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심장-16

바람2004.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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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우리는 지옥의 문을 열었다.

 



“뭐...뭐야? 저건?”

 

계단 위쪽에서 내려오는 사람들은 사람이 아니었다.

아니, 사람이나 결코 사람이라 불릴 수 없었다.

그들은 차가운 푸른색 눈동자와 함께 날카로운 이빨을 들러내며 달려들었다.

그 모습을 이미 본 적이 있던 심운중과 강민우는 인상을 썼다.

강민우가 소리쳤다.

 

“모두 아래로 피해!!”

 

그가 소리쳤지만 이미 십 여 명의 미친 사람들이 바짝 뒤 쫒아 와서 곽상태를

덮쳤다.

 

“이런!”

 

곽상태는 놀라며 총을 쐈다.

 

탕! 타탕!!

 

그의 총에 앞쪽에서 달려들던 사내 둘이 피를 뿌리며 쓰러졌다.

다행히 계단은 넓지 않아 한꺼번에 많은 사람들이 달려들지는 못했다.

계단으로 쏟아져 내려오던 미친 사람들은 피를 뿌리며 쓰러진 사내 둘을 보자

갑자기 괴상한 소리를 내며 그들을 덮쳤다.

 

쿠쿠쿠쿠.....쿠쿠쿠....

 

쓰러진 사내 둘은 순식간에 미친 사람들에 의해 수십 조각으로 잘리며 계단에

피를 뿌렸다. 그들의 내장과 살점이 계단에 흩어졌고 미친 사람들은 푸른 눈을

번쩍이며 그것을 먹기 시작했다.

수 십 명의 사람들이 달려들어 먹기 시작하자 사내 둘은 형체도 남지 않았다.

아래쪽에서 미친 사람들을 피하려 도망가던 강민우와 요원들은 그 충격적인 모습에

넋을 잃고 쳐다봤다.

어떤 요원들은 참지 못하고 계단 벽에 구역질을 해댔다.

칼슨은 그 처참하고 끔찍한 모습에 경악하며 소리쳤다.

 

“오! 마이 갓!!”

 

그러나 그들도 계속 넋 놓고 바라 볼 수만은 없었다.

미친 사람들은 마치 백년은 굶은 듯 순식간에 두 사내를 먹어치우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들의 위쪽에서는 더 많은 미친 사람들이 아래로 내려오기

위해 아우성 치고 있었다. 얼핏 보아도 50여명이 넘어 보였다.

만약 계단이 중간에 미친 사람들에게 막히지 않았다면 파도처럼 밀고 들어왔을 것이다.

강민우는 스스로를 진정시키며 말했다.

 

“아래로 빨리 피하자!”

 

그의 말에 따라 사람들이 지하 4층으로 내려갔다.

심운중이 심각한 얼굴로 말했다.

 

“팀장님! 지하 5층은 벽으로 막혀있고 여기 4층은 복도 밖에 없는 어디로 피하죠?”

 

빌이 말했다.

 

“일단은 저들이 언제 쏟아져 내려올지 모르니 4층에 피해 있는 것이 좋겠군요.

계단실 문만 잘 막아 놓으면 들어오지 못할 테니까요.“

 

강민우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일단 4층 복도로 피하자.”

 

그가 말할 때 위 쪽 계단에서 수 십 명의 사람들이 뛰어 내려오는 소리가 들렸다.

 

“서둘러 놈들이 온다.”

 

강민우의 외침에 사람들은 지하4층의 계단실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들은 들어가자마자 바로 계단실 문을 안쪽에서 잠갔다.

 

지하4층은 폭2미터 정도 되는 복도가 길게 이어지고 있었다.

복도의 양쪽 벽이나 천정도 온통 하얀색으로 칠을 해 놓아서 이상스런 기분이 들었다.

30여 미터 앞쪽의 복도 끝에는 5평 정도의 공간이 있었는데 그곳에는 의자 몇개와 탁자가

놓여 있었다. 그리고 이곳엔 아무것도 없었다. 장식장도 그림도 .... 실로 들어갈

문도 보이지 않았다. 출입구는 오직 그들이 들어왔던 계단실 문 뿐이었다.

그들이 실 내부를 둘러보며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을 때 계단실 문을 두두리는

소리가 들렸다.

 

쿵!!쿵!!쿵!!

 

거칠게 울려대는 문소리에 사람들은 혹시나 문이 부셔지지 않을까 긴장되었다.

다행히 문은 스틸 문이어서 쉽게 부셔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저렇게 계속

무지막지하게 문을 두두린다면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었다.

강민우와 사람들은 복도 끝에 있는 5평 정도의 공간에 모여서 의논을 했다.

강민우가 말했다.

 

“위쪽 대원들은 어떻게 되었나?”

 

위쪽에 있었던 박상민이 참담한 표정으로 말했다.

 

“우리 둘만 남고 모두 당했습니다. 밖에 대기한 대원들은 아직 모르겠습니다.”

 

강민우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휴! 연락이 두절됐다. 갑자기 연락이 끊겼으니 아마 무슨 조치가 있을 것이다.

일단은 여기서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겠다.“

 

빌이 심각한 얼굴로 말했다.

 

“저들은 여기 신도들인 것 같은데 어떻게 저렇게 변했을까요? 팀장님의 말 대로

악마의 심장이 터지지 않았다면 저렇게 변할 리가 없을 텐데요.“

 

그의 말에 강민우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걸 저도 모르겠습니다. 스미스 김의 말로는 이미 악마의 심장 새 나갔다고

했지만....여태껏 아무런 조짐도 보지 못했는데 왜 이곳이.....이해가 안되는군요.“

 

칼슨이 빌에게 뭐라고 말했다.

 

“칼슨의 말로는 저 사람들의 증상과 뉴욕과 런던에 있던 사람들의 증상이 같은

것 같다는 군요. 그렇다면 결과는 하나죠. 악마의 심장은 이미 터졌다고 볼 수

밖에 없겠군요.“

 

강민우는 지쳐서 벽에 기대고 있는 대원들을 보았다.

20여명이 넘는 요원들이 왔는데 일부는 외곽에 있고 남은 요원은 총 5명뿐이었다.

그는 시계를 봤다.

8월19일 새벽 3시30분을 넘어서고 있었다.

8월15일 미우라가 입국한 뒤로 그는 한번도 제대로 잠을 자지 못했다.

미우라의 행적을 쫒고 스미스 김에 의해 납치당하고 또 지금 이곳까지 온 것이다.

순간 잠이 쏟아져 왔다.

 

잠깐 잠을 잤다 싶었는데 그를 심운중이 흔들어 깨웠다.

 

“팀장님! 저 칼슨이라는 사람이 뭔가를 찾은 것 같습니다.”

 

그의 말에 정신이 든 강민우가 빌에게 다가가며 말했다.

 

“무슨 일이죠?”

 

빌이 칼슨을 턱짓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저 친구 말이 이 쪽 벽이 좀 이상하다는 군요. 뒤 쪽 공간이 비어있답니다.

그리고 벽이 벽돌이나 콘크리트로 되어 있지 않은 것 같다는 군요.“

 

빌의 말을 좆아 칼슨을 바라보니 그는 벽을 두두려 보기도하고 벽면을 손으로

만지기도 하며 무엇인가 찾으려 애썼다.

한동안 벽면을 관찰하던 칼슨이 자리에 쭈그려 앉더니 무엇인가를 떼어냈다.

그가 아래쪽 벽면 한 쪽을 뜯어내자 전선들이 딸려 나왔다.

강민우와 사람들이 칼슨에게 다가갔다.

빌이 칼슨에게 뭐라 말하자 칼슨 또한 심각한 얼굴로 말했다.

빌은 강민우를 보며 말했다.

 

“벽면 뒤 쪽에 있는 방을 열수 있을지도 모른답니다.”

 

“그래요? 역시 비밀 공간을 숨겨두고 있었던 거군요.”

 

칼슨이 검은 선 몇 개와 하얀 선 몇 개를 칼로 도려내더니 선들을 서로 연결했다.

 

그러자

 

기이이잉....

 

기계음이 울리더니 하얀 벽 일부가 위쪽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벽 일부가 천천히 올라가며 벽 안쪽의 모습이 서서히 들어나기 시작했는데

그곳을 본 사람들은 경악스런 표정을 지으며 뒤로 물러났다.

누군가 자신도 모르게 외쳤다.

 

“안돼!!”

그들이 본 것은 수 백 개의 푸른 눈빛이었다.

벽면 안쪽은 위층과 같은 거대한 신전이었다. 그런데 그 신전 안에 수 백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푸른 눈빛을 반짝이며 있었던 것이다.

사람들은 신전 안을 서성이며 괴성을 질러대기도 했고, 또 어떤 사람들은 서로

싸우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들의 싸움은 무척이나 끔찍하고 처참했다.

사방에 붉은 핏방울이 튀었고 떨어져 나간 팔과 다리가 뒹굴었다. 그리고

그 싸움에서 죽어나간 사람들의 시체를 서로 먹기 위해 다투기도 했다.

피투성이가 되어 서로가 서로를 잡아먹는 끔찍한 광경이었다.

 

지옥!

 

그것으로 표현이 불가능한 끔찍함에 사람들은 치를 떨며 멍한 눈으로 벽면

안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다행이라면 벽면 안쪽의 미친 사람들이 아직 이 쪽을 알아채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흠짓 몸을 떨며 강민우가 다급하게 말했다.

 

“다시 닫아요!!”

 

그의 말에 정신을 차린 빌이 칼슨에게 재촉을 했다.

칼슨은 손을 떨며 다시 벽면을 닫으려고 시도를 했다.

그때 심운중의 당황된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바....봤어! 오...온다!!!“