 아래쪽으로 내려갔다.
그들이 지하 5층으로 내려가는 것을 본 정웅기가 말했다.
“저들을 조용히 따라가서 봅시다.”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강민아가 뒤 따랐다.
그들이 조용히 쫒아 계단실을 내려가니 대화를 나누었던 두 사람이 보였다.
그중 검은 제복을 입은 사람이 하얀 벽면의 오른 쪽 끝에 있는 작은 점을 눌렀다.
그러자
스스스...
작은 마찰음이 들리며 벽면이 한 쪽으로 밀려들어가며 커다란 실이 들어났다.
이내 그들이 들어가자 벽면이 아무 일 없던 것처럼 다시 밀려들어와 닫혔다.
그 모습을 본 정웅가가 놀랍다는 듯 말했다.
“헛! 마치 무슨 영화같군, 난 저 점들이 그저 단순한 얼룩인 줄 알았는데...참나!”
강민아가 벽에 귀를 대어보고 조용한 것 같자 그들이 한 것처럼 작은 점을 눌렀다.
그러자 아까 와같이 벽이 한 쪽으로 밀렸다.
강민아는 들어난 실을 살펴보고 아무도 없음을 확인 후 안으로 들어갔다.
그녀의 모습을 뒤에서 보던 정웅기는 생각했다.
‘무슨 여자가 겁이 없어! 나도 살 떨리는데 자기가 앞장서고....남자 체면 안서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